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 제1장: 신부가 아닌 복수자가 되기로 결심한 밤

강별하는 휴대폰 화면을 노려봤다. 액정 속에는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행복하게 웃고 있는 두 남녀의 모습이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한 남자는 완벽하게 재단된 턱시도 차림이었고, 다른 여자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세상에 둘도 없이 완벽하게 어울리는 한 쌍. 지극히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문제는 그 남자가 강별하의 약혼자, 최준혁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강별하의 가장 친한 친구, 윤서린이었다.

별하의 손에서 휴대폰이 맥없이 미끄러져 떨어졌다. ‘쨍그랑’ 하는 소리가 고요한 방 안에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 바닥에 엎어진 액정 속에서 두 배신자의 웃음이 산산조각 났다. 그녀의 심장도 그렇게 갈기갈기 찢겨버린 듯했다.

입에서 쓴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 웃음은 이내 억눌렸던 울음과 뒤섞여 허공으로 흩어졌다. “하하… 흐윽… 흐흑…” 울음은 점차 서럽고 처절한 흐느낌으로 변해갔다. 별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지만, 찢어지는 듯한 비명 같은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통증으로 아우성쳤다.

별하는 믿었다.
자신에게는 완벽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열심히 일해 쌓아 올린 커리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야심 차게 준비한 건축 공모전 최종 프로젝트. 그리고 딱 3개월 뒤, 사랑하는 준혁과 함께 맞이할 꿈같은 결혼식.
그 모든 계획의 중심에는 늘 서린이 있었다.

“별하야, 네 아이디어 진짜 천재적이야! 이번 공모전 무조건 우승이야. 내가 옆에서 밤새도록 같이 도와줄게!”
서린은 별하의 어깨를 토닥이며 눈을 빛냈다. 따뜻하고 진심 어린 응원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준혁 씨, 우리 결혼하면 내가 직접 디자인한 집에서 살자. 평생 후회 없을 거야.”
“물론이지, 별하야. 네가 디자인한 집이라면 평생을 살아도 모자랄걸?”
준혁은 별하의 이마에 키스하며 달콤하게 속삭였다. 그의 눈빛엔 사랑이 가득했다.
서린은 별하의 옆에서 가장 큰 응원군이었다. 공모전 준비를 함께 밤새워 해주었고, 결혼 준비 과정에서도 친정엄마처럼, 때론 시어머니처럼 꼼꼼하게 챙겨주었다. 준혁은 항상 별하에게 “서린이 같은 친구가 옆에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야”라고 말했다.
별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녀는 두 사람이 자신의 삶에 내려온 가장 큰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세상은 온통 밝은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 축복은 저주였다.
며칠 전, 별하는 공모전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그녀의 프로젝트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친환경적인 콘셉트로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최종 PT를 마친 후, 그녀는 준혁과 서린에게 자랑스럽게 결과를 알렸다.
“나 거의 우승 확정이라는 분위기였어! 이제 최종 계약만 남았대!”
준혁은 그녀를 끌어안으며 진심으로 기뻐했고, 서린은 감격한 듯 눈물을 글썽이며 축하해주었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였다.
그날 밤, 별하는 행복에 겨워 잠 못 이루었다.

그 다음 날 아침이었다.
별하는 우연히 준혁의 태블릿PC를 켜게 되었다. 별 생각 없이 열어 본 그의 클라우드 폴더에서, 그녀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그녀의 공모전 최종 프로젝트 시안이 담긴 파일의 이름이 ‘윤서린_최종_FINAL’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준혁이 서린과 함께 찍은, 너무나도 행복한 셀카들이 수십 장 있었다. 둘의 시선과 손길에서 서로를 향한 사랑이 뚝뚝 떨어졌다. 둘은 마치 연인처럼 다정하게 어깨를 맞대고, 손을 잡고, 심지어 입술을 살짝 맞대는 사진까지 있었다.
별하의 숨이 턱 막혔다.
심장이 싸늘하게 식는 것을 느꼈다.
손을 덜덜 떨며 파일을 열었다. 내용은 별하의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하단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었다. ‘디자인 및 기획: 윤서린’.
머릿속이 하얘졌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
그 순간, 한 통의 메시지가 준혁의 태블릿으로 도착했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내 사랑 서린’.
[자기야, 나 지금 본사 계약하러 가! 드디어 우리가 해냈어! 얼른 프로젝트 끝나고 결혼 준비도 같이 하자!]
‘결혼 준비도 같이 하자’….
그 문장이 별하의 뇌리에 칼날처럼 꽂혔다.
가슴 속에서 차갑게 얼어붙었던 분노가 맹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준혁에게 전화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서린에게도 전화했다. 받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미 함께 있을 터였다. 별하의 인생을 부수러 가는 길에,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이며 손을 잡고 있을 터였다.
별하는 어둠 속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밤새도록 흐르는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배신감과 절망, 그리고 자신이 쌓아 올린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허무함이 그녀를 짓눌렀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지?’
‘왜… 나에게 이런 짓을….’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거짓이었음을 깨달았다. 친구의 미소, 연인의 사랑 고백, 심지어 미래를 약속하는 그 달콤한 속삭임까지. 전부 기만이었다. 그녀는 그들의 손에 놀아난 가장 어리석은 바보였다.
그렇게 몇 시간을 멍하니 앉아 있었을까.
창밖으로 동이 트기 시작했다. 붉은 여명이 창문을 넘어와 어둠을 조금씩 밀어냈다. 어둠 속에서 모든 것을 잃은 채 울고 있는 별하를 비추듯, 차가운 새벽 공기가 그녀의 뺨을 스쳤다.
별하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퉁퉁 부은 눈은 거울 속에서 낯선 사람의 것이었다. 하지만 그 낯선 눈빛 속에서, 무언가 차갑고 단단한 것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더 이상 울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바보처럼 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파괴한 두 사람에게 똑같이 되갚아주리라 다짐했다. 정확히, 그들이 자신에게서 빼앗아 간 것을 돌려받고, 그들이 누리고 있는 것들을 부숴버리리라.

별하의 손이 차가운 휴대폰 액정을 조심스럽게 쓸었다. 깨진 화면 속에서 여전히 준혁과 서린의 조각난 웃음이 보였다.
그녀는 차갑게 속삭였다.
“윤서린, 최준혁… 너희가 내게서 빼앗아 간 모든 것. 그거 전부… 내가 다시 찾아올 거야.”
그리고 그들에게서 빼앗을 것들이 한 가지 더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행복’이었다.
별하의 입가에 섬뜩하리만큼 싸늘한 미소가 번졌다.
이제 강별하는 더 이상 순진하고 착한 신부가 아니었다.
그녀는 가장 잔인하고 아름다운 복수자가 될 참이었다.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