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잿빛 하늘 아래, 들불의 노래

**장면 1: 잿빛 도시, ‘지하 3구역’의 새벽**

**내레이션:**
잿빛 안개가 도시를 잠식한 새벽.
하늘은 언제나 두터운 스모그로 가려져 있었다.
오래된 건물들은 검은 때가 앉아 삭아갔고,
그 틈새로 비집고 들어선 강철 구조물만이 굳건히 서 있었다.
제국의 엄격한 통제 아래, 평민들은 ‘지하 3구역’이라는 이름 없는 공간에서,
희망 없이, 그저 살아내고 있었다.


**[패널 1]**
거대한 공장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쉼 없이 뿜어져 나온다. 그 아래로 낡고 허름한 주거 시설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사람들의 그림자가 새벽 어둠 속에서 움직인다.

**[패널 2]**
병색이 완연한 어린 소녀가 낡은 담요를 뒤집어쓴 채 콜록거린다. 옆에는 지쳐 보이는 어머니가 소녀의 이마를 짚어준다.
주변에는 약품 대신 썩은 채소가 담긴 바구니들이 놓여 있다.

**어머니:** (작게 읊조리듯)
…또 열이 오르는구나. 의약품 배급은 오늘도 없겠지.

**[패널 3]**
어둠 속에 파묻힌 허름한 작업장. 녹슨 금속 부품들이 널려 있고, 그 사이로 스파크가 튀는 용접 불빛이 번쩍인다.
한 젊은 여성이 땀을 흘리며 무언가를 조립하고 있다. 그녀의 얼굴에 묻은 기름때와 굳게 다문 입술이 고된 노동을 짐작하게 한다.

**시아:** (나직하게)
…젠장.

**[패널 4]**
여성, 시아의 얼굴 클로즈업. 강단 있는 눈빛과 날카로운 턱선이 돋보인다. 그녀의 손은 망치와 렌치 자국으로 거칠다.

**시아:** (독백)
이대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장면 2: 저항군의 은신처, ‘강철 거미줄’**

**내레이션:**
지하 3구역의 가장 깊은 곳, 버려진 폐광을 개조한 곳에,
희망을 잃지 않은 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은신처는 ‘강철 거미줄’이라 불렸다.
녹슨 철골과 복잡한 파이프라인이 얽혀 거대한 거미줄 같았고,
그 중심에는 낡았지만 영혼이 깃든 기체들이 잠들어 있었다.


**[패널 5]**
어둡고 넓은 공간. 중앙에는 거대한 휴머노이드 형태의 메카가 서 있다. 낡고 투박하지만, 곳곳에 개조된 흔적이 역력하며, 날렵한 실루엣을 자랑한다. 기체 표면에는 검붉은 도색이 되어 있다.

**[패널 6]**
메카의 발치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건장한 청년, 건. 그는 손에 복잡한 도구를 든 채 메카의 다리 부분을 점검하고 있다. 그의 얼굴은 기름때로 얼룩져 있지만, 눈빛은 초롱초롱하다.

**건:** (힘겨운 숨을 몰아쉬며)
하아, 하아… 시아! 마지막 점검 끝! ‘들불’은 언제든지 출격할 준비가 됐어!

**[패널 7]**
시아가 메카의 발판을 밟고 조종석으로 올라간다. 그녀의 옆에는 지긋한 연배의 남자, 박사가 서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올려다본다. 박사는 낡은 안경을 쓰고 있지만, 그의 눈은 지혜로 빛난다.

**박사:**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이번 목표는 제국 보급선 중에서도 가장 악명이 높은 ‘흑철 거인’이다. 경비가 삼엄할 거야. 무리하지 마라, 시아. 너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시아:** (조종석 덮개가 닫히기 직전, 박사를 돌아보며)
알아요, 박사님. 하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순 없어요. 오늘은 꼭 저들의 보급품을 가져와야 해요. 아이들이 더 이상 고통받는 걸 볼 수 없어요.

