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거친 숨소리가 폐부를 찢을 듯 터져 나왔다. 낡은 창고의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매캐한 피비린내와 섞여 코를 찔렀다. 리온은 어둠 속에 몸을 웅크린 채 심장 소리가 저만치 달려오는 제국군 병사들의 군화 소리에 묻히지 않기를 빌었다. 밖은 이미 해가 완전히 저물어, 거대한 제국의 그림자가 드리운 이 도시를 더욱 깊은 절망 속으로 밀어 넣었다.

“젠장… 너무 많아.”

곁에서 상처를 부여잡고 신음하던 카인이 낮게 읊조렸다. 그의 얼굴은 땀과 먼지, 그리고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팔뚝을 관통한 화살촉은 제국군 특유의 검은 철갑옷에 묻은 독처럼 섬뜩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놈들은 결코 생포할 생각이 없었다. 저들에게 반역자는 그저 고통스럽게 죽여야 할 벌레일 뿐이니까.

리온은 이를 악물었다. 두려웠지만,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 ‘그날’ 이후, 평범했던 그녀의 삶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제국군의 강제 징발과 무자비한 약탈로 모든 것을 잃은 날. 부모님의 희미한 온기가 아직 손끝에 남아있는 것만 같았다. 그날의 분노와 슬픔이, 지금의 그녀를 버티게 하는 유일한 동력이었다.

바깥의 소음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쩌렁쩌렁 울리는 군화 소리와 함께 제국군 병사들의 거친 목소리가 창고 문을 때렸다.

“꼼짝 마라! 반역자들은 투항해라!”
“안에서 움직임이 감지된다! 문을 부숴라!”

강철 망치가 쾅, 쾅 하고 나무문을 때리는 소리가 귀청을 찢는 듯했다. 부서지는 나무 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었고, 틈새로 횃불의 붉은 불빛이 스며들었다. 시간은 없었다.

카인이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리온… 너라도 가야 해. 그들은 네 힘이 필요해.”

“무슨 소리야? 너 혼자 두고 갈 수 없어!” 리온은 울컥 화를 냈다. 혼자서는 카인이 살아서 나갈 가망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어차피 죽을 목숨… 너라도 살아야 해. 이 반란이… 우리 모두의 염원이… 헛되지 않으려면.” 카인의 눈빛이 애처로울 정도로 간절했다. 그의 눈동자 속에서, 고통스러운 표정 뒤로 비치는 희미한 빛이 리온의 가슴을 쳤다. 그것은 패배가 아닌, 마지막 희망을 향한 불꽃이었다.

쾅!
마침내 창고 문이 박살 나며 안쪽으로 무너져 내렸다. 먼지와 함께 쏟아져 들어오는 횃불 빛 아래, 번쩍이는 검은 갑옷과 날카로운 창날들이 섬뜩한 위압감을 풍겼다. 병사들의 눈은 굶주린 맹수처럼 살기로 번들거렸다.

“잡았다! 제국의 적들을!”

그때였다. 리온의 눈빛이 흔들리던 망설임을 지우고 강렬하게 타올랐다. 그녀는 주저 없이 손을 들어 올렸다. 찢어진 소매 사이로 드러난 손목에, 평소에는 희미하게 빛나던 문양이 붉은색으로 선명하게 발광하기 시작했다.

“미안해, 카인.”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속삭임은 더 이상 나약한 소녀의 것이 아니었다. 단단하고 결의에 찬 목소리가 어둠을 갈랐다.

“빛의 심장이여, 절망을 가르고…! ‘메아리’의 노래를 울려 퍼지게 하라!”

순간, 붉은빛이 리온의 몸을 휘감았다. 낡고 헤진 옷이 찬란한 무지갯빛 날개와 갑옷으로 변했다. 손에 들린 것은 보석처럼 빛나는 낫. 그녀의 머리칼은 밤하늘처럼 검은색에서, 햇살처럼 빛나는 은발로 변했고, 두 눈은 투명한 아쿠아마린처럼 깊고 강렬하게 빛났다. 마법소녀 ‘에코’의 강림이었다.

제국군 병사들이 잠시 주춤했다. 그들은 이런 평범한 소녀가 마법의 힘을 지니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황은 잠시, 선두에 선 지휘관이 으르렁거렸다.

“겨우 마법소녀 하나라고? 흥! 저런 이단은 즉시 처형해라!”

