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톱니바퀴의 심장 – 1화. 검은 연기의 잔해

**[장면 1: 어둠 속 작업실]**

**#배경:**
낡고 기름때 낀 작업실. 천장에 매달린 램프에서 희미한 빛이 뿜어져 나와, 복잡하게 얽힌 파이프와 톱니바퀴, 알 수 없는 기계 부품들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린다. 스팀 엔진의 규칙적인 ‘쉬이익- 펌프- 쉬이익- 펌프-‘ 소리가 배경음처럼 깔려, 이 공간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을 준다. 작업대 위에는 설계도면과 렌치, 납땜 도구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한쪽 벽에는 정교하게 조립된 각종 증기압 총기와 날카로운 칼날들이 걸려 있다. 공기 중에는 쇠 냄새, 기름 냄새, 그리고 은은한 증기 냄새가 뒤섞여 있다.

**#인물:**
건우. 뺨에 가로지르는 깊은 흉터가 그의 과거를 말해주는 듯하다. 피로와 분노로 깊어진 눈빛은 마치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타오른다. 기름때 묻은 낡은 가죽 작업복을 입고, 역시 낡았지만 섬세한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작은 태엽 장치를 조립하고 있다. 그의 손놀림은 거칠지만 놀랍도록 정확하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지만, 흔들림 없는 그의 표정은 오직 눈앞의 작업에만 집중되어 있다. 작업대 한구석에는 이제는 빛바랜 한 장의 낡은 사진이 놓여 있다. 사진 속에는 앳된 건우와 또 다른 젊은 남자, 태준이 해맑게 웃고 있다.

**건우 (독백, 낮게 읊조리듯):**
“…웃고 있군. 그때는… 몰랐지. 그 미소 뒤에, 썩어 문드러진 톱니바퀴가 숨어있었을 줄은.”

**[장면 2: 회상 – 과거의 영광과 몰락]**

**#배경:**
(*과거 회상으로 전환*)
활기 넘치는 연구소. 거대한 증기 기관이 굉음을 내며 돌아가고, 크고 작은 자동 장치들이 복잡한 움직임을 보인다. 햇살이 유리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고, 공기 중에는 희망적인 열기가 가득하다.

**#인물:**
젊은 시절의 건우와 태준. 둘 모두의 얼굴에는 빛나는 열정과 순수한 꿈이 서려 있다.

**태준 (과거, 열정적으로 설계도를 펼치며):**
건우! 우리가 만든 이 도시가, 이 ‘천공의 심장’ 계획이 언젠가 모든 이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거야!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건우 (과거, 환한 미소로):**
그래, 태준. 우리의 기술로… 모두가 안전하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자. 우리, 약속했잖아.

**#배경:**
(*갑작스러운 변화. 조명 어두워지고 붉은 경보등이 번뜩인다. 폭발음, 비명 소리, 혼란스러운 연구소 안. 증기가 격렬하게 뿜어져 나온다.*)

**태준 (과거, 건우를 밀치며 설계도를 움켜쥔 채 달아나는 모습. 비웃는 듯한 표정):**
미안하다, 친구. 네 천재성은… 내 발판이 되어야 했어. 너 혼자 모든 영광을 독차지하게 둘 수는 없지.

**건우 (과거, 불길 속에서 배신당한 표정으로 쓰러지며. 태준의 뒷모습을 잡으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태준!

**[장면 3: 현재 – 준비된 복수의 서막]**

**#배경:**
(*다시 현재의 어둠 속 작업실*)
건우의 손에서 작은 태엽 장치가 ‘딸깍’ 소리를 내며 완성된다. 그것은 손목에 장착하는 보조 장치인 듯, 정교한 금속 밴드와 작은 증기 밸브로 이루어져 있다.

**건우 (장치를 왼손 손목에 장착하며, 작은 증기가 ‘칙-‘ 하고 새어 나온다):**
그 ‘희망’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탐욕은… 이제 내가 찢어발겨주마.

