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웹툰 에피소드 대본: 잿빛 하늘 아래 (제1화)

**시놉시스:** 거대한 ‘철탑 제국’의 통제 아래 메마른 황무지로 변해버린 세상. 평범한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지만, 제국의 폭정은 날마다 심해진다. 잿빛 구역에서 간신히 삶을 이어가던 소녀 ‘아린’은 어느 날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을 목격하고,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제목: 잿빛 하늘 아래 (제1화)**

**[장면 1]**

**1컷.**
(어두운 하늘 아래, 폐허가 된 도시의 잔해가 끝없이 펼쳐진다. 녹슨 철골 구조물들이 뼈대처럼 솟아 있고, 그 아래로 먼지와 모래가 휘날린다. 공기는 뿌옇고 탁하며, 멀리 제국의 심장부인 듯 보이는 거대한 강철 첨탑들이 구름을 뚫고 솟아 있다.)
*내레이션 (아린의 목소리):* 우리에게 세상은, 언제나 잿빛이었다.

**2컷.**
(아린, 거친 숨을 몰아쉬며 녹슨 철골 위를 위태롭게 걷는다. 낡고 해진 작업복 차림. 마른 얼굴에 먼지가 앉았지만, 날카로운 눈빛은 살아있다. 한 손에는 금속 탐지기처럼 생긴 낡은 기계를 들고 있다.)
**아린 (속으로):** 벌써 햇수로 10년째. 이 지긋지긋한 폐허를 뒤지고 있지만… 매번 돌아오는 건 허탈감뿐.

**3컷.**
(아린의 발아래, 거대한 크레인 잔해가 기울어져 있다. 그 틈새로 보이는 것은 부식된 파이프 조각이나 버려진 플라스틱 덩어리들 뿐. 그녀의 금속 탐지기가 ‘삐이익—’ 소리를 내며 희미하게 반응한다.)
**아린:** 또 헛물인가.

**4컷.**
(아린, 한숨을 쉬며 쪼그려 앉는다. 흙먼지를 헤치자, 작은 플라스틱 병 하나가 나타난다. 내용물은 바싹 말라 비틀어져 있다. 그녀는 실망한 듯 병을 쥐어본다.)
**아린:** 물… 한 방울만 있어도 좋으련만.

**5컷.**
(클로즈업: 아린의 갈라진 입술.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린 (속으로):** 이 세상 모든 물은, 철탑 제국의 것.

**6컷.**
(아린, 고개를 들어 멀리 제국의 첨탑을 응시한다. 첨탑의 꼭대기는 빛을 받아 반짝이고, 그 주변으로는 깨끗한 하늘이 얼핏 보인다. 잿빛 구역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내레이션 (아린의 목소리):* 그들은 우리에게 ‘정화 작용’이라는 명목으로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그리고 가장 깨끗한 곳에 자신들만의 ‘천국’을 세웠지.

**[장면 2]**

**1컷.**
(아린이 돌아온 ‘잿빛 구역’의 초라한 거주지. 폐자재와 천막으로 얼기설기 지어진 움집들이 빼곡하다. 아이들이 먼지투성이 바닥에서 놀고 있고, 늙은이들은 멍하니 앉아 벽을 응시한다.)
**남자1 (기침하며):** 오늘 순찰은 없었나?

**2컷.**
(아린, 움집 중 하나로 들어선다. 안은 어둡고 좁다. 낡은 짐짝들이 쌓여 있고, 한쪽에는 작은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
**아린:** 다행히. 오늘은 잠잠하네요.

**3컷.**
(초점은 ‘할머니’. 마른 몸으로 거적때기 위에 누워 계신다. 눈은 반쯤 감겨 있고, 입술은 바싹 타들어 가 있다. 숨소리가 가쁘다.)
**아린:** 할머니, 제가 좀 더 찾아볼게요. 오늘은 뭘 좀 건질 수 있을지도…
**할머니 (희미하게 눈을 뜨며):** 됐어… 아린아. 고작 녹슨 조각 몇 개로 이 목마름을 채울 순 없단다.

**4컷.**
(아린, 할머니의 마른 손을 잡는다. 할머니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갑다.)
**아린 (속으로):** 물. 하다못해 오염되지 않은 물 한 모금이라도 있다면…

**5컷.**
(할머니가 아린의 손을 붙들고 희미하게 미소 짓는다.)
**할머니:** 넌… 살아남아야 한다. 우리 모두의… 다음 세대니까.

**6컷.**
(아린, 고개를 떨군다. 할머니의 말에 담긴 무게가 그녀의 어깨를 짓누른다.)
**아린 (속으로):** 살아남는 것만이, 과연 답일까.

**[장면 3]**

**1컷.**
(갑작스러운 굉음. ‘콰앙!’ 잿빛 구역 입구 쪽에서 큰 폭발음이 들리고, 흙먼지가 하늘로 치솟는다.)
**2컷.**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흩어진다. 제국군 병사들이 철제 장갑차를 앞세우고 거주지로 진입하고 있다. 헬멧과 방독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손에는 거대한 진압봉과 총기를 들고 있다.)
**제국군 병사1 (확성기):** 모두 정지하라! 제국 재정비 감시단이다! 불법 거주민들은 즉시 지정된 장소로 모여라! 저항 시 사살한다!

