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공상과학)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어둠은 짙고, 숨소리는 더욱 깊었다. 지상 수백 미터 아래, 제국의 강철 도시 ‘네오-블랙웰’의 심장부와도 같은 곳에서 이토록 숨통을 조이는 정적이 흐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었다. 낡고 녹슨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천장 아래, 땀과 금속 냄새가 뒤섞인 공기를 가르며 세라의 시선이 홀로그램 지도 위를 맴돌았다.

“제국군 제7섹터 데이터 중추. 보안 등급 알파-제로. 최신형 ‘오메가’ 방어 시스템 가동 중.”
세라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는 강철 같은 단단함이 서려 있었다. 그녀의 손끝이 허공을 가르자, 지도의 특정 구역이 붉은색으로 섬광처럼 번뜩였다. 그녀의 얼굴은 홀로그램의 푸른빛에 의해 음영이 져 있었지만, 또렷한 눈빛만은 흔들림이 없었다.

“우리가 얻어야 할 정보는 단 하나야. 행성 간 보급선 이동 주기와 제국 신형 무기 ‘페르세포네’의 배치 현황.”
그녀의 말이 끝나자, 테이블 주위를 둘러싼 그림자 속에서 묵직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친 짓이야, 세라. 제7섹터는 제국 보안국 요새나 다름없어. 침투조는커녕, 통신 신호 하나 뚫기도 버거울 거라고.”
카인이었다. 거친 인상과 굳건한 체격의 그는 늘 최전선에 서는 전사였다. 그의 말에는 걱정보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담겨 있었다.

세라는 카인의 얼굴을 마주했다.
“알아.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 최근 두 달 동안 제국군의 감시망이 예상보다 훨씬 강화됐어. 외부 식량 반입은 막히고, 내부 자원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지. 이대로는 우리 모두 질식해 죽을 뿐이야. ‘페르세포네’가 실전 배치된다면, 우리 반란은 시작도 전에 끝날 거야.”
그녀의 시선이 방 안의 모든 이들을 스쳤다. 모두의 얼굴에 피로와 절망의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희미한 불꽃 같은 의지가 타오르고 있음을 세라는 알고 있었다.

“그럼 뭘 기다리지? 죽을 바엔 싸우다 죽는 게 낫지.”
노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흰 수염이 길게 자란 그의 얼굴에는 오랜 투쟁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이 지하 공동체를 지탱해 온 정신적 지주였다.
“네 의견은 항상 옳았지, 노아.” 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번엔 달라. 우리는 단순한 희생을 치를 순 없어. 승리해야만 해.”
그녀는 다시 홀로그램 지도 위에 손을 뻗었다.
“침투 경로는 확보했다. 수십 년 전, 제7섹터 하층부에 버려진 구식 환기 통로를 통해 접근한다. 제국은 그곳이 폐쇄된 지 너무 오래되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겠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기억해.”
세라의 입술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반란군이 가진 유일한 무기는 바로 제국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깊은 이해였다. 제국이 무시하고 잊으려 했던 모든 것들이 지금은 그들의 약점이 되고 있었다.

“환기 통로라… 벌레들만 오가는 곳 아니었나?” 카인이 혀를 찼다. “거기까지 가는 것도 일이겠군.”
“그래서 네가 필요해, 카인. 그리고… 아키라.”
세라의 시선이 카인 옆에 서 있던 한 젊은 여성에게 향했다. 아키라는 짧게 깎은 머리에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해킹 전문가였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감 있는 눈빛을 보냈다.
“제국 보안 시스템은 내 먹잇감이나 마찬가지죠. 걱정 마세요, 리더.”

세라는 침통한 표정으로 다시 홀로그램 지도를 응시했다.
“이번 임무는 ‘고요한 폭풍’ 작전이다. 침투조는 카인과 아키라, 그리고 내가 직접 이끈다. 지원팀은 노아가 맡아 외부 통신을 담당한다. 나머지 대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대기한다. 만에 하나, 우리가 실패하더라도 본거지는 사수해야 한다.”
그녀의 말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모두의 얼굴에 결연한 의지가 드리워졌다.

몇 시간 뒤.
네오-블랙웰의 가장 깊고 음침한 곳, 오래된 폐기물 처리장의 한구석.
세라와 카인, 아키라는 낡은 공기 정화 설비 아래로 난 철제 해치를 열었다. 안에서는 퀘퀘한 곰팡이 냄새와 함께 썩은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다. 헤드랜턴을 켜자, 거대한 환기 통로의 좁은 입구가 드러났다. 먼지와 거미줄이 잔뜩 쌓여 있어, 수십 년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았음을 짐작게 했다.

