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 제01화: 심연의 그림자, 솟아나는 강철

강철의 차가운 무게가 어깨를 짓눌렀다. 조종간을 쥔 손에는 어느새 땀이 흥건했다. ‘고철 독수리’. 카인의 애기(愛機)이자, 이 반란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그 낡고 투박한 기체는 지금, 제국의 심장부를 향해 묵묵히 전진하고 있었다. 낡은 금속 외골격에서는 기름 냄새와 녹슨 쇠 냄새가 섞여 비릿하게 풍겨왔지만, 카인에게는 그 어떤 향수보다도 익숙하고 강렬한 전장의 냄새였다.

“카인, 준비됐어? 제국군의 순찰 주기가 바뀌었다는 정보가 들어왔어. 예상보다 더 촉박할 수도 있어.”

통신망 너머에서 리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제나 차분하지만, 그 속에는 숨길 수 없는 긴장감이 배어 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새벽의 불꽃’이라 불리는 반란군 최고의 전술가이자 통신 오퍼레이터였다.

“언제는 쉬웠던 적 있었나.” 카인은 짧게 내뱉었다. “심장에 박힌 강철 파편만 아니었으면, 이 지겨운 싸움도 진작에 포기했을 텐데.”

그의 농담 아닌 농담에 리안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카인. 그는 원래 제국군의 강제 징집으로 광산에서 일하던 평범한 광부였다. 하지만 몇 년 전, 제국이 ‘불순분자’들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그의 마을을 불태우고 가족을 학살했을 때, 그의 심장에는 증오와 함께 강철 파편이 박혔다. 이제 그는 더 이상 광부가 아니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새벽의 불꽃’의 가장 날카로운 칼날이었다.

이번 임무는 제국군 서부 전선의 핵심 에너지 중계탑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제국군의 전술 통신망과 보급망을 마비시켜, 흩어져 있는 다른 반란군 세력에게 숨 쉴 틈을 벌어주고, 이 거대한 강철 제국에 균열을 내는 첫걸음이 될 작전. 성공 확률은 희박했다. 중계탑은 제국군 최정예 기갑 부대가 지키고 있었고, 그들의 기체는 ‘고철 독수리’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최신예 병기였다.

“목표 지점까지 3km. 경계가 강화된 것 같아. 레이더 망에 미약한 움직임이 포착돼.” 리안의 목소리가 한층 날카로워졌다.

카인의 시야에 푸른색 홀로그램 지도가 번뜩였다. 지평선 너머, 붉게 빛나는 제국군의 경계선이 섬뜩하게 다가왔다. 그들의 ‘천둥매’ 기체들은 하늘을 가르며 무자비하게 영역을 수호했다. 웅장한 엔진음이 대지를 찢는 듯 울려 퍼졌다.

“젠장, 들켰나?” 카인은 조종간을 꽉 쥐었다. ‘고철 독수리’는 육중한 몸을 낮춰 바위투성이의 협곡을 따라 은밀하게 움직였다. 낡았지만, 그는 이 기체의 모든 금속 조각을 꿰뚫고 있었다. 평생 강철을 다루고 기계를 만져왔던 손길이, 지금은 제국에 대항하는 무기가 되어 움직였다.

갑자기, 리안의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카인! 전방 11시 방향! 제국군 ‘천둥매’ 세 대! 이동 패턴이 불규칙해! 함정이야!”

콰앙!

경고와 동시에 거대한 폭발음이 협곡을 뒤흔들었다. ‘고철 독수리’의 왼쪽 어깨 장갑에 제국군의 에너지 탄이 스쳐 지나갔다. 외골격이 찢어지는 쇠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다. 기체가 크게 휘청거렸지만, 카인은 노련하게 균형을 잡았다.

“젠장, 들켰군!” 카인의 눈이 번뜩였다. “하지만 후퇴는 없다.”