**#묘사:**
그때, 작업실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리고, 덩치 큰 할배가 기름 냄새를 풍기며 들어선다. 그의 얼굴에는 오랜 세월의 주름과 고집스러움이 묻어 있다.

**할배 (걱정스러운 듯, 낮게 깔린 목소리):**
건우, 이 밤늦게까지 또 그 장난감이랑 씨름하고 있나? 그 녀석 숨통을 끊어놓기 전까지는 잠도 안 잘 셈이야?

**건우 (냉정한 눈빛으로 할배를 바라본다):**
할배. 내게 남은 건 이것뿐이야. 그리고… 태준이 그 빌어먹을 ‘천공의 도시’를 완성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더군요.

**할배 (한숨을 쉰다):**
그래, 벌써 보름째 그 거대한 비행 요새가 하늘을 가리고 있지. 사람들은 그걸 ‘희망의 상징’이라고 부르더군. 저주받은 땅에서 유일하게 날아오른 낙원이라면서.

**건우 (비웃듯 입꼬리를 올린다):**
희망? 그건 거대한 탐욕의 덩어리일 뿐이야. 내가 아는 태준이라면, 분명… 가장 안전한 곳에, 가장 중요한 ‘심장’을 숨겨뒀을 거다.

**[장면 4: 정보와 계획]**

**#배경:**
작업대 위로 고대 도시의 상세한 설계도와 ‘천공의 도시’의 정교한 모형이 펼쳐진다. 모형 위로는 여러 개의 붉은 점들이 표시되어 있다.

**건우 (모형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외부 방어선은 빈틈이 없고, 내부 구조는 미로 같아. 하지만… 모든 기계에는 취약점이 있어. 특히 ‘스팀 코어’는. 과부하가 걸리면, 도시 전체를 멈출 수도 있지.

**할배 (설계도를 들여다보며 미간을 찌푸린다):**
그 코어에 접근하려면, 최소한 상층부 보안을 뚫어야 할 텐데… 자네 혼자서는 무리일세. 게다가 태준 그 녀석, 자네가 살아있다는 걸 알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건우 (냉혹하게 미소 짓는다):**
그럼 더 쉬워지는 일이죠. 제가 살아있다는 걸 알려주면, 제게 집중할 테니까. (그의 손목 장치에서 푸른색 스팀이 ‘쉬이익-‘ 소리를 내며 뿜어져 나온다.) 이젠 달라요, 할배. 과거의 건우는 이미 그때 죽었어. 지금은… 복수만을 위해 살아가는 기계 부품 같은 존재지.

**#묘사:**
건우는 작업대 구석에 놓인 낡은 가죽 망토와 증기 방지 고글을 집어든다. 그의 눈빛은 맹렬하게 타오르는 붉은 불꽃처럼 번뜩인다.

**[장면 5: 출격 준비]**

**#배경:**
작업실의 육중한 철문이 ‘끼이이익’ 소리를 내며 열리고, 밖은 자욱한 안개와 어둠에 잠겨 있다. 멀리서 도시의 희미한 불빛이 반짝이지만, 이곳과는 동떨어진 세상 같다.

**건우 (망토를 두르고 고글을 착용하며):**
복수의 시간이다, 태준. 네가 빼앗아 간 모든 것을… 톱니바퀴 하나하나까지 모조리 되돌려 받을 테니.

**할배 (걱정스러운 얼굴로, 작게 중얼거린다):**
조심하게, 건우… 살아 돌아와야 해.

**건우 (뒤돌아보지 않고,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살아 돌아오지 못해도 상관없어. 다만… 그 녀석의 파멸을 내 눈으로 확인해야겠지.

**#묘사:**
건우의 등 뒤에서 손목 장치의 스팀 엔진이 ‘칙- 푸쉬슉!’ 하고 힘차게 증기를 뿜어낸다. 푸른 빛이 어둠 속에서 번쩍이며 사라진다. 그의 그림자가 자욱한 안개 속으로 녹아든다.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