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 강철 심장의 속삭임

어둠이 강철 도시를 삼키기 시작하는 순간, 톱니바퀴의 거대한 합창은 한층 더 격렬해졌다. 구리빛 노을이 뿜어내는 마지막 불꽃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비행선의 증기 기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커먼 연기에 가려 희미하게 사라졌다. 쉼 없이 돌아가는 기계들의 웅장한 교향곡 속에서, 엘라라는 땀으로 얼룩진 이마를 닦아내며 망치질을 멈췄다. 그녀의 손아귀에 들린 정교한 스패너는 방금 전까지 요동치던 증기 엔진의 고동을 마침내 잠재웠다.

지하 깊숙한 곳, 기름때와 쇳내음이 짙게 배어있는 작업실은 그녀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이곳에서는 복잡한 기어의 미세한 마모도, 증기 밸브의 사소한 누출도 그녀의 예리한 시선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엘라라는 강철 도시의 심장부, 거대한 철도망의 동력을 책임지는 가장 핵심적인 기관사의 조수였다. 하지만 그녀의 관심은 단순히 망가진 것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기계의 숨겨진 언어를 해독하고, 그 안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 같은 일을 꿈꿨다.

“엘라라, 식사 시간이다. 늦으면 국물도 없을 줄 알아!”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철제 계단에서 동료 기관사, 늙은 한스가 텁수룩한 수염을 쓰다듬으며 넉살 좋게 소리쳤다. 엘라라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공구통을 닫았다. 낡은 작업복 소매로 손에 묻은 기름때를 대충 닦아냈지만, 손톱 밑에 박힌 검은 흔적까지 지울 수는 없었다. 그 흔적은 그녀의 긍지이자, 강철 도시의 일원이라는 증표와도 같았다.

따뜻한 수프 한 그릇을 앞에 두고도 엘라라의 시선은 자꾸만 창밖의 어둠 속으로 향했다. 도시의 불빛은 밤에도 꺼지지 않았지만, 그 위, 먹구름처럼 두텁게 깔린 연기층 너머에는 알려지지 않은 세계가 존재했다. 어릴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이야기 속의 세상. ‘에테르족’이라 불리는 존재들이 사는 곳. 날개를 가진 그들은 인간의 도시를 ‘연기 장막 아래의 지옥’이라 불렀고, 인간들은 그들을 ‘공기의 유령’ 혹은 ‘타락한 천사’라 칭하며 경계했다.

“오늘은 왠지 하늘이 더 무겁네.”

한스가 훌쩍이며 수프를 들이켰다. 그의 눈빛에도 묘한 불안감이 스쳤다.

“저 위에서 뭔가 내려온 것 같다는 소문이 돌더군. 며칠 전부터 순찰대가 더 늘어난 거 봤지?”

엘라라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역시 오늘 아침,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중무장한 경비대원들이 도시의 높은 첨탑 주변을 순찰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시선은 언제나 하늘을 향해 있었다.

“헛소문이야, 한스. 저들은 절대로 내려오지 않아. 우리도 저들에게 관심 없고.”
“흥, 그게 네 생각이고. 잊었나? 백 년 전 대전쟁 때, 저 날개 달린 것들이 얼마나 많은 첨탑을 무너뜨렸는지. 우리는 그때부터 이 땅에 갇혀 살게 된 거야.”

한스의 목소리에는 깊은 증오가 배어 있었다. 그것은 강철 도시 모든 인간의 공통된 감정이었다. 에테르족은 금지된 존재였고, 그들의 이름은 어린아이들을 잠재울 때나 쓰이는 무서운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다.

식사를 마친 엘라라는 잠시 바람이라도 쐴 요량으로 작업실 뒤편의 낡은 계단을 올랐다. 이따금씩 고장 난 환풍기 때문에 연기가 새어 들어와 코를 찔렀지만, 도시의 가장 높은 층에서 불어오는 밤바람은 탁한 공기 속에서도 유일하게 상쾌함을 선물했다. 그녀는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수많은 불빛이 별처럼 흩뿌려진 강철 도시는 거대한 유기체처럼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때였다.

삭막한 강철 첨탑들 사이, 멀리 떨어진 낡은 증기 파이프 위로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를 엘라라는 놓치지 않았다. 그것은 너무나도 재빨랐고,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었다.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본능적으로 숨을 들이켜자, 차가운 금속성 냄새와 함께 희미한, 그러나 분명한 꽃향기가 스쳐 지나갔다. 마치 하늘에서 툭 떨어진 듯한 향기.

엘라라는 망설임 없이 작업복 주머니에서 소형 탐조등을 꺼내 들었다. 금지된 존재를 쫓는다는 죄책감과 동시에, 미지의 존재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이 그녀의 심장을 격렬하게 울렸다. 탐조등의 가느다란 빛줄기가 어둠 속을 가르며 그림자가 사라진 곳을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그녀의 눈을 의심케 하는 것이 있었다.

낡고 녹슨 파이프의 이음새 부분에, 마치 공기 속에 매달린 듯 위태롭게 걸려 있는, 작은 물체. 빛이 닿자 섬세한 금속 광택이 반짝였다. 엘라라는 조심스럽게 파이프를 밟고 그곳으로 향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것의 정체가 드러났다.

그것은 톱니바퀴였다. 하지만 그녀가 평생 만져왔던 어떤 톱니바퀴와도 달랐다. 투명에 가까운 은빛 금속으로 만들어진 그것은 마치 공기 중에서 결정화된 듯 보였고, 그 표면에는 인간의 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는 미세하고 유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톱니바퀴의 가장자리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듯한 한 방울의 붉은 액체가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피.

엘라라의 손이 떨렸다. 이것은 단순한 기계 부품이 아니었다. 이것은… 증거였다.
바로 그때, 난간 아래, 작업실 방향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다. 순찰대원들의 발소리였다. 그들은 무언가를 찾아 이리로 오고 있었다.

“이봐, 거기 누군가! 당장 나오지 못해!”

거친 목소리가 그녀의 귀를 때렸다. 엘라라는 본능적으로 톱니바퀴를 움켜쥐었다. 차가운 금속의 감촉과 함께, 톱니바퀴 안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마치 살아있는 심장이 뛰는 것처럼.

그녀는 숨을 들이켰다. 이것은 에테르족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손에 쥐었다.
이것은 금지된 접촉이었다.

순찰대원들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엘라라는 낡은 파이프 위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녀의 심장이 강철 도시의 거대한 증기 기관처럼 격렬하게 요동쳤다. 이 작고 투명한 톱니바퀴가 그녀의 삶을 영원히 바꿔놓을 것이라는 섬뜩한 예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