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천재적인 한국인 작가, 여기 당신의 상상력을 자극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목:** 별의 심장, 금지된 멜로디 (Heart of the Star, Forbidden Melody)

**장르:** 메카 액션, 로맨스, SF

**로그라인:** 인류와 이종족 ‘아크리드’의 피로 물든 전쟁 속, 최정예 철기 파일럿 강하준은 치명적인 추락 현장에서 적대 종족의 존재 ‘시엘’과 마주한다. 증오와 공포를 넘어선 두 존재의 만남은 금지된 사랑의 씨앗이 되고, 그들의 선택은 우주 전체의 운명을 뒤흔들게 된다.

**[프롤로그]**

**장면 1: 우주, 치열한 전장 (시간: 밤)**

**[내레이션 (강하준)]**
나는 강하준. 인류 최정예 철기 파일럿. 녀석들은 우리를 ‘침략자’라 부르지. 우리는 녀석들을 ‘괴물’이라 욕했다. 끝없이 펼쳐진 전선, 피 끓는 전장에서 기계가 굉음을 토하고, 살점이 찢겨 나가는 지옥도. 그게 내가 아는 세상의 전부였다.

**(화면: 검은 우주를 가르는 수많은 인류의 우주 전함들. 거대한 메카, ‘철기(鐵機)’들이 붉은 광선을 뿜으며 적과 교전 중이다. 멀리, 푸른빛을 띠는 행성을 감싸는 거대한 링 콜로니의 불빛이 아득하다. 폭발의 섬광이 우주를 순간순간 밝힌다.)**

**(철기 내부 조종석. 강하준의 얼굴이 땀방울로 번들거린다. 그의 날카로운 눈은 스크린에 고정되어 있고, 능숙한 손은 조이스틱 위에서 춤을 추듯 움직인다. ‘발키리’라는 이름이 새겨진 그의 철기 ‘발키리 7’이 화면 한편에 강렬하게 비친다.)**

**[강하준 (무전, 거친 숨소리)]**
본부, 여기 발키리 7! 좌현 전방, 아크리드 신형 고속정 포착! 제 3소대, 산개! 망설이지 마라!

**(하준의 철기 ‘발키리 7’이 마치 거대한 새처럼 기민하게 기동한다. 주변 철기들이 그의 명령에 따라 완벽한 대형을 이루며 흩어진다. 거대한 고래를 닮은 듯한, 유기체 갑피로 뒤덮인 아크리드의 생체 전투함들이 붉은 에너지 포를 발사하며 끈질기게 덤벼든다.)**

**(쉴 틈 없는 전투. 철기들의 플라즈마포가 밤하늘을 수놓고, 아크리드의 생체함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기체 미사일들이 사방에서 폭발한다. ‘발키리 7’은 적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맹공을 퍼붓는다. 하준의 조종은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강하준 (내면)]**
젠장, 놈들의 수가 예상보다 훨씬 많아. 이건 단순한 정찰대가 아니야… 완벽한 매복이었군!

**(하준의 스크린에 경고음이 울린다. 후방 사각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아크리드 전투기가 그의 철기를 덮친다. ‘발키리 7’의 방어막이 붉게 번쩍이며 치명타를 알린다. 콕핏 내부에 경고등이 요란하게 깜빡인다.)**

**[시스템 (AI 음성)]**
경고! 후방 엔진 동력 80% 손실! 주동력원 치명적 손상! 긴급 착륙 모드 전환! 파일럿… 생존율 12%!

**[강하준 (크게 소리치며, 피 섞인 기침)]**
개자식들! 이 정도로는 날 못 죽여! 절대!

**(하준은 필사적으로 조종간을 당기지만, 철기는 이미 제어 불능 상태. 거대한 불덩이가 되어 대기권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강하준 (무전, 간신히)]**
본부! 여기 발키리 7, 대기권으로 진입한다! 좌표… 흐으윽… 젠장!

