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들불의 서곡>

### **프롤로그: 검은 그림자**

**장면:** 짙푸른 새벽,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스름한 시골 마을 ‘청봉골’.
**묘사:**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무거운 짐수레들이 줄지어 간다. 수레를 끄는 것은 지친 표정의 농민들.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어깨에 맨 밧줄은 살갗을 파고든다. 수레 위에는 잘 영근 곡식 가마니들이 가득하다. 그 옆을 삼엄한 표정의 제국 병사들이 갑옷의 쇠사슬을 부딪치며 감시한다. 병사들의 투구는 새벽 햇빛을 받아 차갑게 번뜩인다. 아이들은 불안한 눈으로 부모의 옷자락을 잡고 서 있다.

### **에피소드 1: 핏빛 수확**

**[1컷]**
**배경:** 청봉골의 황량한 들판. 한낮의 작열하는 태양이 땅을 갈라놓을 듯 내리쬐고 있다.
**인물:** 건장한 체격의 젊은 농부, 강하(强河). 등에는 지게가 얹혀 있고, 온몸이 땀으로 번들거린다.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지만, 눈빛은 형형하게 살아있다. 그는 낫으로 거친 잡초를 베어내고 있다. 주변에는 다른 농부들이 힘겹게 곡식을 수확하고 있다. 모두 지쳐있다.

**내레이션 (강하):**
…몇 년째였더라. 황실의 ‘풍요의 징수’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이 땅의 모든 것이 빨려 들어갔지. 그들은 우리가 흘리는 땀을 물처럼 쓰고, 우리가 거두는 모든 것을 제 것으로 여겼다.

**[2컷]**
**배경:** 강하가 잠시 허리를 펴고 멀리 마을 어귀를 바라본다.
**인물:** 마을 어귀에 먼지를 일으키며 나타나는 제국군 척후대와 이들을 호위하는 수십 명의 병사들. 그들의 깃발에는 거대한 용 문양이 새겨져 있다.
**효과음:** (멀리서 들리는 말발굽 소리) 타그닥, 타그닥…

**농부1 (땀을 훔치며):**
저, 저것 보게… 또 왔어.

**농부2 (절망적으로):**
아니, 저번 달에 이미 다 걷어가지 않았나? 이제 정말 씨앗도 없어…

**[3컷]**
**배경:** 척후대장, 진충(陳忠)이 말을 타고 성큼성큼 다가온다. 그의 얼굴은 날카롭고 오만함으로 가득하다. 그의 갑옷은 새것처럼 번쩍인다. 진충의 뒤로 병사들이 위압적으로 줄지어 선다.

**진충 (높고 거만한 목소리로):**
이 미개한 농노들아! 어째서 아직도 이리 게으름을 피우고 있느냐! 황명을 받들어 ‘추가 징수’를 하러 왔다!

**[4컷]**
**배경:** 농부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터져 나온다. 일부는 절망에 무릎을 꿇고, 일부는 주먹을 꽉 쥐지만 이내 힘없이 늘어뜨린다. 강하는 낫을 쥔 손에 힘을 주며 진충을 노려본다.

**농부3 (겁에 질려):**
추, 추가 징수라니요! 각하! 이미 집안의 솥까지 가져가셨는데… 뭘 더 내어놓으란 말씀이십니까!

**진충 (말 위에서 비웃듯이):**
어허, 이놈이 황실의 자비로운 통치에 불만을 품는 것이냐! 너희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황은이 망극한 줄 알아야지!

**[5컷]**
**배경:** 진충이 채찍을 들어 한 노인 농부의 등짝을 후려친다. 노인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효과음:** 휘이이익! 철썩!

**노인 농부 (고통에 신음하며):**
크으윽…!

**진충 (냉혹하게):**
닥쳐라! 내 명을 거역하는 자는 그 누구라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6컷]**
**배경:** 강하의 눈동자에 분노의 불꽃이 타오른다. 쓰러진 노인은 강하의 할아버지였다. 강하는 낫을 움켜쥔 손이 하얗게 질리도록 힘을 준다.

**강하 (낮게 으르렁거리듯이):**
…할아버지!

**[7컷]**
**배경:** 진충의 시선이 강하에게 닿는다. 그는 강하의 불손한 눈빛을 보고 인상을 찌푸린다.

**진충 (경멸하듯):**
오호라, 이놈은 싹수가 노랗군. 저 시커먼 눈빛을 보게. 병사! 저 건방진 놈의 멱을 따서 본보기로 걸어라!

**[8컷]**
**배경:** 병사 두 명이 강하에게 달려든다. 강하는 망설이지 않는다. 그의 손에 쥐여 있던 낫이 번개처럼 움직인다.

**효과음:** 촤악! (낫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

**[9컷]**
**배경:** 병사 한 명이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낫의 날카로운 끝이 그의 어깨를 스쳤다. 강하의 동작은 농부의 그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고 정확했다. 나머지 병사가 움찔한다.

