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스릴러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어둠이 짙게 깔린 뒷골목은 언제나 축축하고 비릿했다. 썩어가는 하수구 냄새와 이름 모를 들짐승의 울음소리가 뒤섞여 낮은 신음처럼 밤공기를 메웠다. 서진은 망토를 더욱 바싹 여미며 벽에 몸을 붙였다. 희미한 달빛조차 닿지 않는 그림자 속에서, 그녀의 심장은 먹물을 들이부은 듯한 고요 속에서도 요란하게 울렸다.

“여기는 ‘칼날’.” 귓속 무전기에서 거친 숨소리가 섞인 제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표 지점까지 앞으로 두 골목. 감시병 순찰조는 열 시 방향, 일곱 분 후 이동 예정. 서둘러.”

서진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보이지 않는 상대에게 보내는 무의미한 신호였지만, 익숙한 동작은 긴장으로 굳어버린 몸을 조금이나마 유연하게 해주었다. 그녀의 눈은 어둠에 완전히 적응해 있었다. 낡고 부서진 건물들 사이의 좁은 틈새, 희미하게 빛나는 창문 안쪽의 인영, 바닥에 깔린 깨진 유리 조각의 반짝임까지 놓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잠재적인 위협이었다.

제국은 모든 것을 감시했다. 평민들의 삶의 마지막 남은 조각까지도 철저히 지배하고 통제했다. 숨 쉬는 공기마저 세금이 붙어 있는 듯한 세상에서, 저항은 곧 죽음이었다. 하지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있었다. 바로 굴종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 길을 걷고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닳고 닳은 가죽 장화가 축축한 흙바닥에 소리 없이 닿았다. 두 번째 골목을 막 돌아설 때였다. 정면에서 불빛이 번쩍였다. 서진은 반사적으로 몸을 숙여 고물상 앞에 쌓인 폐품 더미 뒤로 숨었다.

“이봐, 거기 누군가 있는 것 같지 않나?”
“또 쥐새끼들인가 보지. 썩어빠진 하층민 놈들. 쓸데없는 짓 말고 순찰이나 똑바로 해.”

낮고 거친 목소리들이 점점 가까워졌다. 제국 감시병들이었다. 갑옷의 둔탁한 금속 소리가 골목의 침묵을 깨고 서진의 고막을 두드렸다. 세 명. 이 시간대 감시병 순찰조는 항상 세 명이었다. 중앙 제국군 출신이 아닌, 하층민 출신의 용병들로 구성된 가장 잔혹한 부대였다. 그들은 ‘정의’를 외치는 대신 ‘상납금’과 ‘승진’을 위해 동족을 사냥했다.

서진은 폐품 더미 사이로 숨을 죽였다. 녹슨 철제 구조물이 어깨를 찔렀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심장이 귀청이 찢어질 듯이 울렸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숨을 조절했다.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안 된다. 한 번이라도 들키면, 오늘의 모든 작전은 물론, 지난 몇 달간 동지들이 목숨 걸고 쌓아온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터였다.

감시병 중 한 명이 발소리를 멈추고 고물상 쪽을 향해 손전등을 비췄다. 삐걱거리는 빛줄기가 서진의 바로 옆 폐타이어를 스쳐 지나갔다. 섬뜩한 한기가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그녀는 간신히 눈을 감고 그림자 속에 몸을 녹였다.

“아무것도 아니군. 피곤해서 헛것이 보였나 봐.”
“그럴수록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지, 이 멍청한 놈아. 보고서를 빨리 처리해야만 이 지긋지긋한 야간 순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다행히 그들은 별 의심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철컥거리는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불빛 또한 희미해졌다. 서진은 감시병들의 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차가운 식은땀이 온몸을 적셨다.

“방금… 위험했다. 보고서에 없던 추가 순찰조다.” 제윤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낮고 긴장돼 있었다.
“알고 있어.” 서진은 간신히 숨을 골랐다. “목표 지점은.”
“바로 다음 골목 입구. ‘하얀 넝쿨’ 술집 간판 아래, 오른쪽 벽돌 네 번째 줄.”

서진은 다시 움직였다. 이제는 망토 사이로 싸늘한 공기마저 파고드는 듯했다. 술집 간판은 희미한 불빛을 내뿜으며 낡은 벽에 겨우 매달려 있었다. ‘하얀 넝쿨’.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술집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그저 평범한 폐허처럼 보였다. 그 아래, 벽돌 사이의 이음새에 희미한 표시가 되어 있었다.

