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어둑어둑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유하나는 여전히 잠에서 덜 깬 눈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오늘도 지각이다. 어제 밤새 읽었던 고서적 속 마법 세계에 푹 빠져 잠든 탓이다. 낡은 자전거는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익숙한 학교 담장 앞에 섰다. 정문은 이미 굳게 닫혀 있었다.

“하아… 또 이 길인가.”

하나는 한숨을 쉬며 자전거를 끌고 학교 뒤편, 아무도 다니지 않는 풀숲 길로 향했다. 이 길은 오래된 체육관 옆을 지나 학교 부속 건물 뒤편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오래전부터 학생들 사이에서는 귀신이 나온다는 둥, 수상한 연구실이 숨겨져 있다는 둥 온갖 소문이 무성했지만, 하나에게는 그저 지각생의 비상 통로일 뿐이었다. 무성한 잡초가 발목을 덮고 덩굴 식물들이 낡은 벽돌담을 집어삼킬 듯이 휘감고 있었다. 희미한 새벽빛조차 제대로 닿지 않는 음침한 길이었다.

쿵.

발이 삐끗하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균형을 잡으려 벽을 짚는 순간, 손끝에 닿은 벽돌이 심상치 않은 느낌을 주었다. 다른 벽돌보다 유난히 차갑고 매끄러웠다. 호기심이 발동한 하나는 잡초를 헤치고 벽돌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다른 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검고 윤기 나는 돌. 그리고 그 위에 희미하게 새겨진 문양. 마치 눈동자 같기도 하고, 번개 같기도 한 기묘한 형태였다.

“이게 뭐지?”

하나는 손가락으로 문양을 따라 쓸어보았다. 매끈한 돌이 손끝에 닿자, 순간 정전기를 맞은 듯 찌릿한 감각이 손바닥을 타고 올라왔다. 놀라 손을 떼려던 찰나, 문양이 갑자기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푸른빛이 깜빡이더니, 벽돌이 안쪽으로 스르륵 밀려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덩굴에 가려져 있던 벽의 일부가 마치 문처럼 열리고 있었다.

숨겨진 통로였다.

하나는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어둠 속으로 이어지는 통로는 축축하고 차가운 공기를 내뿜었다. 두려움과 함께 알 수 없는 강렬한 이끌림이 하나를 통로 안으로 잡아당겼다. ‘이러면 안 돼’라는 이성적인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지만, 이미 발걸음은 통로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몇 걸음 걷자, 통로는 예상외로 넓은 공간으로 이어졌다. 동그란 형태의 돔형 공간. 바닥과 벽은 흙과 돌이 뒤섞여 있었고, 돔형 천장 한가운데에는 뻥 뚫린 구멍이 있어 희미한 새벽빛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 빛이 한곳을 비추고 있었다. 공간의 중앙, 낡고 부서진 돌기둥 위에 놓인 작은 오브제.

그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투명한 돌이었다. 얼음처럼 맑고 깨끗하지만, 그 안에 미세한 푸른빛이 맴도는 듯했다. 돌은 평범해 보였지만, 왠지 모르게 오랜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다. 먼지가 쌓인 주변과는 달리, 돌만큼은 깨끗하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매일 정성껏 닦아놓은 것처럼.

하나는 천천히 돌기둥으로 다가갔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 속에서,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만이 온몸을 울렸다. 손을 뻗어 돌을 만지려는 순간, 돌기둥 주변의 바닥에 새겨진 고대 문양들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벽에서 본 문양과 비슷하지만, 훨씬 복잡하고 신비로웠다. 문양들이 옅은 푸른빛을 발하며 꿈틀거리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이게… 대체…”

망설이던 하나는 결국 손을 뻗었다. 손가락 끝이 얼음처럼 차가운 돌에 닿는 순간, 주변의 모든 것이 정지하는 듯했다. 푸른빛이 돌을 감싸더니, 순식간에 공간 전체를 휘감았다. 돔형 천장의 구멍으로 쏟아지던 새벽빛이 갑자기 강렬한 섬광으로 변하고, 바닥의 문양들이 번개처럼 빛나며 허공으로 솟구쳤다.

쿠우우웅!

귀청을 찢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지만, 동시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한 역설적인 고요함이 찾아왔다. 하나의 몸에서 뜨거운 불길이 치솟는 듯한 감각이 들었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나는 듯한 전율. 눈앞에는 거대한 우주가 펼쳐졌다. 수억 개의 별들이 폭발하며 새로운 은하를 만들고, 알 수 없는 언어로 속삭이는 듯한 환청이 들렸다.

그 모든 감각과 환영은 단 몇 초 만에 폭풍처럼 밀려왔다가 사라졌다.

눈을 떴을 때, 하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숨겨진 공간도, 돌기둥 위의 투명한 돌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았다. 돌은 여전히 푸른빛을 머금고 있었지만, 그 빛은 마치 하나의 심장과 연결된 듯 약하게 두근거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손바닥. 돌을 만졌던 오른손바닥에 처음 벽에서 보았던 그 기묘한 눈동자 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아니, 새겨진 것이 아니었다. 피부 위로 투명하게 떠오른 문양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방금 전의 그 강렬한 경험은 꿈이 아니었다. 환상이 아니었다. 하나는 두려움과 함께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평범했던 자신의 일상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균열이 생긴 것이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이것은 대체 무엇일까?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문양을 지그시 응시하던 하나는, 무심코 손을 쥐었다. 그 순간, 손바닥에서 푸른 섬광이 뿜어져 나오며 공중에 매달린 덩굴 하나를 정확히 꿰뚫었다. 덩굴은 타버린 듯 재가 되어 허공으로 흩어졌다.

“읍!”

하나는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방금 자신의 손에서… 마법 같은 힘이 나온 것이었다. 손바닥의 문양은 더욱 선명하게 빛났다.

이것은… 진짜였다.
자신이 우연히 발견한 이 공간과 돌, 그리고 손바닥의 문양.
평범한 여고생 유하나의 세계는, 한순간에 영원히 변해버렸다.
두려움과 경이로움이 뒤섞인 혼란 속에서, 하나는 그저 멍하니 푸른빛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손에 넣었는지,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하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다만, 더 이상 예전의 유하나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만은 확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