“경고해도 소용없겠지만… 이곳은… 정말 최악이야.” 카인이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최악인 곳은 제국의 도시 전체야. 이곳은 그중에서도 아주 작은 부분일 뿐.” 세라는 피식 웃으며 먼저 통로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그녀의 등 뒤로 아키라와 카인이 차례로 들어섰다.
“통신 확인. 노아, 들려?” 세라가 무전기에 대고 속삭였다.
**「흐릿하지만 들린다. 목표 지점까지 무사히 가라. 우리는 여기서 너희를 기다리고 있다.」** 노아의 목소리가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들려왔다.

환기 통로는 생각보다 길고 복잡했다. 마치 거대한 기계 괴물의 뱃속을 기어가는 기분이었다. 낡은 금속이 삐걱거리는 소리, 그리고 정체 모를 액체가 떨어지는 소리만이 정적을 갈랐다.
“제7섹터 보안망에 접속 시도 중… 예상보다 암호화가 강력하네요.” 아키라의 목소리에 초조함이 묻어났다. 그녀는 손목에 찬 휴대용 데이터 패드를 조작하며 끊임없이 정보를 해킹하려 시도했다.
“서둘러야 해. 제국은 이런 통로가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겠지만, 만에 하나… 정비 드론이라도 마주치면 골치 아파진다.” 카인이 뒤에서 경계하며 말했다. 그의 어깨에는 소형 에너지 소총이 매달려 있었다.

그때였다.
**쉬이이이잉-**
어두운 통로 저편에서 기계적인 소음이 들려왔다. 점차 소음은 커졌고, 이내 통로를 따라 희미한 붉은빛이 깜빡였다.
“제국 정비 드론!” 아키라가 낮은 비명을 질렀다.
“젠장, 이런 곳까지 올 줄이야!” 카인이 소총을 들었다.
“안 돼! 총소리는 경보를 울릴 거야!” 세라가 다급히 외쳤다. “저쪽으로! 구식 배관 사이로 숨어!”
그들은 통로 벽면에 늘어선 굵은 배관들 사이의 좁은 틈새로 몸을 구겨 넣었다. 몸을 웅크리자, 찌르는 듯한 금속의 냉기가 온몸을 감쌌다.
드론은 거대한 날개를 회전시키며 그들이 숨은 곳을 지나쳐갔다. 붉은 감지 센서가 그들의 은신처 바로 앞을 스쳐 지나갔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드론이 멀어지는 소리가 사라지고 나서야 세라는 겨우 숨을 몰아쉬었다.

“휴… 아슬아슬했다.” 카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아키라, 보안망은?” 세라가 물었다.
“잠시 주춤했지만… 뚫었습니다! 이쪽입니다, 리더!” 아키라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그들은 다시 움직였다. 이제 그들의 발밑은 더 이상 녹슨 철제 통로가 아니었다. 깨끗하게 정돈된 강화 유리 바닥과 벽면이 나타났다. 제국 제7섹터의 중심부였다.

경계 드론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순찰하고 있었고, 홀로그램 감시 카메라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세라가 아키라에게 손짓하자, 아키라는 손목 패드를 이용해 보안 시스템을 해킹했다.
“3분 동안 이 구역의 감시 시스템을 정지시켰습니다. 서둘러야 해요!”
세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장 가까운 데이터 중추 터미널로 향했다. 금속으로 된 견고한 문에는 제국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아키라가 다시 패드를 조작하자, 문이 스르륵 열렸다.

내부는 차가운 기계음으로 가득했다. 수백 대의 서버 랙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푸른빛의 데이터 플로우가 벽면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세라는 중앙의 가장 큰 터미널 앞에 섰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집중되어 있었다.
“카인, 아키라. 주변 경계해.”
세라는 준비해 온 소형 데이터 리트리버를 터미널 포트에 연결했다. 화면에 수많은 코드가 빠르게 지나갔다. 그녀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춤추듯 움직였다. 제국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뚫고 들어가 목표 정보를 찾아내는 작업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했다.

