크툴루 신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망각의 심연】 – 1화: 차가운 호출

**[장면 #1]**

**[패널 1]**
어둑하고 먼지 쌓인 연구실. 켜켜이 쌓인 고문서와 지도, 발굴 보고서들이 책상과 바닥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한 남자가 낡은 돋보기로 종이 위 복잡한 문양을 들여다보고 있다. 피곤한 얼굴에는 수염이 덥수룩하다. 커피잔은 비어 있고, 컴퓨터 화면에는 수많은 창이 열려 있지만, 멍하니 커서만 깜빡인다.

**[내레이션 – 이현우]**
내 이름은 이현우. 고고학 전공. 빛바랜 유물과 죽은 언어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고? 그런 허세 가득한 포부는 졸업과 함께 산산조각 났다. 지금은 그저, 고대의 지겨운 문양들 속에서 잠 못 이루는 서른 즈음의 학위 노예일 뿐.

**[패널 2]**
클로즈업된 이현우의 눈. 초점 없이 흔들린다. 그의 시선은 돋보기 너머, 종이 위에 새겨진 기괴한 형태의 문양에 머물러 있다. 인간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불쾌하게 뒤틀린 선과 점들의 조합.

**[내레이션 – 이현우]**
수천 년 전 사람들이 돌 위에 새긴 낙서나 다름없다고. 의미 없는 반복, 해석 불가능한 패턴. 도대체 뭘 찾고 있는 거지? 내 삶의 돌파구? 아니면 그냥 이 지겨운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패널 3]**
책상 위에 놓인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화면에는 ‘김교수님’이라는 발신자 이름이 선명하다. 이현우는 한숨을 쉬며 폰을 집어 든다.

**[효과음]**
(진동) 징-징-

**[이현우]**
(짜증 섞인 목소리) 또 무슨 일이지… 이번엔 또 어떤 전설의 유적 발굴 현장에 사람 손이 부족하다는 소리려나?

**[패널 4]**
전화를 받는 이현우. 그의 표정은 여전히 피곤하고 무덤덤하다.

**[이현우]**
네, 교수님. 현우입니다.

**[김교수 (목소리만)]**
(낮고 다급한 목소리) 현우 자네! 지금 당장 내 연구실로 올 수 있나? 중요한 일이야. 아주… 아주 특별한 일이 생겼네.

**[패널 5]**
이현우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아주 특별한 일’이라는 김교수의 강조에 뭔가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느낀다. 평소와는 다른 교수님의 어조다.

**[이현우]**
(약간의 긴장감) 특별한 일이요? 무슨…

**[김교수 (목소리만)]**
(말을 자르며) 질문 말고, 일단 와주게. 자네의 그… 날카로운 눈이 필요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조용히 와주게.

**[효과음]**
(뚝) 삐-

**[내레이션 – 이현우]**
교수님은 늘 저렇게 단도직입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 달랐다. 오랜 세월 잊힌 유물들을 파고들며 퇴색된 열정 속에서도… 그의 목소리에는 내가 알던 것과는 다른, 미지의 흥분이 서려 있었다.

**[장면 #2]**

**[패널 6]**
김교수의 연구실 앞. 문은 굳게 닫혀 있고, 복도는 쥐죽은 듯 조용하다. 이현우는 문 앞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문을 두드린다.

**[효과음]**
(똑똑)

**[패널 7]**
문이 삐걱이며 열리고, 김교수가 안에서 현우를 맞이한다. 교수님의 얼굴은 평소보다 상기되어 있고, 눈빛은 불안할 정도로 빛나고 있다. 그의 연구실은 평소보다 더 어질러져 있고, 묘한 냄새가 난다. 흙냄새, 그리고… 비릿한 쇠 냄새 같기도 하다.

**[김교수]**
왔나, 현우. 들어오게.

**[패널 8]**
김교수의 연구실 내부. 평소의 어수선함을 넘어선 난장판이다. 책들이 마구잡이로 쌓여 있고, 중앙 테이블에는 흙이 묻은 낡은 천 조각과 함께 이상한 모양의 돌 조각들이 놓여 있다. 그 돌 조각들 사이에서 희미하게, 기이한 빛이 새어 나오는 것 같다.

