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천무대회 결승 진출전.
천하제일 무대 위에선 강휘와 묵혈이 이미 숨 막히는 격전의 한가운데 있었다. 경기장의 거대한 돌기둥들은 두 고수의 맹렬한 기운에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울림을 토해내고 있었다.

강휘의 검은 유려한 강물 같았다. 흐르는 듯 꺾이고, 꺾이는 듯 흘러가며 묵혈의 난폭한 장법(掌法)을 튕겨냈다.

팟! 파팟!

강철과 강철이 부딪치는 듯한 섬광이 터져 나오고, 격렬한 진동이 무대를 뒤흔들었다. 강휘의 검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기(劍氣)는 마치 물줄기처럼 부드럽게 묵혈의 빈틈을 파고들었지만, 묵혈의 움직임은 예측 불가능한 짐승 같았다.

“크흐흐, 제법이구나. 유수검(流水劍)이라… 허나 네 유수는 거친 바다를 막을 수 없어!”

묵혈의 사악한 웃음소리가 무대 위에 낮게 깔렸다. 그의 두 손에서 검은 기운이 용암처럼 피어올랐고, 그 기운은 이내 거대한 검은 불꽃의 형상을 취하며 강휘를 향해 쇄도했다.

촤아아아아아!

‘흑염장(黑炎掌)!’

시커먼 불꽃의 파도가 강휘를 덮쳤다. 열기는 피부를 태울 듯 뜨거웠고, 그 속에는 심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냉기가 기묘하게 뒤섞여 있었다. 강휘는 빠르게 검을 회수하며 거대한 방패처럼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다. 검강(劍罡)이 푸른빛으로 빛나며 흑염장과 충돌했다.

콰아아앙!

귀청을 찢는 폭음과 함께 무대 위로 거대한 충격파가 터져 나갔다. 관중석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가, 이내 술렁거림과 탄식으로 가득 찼다. 흑염장의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강휘의 몸이 뒤로 밀려났고, 그가 선 자리에 거대한 균열이 지며 돌가루가 흩날렸다.

강휘는 겨우 자세를 바로잡았다. 검을 쥔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묵혈의 장력(掌力)은 무시무시했다. 단순히 힘만이 아니라, 내면에 도사린 사악한 기운이 몸의 순환을 교란하려 들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놈의 기운이 너무 강하다.’

강휘는 짧은 순간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묵혈의 기술은 마치 살아있는 악귀처럼 끈질기게 파고들었다. 눈앞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끼며 강휘는 이를 악물었다. 그의 내공(內功)이 전신을 훑으며 흐트러진 기운을 바로잡았다.

묵혈은 강휘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승기를 잡았다는 확신에 찬 미소를 지으며 그는 다시 한번 강휘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더욱 빠르고, 더욱 잔인한 움직임이었다.

휙! 콰직!

묵혈의 손톱이 날카로운 비수처럼 변하며 강휘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옷이 찢어지고 살갗에 피가 맺혔다. 강휘는 눈도 깜빡하지 않고 검을 휘둘러 묵혈의 공격을 쳐냈다. 그의 검은 여전히 유려했으나, 그 안에는 필사적인 각오가 서려 있었다.

“흐음, 끈질기군. 네놈의 심장도 저 돌덩이처럼 단단한가 보구나. 하지만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묵혈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강휘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의 시선은 마치 사냥감을 조롱하는 맹수의 그것과 같았다.

“네놈의 유수검, 아무리 흘러도 결국엔 썩은 물웅덩이에 갇힐 뿐이다. 나의 혈마신공(血魔神功) 앞에서는!”

묵혈은 갑자기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의 전신에서 붉고 검은 기운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마치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소리가 경기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스스스스…

묵혈의 주변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단순한 내공의 수준을 넘어, 주변의 모든 생명력을 빨아들이는 듯한 섬뜩함을 자아냈다. 관중석에서는 경악과 공포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저것은 사도(邪道)의 극에 달한 마공(魔功)이었다.

“강휘 공자! 물러서시오!”

심판으로 나선 백발의 문파 장로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러나 강휘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직 묵혈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묵혈의 눈동자가 피처럼 붉게 물들었다. 그의 입가에는 광기 어린 미소가 걸려 있었다.

“받아라! 혈마파천장(血魔破天掌)!”

묵혈의 두 손이 마치 거대한 피의 구슬처럼 변했다. 붉은 기운과 검은 기운이 뒤섞여 섬뜩한 빛을 내뿜더니, 순식간에 수십 개의 거대한 장풍(掌風)으로 변하여 강휘를 향해 날아들었다. 각각의 장풍은 마치 살아있는 악귀처럼 무시무시한 살기를 품고 있었다.

콰과광! 콰과광!

무대는 거대한 폭발에 휩싸였다. 강휘는 피할 틈도 없이 모든 장풍의 한가운데 갇혔다. 몸을 찢는 듯한 고통이 전신을 덮쳤고, 사악한 기운이 폐부를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이대로 쓰러질 수는 없다!’

강휘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버지의 얼굴, 스승님의 가르침, 그리고 이 무림의 평화…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의 검은 천하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었다.

강휘는 입술을 깨물었다. 피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몸속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던 어떤 힘이 격렬하게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고통 속에서 강휘의 검이 다시 한번 푸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더욱 깊고 맑은 빛이었다. 그의 온몸에서 검기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이게… 끝이라고 생각했나?”

강휘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지만, 그 안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의 발이 무대를 딛는 순간, 거대한 검기가 땅을 가르고 솟아올랐다.

촤르르르륵!

무대 전체가 강휘의 검기에 휩싸이는 듯했다. 묵혈의 피빛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저것은 분명히, 그가 알던 강휘의 유수검이 아니었다.

‘대체… 무슨 수작이지?’

묵혈의 등골에 차가운 전율이 흘렀다. 강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거대한 강물이 범람하여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듯한 기세였다.

강휘는 검을 비스듬히 치켜들었다. 그의 눈동자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그 안에는 오직 고요한 결의만이 가득했다. 그의 입에서 나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네놈의 피가 끓는 마공(魔功)에, 나의 검은… 흐르는 강물이 되어 모든 것을 씻어내리라!”

강휘의 검 끝에서 거대한 물줄기가 솟구쳤다. 그것은 더 이상 단순한 검기가 아니었다. 푸른색과 은색이 뒤섞인 거대한 용(龍)의 형상이었다. 용은 천장을 뚫을 듯한 기세로 솟아오르더니, 이내 거대한 폭포처럼 묵혈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이것은…!’

묵혈의 얼굴에서 여유로운 미소가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일말의 공포가 번지고 있었다.
눈앞에서 거대한 물의 용이 자신을 덮쳐오는 것을 본 묵혈은 순간적으로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그 기세는 감히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천무대회의 무대가 흔들렸다. 과연 이 일격으로 승부가 갈릴 것인가.
아니면 묵혈에게 또 다른 비기가 남아있는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거대한 물의 용이 묵혈을 향해 포효하며 쇄도했다.
그리고 그 순간, 묵혈의 입가에 섬뜩한 웃음이 다시 번졌다.
그의 붉게 물든 눈동자가 광기 어린 빛을 뿜어냈다.

“크하하하! 어리석은 놈! 네놈의 강물은 나의 바다를 메울 수 없다!”

묵혈의 손에서 또 다른 검은 기운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방금 전의 흑염장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차갑고도 거대한 암흑의 장막이었다.

두 고수의 모든 기운이 충돌하기 직전,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이 무대 위에 감돌았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경기장이 거대한 빛과 먼지에 휩싸였다.
누구도,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천하의 운명이 걸린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