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벽 너머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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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면: 잿빛 새벽, 제8구역 임시 거주지**
[컷 1]
**배경:** 짙은 안개가 자욱한 새벽. 낡고 녹슨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마치 거대한 쓰레기장 같은 임시 거주지. 위태롭게 쌓아 올린 판자집들 사이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저 멀리, 제국의 수도를 둘러싼 거대한 성벽의 실루엣이 압도적으로 드리워져 있다.
**내레이션 (지훈):** 이 빌어먹을 제국은, 우리를 감염자들로부터 보호한답시고 거대한 벽을 쌓았다. 하지만 그 벽은 사실 우리를 가두는 감옥이었다. 그들의 눈에 우린, 그저 버려진 말뚝 같은 존재일 뿐.
[컷 2]
**장면:** 거주지 한복판에 있는 허름한 천막. 안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레이션 (지훈):** 그리고 그 감옥 안에서, 우리는 또 다른 적과 싸워야 했다. 배고픔, 절망… 그리고 그들의 탐욕스러운 손아귀.
[컷 3]
**장면:** 천막 안. 촛불 몇 개가 간신히 어둠을 밝히고 있다. 병든 아이들이 끙끙 앓는 소리, 지친 어른들의 한숨이 뒤섞여 들린다. 민지가 작은 소녀의 이마에 젖은 수건을 올려주고 있다. 소녀는 열에 들떠 힘없이 눈을 깜빡인다.
**민지:** (나직하게) 괜찮아, 아가. 곧 괜찮아질 거야…
**내레이션 (민지):** 괜찮다는 거짓말만 수천 번. 약은 바닥났고, 식량은 매일 줄어든다. 이대로 가면, 감염자가 아니더라도 우린 모두 죽을 거야.
[컷 4]
**장면:** 민지의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장작불을 피우던 지훈이 고개를 들어 민지를 본다. 그의 얼굴은 피로에 절어 있지만, 눈빛은 흔들림 없이 날카롭다.
**지훈:** 식량 창고, 얼마나 남았어?
**민지:** 이틀치… 겨우 이틀치 남았어요. 어제 제국군이 또 절반을 가져갔어요. ‘세금’이라고요.
**지훈:** (이를 악물며) 개자식들. ‘보호’라는 미명 아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들이지.
[컷 5]
**장면:** 천막 입구. 늙은 김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들어선다. 그의 얼굴에도 깊은 주름만큼이나 깊은 고뇌가 서려 있다.
**김 노인:** (한숨 쉬며) 지훈아, 민지야. 밖이… 또 시끄럽다.
**2. 장면: 긴장 속의 식량 배급**
[컷 6]
**장면:** 거주지 광장. 이미 감염자들의 숫자가 늘어나 벽 밖이 아수라장이다. 불안정한 울음소리가 가까워진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낡은 수레에 실린 보잘것없는 배급품을 기다리고 있다. 제국군 병사 두 명이 건성으로 경계를 서며 사람들을 훑어본다. 한 병사는 비만하고 거만해 보이는 인상이다.
**배경음:** (감염자들의 울음소리, 사람들의 웅성거림)
[컷 7]
**장면:** 비만 병사가 한 아이의 엄마에게 다가선다.
**비만 병사:** (코웃음 치며) 이 아녀자 봐라? 감히 배급량을 두 배로 받겠다고? 이 구역 감염자 방어세는 냈고?
**아이 엄마:** (울먹이며) 병장님… 제 아이가 너무 아파서…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제발…
[컷 8]
**장면:** 비만 병사가 아이 엄마의 손에 들린 깡통을 발로 걷어차 날려 버린다. 깡통은 바닥에 나뒹굴며 흙먼지를 뒤집어쓴다. 아이 엄마는 주저앉아 흩뿌려진 배급품을 쳐다본다.
**비만 병사:** 시끄러워! 감염자 때문에 죽으나, 굶어 죽으나, 어차피 제국에 폐만 끼칠 것들이. 그냥 얌전히 죽어주는 게 나라를 위한 일이다!
**사람들:** (웅성거림이 분노로 바뀐다) 저런… 너무하잖아…
[컷 9]
**장면:** 광장 한쪽에 서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지훈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는다. 그의 주먹이 꽉 쥐어진다. 민지는 경악한 표정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민지:** (작게) 어떻게… 어떻게 저럴 수가 있어요…
[컷 10]
**장면:** 김 노인이 지훈의 어깨를 잡는다.
**김 노인:** (굳은 목소리로) 진정해라, 지훈아. 지금은 안 돼…
**지훈:**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 더는… 참을 수 없습니다.
**3. 장면: 분노의 모임**
[컷 11]
**장면:** 밤. 지훈의 천막 안. 민지, 김 노인, 그리고 몇몇 청년들이 모여 앉아 있다. 촛불이 그들의 굳은 표정을 비춘다.
**청년 1 (영수):** 그 새끼들, 매번 이래요! 처음엔 감염자 막아준다고 고맙게 여겼는데… 이젠 아예 우릴 노예로 보는 거라고요!
**청년 2 (혜원):** 어제 배급품은 또 어쩔 거예요? 우리 애들… 먹을 게 없어서 잠도 못 자요.
[컷 12]
**장면:** 민지가 아픈 아이를 돌보다가 고개를 든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글썽이지만, 그 속엔 강한 결의가 비친다.
**민지:** 이대로 가다간 우린 전부 죽을 거예요. 병들고 굶어 죽거나, 제국군 손에 죽거나… 아니면 감염자들에게 찢겨 죽거나.
**김 노인:** (조용히) 제국은 오만하다. 우리 같은 변두리 백성들은 그들의 눈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과 같지. 그저 수도의 안녕을 위한 방패막이일 뿐.