손을 뻗어 벽돌을 더듬었다. 차가운 돌의 감촉이 손가락 끝에 닿았다. 네 번째 줄. 서진은 숨을 멈추고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벽돌을 밀어 올렸다. 뻑뻑한 소리와 함께 벽돌이 아주 조금 튀어나왔다. 그 안에는 검은 천으로 감싼 작은 목각 인형이 들어 있었다. 낡고 바랜 형태였지만, 그건 평민 저항군의 상징이었다. 인형의 머리 부분에는 아주 작게 접힌 종잇조각이 박혀 있었다.

서진은 재빨리 인형을 꺼내고 종잇조각을 집어 들었다. 그녀의 손은 미세하게 떨렸다. 이것은 단순한 종잇조각이 아니었다. 지난주, ‘수확의 밤’ 축제 때 계획된 대규모 동시다발 시위의 핵심 지령이었다. 제국이 축제 분위기에 취해 경계를 늦춘 틈을 타, 각지의 저항 세력이 동시에 봉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지령은 제국 감시망에 걸려 봉쇄되었고, 지령을 전달하려던 동지들은 모두 붙잡히거나 살해당했다. 이 마지막 조각만이 살아남은 것이었다.

그녀는 주위를 살폈다.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아무도 없다’는 착각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재빨리 벽돌을 제자리에 끼워 넣고, 서진은 종잇조각을 망토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이제는 이곳을 벗어나야 했다.

“칼날, 정보 확보. 이제 복귀한다.” 그녀가 나직하게 말했다.
“좋아. 경계 늦추지 말고. 북쪽 감시망이 강화됐으니, 남동쪽 우회로로 돌아와. 최대한 은밀하게.”

서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렸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위험한 정보를 무사히 전달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때였다. 등 뒤에서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섬광이 터져 나왔다.

“거기 서라! 황제 폐하의 이름으로 명한다!”

강력한 불빛이 그녀의 시야를 강타했다. 서진은 눈을 가늘게 뜨며 반사적으로 몸을 날렸다. 섬광의 뒤편으로,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 제국 감시병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까 그들이 아니었다. 완벽하게 무장한 정예 부대였다. 그들의 손에는 번쩍이는 단검과 조명탄이 들려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놓아두었던 ‘미끼’를 확인하러 온 것이었다.

이건 함정이었다. 처음부터.

서진의 머릿속에 제윤의 목소리가 울렸다. ‘보고서에 없던 추가 순찰조다.’ 그들은 서진이 그 지점을 통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서진! 들켰다! 도망쳐! 북서쪽 폐건물 밀집 지역으로! 우리는 지원 간다!” 제윤의 목소리가 무전기 너머에서 다급하게 외쳤지만, 이미 먼 거리에 있는 동지들이 지금 당장 그녀에게 도달할 수는 없었다.

등 뒤에서 총성이 터졌다. 꿰뚫는 듯한 파공음이 밤하늘을 갈랐다. 서진은 뼈가 부서지는 듯한 고통과 함께 어깨를 부여잡았다. 뜨거운 피가 손가락 사이로 스며 나왔다. 총알은 어깨를 스쳐 지나갔지만, 충격은 엄청났다.

“젠장…!”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쓰러지면 안 된다. 이곳에서 죽을 수는 없었다. 종잇조각에 담긴 지령은, 수많은 이들의 희망을 담고 있었다. 이 희망을 제국에게 빼앗길 수는 없었다.

서진은 폐건물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는 골목으로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피 냄새가 비릿하게 코를 찔렀다. 발소리, 추격자들의 거친 숨소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심장이 터질 듯이 울리는 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가득 채웠다.

어둠 속에서, 그녀는 마치 제국의 거대한 손아귀에 갇힌 작은 쥐처럼 필사적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그러나 뒤를 따르는 감시병들의 발소리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녀의 뒤를 쫓고 있었다.

폐건물 사이로 이어진 좁은 틈새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막다른 골목이었다.

하늘은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마치 제국의 절망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것처럼.
그녀의 망토 속, 피 묻은 손에 꽉 쥐어진 종잇조각.
그것이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희망은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등 뒤에서, 차가운 금속음과 함께 감시병들의 발소리가 점점 더 선명해졌다.

“꼼짝 마라. 반역자.”

차가운 목소리가 밤공기를 갈랐다. 서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달빛 아래, 총구가 그녀의 심장을 정확히 겨누고 있었다.

그녀는 과연 이 어둠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지켜낼 수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제국의 거대한 톱니바퀴에 짓이겨지고 말 것인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