그는 조종간을 거칠게 꺾었다. ‘고철 독수리’는 낡은 관절이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도 민첩하게 바위 뒤로 몸을 숨겼다. 세 대의 ‘천둥매’ 기체가 협곡 위를 맴돌며 카인을 찾고 있었다. 그들의 매끄러운 금속 외피는 어둠 속에서도 위압적인 광채를 뿜어냈다.

“카인, 저들은 최신형 센서를 장착하고 있어! 숨어도 소용없어!” 리안이 다급하게 외쳤다.

“알아!” 카인은 피식 웃었다. “누가 숨는다고 했지? 리안, 내 왼쪽 팔에 달린 ‘그물 발사기’ 준비시켜!”

‘그물 발사기’? 리안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물 발사기는 보통 소형 정찰 드론이나 경량 보병을 제압하는 데 쓰이는 비살상 무기였다. 거대한 ‘천둥매’에게는 간지럼 수준일 터였다. 하지만 카인은 한 번도 무의미한 명령을 내린 적이 없었다.

세 대의 ‘천둥매’ 중 한 대가 협곡 아래로 급강하하며 레이저 포를 발사했다. 쩌저적! 바위가 녹아내리는 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카인은 이를 악물고 ‘고철 독수리’를 돌진시켰다. 정면 돌파. 제국군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무모한 작전이었다.

“어리석은 반란군 같으니! 불나방처럼 달려드는군!” 통신망 너머로 제국군 조종사의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카인은 그 비웃음을 비웃음으로 되갚아 주기로 했다. 그는 ‘고철 독수리’의 모든 에너지를 추진기에 쏟아부었다. 낡은 엔진이 한계까지 치닫는 소리가 들렸다. 기체는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급강하하는 ‘천둥매’를 향해 돌진했다.

“그물 발사기, 발사!” 카인이 외쳤다.

쉬이이익! 섬광과 함께 거대한 금속 그물이 발사되었다. 제국군 조종사는 순간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조롱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고작 이런 장난감으로…!”

하지만 그 그물은 일반적인 그물이 아니었다. 카인이 직접 개조한, 특수 합금으로 만들어진 전도성 그물이었다. 그물은 ‘천둥매’의 날개와 동체에 달라붙었고, 카인은 다음 순간, ‘고철 독수리’의 왼팔에 달린 소형 발전기에서 고전압 전류를 흘려보냈다.

지이이이잉!

순식간에 ‘천둥매’의 모든 전자기기가 오작동을 일으켰다. 기체는 공중에서 요동치며 중심을 잃었다. 제국군 조종사의 비명과 함께 ‘천둥매’는 통제 불능 상태로 협곡 바닥으로 추락했다. 콰아앙! 거대한 폭발이 다시 한번 대지를 흔들었다.

“하나 처리!” 카인의 얼굴에 땀과 함께 섬광 같은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두 대의 ‘천둥매’가 남아 있었다. 그들은 동료의 추락에 분노한 듯, 동시에 포격을 가해왔다. 붉은 에너지 탄들이 빗발치듯 쏟아졌다. ‘고철 독수리’는 필사적으로 피했지만, 이미 여러 차례 피탄당한 몸은 한계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카인! 후방에서 추가 병력이 몰려와! 최소 셋이야!” 리안의 다급한 목소리가 절규에 가까웠다.

카인의 시야에, 거대한 포탑이 붉은 섬광을 뿜으며 자신을 조준해왔다. ‘고철 독수리’는 모든 관절이 비명을 질렀다. 피할 수 없다. 그의 뇌리에는 불타는 마을과 가족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젠장…!”

그때, 하늘에서 섬광이 번뜩였다. 거대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온 미확인 포탄이 제국군의 포탑을 정확히 강타했다. 콰앙! 포탑은 연기와 함께 산산조각 났다.

카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곳에, 대체 누가…

어둠 속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낡았지만 위엄 있는, 한때 제국군도 두려워했던 전설 속의 기체… 그 거대한 강철의 망령이, 마치 ‘고철 독수리’를 보호하듯, 제국군의 ‘천둥매’들을 향해 서서히 날개를 펼치고 있었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