**내레이션 (김 노인):** 하지만 방패도 계속 두들겨 맞으면 부서지는 법이다.
[컷 13]
**장면:** 지훈이 천천히 일어선다. 그의 그림자가 촛불에 길게 드리워진다.
**지훈:** 그럼… 우리가 직접 싸우는 수밖에.
[컷 14]
**장면:** 모두가 지훈을 바라본다. 침묵이 흐른다.
**영수:** (조심스럽게) 싸운다니… 누구랑요? 감염자들이랑? 아니면…
**지훈:** (단호하게) 제국.
[컷 15]
**장면:** 모두의 얼굴에 놀라움과 함께 한 줄기 희망, 그리고 공포가 스친다.
**민지:** (작게 숨을 들이쉬며) 지훈 씨… 하지만… 제국은… 너무 거대해요.
**지훈:** (천막 밖, 수도의 성벽 쪽을 가리키며) 그 거대한 성벽 안에서 썩어 문드러진 건 제국 놈들의 정신이다. 겉만 번지르르할 뿐, 그 속은 병들어 있다. 감염자들처럼.
**4. 장면: 반격의 시작**
[컷 16]
**장면:** 지훈이 탁자 위에 낡은 지도를 펼친다. 지도는 제8구역과 수도 주변 지역을 대충 그린 것이다.
**지훈:** 제국군은 감염자 방어선에만 신경 쓸 뿐, 이곳 변두리엔 병력이 많지 않습니다. 특히 수도 외곽의 보급로는 항상 허술했지.
**김 노인:** (지도를 보며) 보급로… 감염자들이 활개 치는 곳이라 제국군도 감시를 제대로 못 하지.
**지훈:** 그 틈을 노려야 합니다. 그들의 식량과 물자를 탈취해야 우리 아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컷 17]
**장면:** 민지가 지훈의 옆으로 다가선다. 그녀의 표정은 이제 두려움이 아닌 결의로 가득하다.
**민지:** 좋아요. 뭘 해야 할지 말해주세요. 저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거예요.
**영수:** 저도 가겠습니다! 더는 못 참겠어요!
[컷 18]
**장면:** 다른 청년들도 하나둘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선다. 비록 숫자는 적지만, 그들의 눈빛은 불꽃처럼 타오른다.
**지훈:** (지도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내일 새벽. 안개가 가장 짙게 깔리는 시간. 보급 마차 이동 경로를 알아냈습니다. 목표는 제3 보급소. 우리에겐 단 한 번의 기회뿐입니다.
[컷 19]
**장면:** 다음 날 새벽. 지훈과 영수, 그리고 몇몇 청년들이 낡은 무기(녹슨 쇠파이프, 날카롭게 다듬은 나무 창 등)를 들고 조용히 거주지를 나선다. 짙은 안개가 그들의 모습을 집어삼킨다.
**내레이션 (지훈):** 우리는 어둠 속에서 태어났고, 어둠 속에서 자랐다. 이제 그 어둠이, 우리의 무기가 될 것이다.
[컷 20]
**장면:** 어두운 숲길. 멀리서 제국군 보급 마차의 희미한 불빛이 보인다. 그 주위로 어렴풋한 감염자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지훈:** (옆에 있는 영수에게 손짓하며) 준비됐나, 영수.
**영수:**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네!
[컷 21]
**장면:** 지훈이 낡은 단검을 꽉 쥐고 숲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긴다. 그의 눈빛은 굶주린 맹수처럼 빛난다.
**내레이션 (지훈):** 피를 봐야 얻을 수 있다면… 기꺼이 흘려주지. 우리의 피가 아니라, 너희의 피를.
[컷 22]
**장면:** 보급 마차가 지훈 일행이 숨어있는 지점에 가까워진다. 제국군 병사들이 하품하며 경계를 게을리한다. 한 병사가 마차 바퀴에 걸려 휘청거린다. 그 순간, 숲 속에서 날카로운 돌멩이 하나가 날아와 병사의 머리를 강타한다.
**병사:** 윽! 뭐야?!
[컷 23]
**장면:** 숲 속에서 지훈과 영수, 청년들이 뛰쳐나온다. 그들의 얼굴에는 죽음을 각오한 결의가 가득하다.
**지훈:** (칼을 휘두르며) 지금이다! 빼앗아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
[컷 24]
**장면:** 혼란에 빠진 제국군 병사들과 지훈 일행이 뒤엉켜 싸우기 시작한다. 멀리서 감염자들의 울음소리가 더 가까이 들려온다. 그들의 피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것처럼…
**내레이션 (민지):** 혁명은 언제나 가장 절박한 순간에 시작된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절박함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에피소드 종료]**
**다음 에피소드 예고:** 피와 절규 속에서, 그들은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에게 닥쳐올 또 다른 위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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