**(화면이 지직거리며 이내 끊긴다. 하준의 철기는 불타는 유성처럼 행성 표면으로 곤두박질친다. 그가 추락하는 행성은 인류에게 ‘미개척지’이자 ‘아크리드의 서식지’로 규정된 곳이었다. 한 번도 제대로 발을 디딘 적 없는, 금지된 땅.)**

**[내레이션 (강하준)]**
그때, 난 몰랐다. 내가 추락한 곳이 단순한 적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그곳은… 나의 모든 신념과 가치를 송두리째 뒤흔들 운명의 시작점이었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본편]**

**장면 2: 미지의 행성, 추락 현장 (시간: 낮, 이질적인 푸른 빛)**

**(지면에 깊게 박힌 하준의 철기 ‘발키리 7’. 여기저기 찢겨나가고 불에 그을려 본래의 위용을 잃었다. 거대한 기체의 잔해가 숲을 갈라놓았다. 숲은 낯선 색깔의 식물들로 가득하다. 보라색 덩굴, 형광 초록빛 이끼, 거대한 버섯 모양의 나무들이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기는 옅은 푸른 안개로 자욱하고, 멀리서 낯선 새들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철기 콕핏 내부. 강하준은 피를 흘리며 간신히 정신을 차린다. 헬멧의 HUD는 산산조각 나 있고, 몸은 여기저기 부러진 듯 쑤신다. 의식의 끈을 간신히 붙잡고, 손을 뻗어 비상 탈출 버튼을 누른다.)**

**(철기 한쪽 문이 ‘쉬이이익’ 소리를 내며 열린다. 하준은 기침하며 밖으로 나온다. 낯선 공기가 폐부를 찌른다. 폐허가 된 철기를 등지고 주위를 둘러본다. 그의 시야는 흐릿하다.)**

**[강하준 (힘겹게 중얼거린다)]**
젠장… 대체 여긴 어디지?… 통신은… 먹통인가.

**(손목의 통신 장치를 확인하지만, ‘신호 없음’ 메시지만 뜬다. 주변의 낯선 풍경에 그는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는 허리춤의 권총을 뽑아 들고, 절뚝이며 숲속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한쪽 팔이 축 늘어져 있다.)**

**(숲은 소름 끼치도록 고요하다. 풀벌레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 오직 하준의 거친 숨소리와 발소리, 그리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소리만이 울린다.)**

**[강하준 (내면)]**
놈들이 벌써 감지했을 텐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함정인가? 아니면…

**(문득, 그의 시선이 한곳에 멈춘다. 숲속 깊숙이 자리한 작은 연못가. 신비로운 푸른 빛을 내는 식물들 사이로, 한 존재가 웅크리고 있다. 마치 이 행성의 일부인 것처럼.)**

**(클로즈업: 하준의 눈이 커진다. 그는 권총을 단단히 쥔다. 본능적인 경고음이 머릿속을 스친다.)**

**[강하준 (내면, 경고음)]**
아크리드…! 이 행성의 괴물…!

**(하지만… 이상하다. 그 존재는 지금까지 그가 싸워왔던, 거칠고 흉포한 아크리드 전사들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푸른빛이 감도는 비늘 같은 피부, 길게 늘어진 은발, 그리고 등 뒤로 돋아난 투명한 날개 같은 구조물.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멍하니, 그리고 슬픈 듯이 바라보고 있다. 그 모습은… 경외로울 만큼 아름다웠다. 마치 전설 속 요정처럼.)**

**(그녀는 연약해 보였다. 등 뒤의 날개는 한쪽이 살짝 꺾여 있었고, 가녀린 어깨는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길을 잃은 나비처럼, 상처 입은 새처럼.)**

**[강하준 (내면)]**
…부상당했나?

**(하준은 잠시 망설인다. 그의 교육은 ‘모든 아크리드는 적이며,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눈앞의 이 존재는… 증오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연약한 생명체처럼 보였다. 괴물이라 부르기엔 너무나 인간적인 슬픔을 안고 있는 듯했다.)**

