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공상과학)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별무리호 항해일지 – 미지의 심연]

**[장면 #1] 별무리호 함교**

**[장면 설명]**
투명한 강화유리로 된 함교의 전면창 너머로, 시리도록 푸른 성운과 먼지 구름이 아득히 펼쳐져 있다.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검은 심연은 경외감마저 자아내지만, 이곳 ‘별무리호’의 승무원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이다. 함교 내부는 차분한 코발트블루 조명 아래, 각종 홀로그램 패널들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함장은 팔짱을 낀 채 심우주 지도를 띄운 메인 디스플레이를 응시하고 있고, 그 옆으로 과학 장교가 각종 데이터를 훑어보고 있다. 조종석에서는 파일럿이 능숙하게 우주선을 조작하고 있으며, 뒷편의 엔지니어는 자신의 콘솔에서 뭔가 점검 중이다. 전반적으로 평화롭고 일상적인 분위기다.

**[나레이션]**
인류가 ‘대도약’을 선언한 지 200년. 수많은 행성계가 개척되었지만, 여전히 우주는 인류에게 미지의 영역이었다. 우리는 끝없이 뻗어 나가는 어둠 속에서, 한때 꿈으로만 존재했던 별들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별무리호’는 그 미지의 심연 한가운데서,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을 탐사 중이었다.

**[함장 강하윤]**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나, 서진?”

**[과학 장교 이서진]** (콘솔을 조작하며)
“네, 함장님. 지금까지는 계획대로입니다. 항성계 X-709에 진입한 지 3주, 모든 스캔 결과는 예상치 내에서 안정적입니다. 단조롭다고 해야 할까요.”

**[파일럿 박준영]** (조종석에서 피식 웃으며)
“단조로움을 넘어선 지루함이죠, 과학 장교님. 이쯤 되면 슬슬 외계 문명의 흔적이라도 보일 때가 됐는데.”

**[엔지니어 김민아]** (뒷자리에서 고개를 들며)
“너무 불평하지 마, 준영. 우리 임무는 탐사야. 매일매일 새로운 게 튀어나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지.”

**[함장 강하윤]**
“민아 말도 맞아. 무사히 귀환하는 게 최우선이다. 경계는 늦추지 말고.”

**[나레이션]**
그때였다. 함교를 가득 채우던 평화로운 분위기를 산산이 부수는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삑- 삑- 삑-!

**[엔지니어 김민아]** (경고음에 놀라 자신의 콘솔을 확인한다)
“어? 뭐야? 탐지 센서에… 미확인 에너지 신호가 잡혔습니다!”

**[파일럿 박준영]**
“미확인 신호? 오류 아니야, 민아?”

**[엔지니어 김민아]**
“아니요! 매우 안정적이고 강력해요. 이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가 아닙니다. 인공적인 패턴이 감지돼요!”

**[과학 장교 이서진]** (자신의 콘솔로 재빨리 데이터를 불러와 분석하기 시작한다)
“이런, 민아 말이 맞아! 심상치 않군요. 주파수는…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어떤 에너지원과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진폭, 이 출력은… 믿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함장 강하윤]** (눈빛이 날카로워진다)
“위치는? 시계에 잡히는 게 있나?”

**[과학 장교 이서진]**
“저 멀리 보이는 성운의 중심부입니다.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신호는 명확합니다. 마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파일럿 박준영]** (메인 디스플레이의 심우주 지도에 깜빡이는 빨간 점을 보며 침을 삼킨다)
“젠장, 함장님. 설마, 그걸까요?”

**[함장 강하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일단 접근한다. 서진, 에너지 신호 분석에 집중해. 민아, 전 함선 시스템 점검, 비상상황에 대비해. 준영, 함선 조작은 내가 맡는다.”

