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탐험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차가운 습기가 피부에 달라붙었다. 지하 수백 미터, 망자의 심장부라 불리는 던전의 가장 깊은 곳. 이곳은 빛 한 조각 허락되지 않는 영원한 어둠과 죽음의 냄새로 가득했다. 강한은 축축한 바닥을 묵묵히 밟아 나갔다. 그의 눈은 어둠에 완전히 적응해, 희미하게 빛나는 마력석의 불빛만으로도 주변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그날의 배신이 그에게 남긴 유일한 선물이었다.

낡았지만 굳건한 가죽 갑옷 아래로 단련된 근육이 꿈틀거렸다. 한 손에는 부러진 단검, 다른 한 손에는 직접 제작한 투박한 갈고리 사슬이 들려 있었다. 더 이상 화려한 마법이나 정교한 장비는 없었다. 그 대신, 그는 오직 생존을 위한 본능과 뼈에 사무치는 증오로 무장했다.

‘이진호… 너를 찾을 때까지, 나는 죽지 않는다.’

콰드득! 척추가 뒤틀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해골 전사가 어둠 속에서 튀어나왔다. 텅 빈 눈구멍에서는 불길한 붉은빛이 번뜩였고, 녹슨 양손 도끼가 강한의 머리를 향해 맹렬히 쇄도했다. 평범한 모험가라면 이미 심장이 얼어붙어 제자리에 얼어붙었을 상황. 하지만 강한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의 움직임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도끼날이 스쳐 지나가는 찰나, 강한은 몸을 틀어 옆으로 회피하며 해골 전사의 팔목을 잡았다. 이어진 것은 투박한 갈고리 사슬의 정교한 움직임이었다. 철컥! 갈고리가 해골 전사의 목뼈에 정확히 박히며 팽팽하게 당겨졌다.

“크아아악…!”

해골 전사의 턱뼈가 격렬하게 떨렸지만, 고통을 느끼는 존재는 아니었다. 강한은 사슬을 고정하고는, 부러진 단검을 뽑아 들었다. 단검의 날카로운 끝이 해골 전사의 빈약한 늑골 사이로 파고들었다. 두 번, 세 번, 망설임 없는 찌르기가 이어졌다. 단순히 힘으로 부수는 것이 아닌, 구조의 약점을 파고드는 정교한 공격. 마침내 해골 전사의 중심을 지탱하던 척추가 부서지며, 그 거대한 몸체가 굉음과 함께 바닥에 흩어졌다. 어둠 속으로 다시 침묵이 찾아왔다.

강한은 흐트러진 숨을 고르며 바닥에 흩어진 뼛조각들을 응시했다. 저 허망한 최후… 마치 그날의 자신을 보는 듯했다.

‘진호야, 우리는 가족이잖아. 뭘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

환청처럼 귓가를 스치는 과거의 목소리. 그 순간의 섬뜩한 미소와 등 뒤를 꿰뚫던 냉기. 심장이 다시 싸늘하게 조여드는 것을 느꼈다. 그 고통이 그를 살아있게 하는 유일한 감각이었다.

강한은 시선을 돌려 주변을 살폈다. 해골 전사가 숨어있던 바위 틈새, 어딘가 인위적으로 깎인 듯한 흔적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 희미하게 박혀있는 작은 은빛 조각. 강한은 그것을 주워 올렸다. 차가운 금속의 감촉. 익숙한 문양.

‘이건… 진호의 파티가 사용하던 방패 장식…!’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분명 그날 던전 심층부에서 모두 죽었다고 했건만. 그들이 여기 있었다. 살아 있었다.

그들은 강한을 버리고 탈출했을 뿐만 아니라, 이 던전을 다시 찾아왔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 강한의 머릿속이 빠르게 회전했다. 이진호는 평소 던전의 ‘핵심’에 집착했다. 그가 언급했던 ‘절대적인 힘을 얻을 수 있는 고대의 유물’… 설마 그 유물을 찾아 여기까지 온 것인가? 복수심에 타오르던 눈동자에 새로운 불꽃이 일었다. 목표가 명확해졌다. 그들은 분명 더 깊은 곳으로 향했을 터.

강한은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이전보다 더욱 빠르고, 더욱 냉정하게. 은빛 조각이 이끄는 대로, 희미하게 남은 그들의 흔적을 쫓았다. 바닥에 찍힌 발자국, 벽에 긁힌 자국, 그리고 미약하게 남아있는 마력의 잔향까지. 이진호의 파티는 분명히 이 길을 지나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어둠 속에 작은 틈새가 보였다. 그곳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고, 멀리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한은 숨을 죽이고 틈새에 바짝 다가섰다. 심장이 거칠게 요동쳤다. 흥분? 분노? 아니, 그것은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먹잇감을 향한 사냥꾼의 본능이었다.

틈새 너머로 보이는 풍경. 거대한 원형 공간의 중앙에 익숙한 뒷모습이 서 있었다. 이진호. 변함없이 위풍당당한 모습. 그의 옆에는 그때의 파티원들이 굳건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거대한 제단이 솟아 있었고, 그 위에는 음산한 기운을 내뿜는 검은 수정이 놓여 있었다.

‘그래, 이거였군. 너희가 나를 버리고 얻으려 했던 것.’

강한의 손아귀에 쥐어진 부러진 단검이 더욱 날카롭게 빛났다. 그의 입술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기다려라, 이진호. 내가 너에게 보여줄 지옥은, 네가 나에게 선사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잔혹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