**(그녀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작은 떨림이 하준의 굳게 닫힌 심장을 파고든다.)**

**[강하준 (내면)]**
울고 있어…? 괴물이… 운다고? 거짓말인가?

**(그때, 그녀가 고개를 들어 하준을 본다. 크고 푸른 눈동자가 놀라움과 함께 깊은 슬픔을 담고 있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를 기다렸다는 듯, 혹은 그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그 시선은 하준의 내부 깊숙한 곳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녀의 시선이 하준의 얼굴에서, 그의 부러진 철기를 거쳐, 다시 그의 눈으로 돌아온다. 그 눈빛에 적의는 단 한 조각도 없었다. 오직 연민과 호기심, 그리고 옅은 고통만이 담겨 있을 뿐이었다.)**

**[강하준 (조심스럽게, 낮은 목소리로)]**
…너… 아크리드인가?

**(그녀는 하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분명 ‘슬픔’을 담고 있었다. 그녀는 가녀린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며 나지막이, 마치 노래하듯 속삭인다.)**

**[시엘 (이질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음성)]**
…시엘.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맑은 물방울이 부서지는 소리 같았다. 혹은 바람에 흔들리는 수정들의 속삭임 같았다. 하준은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권총을 내린다. 방아쇠를 당길 마음이 사라졌다.)**

**[강하준]**
시엘…? 그게 네 이름인가?

**(시엘은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녀의 움직임은 숲속의 바람처럼 부드러웠다. 그녀는 하준에게 한 발짝, 또 한 발짝 다가선다. 망설임 없는 걸음이었다.)**

**[강하준 (내면)]**
다가온다… 공격하려는 건가? 아니, 저 눈빛은…

**(시엘은 하준의 어깨에 난 상처를 발견한다. 그의 제복이 피로 얼룩져 있었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흔들린다. 슬픔과 함께, 깊은 연민이 그 안에 가득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손을 뻗어 하준의 상처에 가져다 댄다. 놀랍게도, 그녀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이 하준의 상처를 부드럽게 감싼다. 찢어졌던 피부가 다시 이어지고, 뼈마디가 제자리를 찾는 듯한 느낌. 고통이 거짓말처럼 가라앉는다.)**

**[강하준 (놀라서)]**
…뭐하는… 거야?

**(시엘은 아무 말 없이 하준의 상처가 아물어가는 것을 지켜본다. 그녀의 표정에는 깊은 걱정과 함께, 묘한 안도감이 서려 있었다. 상처가 완전히 아물자, 그녀는 손을 거둔다. 하준은 조심스럽게 팔을 움직여본다. 통증이 사라졌다. 상처는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강하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림)]**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시엘은 희미하게 미소 짓는다. 그 미소는 숲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어우러져 더욱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그녀는 다시 연못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곳에는 그녀의 거울 같은 모습이 비쳐 있었고, 그 옆에 하준의 얼굴이 흐릿하게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두 이질적인 존재의 얼굴이 나란히.)**

**[시엘 (작은 목소리로, 더듬더듬)]**
…전쟁… 끝나… 언제…?

**(하준은 깜짝 놀란다. 그녀가 인간의 말을 완벽하진 않지만,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에. 심지어 자신의 감정까지 읽는 듯한 물음이었다.)**

**[강하준]**
네가… 인간의 말을? 어떻게…?

**[시엘]**
…조금… 들려… 마음의… 소리… 고통의… 울림…

**(하준은 혼란스럽다. 그녀는 단순히 ‘적’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와 소통하고, 그를 이해하려 하며, 심지어 치유까지 해주는 존재였다. 그가 평생을 증오하고 싸워왔던 ‘괴물’의 정의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강하준 (내면)]**
이게… 대체… 뭘까. 내가 아는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야. 저 푸른 눈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보고 있어.