**3컷.**
(아린, 움집 밖으로 뛰쳐나와 상황을 지켜본다. 분노와 두려움이 뒤섞인 눈빛.)
**아린 (속으로):** 감시단… 또…

**4컷.**
(병사들이 움집들을 무자비하게 부수고, 사람들을 강제로 끌어낸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찢어질 듯 들린다. 한 병사가 할머니가 계신 움집으로 다가간다.)
**병사2:** 여기에 노인이 있다! 쓸모없는 폐기물은 제때 처리해야지!

**5컷.**
(병사2가 할머니를 거칠게 끌어내려 한다. 할머니는 힘없이 바닥에 나뒹군다.)
**아린 (경악하며):** 안 돼! 할머니를 건드리지 마!

**6컷.**
(아린, 무작정 병사에게 달려든다. 그녀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린다. 손에는 아까 줍다 만 녹슨 파이프 조각이 쥐어져 있다.)

**7컷.**
(병사2, 아린의 행동에 놀라 잠시 멈칫한다. 그러나 이내 비웃듯이 진압봉을 휘두른다.)
**병사2:** 하찮은 벌레 같은 것들이!

**8컷.**
(아린, 가까스로 진압봉을 피한다. 파이프 조각으로 병사의 무릎을 가격하려 하지만, 병사는 빠른 몸놀림으로 피하고 아린의 팔을 붙잡는다.)
**병사2:** 이 계집애가! 죽고 싶어 환장했나!

**9컷.**
(병사2가 아린을 바닥으로 내팽개친다. 아린은 충격으로 숨을 헐떡이며 몸을 가누지 못한다. 저 멀리, 할머니가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모습이 보인다.)
**아린 (절규하며):** 할머니!!!

**10컷.**
(아린, 간신히 고개를 든다. 피투성이가 된 할머니의 얼굴. 그리고 그 주위에서 냉정하게 사람들을 끌고 가는 제국군 병사들. 아린의 눈동자에, 지금까지의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무력감, 분노, 슬픔… 모든 감정이 폭발하는 듯하다.)
**아린 (속으로):** 이건… 아니야. 절대로… 이대로 끝낼 수 없어.

**[장면 4]**

**1컷.**
(밤. 잿빛 구역은 더욱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다. 제국군은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긴 상처와 폐허는 그대로다. 아린은 할머니의 시신 옆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핏자국이 선명한 할머니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아린 (떨리는 목소리로):** 할머니… 미안해요…

**2컷.**
(아린, 고개를 든다. 그녀의 눈은 이제 더 이상 두려움이나 슬픔이 아닌, 뜨거운 결의로 빛나고 있다.)
**아린 (속으로):** 나는… 살아남을 거야. 그리고…

**3컷.**
(그때, 어둠 속에서 그림자 하나가 아린에게 다가온다. 낡은 망토를 두르고 모자를 깊게 눌러쓴 사람. 잿빛 구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늙고 지친 노인의 모습이다.)
**노인 (쉰 목소리로):** 그만 울어라. 이 세상에 눈물은… 사치다.

**4컷.**
(아린, 놀라 고개를 돌린다. 노인은 한쪽 다리를 절며 아린의 곁에 쪼그려 앉는다. 그의 얼굴은 깊은 주름으로 가득하지만, 눈빛은 날카롭고 흔들림이 없다.)
**아린:** 당신은…

**5컷.**
(노인, 허리춤에서 낡은 가죽 주머니를 꺼낸다. 주머니 안에는 작은 목각 인형이 들어있다. 투박하게 깎인 사람 형상이다.)
**노인:** 이 인형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아느냐?

**6컷.**
(아린, 인형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평범한 인형처럼 보이지만, 왠지 모를 강렬한 기운이 느껴진다.)
**아린:** 그저… 인형 아닌가요?

**7컷.**
(노인, 희미하게 웃는다.)
**노인:** 이 인형은… 꺾이지 않는 풀뿌리 같은 거야. 발아래 짓밟혀도, 기어코 다시 솟아나는… 우리들의 희망.

**8컷.**
(클로즈업: 노인의 손목에 묶인 낡은 가죽 팔찌. 그 팔찌에는 방금 그 목각 인형과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다.)
**아린 (눈을 크게 뜨며):** 그 문양은…!

**9컷.**
(아린, 어릴 적 할머니에게 들었던 전설 같은 이야기를 떠올린다. 억압받던 자들이 비밀리에 모여 만든 저항의 상징….)
**아린 (속으로):** 설마… 진짜로 존재했던 거야?

**10컷.**
(노인, 아린에게 목각 인형을 건넨다.)
**노인:** 제국은 언제나 우리를 ‘쓸모없는 존재’라 불렀지. 하지만… 가장 약한 풀뿌리조차, 거대한 바위를 흔들 수 있단다.

**11컷.**
(아린, 인형을 받아든다. 차가운 나무의 감촉이 그녀의 손바닥에 닿는다. 그 인형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그녀의 심장을 강하게 울리는 듯하다.)
**아린 (결심에 찬 목소리로):** 저는… 무엇을 해야 하죠?

**12컷.**
(노인, 잿빛 하늘을 올려다본다. 비는 점점 거세지고, 폐허 위로 빗줄기가 쏟아진다.)
**노인:** 네가 가진 분노를, 두려워 말고 마주해라.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을 찾아. 우리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야.

**13컷.**
(클로즈업: 아린의 얼굴. 빗물과 눈물이 뒤섞여 흐르지만, 그녀의 눈은 이제 굳건한 의지로 가득하다. 손에 쥐어진 목각 인형이 그녀의 새로운 길을 밝히는 듯하다.)
*내레이션 (아린의 목소리):* 잿빛 하늘 아래, 비가 내렸다. 그리고 그 빗속에서… 나는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