**[패널 8]**
시아의 조종석 클로즈업. 수많은 버튼과 레버, 그리고 낡았지만 여전히 빛나는 디스플레이가 보인다. 시아가 조종간을 굳게 잡는다.

**시아:** (결연한 목소리로)
자, ‘들불’. 오늘이야말로 네가 타오를 시간이다.


**장면 3: 제국의 보급선, ‘흑철 거인’ 습격**

**내레이션:**
도시 외곽의 황량한 폐허 지대.
거대한 궤도형 차량으로 이루어진 제국의 보급선 ‘흑철 거인’이
육중한 몸체를 이끌고 이동하고 있었다.
그 뒤를 따르는 것은 세 대의 제국 표준형 전투 메카 ‘크로노스’.
매끈한 검은 장갑과 번쩍이는 제국 문양이 위압감을 더했다.


**[패널 9]**
멀리서 바라본 황량한 폐허 지대. 부서진 건물 잔해들이 앙상하게 서 있고, 그 사이로 거대한 보급선과 크로노스 메카들이 행진하고 있다.

**[패널 10]**
들불의 조종석 내부. 시아의 시야에 크로노스 메카들과 보급선이 포착된다.

**시아:** (무전으로)
목표 포착. 제국군 3개체. 후방 경계는 느슨한 편이다. 건, 네가 말한 대로군.

**건 (무전):** (흥분한 목소리)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밤새워 분석했는데! 놈들은 항상 같은 패턴으로 움직여. 자, 시아! 이제 네 차례야!

**[패널 11]**
‘들불’이 폐허 잔해물 뒤에서 튀어나온다. 그 움직임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유연하다. 기체에 장착된 어깨 부위의 개틀링 포가 불을 뿜는다.
**콰드득! 콰콰쾅!**

**[패널 12]**
선두에 서 있던 크로노스 메카 중 한 대가 갑작스러운 공격에 휘청인다. 장갑에 스파크가 튀고, 한쪽 팔이 손상된다.

**제국군 파일럿 1 (무전):**
뭐야?! 갑작스러운 공격이다! 미확인 기체 출현!

**[패널 13]**
‘들불’은 멈추지 않고, 잔해물 사이를 누비며 경이로운 속도로 크로노스 메카들의 시야를 교란한다. 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시아의 조종술이 빛을 발한다.

**시아:** (무표정하게)
느려.

**[패널 14]**
‘들불’이 또 다른 크로노스 메카의 뒤로 순식간에 이동, 팔에 장착된 고출력 블레이드를 휘두른다.
**쉬이이이익! 쩌저적!**

**[패널 15]**
크로노스 메카의 등짝에 깊은 절단면이 생기며 파란 스파크가 폭발한다. 메카는 비틀거리며 쓰러진다.

**제국군 파일럿 2 (무전):**
이런! 감히 우리 제국군에게… 저건 도대체 무슨 기체냐?!

**[패널 16]**
남은 한 대의 크로노스 메카가 ‘들불’을 향해 기관포를 난사하지만, ‘들불’은 재빠르게 회피하며 잔상을 남긴다.

**시아:** (무전으로)
건, 보급선 후방은 내가 맡는다. 동료들은 보급 컨테이너를 확보해!

**건 (무전):**
알겠어! 시아! 몸 조심해!


**장면 4: 제국의 반격, ‘크로노스 제왕’의 등장**

**내레이션:**
반란군의 기습은 성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제국은 결코 허술하지 않았다.
그들의 가장 강력한 병기 중 하나가,
예상치 못한 순간, 전장에 강림했다.


**[패널 17]**
‘들불’이 마지막 크로노스 메카를 쓰러뜨리고 보급선으로 향하려는 순간,
하늘에서 굉음과 함께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떨어진다.
**쿠우우웅!**
폐허 지대에 거대한 먼지 기둥이 솟아오른다.

**[패널 18]**
먼지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새로운 메카. 기존의 크로노스보다 훨씬 거대하고, 장갑은 더욱 두터우며, 붉은 제국 문양이 섬뜩하게 빛난다. 그 위압감은 ‘들불’을 압도한다.