**[승무원들]**
“예, 함장님!”

**[장면 #2] 미지의 성운 근접**

**[장면 설명]**
별무리호가 천천히 푸른빛 성운 속으로 진입한다. 거대한 성간 먼지 구름과 희미하게 빛나는 가스들이 몽환적인 풍경을 이룬다. 함교의 전면창으로 보이는 우주는 이제 더 이상 평화롭지 않다.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돈다. 함선 내부의 조명은 은은한 경고등처럼 깜빡이고 있다.

**[함장 강하윤]** (조종간을 잡은 채)
“속도 1/4로 줄여. 최대한 조용하게 접근한다. 어떤 종류의 반응도 유발해서는 안 돼.”

**[파일럿 박준영]**
“예, 함장님.”

**[과학 장교 이서진]**
“신호가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함장님, 이건… 정말 경이롭습니다. 이 에너지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고유한 패턴을 가지고 있어요. 자연의 어떤 현상도 이런 규칙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엔지니어 김민아]**
“이게 만약 누군가 만든 거라면… 도대체 어떤 문명이 이 정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을까요?”

**[함장 강하윤]**
“아직 알 수 없다.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진 어떤 추측도 금지다.”

**[나레이션]**
별무리호는 푸른 성운의 심장부로 서서히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곳에 존재하는 미지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장면 설명]**
별무리호의 전면창 너머로, 성운의 푸른빛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낸다. 그것은 완벽한 검은색이었다. 주변의 빛을 모두 흡수하는 듯, 어떠한 반사광도 없이 오직 순수한 어둠만을 뿜어내는 거대한 직육면체. 마치 심연에서 솟아난 거대한 조각상 같았다. 그 표면은 너무나 매끄러워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 모든 것이 그 속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크기는 별무리호의 3배에 달했다.

**[파일럿 박준영]** (숨을 들이켜며)
“세상에… 저게… 저게 대체…”

**[과학 장교 이서진]** (눈을 크게 뜨고 홀린 듯 응시한다)
“모놀리스… 검은 비석… 모든 스캔 결과와 일치합니다. 비금속성, 비유기성… 어떤 재료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전에 발견된 어떤 물질과도 달라요.”

**[엔지니어 김민아]**
“저기서 그 에너지가 나오고 있다는 건가요? 그런데 왜…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죠? 빛도, 열도… 아무것도.”

**[함장 강하윤]** (떨리는 목소리로)
“너무… 완벽해서 불쾌할 정도다. 이질적이야. 우리에게 알려진 모든 과학 법칙을 거스르는 듯하다.”

**[나레이션]**
거대한 검은 유물은 성운의 중심부에서 고요히 떠 있었다. 마치 영원히 그 자리에 존재했던 것처럼. 그러나 그 침묵 속에서, 별무리호의 승무원들은 자신들이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발견 앞에 서 있음을 직감했다. 동시에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장면 #3] 함교 논의**

**[장면 설명]**
함교의 불빛이 더욱 어둡게 느껴진다. 모든 승무원들의 시선은 여전히 전면창 너머의 거대 유물에 고정되어 있다.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함장 강하윤]**
“더 이상 접근은 불가능하다. 지금 이 거리에서도 스캔이 제대로 안 되고 있어. 어떤 공격이나 방어 체계가 작동할지 알 수 없다.”

**[과학 장교 이서진]**
“하지만 함장님, 이건 인류에게 전례 없는 기회입니다. 이 유물이 품고 있는 지식은 상상을 초월할 거예요. 외계 문명과의 첫 직접적인 접촉입니다. 이렇게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파일럿 박준영]**
“정신 차려, 서진. 너무 위험하다고! 저게 우리에게 적대적일 수도 있어. 아니, 어쩌면 저 자체가 무기일 수도 있고.”

**[엔지니어 김민아]**
“준영 말이 맞아. 함선 시스템이 자꾸 불안정해요. 저 유물에서 나오는 알 수 없는 파장이 우리 시스템에 간섭하는 것 같습니다. 섣불리 다가갔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요.”

**[함장 강하윤]**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한다)
“이 상황을 본부에 보고하는 데만 편도 3개월이 걸린다. 그들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릴 순 없어. 시간 낭비다.”

