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툴루 신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웹툰 에피소드 대본: 그림자 제국의 새벽

**장르:** 크툴루 신화, 다크 판타지

**제목:** 에피소드 1: 굶주린 심연의 메아리

**로그라인:** 부패한 제국의 폭정 아래 신음하던 백성들은 마지막 희망마저 짓밟히자, 금지된 옛 존재들의 그림자를 더듬어 절규의 반격을 시작한다.

### **장면 1**

**[배경]**
밤. 메마른 대지 위, 허물어져 가는 흙벽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고요한 들’ 마을. 하늘에는 섬뜩하리만큼 거대한 핏빛 달이 떠 있다. 마을 사람들의 얼굴은 그림자처럼 야위고 생기 없다. 간간이 들려오는 기침 소리, 신음 소리만이 밤의 정적을 깨뜨린다.

**[지문]**
메마른 들판을 가로지르는 찬 바람이 후줄근한 옷가지를 파고든다. 멀리 제국 수도 ‘아르카디아’의 첨탑들이 달빛 아래 검은 이빨처럼 솟아 있다.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들은 이 작고 가난한 마을의 어둠을 더욱 깊게 만든다. 마을 중심의 유일한 우물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사람들의 눈동자에는 포기만이 가득하다.

**[캐릭터]**
* **강산 (20대 중반, 남):** 억센 몸과 날카로운 눈빛을 지닌 청년. 마을에서 몇 안 되는 건장한 사내.
* **할머니 옥례 (70대, 여):** 깊은 주름만큼이나 오래된 지혜를 가진 노파. 늘 낡은 목걸이를 만지작거린다.
* **동진 (7세, 남):** 뼈만 앙상한 어린 소년. 강산의 조카.

**[대사]**

**강산:** (작게 읊조리듯) …또 아무것도 없네.

**[지문]**
강산이 우물 바닥을 내려다본다. 갈라진 진흙만이 그의 실망감을 대변한다.

**할머니 옥례:** (기침하며, 강산의 곁으로 다가온다) 너무 기대하지 말거라, 강산아. 이 땅은 이미… 썩어버렸으니.

**강산:** (옥례를 부축하며) 할머니, 이렇게 나오시면 안 됩니다. 밤공기가 차가워요. 동진이는요?

**할머니 옥례:** (쓸쓸한 미소) 아직 잠 못 들고 칭얼거리는구나. 배가 고파서 그런 것을…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이 늙은이만 죄스럽다.

**[지문]**
강산의 시선이 동진이 누워있는 움막으로 향한다. 가느다란 신음 소리가 새어 나온다. 강산의 주먹이 저절로 쥐어진다.

**강산:** (이글거리는 눈빛) 제국 놈들… 우리의 피를 빨아먹고 저들만 배불리 살고 있습니다. 매번 공물이라는 이름으로 곡식을 털어가고, 젊은이들은 강제로 징집해 어디론가 끌고 가 버리니…

**할머니 옥례:** (강산의 손을 잡으며) 분노는 독이 될 뿐이다. 그들의 힘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거대하단다. 저 아르카디아의 흑색 첨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니.

**강산:** (의아한 듯) 무슨 말씀이세요, 할머니?

**할머니 옥례:** (하늘의 핏빛 달을 올려다보며) 아주 먼 옛날… 이 땅에 인간의 시대가 오기 전부터 존재하던… 잠들지 않는 어둠이 있단다. 제국은 그 어둠에 기대어, 혹은 그 어둠을 이용해 이 모든 권세를 누리고 있지. 저들의 부와 권력은… 깨끗한 것이 아니야.

**[지문]**
옥례의 목소리에서 기이한 서늘함이 묻어난다. 강산은 그런 할머니의 말이 터무니없게 들리면서도, 동시에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컷 전환]**

### **장면 2**

**[배경]**
새벽녘. 고요한 들 마을 어귀. 흙먼지를 일으키며 제국 군사들의 마차가 들이닥친다. 마차는 낡고 삐걱거리지만, 그 뒤를 따르는 병사들의 모습은 으스스하게 위압적이다. 그들은 검은 갑옷을 입고, 늑대 문양이 새겨진 깃발을 들고 있다. 선두에는 얼굴에 흉터가 가득한 제국 장교, ‘레온’이 서 있다.

