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아파트의 밤은 늘 그랬듯 고요했다. 창밖으로는 저 멀리 도시의 불빛들이 점점이 박혀 있었고, 낡은 에어컨 실외기만이 낮은 진동음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이수아는 식탁에 홀로 앉아 스크롤을 내리던 손을 멈췄다. 늦은 시간, 부모님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늘 그렇듯, 혼자였다.

‘툭.’

작은 소리였다. 안방 쪽에서 들려온 것 같기도 하고, 거실 장식장 쪽에서 들려온 것 같기도 했다. 수아는 고개를 갸웃하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고양이를 키우는 것도 아니고, 바람이 들어올 틈도 없었다. 단순히 물건이 오래되어 저절로 떨어진 걸까.

잠시 귀를 기울였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별일 아니겠지, 애써 생각하며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이번에는 좀 더 선명한 소리가 들려왔다.

‘쨍그랑!’

주방에서 나는 소리였다. 유리잔이라도 깨진 걸까? 수아는 저절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모님이 혹시 미리 와 계신 건가 싶었지만, 현관은 조용했고 신발도 그대로였다. 심장이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

“누구… 없으세요?”

나직이 불러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텅 빈 침묵뿐이었다. 수아는 조심스럽게 주방으로 향했다.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켰다. 밝아진 주방은 깨끗했고, 아무것도 깨진 것이 없었다. 다만, 싱크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던 머그컵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 조각나 있었다. 컵 주변에는 물기 하나 없이 메마른 파편들이 흩어져 있었다.

“이게… 어떻게…”

수아의 등골로 섬뜩한 한기가 스며들었다. 분명히, 컵은 싱크대 위에 있었다. 누가 던진 것도 아니었다면, 저절로 떨어졌다는 말인가? 심장이 불규칙하게 요동쳤다. 머릿속으로 온갖 괴담과 공포 영화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갑자기 식탁 위 휴대폰에서 ‘띠링’ 하는 알림음이 울렸다. 수아는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새 불안감에 휴대폰조차 무섭게 느껴졌다. 휴대폰 화면에는 엄마에게서 온 메시지가 떠 있었다. ‘오늘 아빠랑 늦을 거야. 혼자 저녁 먹고 일찍 자.’

안심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었다. 집에 완전히 혼자였다.

‘스윽… 스윽…’

이번에는 거실 쪽에서 끌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마치 누군가 무거운 것을 끌고 가는 소리 같았다. 수아는 컵 파편들을 치울 생각도 하지 못하고, 굳은 채로 거실을 응시했다. 거실의 스탠드 불빛이 쥐 죽은 듯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리고는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완전히 나가버렸다.

갑작스러운 어둠에 수아는 비명을 삼켰다. 휴대폰 플래시를 켜려 했지만, 손이 덜덜 떨려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주위는 온통 어둠에 잠겼고, 아까 그 ‘스윽… 스윽…’ 하는 소리가 훨씬 더 가깝게 들려오는 듯했다.

‘끼이익…’

안방 문이 천천히 열리는 소리. 수아의 심장이 발밑으로 곤두박질쳤다. 분명히 잠그고 나왔던 문이었다. 공포가 목구멍을 틀어막았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눈만 크게 뜨고 어둠 속 안방 문을 응시할 뿐이었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안방 문 안쪽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차가운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상황에서, 수아는 본능적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며칠 전 친구에게서 선물 받은 작은 수정 목걸이. 별 의미 없는 장난감 같았지만, 지금은 그 조그만 차가운 감촉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목걸이를 쥐는 순간, 손바닥 안에서 미약한 진동이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어둠 속에 잠겨 있던 안방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번쩍이는 것을 보았다. 마치 먼지가 춤추듯, 작은 빛의 입자들이 피어나는 듯했다.

‘하… 연…’

낮고 음산한 속삭임이 귓가를 스쳤다. 수아의 이름과 한 글자 달랐지만, 섬뜩할 정도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같았다. 어둠 속에서 푸른빛이 일렁이는 안방 문틈 사이로, 거대한 검은 형체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뚜렷한 형태가 없었지만, 그 존재감만으로도 주위의 모든 공기를 집어삼키는 듯했다.

그리고 그 순간, 수아의 손에 쥐여 있던 수정 목걸이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푸른빛은 순식간에 수아의 온몸을 휘감았고, 차가웠던 수정은 뜨거울 정도로 열기를 뿜어냈다. 수아의 눈앞이 온통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몸속 어딘가에서 알 수 없는 힘이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꼈다. 공포는 여전했지만, 그 깊은 공포 속에서 잊고 있던 낯선 감각, 무언가에 맞서 싸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확신이 싹트기 시작했다.

눈앞의 검은 형체는 잠시 움찔하는 듯 보였다.

“감히… 이 몸을…”

섬뜩한 목소리가 이제는 분명히 들려왔다. 검은 형체가 어둠 속에서 손을 뻗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수아는 본능적으로 목걸이를 꽉 쥐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것은 이제 공포만의 떨림이 아니었다.

푸른빛이 수아의 몸에서 뿜어져 나와, 검은 형체를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형체는 괴이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그 비명은 단순히 고통의 비명이 아니었다. 마치 수아의 힘에 대한 조롱, 혹은 다음 공격을 위한 경고처럼 들렸다.

빛이 닿았던 안방 벽면에는 섬뜩한 핏자국 같은 검은 얼룩이 선명하게 남았다. 마치 그림자가 박힌 것 같았다. 수아는 땀으로 축축한 손으로 목걸이를 놓지 않았다. 이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 끔찍한 현상이 단순히 ‘폴터가이스트’라는 이름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검은 형체는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일그러지고 뒤틀린, 인간의 형상을 닮은 무언가. 그것은 수아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너는… 나를 막을 수 없어…”

그것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단순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온몸의 세포를 긁어대는 듯한 불쾌한 진동이었다. 수아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손에 쥔 목걸이의 푸른빛은 더욱 강렬해졌다.

“당신이 뭔데… 우리 집에…!”

수아의 목소리가 떨렸지만, 그 속에는 이전과는 다른 단단함이 실려 있었다.
검은 형체는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천천히 고개를 꺾었다.

그리고 아파트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굉음과 함께, 거실 창문이 산산조각 났다. 차가운 밤공기가 유리 파편들과 함께 수아의 얼굴을 스쳤다. 검은 형체의 그림자가 거실 전체를 뒤덮으며, 그 안에 갇힌 수아를 집어삼키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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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