**[나레이션]**
하윤 함장의 눈빛이 결심으로 빛났다. 그녀는 책임감과 탐구심 사이에서 오랜 갈등을 해왔지만, 결국 인류의 오래된 열망이 더 강했음을 보여주었다.

**[함장 강하윤]**
“정찰팀을 파견한다. 나갈 사람은 자원해라. 하지만 명심해. 어떤 위험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몰라.”

**[과학 장교 이서진]** (망설임 없이 손을 든다)
“제가 가겠습니다, 함장님. 과학 장교로서 당연한 임무입니다.”

**[파일럿 박준영]** (고민하는 듯하더니 한숨을 쉬며 일어선다)
“쳇, 위험한 일에는 제가 빠질 수 없죠. 함장님. 제가 서진을 보호하겠습니다.”

**[함장 강하윤]**
“좋다. 이서진 과학 장교, 박준영 파일럿. 둘이 한 팀이다. EVA 슈트 점검 철저히 하고, 모든 비상 절차를 숙지해라. 민아, 너는 함선에서 이들을 지원한다. 나도 함교를 지키면서 전반을 통제하겠다.”

**[장면 #4] EVA 준비실**

**[장면 설명]**
별무리호 내부의 EVA 준비실. 서진과 준영이 두툼한 우주복을 착용하고 있다. 푸른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우주복은 각종 센서와 통신 장비로 무장되어 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함께 미지의 세계로 나서는 탐험가의 설렘이 교차한다.

**[과학 장교 이서진]** (헬멧을 착용하며)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인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순간이야.”

**[파일럿 박준영]** (헬멧을 잠그기 전, 서진을 보며 씁쓸하게 웃는다)
“한 획을 긋는 게 아니라 마지막 획이 될 수도 있지. 조심해야 해. 나 저거 볼 때마다 등골이 오싹하단 말이야.”

**[과학 장교 이서진]**
“걱정 마, 준영. 내가 옆에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네가 날 지켜줄 거잖아.”

**[파일럿 박준영]**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지 말고, 내 말 잘 들어. 내 허락 없이 저 유물에 손대지 마.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보고하고, 후퇴할 준비는 항상 해놔.”

**[과학 장교 이서진]**
“알았어, 알았어. 엄마 같네.”

**[함장 강하윤]** (통신으로)
“정찰팀, 준비 완료됐나? 이대로 밖은 시공간 불안정 구역에 진입한다. 서두르는 게 좋겠다.”

**[파일럿 박준영]**
“준비 완료, 함장님. 언제든 출발할 수 있습니다.”

**[장면 #5] 미지의 유물과의 접촉**

**[장면 설명]**
소형 셔틀 ‘헤르메스’가 별무리호에서 분리되어 성운 속을 가르며 나아간다. 유물의 검은 실루엣이 점점 더 가까워진다. 서진과 준영은 셔틀 내부에서 유물을 응시하고 있다. 헤르메스 셔틀은 유물의 100미터 이내로 접근한 후 정지한다.

**[과학 장교 이서진]** (내부 통신으로)
“함장님, 유물과의 거리는 98미터. 스캔 결과는 여전히 불명확합니다. 어떤 보호막이나 외부 간섭도 감지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위압감이 느껴져요.”

**[함장 강하윤]** (통신으로)
“무리하지 마. 언제든 후퇴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이서진, 박준영. EVA 시작한다.”

**[나레이션]**
헤르메스 셔틀의 문이 열리고, 두 명의 우주인이 어둠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무중력 공간 속에서 조심스럽게 유영하며 거대한 검은 유물을 향해 다가간다. 우주복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유물의 표면에 닿지만, 빛은 그대로 흡수되어 버릴 뿐, 어떠한 반사도 일어나지 않는다. 유물의 표면은 말 그대로 순수한 어둠 그 자체였다.