**[이현우]**
교수님… 무슨 일이신데요? 연구실이 이게…

**[김교수]**
(손짓하며) 앉게. 자네에게 보여줄 것이 있어.

**[패널 9]**
김교수가 테이블 위 천을 걷어낸다. 그 아래에는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기이한 형상의 석판 조각들이 드러난다. 석판에는 방금 전 이현우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보았던 것과 흡사한, 하지만 훨씬 더 정교하고 불쾌하게 뒤틀린 문양들이 음각되어 있다.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꿈틀거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현우]**
이건…! 이 문양은 제가 최근에 연구하던 고대 문헌에서 본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건… 훨씬 더… 생생해요.

**[김교수]**
(뿌듯함과 불안이 뒤섞인 미소) 그래, 자네라면 알아볼 줄 알았네. 이건 단순한 유물이 아닐세. 이건… 잊힌 지 오래된, 인류의 역사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존재했던 어떤 것의 조각들이야.

**[패널 10]**
김교수가 손가락으로 석판의 한 부분을 가리킨다. 그 부분의 문양이 미세하게 움찔하는 듯한 환영이 보인다. 이현우는 눈을 비빈다.

**[김교수]**
이것들은… 얼마 전, 강원도 오지에 있는 폐사찰 지하에서 발견됐네. 오래된 폐쇄된 통로를 우연히 뚫고 들어갔다가 발견했지. 단순한 자연 동굴인 줄 알았는데… 들어가 보니, 인위적인 구조물들이 나왔어.

**[이현우]**
폐사찰 지하에요? 하지만 제가 아는 그 어떤 기록에도 그런 지하 구조물에 대한 내용은 없는데…

**[패널 11]**
김교수가 흥분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그의 눈은 이미 현실 너머의 무언가를 보고 있는 듯하다.

**[김교수]**
없겠지! 이건 우리가 아는 역사가 아니니까. 자네, ‘심해의 존재’에 대한 고대 신화 기록을 기억하나? 인류 문명이 생겨나기 전, 이 땅을 지배했던… 아득히 먼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

**[내레이션 – 이현우]**
심해의 존재. 학계에서는 단순히 미개한 고대인들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황된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치부해왔던 존재. 하지만 김교수님은 늘 그 이야기들에 남다른 집착을 보여왔었다.

**[패널 12]**
김교수가 옆에 있던 낡은 지도를 펼쳐 보인다. 지도는 찢겨지고 얼룩져 있지만, 중앙에는 기괴한 형태의 구조물과 함께, 아까 본 석판의 문양과 유사한 기호들이 그려져 있다. 지도의 한 부분에는 붉은색 잉크로 덧칠된 ‘봉인’이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보인다.

**[김교수]**
이 지도는 발굴 현장에서 이 석판들과 함께 발견되었네. 놀랍게도, 폐사찰 지하 구조물의 평면도와 어느 정도 일치해. 그리고 여기에 표시된 지점은…

**[패널 13]**
김교수가 지도의 한 점을 손가락으로 짚는다. 그곳에는 거대한 심연을 상징하는 듯한, 불길한 문양이 그려져 있다.

**[김교수]**
지하 가장 깊은 곳, 모든 것이 시작되는 심연… 그곳에 잊힌 존재의 흔적이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네. 나는 여기에 학자로서의 모든 것을 걸고 싶어.

**[이현우]**
(숨을 삼키며) 교수님… 이건… 너무 나갔습니다. 이런 기묘한 문양과 근거 없는 신화를 결부시키는 건… 비과학적입니다.

**[패널 14]**
김교수가 이현우의 어깨를 붙잡는다. 그의 손아귀에는 평소 볼 수 없었던 힘이 실려 있다.

**[김교수]**
비과학적? 현우 자네, 이 문양들이 단순한 인류의 것이라고 생각하나? 자네의 그 날카로운 눈으로 다시 한번 보게. 이건 우리가 아는 ‘생명체’의 흔적이 아니야. 이 모든 게, 우리를 부르고 있어. 심연이…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고.

**[내레이션 – 이현우]**
교수님의 눈빛 속에는 광기 어린 열정과 함께, 알 수 없는 두려움이 공존하고 있었다. 마치 그 자신이 이미 그 ‘심연’에 한 발짝 들여놓은 것처럼. 그의 말은 황당했지만, 내 안의 무언가가 거부할 수 없게 끌리고 있었다. 어쩌면… 어쩌면 정말, 내가 찾아 헤매던 ‘특별한 일’이 이것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패널 15]**
이현우는 석판과 지도를 번갈아 본다. 그의 눈빛은 회의감과 호기심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현우]**
그래서… 제게 뭘 원하시는 겁니까?