**[지문]**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움츠러든다.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리고, 어른들은 고개를 숙인다. 강산은 분노를 삭이며 맨 앞에 선다. 옥례는 강산의 옆에서 낡은 목걸이를 움켜쥔다.

**[대사]**

**레온:** (말에서 내리며, 오만한 미소) 여봐라, 고요한 들 백성들이여! 제국의 은혜로운 섭리 아래 안녕한가!

**[지문]**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정적만이 흐른다. 레온의 미소가 굳어진다.

**레온:** (날카로운 목소리) 감히 제국의 은총에 답하지 않느냐! 총독부에서 명하신 공물 수거의 날이다. 작년보다 두 배의 곡물과, 건장한 젊은이 열 명을 차출해 아르카디아로 보낼 것이다! 어서 내놓아라!

**마을 사람 1:** (떨리는 목소리) 장교님… 저희에게는 더 이상 남은 것이 없습니다. 우물은 마르고, 밭은 황폐해졌습니다. 곡물은커녕, 내일 먹을 양식도 없습니다…!

**레온:** (비웃음) 허튼소리! 제국은 너희의 게으름까지 책임지지 않는다. 당장 내놓지 않으면…

**[지문]**
레온이 손짓하자 병사들이 마을 사람들을 에워싼다. 공포에 질린 비명이 터져 나온다.

**강산:** (앞으로 나서며) 이보시오, 장교! 이건 너무한 처사요! 살아갈 최소한의 희망마저 빼앗는다면, 우리는…!

**레온:** (강산을 노려보며) 네놈이 감히 황명을 거역하려는 것이냐! 말해두지만, 제국의 자비는 한계가 있다. 우리에게 반항하는 자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맛보게 될 것이다.

**[지문]**
레온의 눈빛이 섬뜩하게 번뜩인다. 그의 흉터가 꿈틀거리는 것 같다. 병사들이 강산을 붙잡으려 달려든다.

**강산:** (몸을 피하며 소리친다) 감히 제국이 백성을 이렇게 몰아붙일 수 있단 말인가!

**레온:** (비웃음) 제국은 할 수 있다. 이 모든 대지는 황제 폐하의 것이고, 너희의 목숨 또한 폐하의 것이다. 자, 어서 곡식을 찾아내고, 젊은이들을 끌어내라!

**[지문]**
병사들이 마을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여기저기서 절망적인 외침과 울음소리가 들린다. 한 병사가 동진의 움막으로 들어간다.

**할머니 옥례:** (비명처럼) 안 돼! 거기에는… 어린아이밖에 없단다!

**[지문]**
병사가 동진을 끌어내려 한다. 동진은 영양실조로 비틀거리며 힘없이 쓰러진다. 그 옆에 작은 자루 하나가 놓여 있다. 병사는 그 자루를 발견하고는 흡족한 듯 미소 짓는다. 그 자루 안에는 마지막 남은, 곰팡이 핀 감자 몇 알이 들어있다.

**병사:** 쳇, 겨우 이런 것뿐인가. 이젠 아이들 몫까지 숨겨두는군!

**강산:** (눈이 뒤집힌 듯 달려든다) 그건 안 돼! 동진이의… 동진이의 마지막 양식이다!

**[지문]**
강산이 병사를 밀쳐내고 감자 자루를 지키려 한다. 레온이 이를 보고 냉소를 짓는다.

**레온:** (손짓하며) 저 건방진 놈을 끌어내라! 그리고 저 자루도 압수해. 제국에 반항한 대가로, 그 아이는 오늘부터 굶어 죽을 것이다!

**[지문]**
병사들이 강산을 무자비하게 제압한다. 강산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감자 자루는 빼앗긴다. 동진은 기침하며 아픔에 몸부림치고, 옥례는 절규한다.

**강산:** (피를 토하며) 제국… 이 빌어먹을 제국 같으니!

**[지문]**
강산의 시야가 흐려진다. 그때, 옥례가 강산의 눈앞으로 손을 뻗는다. 그녀의 손에 들린 낡은 목걸이의 가운데 박힌 어두운 색의 돌이 섬뜩하게 빛을 뿜는 것 같다. 강산의 의식 속으로, 오래된 속삭임들이 파고든다.