**(시엘은 하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 속에서, 우주의 모든 슬픔이 응축된 것 같은 깊이를 느낀다. 오래된 상처와 끊임없는 비극의 흔적.)**

**[시엘]**
…너도… 아파…?

**(하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질문들이 터져 나오려 했다. ‘우리는 왜 싸우는가?’, ‘정말 녀석들이 괴물인가? 아니면… 우리가 괴물인가?’.)**

**[강하준 (조용히, 그녀의 눈을 피하지 않고, 진심을 담아)]**
…그래. 나도… 아파. 매일… 매 순간.

**(시엘은 하준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는다. 그녀의 손은 차갑고 부드러웠다. 두 종족의 손이, 증오의 벽을 넘어 처음으로 맞닿은 순간이었다.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때, 멀리서 ‘쿠구궁… 쿠구구궁…’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지면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하준의 통신 장치가 잠시 ‘지직’거리는 소음을 낸다. 구조 신호인가? 아니면… 더 큰 위험인가?)**

**[강하준 (급히 손을 놓고 경계하며)]**
무슨 소리야?… 젠장, 인류 구조대인가? 아니면… 아크리드 증원군인가?

**(시엘의 얼굴에 불안감이 스친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하준을 바라본다.)**

**[시엘]**
…위험해… 너… 가야 해…

**[강하준]**
위험? 뭐가? 네 종족이 오는 건가? 공격하려는 건가?

**(시엘은 고개를 젓는다. 그녀의 시선은 숲 너머, 연못 반대편을 향한다. 그곳에서 어둠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숲의 모든 생명체가 침묵하는 듯한 기괴한 정적.)**

**[시엘]**
…그들… 아니야… 이 행성의… 어둠… 원시의… 분노…

**(하준은 시엘이 가리키는 방향을 본다. 거대한 그림자가 숲을 잠식해 들어오는 것이 느껴진다. 그것은 아크리드도, 인류의 병기도 아니었다. 훨씬 더 오래되고, 원초적이며, 압도적인 위협의 기운이었다. 본능이 경고를 외친다.)**

**[강하준 (내면)]**
이 행성에… 또 다른 위협이 있다고? 시엘의 종족마저 두려워하는 존재?

**(시엘은 하준의 손을 다시 잡고, 그의 시선을 자신의 눈에 고정시킨다. 그녀의 눈빛 속에서 결연한 의지와 함께, 애절한 작별의 예감이 스쳐 지나간다.)**

**[시엘]**
…살아… 남아야 해… 하준…

**(그녀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하준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낀다. 그녀는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아는 걸까? 이미 자신의 마음을 읽었단 말인가?)**

**(시엘은 하준의 손에 작은 보라색 수정 조각을 쥐여준다. 수정은 은은하게 푸른빛을 발하고 있었다. 손에 닿자마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시엘]**
…이것이… 널… 지켜줄 거야… 우리의… 약속…

**(강하준이 수정을 꽉 쥐려는 순간, 숲 너머에서 거대한 발소리가 들려온다. ‘콰아앙! 콰앙!’ 거목이 쓰러지는 소리가 숲을 뒤흔든다. 피와 살을 찢는 듯한 괴물의 포효가 들린다.)**

**[강하준 (절박하게, 시엘을 감싸듯)]**
시엘! 넌 어떻게 하려고! 같이 가야 해!

**(시엘은 하준을 숲의 깊은 곳으로 밀어 넣는다. 그녀의 눈은 단호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애절함과 함께, 그를 향한 깊은 사랑이 담겨 있었다. 슬픈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걸린다.)**

**[시엘]**
…잊지 마… 너와… 나… 다르지 않아… 우리는… 같아…

**(시엘의 몸에서 푸른빛이 강렬하게 폭발한다. 눈을 멀게 하는 강렬한 섬광. 그 빛은 하준의 시야를 가린다. 빛이 걷히자, 시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그녀가 서 있던 자리에는 오직 푸른빛을 발하는 작은 식물만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시엘의 잔상처럼.)**

**[강하준]**
시엘! 안 돼!

**(하준은 그녀를 부르지만, 대답은 없다. 그리고 숲의 어둠 속에서, 거대한 괴물의 형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날카로운 발톱, 짐승 같은 눈. 그것은 이 행성의 원시적인 포식자였다. 시엘이 말했던 ‘행성의 어둠’.)**