**강하 (분노에 찬 목소리로):**
더 이상 빼앗길 것도, 빼앗길 이유도 없다!

**[10컷]**
**배경:** 강하가 낫을 휘두르며 남은 병사를 제압한다. 그는 낫의 뭉툭한 부분으로 병사의 머리를 강타한다. 병사는 ‘흐억!’ 소리와 함께 고꾸라진다.
**효과음:** 퍽!

**진충 (경악하며):**
이런! 감히! 미친놈이로군! 모두 저놈을 죽여라!

**[11컷]**
**배경:** 수십 명의 병사들이 일제히 강하를 향해 달려든다. 그들의 칼날이 번쩍인다. 농부들은 비명을 지르며 흩어진다.

**[12컷]**
**배경:** 강하가 낫을 단단히 잡고 자세를 취한다. 그의 눈은 불꽃처럼 이글거린다. 그가 어린 시절, 산속에서 홀로 수련했던 아버지의 무술 동작들이 본능적으로 떠오른다.

**강하 (속으로):**
(아버지… 이 힘을 지금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13컷]**
**배경:** 강하가 병사들과 뒤엉켜 싸운다. 그는 농기구인 낫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힘을 넘어선 유려하고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으로 병사들을 제압한다. 낫은 그의 몸의 일부인 양 자유자재로 휘둘러진다. 한 명, 두 명… 병사들이 쓰러진다.

**효과음:** 챙! 콰앙! 휙!

**[14컷]**
**배경:** 싸움이 격렬해지는 와중, 멀리서 또 다른 한 무리의 병사들이 말을 타고 달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이들은 정규군처럼 잘 정돈된 대열을 갖추고 있다. 이들을 이끄는 이는 ‘탁영 (卓永)’ 장군이다. 그의 투구는 황금빛으로 번쩍이며, 위압적인 기운을 내뿜는다.

**진충 (안도하며):**
하하하! 탁영 장군께서 오셨다! 이제 저 미친 농노놈도 끝이다!

**[15컷]**
**배경:** 강하의 표정이 잠시 굳어진다. 그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저 모든 병력을 감당할 수 없음을 직감한다. 주변 농부들은 공포에 질려 도망치거나 숨어든다.

**[16컷]**
**배경:** 그때, 숲 쪽에서 날카로운 화살 한 발이 날아와 진충의 말 고삐를 끊어버린다. 말은 놀라 날뛰고, 진충은 말 아래로 떨어진다.
**효과음:** 쉬이익! 퍽!

**진충 (놀라 소리치며):**
크아악! 무슨 짓이냐!

**[17컷]**
**배경:** 숲 그림자 속에서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늙은 사냥꾼 ‘바위’. 낡았지만 튼튼해 보이는 활을 들고 있으며, 얼굴에는 수많은 풍파를 겪은 주름이 깊게 패여 있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다.

**바위 (낮게 읊조리듯):**
…더는 못 보겠다.

**[18컷]**
**배경:** 바위가 또다시 활시위를 당긴다. 이번에는 강하를 향해 달려드는 병사들의 투구 끈을 정확히 노려 끊어버린다. 병사들은 투구가 벗겨지며 당황한다.

**효과음:** 쉬이익! 착! 착!

**강하 (바위를 보며):**
바위 아저씨!

**바위 (강하에게 소리친다):**
강하! 이놈들 상대로 너 혼자 다 해먹으려다간 씨가 마를 게다! 어서 이 틈에 도망쳐라!

**[19컷]**
**배경:** 강하가 잠시 망설이지만, 이내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바위가 벌어준 틈을 타서 빠르게 숲 속으로 몸을 날린다. 병사들이 그 뒤를 쫓으려 하지만, 바위의 활솜씨에 번번이 발이 묶인다.

**탁영 (멀리서 강하를 발견하고):**
저놈을 놓치지 마라! 감히 황명을 거역하고 병사를 해친 죄! 만 리를 쫓아서라도 잡아들여라!

**[20컷]**
**배경:** 강하가 숲 속을 쏜살같이 달린다. 뒤에서는 병사들의 고함 소리와 탁영 장군의 호통 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한참을 달려 숲의 언덕에 오른다.
**인물:** 언덕 위에서 뒤를 돌아본 강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불길에 휩싸인 청봉골이었다. 병사들이 집집마다 불을 지르고 있었다. 연기가 하늘로 치솟는다.

**효과음:**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아아아악!

**[21컷]**
**배경:** 강하의 얼굴이 절망과 분노로 일그러진다. 그의 주먹이 단단하게 쥐어진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강하 (떨리는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다짐하듯이):**
…빼앗겼다. 모든 것을… 빼앗겼다. 하지만… 하지만 여기서 무릎 꿇을 수는 없어.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불의에 맞서 싸워야만 해.

**[22컷]**
**배경:** 강하의 눈빛이 더욱 굳건해진다. 불타는 마을을 뒤로 한 채, 그의 등 뒤로 석양이 붉게 물든다. 그의 주먹은 더욱 힘이 들어간다.

**강하 (절규하듯이):**
들불이 될 것이다… 이 썩어빠진 제국을 태워버릴… 들불이!

**내레이션 (강하):**
그날,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얻었다. 더 이상 빼앗기지 않을 이유와, 싸워야 할 명분을. 나의 피와 땀으로 일군 삶을 되찾기 위한, 기나긴 싸움의 서막이 시작된 것이었다.

**[마지막 컷]**
**배경:** 불타는 청봉골의 전경. 강하의 실루엣이 검게 드리워져 있고, 그의 눈은 붉게 타오르는 마을을 향해 있다. 그 위로 ‘들불’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진다.

**[에피소드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