### **장면 3**

**[배경]**
밤. 마을 외곽, 오래된 신단처럼 보이는 돌무덤 주위. 몇몇 마을 사람들이 강산 주위에 모여 있다. 모두 침통하고 결의에 찬 얼굴이다. 달은 더욱 붉게 물들어 있다.

**[지문]**
강산은 멍한 표정으로 옥례가 건넨 낡은 목걸이를 쥐고 있다. 목걸이의 돌에서 미약하게 어둠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환영이 보인다. 동진의 굶주린 모습, 마을 사람들의 절규, 레온의 비웃음이 강산의 머릿속을 맴돈다.

**[대사]**

**강산:** (낮고 떨리는 목소리) …우리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어. 더 이상 빼앗길 것도 없어.

**마을 사람 2 (여):**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 강산님? 저들은 하늘을 찌르는 철벽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마을 사람 3 (남):** 그래요. 칼 한 자루 제대로 쥘 힘도 없는 노인과 아이들뿐인데…

**[지문]**
강산이 고개를 든다. 그의 눈은 더 이상 절망에 물들어 있지 않다. 대신, 섬뜩한 결의가 이글거린다.

**강산:** (강한 어조로) 우리가 싸울 수 있는 것은… 그들의 힘이 아닌, 그들이 잊고 있던 힘이다.

**[지문]**
강산은 옥례가 건넨 목걸이를 꽉 움켜쥔다. 목걸이의 돌에서 희미하게 검은 기운이 피어나는 듯하다.

**강산:** (할머니 옥례를 바라본다) 할머니, 그 오래된 이야기가… 진실이라면. 제국의 힘이 ‘검은 심연’에서 왔다면… 우리는 그 심연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할머니 옥례:** (고요한 눈빛으로 강산을 바라보며) 너의 안에… 그 어둠의 그림자를 보았느냐? 조심하거라, 강산아. 그 그림자는 양날의 검이니. 자칫하면 너 자신마저 집어삼킬 것이다.

**[지문]**
옥례의 목소리에는 경고와 함께 깊은 슬픔이 섞여 있다.

**강산:** (비장하게) 이미 우리 모두는 집어삼켜지고 있습니다. 산 채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차라리… 저들의 어둠을 깨워, 우리 스스로를 태울지언정… 이대로는 죽을 수 없습니다!

**[지문]**
강산이 돌무덤 위에 손을 얹는다. 돌무덤 틈새로 기이한 형상의 문자들이 희미하게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그것은 오래된 비문, 잊혀진 존재들의 언어이다.

**강산:**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며) 여러분, 제국은 우리가 무지하고 나약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고통은 저들의 탐욕보다 깊고, 우리의 분노는 저들의 오만보다 뜨겁습니다. 우리는 가진 것이 없지만, 잃을 것 또한 없습니다! 이제 더 이상 짓밟히지 않을 것입니다.

**[지문]**
강산의 말에 마을 사람들의 눈동자에도 서서히 불꽃이 피어오른다. 두려움 속에서도, 그들은 처음으로 희망의 불씨를 본다.

**마을 사람 2:** (작게) 그럼… 무엇을 해야 합니까?

**강산:** (결연한 표정으로) 우리가 잊었던 옛 지혜를 더듬어, 저들의 발톱 밑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그들이 이용하던 어둠을… 이제 우리가 움켜쥘 차례다. 심연의 끝에서… 우리는 해답을 찾을 것이다!

**[지문]**
강산이 든 목걸이의 돌에서 검은 빛이 더욱 강렬하게 뿜어져 나온다. 그 빛은 마을 사람들의 지친 얼굴을 비추며, 그들의 그림자를 거대하게 드리운다. 마치 잠든 거대한 존재가 서서히 눈을 뜨는 듯한 기운이 마을 전체를 감싼다.

**[효과음]**
콰아아아앙-! (먼 곳에서 들리는, 거대한 심장이 뛰는 듯한 둔탁한 소리)
쉬이이이익… (어둠 속에서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

**[지문]**
하늘의 핏빛 달이 더욱 짙은 붉은색으로 타오르고, 그 빛이 강산과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 섬뜩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강산:** (이를 악물고) 심연이 우리를 부른다…!

**[엔딩 크레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