**「보급선 이동 주기… 확보. 신형 무기 ‘페르세포네’… 정보 검색 중…」**
세라의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제국의 핵심 데이터는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때, 그녀의 눈이 화면의 한 구석에 박혔다.
“이건… 뭐야?”
그녀의 시선은 ‘페르세포네’ 정보를 검색하던 도중, 예상치 못한 파일에 걸렸다. 파일명은 난해한 암호로 되어 있었지만, 옆에 찍힌 날짜는 불과 며칠 전이었다. ‘프로젝트 키메라’ (Project Chimera).
호기심과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혀, 세라는 빠르게 파일을 열었다. 화면에 나타난 내용은 그녀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것은 단순한 무기 배치 현황이 아니었다. 제국이 수십 년간 비밀리에 진행해 온,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생체 실험 기록과… 도시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신종 바이러스 관련 연구 자료였다.
특히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평민 거주 구역에 대한 정밀한 감시망 구축 계획과 함께, 반란군 핵심 거점을 특정하여 바이러스를 살포할 수 있는 ‘운반체’에 대한 설계도였다.

“말도 안 돼… 이럴 수가…” 세라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세라, 무슨 일이야? 시간 없어!” 카인이 재촉했다.
“제국은… 우리를 단순히 진압하려는 게 아니었어.” 세라의 목소리가 떨렸다. “우리 모두를… 제거하려 하고 있어. 흔적도 없이.”
아키라가 화면을 들여다보자 그녀의 얼굴에서도 핏기가 가셨다.
“맙소사… 이런 끔찍한 짓을…?”

**삐이이이익- 삐이이이익-**
갑자기 터미널에서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천장의 붉은 경광등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젠장! 보안 시스템이 다시 가동됐어! 우리가 발각됐어!” 카인이 소리쳤다.
“빨리 데이터를 다운로드해! 남은 정보도 전부!” 아키라가 다급하게 외쳤다.
세라는 빠르게 키보드를 조작했다. 그녀의 손은 떨렸지만, 머리는 냉정하게 움직였다.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최소한 ‘키메라’ 프로젝트에 대한 핵심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데이터 전송 완료.」**
터미널이 메시지를 띄웠다. 세라는 데이터 리트리버를 뽑아들었다.

**콰아앙!**
강철 문이 박살 나듯 열리며, 무장한 제국군 병사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들의 에너지 소총 끝에서 푸른 섬광이 번뜩였다.
“도망쳐!” 카인이 소리치며 병사들에게 사격을 가했다. 에너지가 벽에 부딪히며 스파크가 튀었다.
아키라는 이미 뒤편의 비상 탈출구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세라는 카인을 돌아보았다.
“가자, 카인!”
그들은 쏟아지는 제국군의 포화를 뚫고 비상 탈출구로 몸을 던졌다. 좁은 통로를 따라 필사적으로 달리는 그들의 등 뒤에서, 제국의 외침과 에너지 발사음이 굉음처럼 울려 퍼졌다.

숨 가쁜 질주 끝에, 그들은 겨우 지하 본거지로 돌아올 수 있었다.
피곤에 지친 몸을 이끌고 노아의 앞에 선 세라의 얼굴은 창백했다.
“임무는… 성공했습니다.” 그녀는 겨우 숨을 고르며 말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세라가 확보한 데이터를 노아에게 건넸다. 노아는 잠시 침묵하며 자료를 들여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점차 굳어갔다.
“키메라… 프로젝트라고?” 그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카인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은 우리를 개미 죽이듯이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로…!”
노아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는 깊은 고뇌가 서려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반란 진압 작전이 아니었어… 제국은 ‘정화’를 꿈꾸고 있었던 거야. 자신들의 오점을 모두 지우려 했어.”
그의 시선이 세라에게 향했다.
“수고했다, 세라. 네가 이 정보를 얻지 못했다면… 우리는 모두 이 거대한 악몽 속에서 잠들어 버렸을 것이다.”
세라는 고개를 숙였다. 성공했지만, 승리의 기쁨보다는 더욱 깊은 절망감이 밀려왔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키라가 조용히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도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노아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니, 그가 올려다본 것은 수백 미터 위, 제국의 빛으로 뒤덮인 지상이었다.
“이제… 진짜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그의 눈빛이 섬광처럼 빛났다. “우리는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어. 제국의 심장부를 향해, 우리 스스로 불꽃이 되어 터져야만 한다.”
세라는 노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빛 속에서, 방금까지의 절망감이 서서히 불타오르는 결의로 변하고 있었다.
**「다음 화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