**시아:** (놀란 목소리로)
저건… ‘크로노스 제왕’? 제국 기사단장 전용기라고?!

**[패널 19]**
크로노스 제왕의 조종석 내부. 냉철하고 오만한 인상의 남성, 카이저 기사단장이 앉아있다.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갑다.

**카이저:** (무전으로, 차분하지만 압도적인 목소리)
하찮은 들개들이 감히 제국의 물건에 손을 대려 하는가. 너의 싸구려 고철은 나의 발 밑에서 산산조각 날 것이다.

**[패널 20]**
크로노스 제왕이 거대한 레이저 포를 ‘들불’을 향해 조준한다. 포구에서 붉은 에너지가 응축되는 것이 보인다.
**쉬이이이이익…!**

**[패널 21]**
시아가 이를 악물고 ‘들불’의 조종간을 꺾는다. ‘들불’이 간발의 차이로 레이저를 피한다. 레이저가 지면을 강타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다.
**콰아아앙!**

**시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젠장! 엄청난 화력이군!

**[패널 22]**
크로노스 제왕이 육중한 몸체와는 어울리지 않는 속도로 ‘들불’에게 접근한다. 거대한 팔에서 고열의 플라스마 블레이드가 튀어나온다.
**지이이잉!**

**카이저:**
피할 곳은 없다. 반란군의 쥐새끼들.

**[패널 23]**
‘들불’이 플라스마 블레이드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막아낸다. 금속이 갈리는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끼이이이이익!**

**시아:** (이를 악물며)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어!

**[패널 24]**
시아는 ‘들불’의 모든 출력을 끌어올려 크로노스 제왕의 다리 사이로 파고든다.
그대로 상체를 숙여 크로노스 제왕의 관절 부위에 장착된 소형 폭탄을 부착하고 급히 이탈한다.

**카이저:**
(경멸하듯)
하찮은 잔꾀로 나의 기체를 흠집 낼 수는 없을 것이다.

**[패널 25]**
하지만 시아가 부착한 폭탄은 단순히 데미지를 주기 위함이 아니었다. 폭탄이 터지며 발생하는 강한 전자기 펄스(EMP)가 크로노스 제왕의 센서와 기동에 일시적인 혼란을 준다.
**찌지지직! 파직!**

**카이저:**
(당황하며)
크윽, 이 빌어먹을 잔류 전류는 뭐지?!

**[패널 26]**
그 틈을 타, ‘들불’은 보급선으로 돌진하여 가장 중요해 보이는 컨테이너 하나를 통째로 뜯어낸다. 컨테이너 내부에서는 푸른 빛이 새어 나온다.

**시아:** (무전으로)
건! 주요 보급품 확보! 즉시 후퇴한다!

**건 (무전):**
알았어! 철수 지점에서 대기할게! 모두 이쪽으로!

**[패널 27]**
‘들불’은 거대한 컨테이너를 한 팔로 들쳐 메고 놀라운 속도로 폐허 지대를 벗어난다.


**장면 5: 짧은 승리, 그리고 다가올 그림자**

**내레이션:**
겨우 제국의 마수에서 벗어났지만,
승리라고 부르기엔 너무도 작은 소득이었다.
하지만 이 작은 불꽃이 언젠가 제국을 태워버릴 들불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그들은 다시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다.


**[패널 28]**
‘강철 거미줄’ 내부. 시아와 건, 박사가 확보한 컨테이너를 열고 있다. 컨테이너 안에는 밝게 빛나는 에너지 셀과 고급 의료품이 가득하다.

**건:** (환호하며)
해냈어, 시아! 이걸로 당분간은 버틸 수 있겠어! 아이들도 살릴 수 있을 거야!

**박사:** (안도하며)
고맙다, 시아. 정말 대단해.

**[패널 29]**
시아는 환호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조용히 서 있다. 그녀의 얼굴에는 기쁨보다는 지쳐 보이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녀는 멀리 떨어진 잿빛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본다.

**시아:** (작게 읊조리듯)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패널 30]**
크로노스 제왕의 조종석. 카이저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손상된 기체를 노려보고 있다. 그의 주먹은 조종간을 부술 듯 꽉 쥐어져 있다.

**카이저:**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
…그놈의 고철 덩어리… 반드시 찾아내서 갈기갈기 찢어주마. 감히 제국에 맞선 죄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들불’… 네놈의 불씨를 꺼트려주지.

**[마지막 패널]**
어두운 폐허 지대 위로 떠오르는 새벽. 그 위에 거대한 제국의 요새가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다. 잿빛 하늘 아래, ‘들불’의 그림자가 희미하게 보인다.

**내레이션:**
잿빛 하늘 아래, 작은 들불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제국의 그림자는 더욱 짙게 드리워지고 있었다.
이 작은 불꽃은 과연 거대한 제국을 태울 수 있을까?
아니면,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질 것인가.

**- 에피소드 1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