**[파일럿 박준영]** (통신으로)
“함장님, 표면에 어떤 흔적도 없습니다. 흠집 하나 없이 완벽하게 매끄럽습니다. 마치… 거대한 거울 같지만,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거울이랄까요.”

**[과학 장교 이서진]**
“말도 안 돼… 이 정도의 완벽한 가공은 인류의 기술로는 불가능해. 심지어 나노 단위의 요철도 감지되지 않아.”

**[나레이션]**
서진이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유물의 표면에 우주복 장갑을 가져다 댔다. 차가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무런 감촉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손이 허공을 가르고 있는 듯한 이질적인 느낌.

**[과학 장교 이서진]** (경이로운 목소리로)
“닿았습니다, 함장님. 하지만… 아무런 감각이 없어요. 느껴지는 건 오직 이 압도적인 존재감 뿐입니다.”

**[나레이션]**
그 순간, 유물의 거대한 표면에서 미세한 파동이 일어났다. 검은색 유물의 깊은 곳에서부터 은은한 푸른빛이 희미하게 스며 나오는 듯했다. 마치 잠들어 있던 거인이 눈을 뜨는 것처럼. 그리고 유물 전체를 감싸던 침묵이 깨지고, 아주 낮고 깊은, 거의 들리지 않는 진동음이 우주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고막을 울리는 것이 아니라, 몸속의 모든 세포를 흔드는 듯했다.

**[파일럿 박준영]**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선다)
“뭐야?! 서진! 무슨 짓을 한 거야?!”

**[과학 장교 이서진]** (눈을 감은 채)
“아니, 난 아무것도… 어지러워… 머릿속이 울려…”

**[나레이션]**
유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은 점점 강렬해졌다. 그리고 동시에, 정체불명의 진동음도 커졌다. 서진과 준영의 우주복 센서들이 미친 듯이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장면 #6] 별무리호 함교, 최후의 순간**

**[장면 설명]**
별무리호 함교 내부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깜빡거리기 시작한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지직거리는 노이즈로 가득 차고, 승무원들의 얼굴에는 공포가 서렸다.

**[엔지니어 김민아]** (비명을 지르듯)
“함장님! 미지의 유물에서 강력한 에너지 파동이 감지됩니다! 함선 방어막이… 방어막이 버티지 못하고 있어요!”

**[함장 강하윤]** (이를 악물고 조작간을 붙든다)
“준영! 서진! 즉시 복귀해! 지금 당장!”

**[파일럿 박준영]**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함장님! 셔틀 제어 불능입니다! 유물에서 나오는 파장이 우리 시스템을 교란하고 있어요! 서진은… 서진이 정신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과학 장교 이서진]** (통신 너머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이건… 이건 단순한 유물이 아니야… 살아있는… 기억…”

**[나레이션]**
이서진의 목소리가 끊어졌다. 유물의 푸른빛은 이제 거대한 성운 전체를 집어삼킬 듯이 맹렬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물에서 발산된 강력한 에너지 파동이 별무리호를 덮쳤다.

**[장면 설명]**
함교 내부의 모든 시스템이 동시에 폭발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작동을 멈춘다. 조명은 완전히 꺼지고, 온갖 경고음과 함께 불꽃이 튀어 오른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완전히 먹통이 되었고, 전면창 너머의 유물은 이제 거대한 푸른 눈처럼 섬광을 뿜어내고 있다. 별무리호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린다.

**[함장 강하윤]** (좌석에 몸을 겨우 지탱하며)
“별무리호! 모든 전력 복구에 힘써! 이대로는…”

**[나레이션]**
함장 강하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물에서 발산된 섬광이 정점에 달했다. 별무리호는 마치 거대한 손에 붙잡힌 장난감처럼 심하게 흔들리더니, 이내 통신이 끊어지고, 모든 것이 침묵으로 잠겼다. 어둠 속에서, 오직 유물의 푸른 빛만이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시작이었다. 인류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미지의 존재와의 조우. 그리고 심우주에 갇힌 별무리호 승무원들의 처절한 생존기가…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