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판타지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숨을 들이쉴 때마다 쇳가루 섞인 재가 폐부를 긁는 듯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를 천장에서 떨어지는 가느다란 빛줄기는, 먼지로 가득한 이 잿빛 세상을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었다. 강준은 녹슨 철근이 삐져나온 벽을 손으로 짚으며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다. 낡은 작업화 밑창으로 부스러지는 유리 조각과 잔해들의 파편이 느껴졌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은 한때는 튼튼했을 소방 도끼였지만, 이제는 날이 무뎌지고 손잡이 부분이 너덜너덜한 천 조각으로 덕지덕지 감긴 흉물스러운 무기에 불과했다.

배는 이미 한참 전에 아우성을 멈춘 지 오래였다. 그저 무겁고 텅 빈 기분만이 속을 지배할 뿐이었다. 며칠째 제대로 된 것을 삼키지 못했다. 버려진 공장의 지하실에 숨어든 것은 어쩌면 희망 때문이었다. 오래된 통조림이라도 하나 건진다면, 그래서 며칠이라도 더 버틸 수 있다면. 폐허 속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는 종이처럼 얇고 쉽게 찢기는 존재였다.

갑자기, 저 안쪽 어둠 속에서 낮은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준은 즉시 몸을 낮췄다.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이 폐허에 남아있는 것들은 거의 모두가 이성을 잃은 짐승이거나,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었다. 둘 중 어느 쪽이든, 그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소방 도끼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갔다. 땀이 배어 축축한 손잡이가 헛돌지 않도록 더 강하게 움켜쥐었다.

“크르륵…”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어둠 속에서 붉은 눈 두 개가 번뜩였다. 일반적인 쥐라고 하기엔 너무나 거대하고, 움직임은 기괴할 정도로 빨랐다. 변이된 생명체. 사람들은 그것들을 ‘시궁쥐’라고 불렀다. 놈들은 인간이 버린 오물과 방사능에 찌들어 기형적으로 커졌고,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은 콘크리트마저 뚫을 기세였다.
강준은 숨을 죽였다. 한 마리가 아니다. 움직임을 감지한 건지, 놈들의 붉은 눈이 사방에서 번뜩이기 시작했다. 녹슨 철근 사이, 부서진 벽돌더미 틈새, 그리고 저 안쪽 캄캄한 그림자 속에서. 열 마리는 족히 되어 보였다.

그는 벽 뒤로 몸을 바싹 붙였다. 도망칠 곳은 없었다. 이대로 물러서면 굶어 죽거나, 저놈들의 먹이가 될 뿐이었다.

‘젠장.’

강준은 이를 악물었다.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직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가 희미해져 갈수록, 그는 더 필사적으로 붙들었다.
선두에 있던 시궁쥐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녀석의 길고 날카로운 송곳니는 썩은 육포를 연상시켰다. 강준은 도끼를 휘둘렀다. 묵직한 타격음과 함께 녀석은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벽에 처박혔다. 그러나 놈들은 멈추지 않았다. 우르르 달려드는 그림자들. 발톱이 콘크리트 바닥을 긁는 소리가 온 지하실을 가득 채웠다.

강준은 발로 차고, 도끼를 휘두르며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그의 움직임은 거칠었지만 정확했다. 한 마리가 팔뚝을 스치고 지나갔다. 찢어진 옷 사이로 피가 배어 나왔다. 따끔한 통증이 정신을 더욱 맑게 했다. 그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싸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놈들은 수가 많았지만, 조직적이지 못했고, 강준은 오랜 시간 폐허에서 살아남은 베테랑이었다.

마지막 시궁쥐의 목을 도끼로 찍어내리자, 기괴한 숨통이 멎었다. 사방에 널린 변이된 쥐들의 시체와, 코를 찌르는 비린내. 강준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그는 찢어진 팔뚝을 대충 손으로 짚고는, 다시 희미한 희망을 찾아 어둠 속을 더듬었다. 손전등 빛이 흔들리는 폐허의 벽을 비추며 춤추듯 움직였다.
그리고 마침내, 벽 한쪽에 녹슬어 비틀어진 낡은 철제 캐비닛을 발견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시큼한 곰팡이 냄새와 함께 작은 철제 상자가 보였다. 손전등 빛을 비추자, 상자 위에는 희미하게 ‘비상 식량’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강준의 눈이 순간 빛났다. 메마른 입술이 희미하게 벌어졌다.

하지만 그 순간, 그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마치 거대한 짐승이 내쉬는 듯한 낮고 묵직한 진동이 발밑에서부터 느껴졌다. 진동은 점점 강해지더니, 멀리서 무언가 육중한 것이 끌리는 듯한 소리가 벽을 타고 울려 퍼졌다. 쿵, 쿵, 쿵. 불규칙하지만 지독히도 육중한 발소리였다.
그 소리는 마치 거대한 그림자가 폐허의 끝에서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 같았다.

강준은 철제 상자를 낚아채듯 움켜쥐었다. 그의 얼굴에 안도감 대신, 새로운 공포가 드리웠다.
“젠장… 또 뭐야.”
지상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낡은 캐비닛 문이 삐걱이며 다시 닫혔다. 어둠이 강준을 집어삼켰다. 그의 손에는 작은 희망이, 그리고 심장에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생존의 절박함이 들려 있었다. 지상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