병사들이 무서운 기세로 달려들었다. 창날이 번뜩이고, 활 시위가 당겨지는 소리가 팽팽하게 울렸다.

“크아아악!”

리온은 낫을 휘둘렀다. 낫이 허공을 가르자, 눈부신 빛의 파동이 뿜어져 나왔다. ‘메아리’의 파동은 단순한 공격이 아니었다. 그것은 물질을 진동시키고, 소리를 증폭시키며, 때로는 존재 자체를 뒤흔드는 힘이었다.

콰아앙!
창고 바닥을 쿵 하고 때린 파동은 거대한 폭발음을 만들어냈다. 먼지와 나무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고, 병사들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강렬한 진동에 휩쓸렸다. 그들의 갑옷이 진동하며 충격파를 흡수했지만, 일부는 균형을 잃고 나가떨어졌다.

“헛! 감히 이딴 하찮은 마법이!” 지휘관은 이를 갈며 마법이 깃든 검을 뽑아 들었다. 그의 검에서는 어둠의 기운이 피어올랐다.

리온은 뒤를 돌아보았다. 카인은 아픔을 참으며 힘겹게 미소 짓고 있었다. 그 미소는 리온의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다. 그들의 희망을 짊어지고.

“이젠 끝이다!”

지휘관이 어둠의 검을 휘두르며 리온에게 달려들었다.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기운은 생명력을 흡수하는 듯 섬뜩했다.

하지만 리온은 피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낫을 바닥에 박아 넣었다.

“‘메아리’… 증폭!”

낫에서부터 강력한 진동이 대지를 타고 흘렀다. 창고 전체가, 나아가 주변 건물들이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닥에 균열이 생기고, 천장에서 먼지가 쏟아져 내렸다. 지휘관의 발밑 땅이 갈라지며 그의 자세를 흐트러뜨렸다.

“이, 이건…!”

그 순간, 리온은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빛의 속도로 지휘관의 옆구리를 파고들며 낫을 휘두르려는 찰나, 그녀의 시야 끝에 섬광이 스쳤다.

창고 천장의 낡은 구조물 사이,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저격수였다. 제국군 특유의 마법 저격총이 리온의 심장을 겨냥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저격수는 이미 방아쇠를 당긴 후였다. 팟! 하는 소리와 함께 마력탄이 맹렬한 속도로 리온에게 날아들었다. 피할 수 없는 거리.

그때였다.
“리온!!!!”
카인의 절규와 함께, 그의 몸이 리온 앞으로 날아들었다.

콰앙!
마력탄은 카인의 어깨를 정통으로 강타했다. 방금 전 상처 입었던 팔의 반대쪽 어깨. 피와 살이 터져 나가는 끔찍한 소리가 창고를 가득 채웠다. 카인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리온의 품으로 쓰러졌다. 그의 눈은 이미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카인!!!”

리온의 절규가 창고를 진동시켰다. 눈앞에서 벌어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그녀의 온몸이 얼어붙었다. 붉게 물드는 카인의 옷. 희미하게 꺼져가는 그의 눈동자.

지휘관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어둠의 검을 들어 리온의 심장을 향해 힘껏 내리찍었다.

“끝이다, 반역자!”

어둠의 기운을 담은 검날이 빠르게 리온에게 다가왔다. 카인을 끌어안은 채 굳어버린 리온은 아무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은발이 흔들리고, 눈동자가 절망으로 물들어가는 순간,

콰앙!
창고 지붕이 폭발하듯 뚫리며, 하늘에서 또 다른 빛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은은한 초록빛 섬광이 어둠의 검과 리온 사이를 갈랐다.

“늦어서 미안해, 리온!”

익숙한 목소리.
그 빛줄기 속에서, 또 다른 마법소녀의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냈다. 날카로운 창을 든 채, 그녀의 머리칼은 부드러운 초록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비장하면서도 강단 있는 눈빛.

지휘관의 검이 초록빛 방어막에 막혀 튕겨 나갔다.
상황은 다시 예측 불허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리온은 피투성이가 된 카인을 부둥켜안은 채, 간신히 고개를 들어 자신을 구한 존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 흐르는 뜨거운 눈물이, 굳게 다문 입술 위로 흘러내렸다.
새로운 마법소녀의 등장. 그리고 카인의 죽음의 그림자.
이 절망적인 밤은 과연 어떻게 끝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