**(하준은 시엘이 쥐여준 수정을 꽉 쥔다. 그의 마음속에는 혼란과 함께, 이종족에 대한 증오가 아닌, 묘한 그리움과 다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녀를 다시 만나야 한다는, 알 수 없는 확신.)**

**[내레이션 (강하준)]**
그녀는 적이 아니었다. 그녀는… 희망이었다. 내가 잊고 있던, 어쩌면 인류가 잃어버린… 무언가의 조각이었다. 이 금지된 땅에서, 나는 내 운명의 상대와 마주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더 이상 이전의 내가 될 수 없었다. 이 전쟁은… 내가 알던 것과 다르다.

**(하준은 권총을 겨누고 어둠 속으로, 괴물을 향해 뛰어든다. 그의 눈빛은 결연하다. 그의 손에 쥐인 수정은 계속해서 푸른빛을 발하며, 그에게 힘을 불어넣는 듯했다.)**

**[에필로그]**

**장면 3: 우주, 인류 함대 (시간: 낮, 며칠 후)**

**(하준은 간신히 구조되어 인류 함대의 메디컬 베드에 누워 있다. 얼굴은 수척하지만, 눈빛은 이전보다 훨씬 깊고 복잡하다. 마치 다른 세계를 보고 온 사람처럼.)**

**(옆에는 그의 상관인 ‘사령관 리암’이 서 있다. 리암은 중후한 표정으로 하준을 내려다본다. 그의 눈에는 의심과 함께 안도감이 서려 있다.)**

**[사령관 리암]**
발키리 7, 강하준. 자네가 살아 돌아온 건 기적이다. 정찰대가 자네의 철기 잔해를 발견하고, 그 근처에서 정신을 잃은 자네를 찾아냈지. 행성의 원시 생명체에게 공격받은 흔적이 역력하던데.

**[강하준]**
…죄송합니다, 사령관님. 철기를 잃었습니다.

**[사령관 리암]**
철기는 다시 만들면 된다. 중요한 건 자네의 생환이다. 그런데… 자네, 추락 현장에서 특이한 점은 없었나? 아크리드 병력의 동향이라든가, 다른… 접촉은?

**(하준은 잠시 침묵한다. 그의 주머니 속에서 시엘이 준 수정이 은은하게 빛나는 것을 느낀다. 그의 눈빛이 흔들린다. 하지만 이내 감정을 숨긴다.)**

**[강하준 (침착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
…아니요. 특이점은 없었습니다. 그저… 원시 행성의 맹수들과 조우했을 뿐입니다. 전투 불능 상태에서 간신히 버텼습니다. 기적적으로…

**(리암은 하준의 눈을 꿰뚫어 볼 듯 응시한다. 무언가 숨기는 듯한 표정을 읽으려 하지만, 하준은 완벽하게 무표정하다. 리암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사령관 리암]**
알겠다. 쉬도록. 자네는 중요한 전력이다. 회복하는 대로 보고서를 제출하게.

**(리암이 조용히 떠나자, 하준은 주머니에서 수정을 꺼내 손바닥에 올려놓는다. 수정은 따뜻한 푸른빛을 발한다. 하준은 그것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마치 기도를 올리듯 중얼거린다.)**

**[강하준]**
시엘…

**(그의 눈동자 속에는, 인류와 아크리드의 전쟁을 넘어선 새로운 세계가 비치고 있었다. 그 세계의 중심에는 푸른 눈을 가진 한 이종족 여인의 모습이 선명하게 아로새겨져 있었다. 그는 그녀의 목소리를, 손길을, 그리고 그녀의 슬픈 눈빛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었다.)**

**(화면은 하준의 손에 든 수정과 그의 복잡하고도 결연한 눈빛에 클로즈업되며, 다음 이야기를 예고하듯 서서히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내레이션 (강하준)]**
세상이 말하는 적. 내가 만난 운명. 이제 나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인류와 아크리드. 그들의 적이 같은 존재라면, 우리는…

**[장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