**[김교수]**
(미소를 지으며) 자네의 그 해박한 지식과 직관력. 그리고… 모험심. 우리는 내일 새벽, 그 폐사찰 지하로 내려갈 걸세. 이 미지의 유적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내레이션 – 이현우]**
내 머릿속에서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학자로서의 오랜 갈증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지루한 논문과 보고서, 예측 가능한 역사 속에서 벗어나, 미지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을 기회. 그것이 어떤 대가를 치르든 간에.

**[장면 #3]**

**[패널 16]**
이튿날 새벽. 짙은 안개가 자욱한 강원도의 산길. 낡은 SUV 한 대가 간신히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다. 차 안에는 이현우와 김교수, 그리고 과묵해 보이는 두 명의 현장 보조원(발굴팀원)이 앉아 있다. 모두 어두운 색의 등산복 차림이다.

**[효과음]**
(덜컹덜컹) (엔진 소리)

**[내레이션 – 이현우]**
교수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내가 미쳤거나, 아니면 정말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는 거겠지. 폐사찰 지하 유적. 고대의 기록에도 없는, 심지어 고고학계의 변방에서도 언급되지 않던 미지의 존재.

**[패널 17]**
SUV가 산속 깊은 곳, 오래된 폐사찰 입구에 도착한다. 절은 이미 형체만 남아 있을 정도로 황폐해져 있고, 주변은 으스스한 기운을 풍긴다. 안개가 사찰 주변을 감싸며 더욱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김교수]**
도착했네. 이 앞이 바로 폐사찰일세.

**[패널 18]**
네 사람이 차에서 내린다. 현우는 주변을 둘러본다. 오래된 석탑은 이끼로 뒤덮여 있고, 깨진 기와 조각들이 뒹굴고 있다. 인적이 끊긴 지 수십 년은 된 듯한 풍경이다.

**[이현우]**
정말… 으스스하네요. 이런 곳에 거대한 지하 유적이 숨겨져 있었다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김교수]**
(손전등을 켜며) 인간의 역사는 언제나 거창한 것들만을 기록하려 하지. 하지만 진정 위대한, 혹은 진정 무서운 것들은 늘 그림자 속에 숨어 있게 마련이야. 자, 가세.

**[패널 19]**
사찰 안뜰의 한편, 흙더미와 잡풀로 뒤덮인 곳에 작은 철문이 보인다. 녹슬어 잘 보이지 않지만, 그 너머는 어둠뿐이다. 발굴팀원이 삽으로 주변의 흙을 걷어내고, 쇠망치로 철문을 내리친다.

**[효과음]**
(끼이이익) (녹슨 쇠가 긁히는 소리)
(쿵! 쿵!) (망치 소리)

**[패널 20]**
철문이 서서히 열리고, 그 너머로 어둠 속으로 이어지는 낡은 돌계단이 드러난다. 계단은 축축하고 곰팡이 냄새가 진동한다. 계단 벽면에는 김교수의 연구실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기괴하고 불쾌한 문양들이 흐릿하게 새겨져 있다.

**[내레이션 – 이현우]**
철문이 열리는 순간, 섬뜩할 정도로 차가운 공기가 밀려 나왔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고대 사찰의 것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형태의 문양들. 이곳은 평범한 유적이 아니었다. 내 직감이 그렇게 속삭였다.

**[장면 #4]**

**[패널 21]**
좁고 축축한 지하 통로. 이현우와 김교수, 그리고 발굴팀원 두 명이 손전등에 의지해 조심스럽게 내려가고 있다. 계단의 끝은 보이지 않고, 어둠은 이들을 집어삼킬 듯하다.

**[효과음]**
(발소리)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뚝- 뚝-

**[이현우]**
(숨을 헐떡이며) 계단이… 끝이 없네요. 대체 얼마나 깊은 겁니까?

**[김교수]**
(침착하게) 지도에 따르면, 지표면으로부터 약 50미터 아래까지 이어진다고 되어 있어. 그곳에… ‘그것’이 잠들어 있을 걸세.

**[패널 22]**
통로의 벽면을 클로즈업. 곰팡이와 이끼 사이로 기괴한 형상의 문양들이 점점 더 선명해진다. 그 문양들은 마치 벽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내레이션 – 이현우]**
깊어질수록, 공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차가운 습기가 피부에 달라붙고,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무엇보다 섬뜩했던 것은, 손전등이 비추는 곳마다 드러나는 벽면의 문양들이었다. 그것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마치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했다.

**[패널 23]**
마침내 계단이 끝나고,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하지만 그 공간은 기존의 건축 양식과는 확연히 달랐다. 천장은 비정상적으로 높고, 벽은 기이한 각도로 뒤틀려 있다.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비현실적인 건축물이다.

**[이현우]**
(입을 다물지 못하며) 말도 안 돼… 이런 건축 양식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비유클리드적인 공간…

**[김교수]**
(환희에 찬 목소리) 그래, 현우! 자네의 눈은 정확해! 이건 인류의 것이 아니야. 인류가 존재하기 전, 이 별에 살았던 어떤 존재들의 흔적이지.

**[패널 24]**
네 사람의 실루엣이 거대한 공간의 중앙으로 향한다. 공간의 중앙에는 마치 거대한 촉수가 굳어버린 듯한, 검고 매끄러운 기둥이 솟아 있다. 기둥에는 아까 본 문양들이 더욱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기둥 주변에는 알 수 없는 에너지가 흐르는 듯, 공기가 미세하게 흔들린다.

**[효과음]**
(웅- 웅-) (낮게 울리는 진동음)

**[내레이션 – 이현우]**
오랜 시간, 나는 고고학자의 냉철한 이성만을 믿어왔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 모든 이성을 파괴하고 있었다. 이 공간은…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패널 25]**
이현우가 기둥에 가까이 다가간다. 그의 손이 기둥의 문양에 닿으려 한다.

**[김교수]**
(다급하게) 현우! 조심하게!

**[패널 26]**
이현우의 손가락이 기둥의 차가운 표면에 닿는 순간, 기둥의 문양들이 푸르스름한 빛을 내며 섬광처럼 번쩍인다. 동시에, 이현우의 머릿속에 알 수 없는 이미지와 소리들이 폭풍처럼 몰아친다. 깊은 바닷속의 검은 그림자, 별들의 춤,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의 속삭임…

**[효과음]**
(쉬이이익!) (기이한 소리)
(내면의 울림) 콰아아앙! (정신 속 폭풍)

**[내레이션 – 이현우]**
차가운 접촉과 함께,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솟아나는 섬뜩한 전율. 그것은 단순한 공포가 아니었다. 존재의 근원을 뒤흔드는 듯한, 형언할 수 없는 무엇이었다.

**[패널 27]**
이현우가 비명을 지르며 손을 거두어낸다. 그의 눈은 공포와 혼란으로 가득 차 있다. 기둥의 빛은 서서히 사라지고, 다시 원래의 검은 모습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현우의 정신에는 이미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이현우]**
(거친 숨을 몰아쉬며) 으악! 이게… 이게 뭐야…!

**[패널 28]**
김교수가 이현우에게 다가온다. 그의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표정과 함께, 알 수 없는 만족감이 스쳐 지나간다. 마치 이 모든 것을 예상했다는 듯이.

**[김교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 봤나, 현우. 들었나? 이 심연이 우리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어… 아주 오랜 시간 잊혔던, 그들의 언어로 말일세.

**[패널 29]**
이현우는 공포에 질린 채 김교수를 올려다본다. 김교수의 눈은 다시 한번 섬뜩할 정도로 빛나고 있다. 그의 손에는 낡은 가죽으로 된 책이 들려 있는데, 그 표지에는 기둥에 새겨진 것과 똑같은 문양이 희미하게 그려져 있다.

**[내레이션 – 이현우]**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김교수님은 단순히 고고학적 호기심 때문에 여기에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이 ‘심연’의 부름을 이미 오래전부터 듣고 있었고, 나를 이 광기 어린 진실 속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패널 30]**
마지막 패널. 거대한 기둥과 그 앞에서 떨고 있는 이현우, 그리고 기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김교수. 공간의 어둠 속에서, 기둥의 문양들이 다시 한번 희미하게 맥동하는 듯한 환영이 보인다.

**[내레이션 – 이현우]**
이곳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었다. 인류의 상식을 뛰어넘는, 광기의 진실이 잠들어 있는 곳. 나는 지금, 되돌릴 수 없는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끝이 어디일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