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툴루 신화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연재 웹소설 『심연의 그림자』 최신화**

**제 7화: 뒤틀린 시선**

헤르메스 호의 함교는 침묵으로 가득했다. 무거운 정적이 선내를 짓눌렀고, 오직 항법사 이지혜의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와 함선 엔진의 미약한 진동만이 그 고요를 깨트렸다. 거대한 주 디스플레이에는 별들이 반짝이는 검은 심연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기이하게 일그러진 형체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선장님, 접근 각도 0.05도 수정했습니다. 5분 후, 목표와 시각적 접촉이 가능합니다.” 이지혜가 굳은 목소리로 보고했다. 그녀의 미간에는 보기 드물게 깊은 주름이 잡혀 있었다.

선장 강민준은 턱을 어루만지며 디스플레이를 응시했다. 그의 눈빛은 짙은 호기심과 함께 감출 수 없는 경계를 담고 있었다. “모두, 최종 점검 실시. 특히 박선우 박사, 당신의 스캐너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다시 확인해.”

과학 담당 박선우 박사는 이미 온몸이 앞으로 쏠린 채 콘솔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미친 듯이 홀로그램 키패드를 오갔다. “확인했습니다, 선장님. 모든 프로브는 대기 중이며, 스펙트럼 분석 장치도 최대 감도로 설정했습니다. 다만… 저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어떤 물질, 어떤 에너지와도 다릅니다.”

“다른 건 알겠는데, 어떻게 다른지나 좀 알려줘 봐요, 박사님.” 기술 담당 김태훈이 삐딱하게 말했다. 그의 어조는 늘 그렇듯 약간의 냉소와 피곤함이 섞여 있었다. “외계인들의 똥덩어리라도 되는 겁니까?”

박선우는 김태훈을 흘끗 쳐다봤지만, 반박할 기운도 없는 듯 다시 디스플레이로 시선을 돌렸다. “아니요, 태훈 씨. 똥덩어리라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이건… 존재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우리의 물리 법칙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탐지되는 에너지 신호가… 비선형적이에요. 마치 우주 자체에 균열이 생긴 것처럼.”

최유진 보안 담당은 함교 구석에서 팔짱을 낀 채 주위를 살폈다. 그의 눈은 예리하게 빛났고, 허리에 찬 레이저 권총에 무의식적으로 손이 갔다. “그 느낌이 기분 나쁩니다, 선장님. 마치 저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강민준은 피식 웃으려 했으나, 억지로 참았다. 그 역시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미지의 우주선이 아니, 미지의 *무언가*가 자신들을 불러들인 것 같은 섬뜩한 예감.

“30초, 선장님.” 이지혜가 알렸다.

함교는 다시 얼어붙은 듯 조용해졌다. 모두의 시선은 주 디스플레이에 고정되었다. 멀리서 다가오는 거대한 어둠의 그림자가 조금씩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희미한 얼룩 같던 것이, 점점 더 구체적인 형상으로 변해갔다.

20초, 10초, 5초…

마침내, 헤르메스 호의 외부 카메라가 보내는 실시간 영상이 디스플레이에 가득 찼다.

모두의 입에서 동시에 옅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어떤 단어로도 쉽게 형용할 수 없는 존재였다. 거대했다. 단순히 거대한 것이 아니라,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별들을 압도할 만큼 거대했다. 하지만 그 크기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 형태였다.

육면체도, 구도, 원뿔도 아니었다. 어떤 기하학적인 도형에도 속하지 않았다. 검은색의 표면은 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았지만, 간혹 희미하게 반짝이는 부분은 보는 이의 시야를 왜곡시키는 듯했다. 직선인 듯하다가 갑자기 꺾이고, 곡선인 듯하다가 날카롭게 잘려나갔다. 마치 꿈속에서 본 비현실적인 건물처럼, 논리와 상식을 거부하는 구조물이었다.

어떤 부분은 불가능하게 뒤틀려 있었고, 어떤 부분은 무한히 펼쳐지는 듯했다. 특정 각도에서 보면 마치 거대한 해파리처럼 보이기도 했고, 다른 각도에서는 뼈가 튀어나온 기형적인 유기체처럼 느껴졌다. 가장자리는 날카롭기보다는 흐릿하고 불분명해서, 마치 공간 자체가 휘어져 그 형상을 만들어낸 것 같았다.

“젠장… 저게 뭐야?” 김태훈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의 냉소적인 표정은 사라지고 순수한 경악만이 남아있었다.

박선우는 숨을 헐떡였다. 그의 눈은 격렬한 흥분과 함께 공포로 흔들리고 있었다. “불가능해… 이건 불가능해요. 우리의 눈이… 우리의 뇌가 저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빛의 굴절이… 공간의 왜곡이… 저건… 저건… 살아있는 건축물인가요? 아니면 우주 자체의 기형인가요?”

그는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자신의 콘솔에 앉은 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강민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심장은 평소보다 두 배 빠르게 뛰고 있었다. “모든 스캐너 가동! 최대한 근접해서 상세 데이터를 뽑아내! 그리고 통신… 통신 채널을 열어봐. 혹시 모르니까.”

이지혜는 떨리는 손으로 키패드를 조작했다. “스캔… 스캔 데이터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선장님. 표면 물질을 분석하려는데… 값이 계속 변동합니다. 어떤 주파수도 통과하지 못합니다.”

“뭐라고? 에너지 방출은? 흡수는?” 강민준이 다급하게 물었다.

“전무합니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잡히지 않습니다. 마치 저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하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이지혜의 목소리에도 불안감이 짙게 배어 있었다.

최유진은 권총 손잡이를 꽉 쥐었다. “선장님, 제 감각으로는 계속 기이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윙윙거리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비명 같은 소리… 물론, 함선 내부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요.”

“환청일 거야, 최 소위.” 강민준은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도 약간 떨렸다. 그 역시 묘한 이명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뇌 속을 긁는 듯한 불편한 진동.

“통신 시도합니다, 선장님. 전 주파수 대역으로…” 이지혜가 마이크를 켰다. “미확인 구조물에 알린다. 우리는 헤르메스 호이며, 평화로운 조사를 위해 접근 중이다. 응답하라. 반복한다…”

그녀의 목소리가 우주의 공허 속으로 울려 퍼졌다. 하지만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 완벽한 침묵.

바로 그때였다.

주 디스플레이에 비치던 검은 구조물의 한 부분이, 아주 미세하게, 찰나의 순간 동안, *움직였다.*

아니, 움직였다고 해야 할까? 특정 각도에서 보았을 때, 그것은 마치 거대한 눈이 느리게 깜빡이는 것처럼 보였다. 혹은, 수많은 눈꺼풀이 겹겹이 포개져 형성된 구조가 아주 천천히 열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방금… 저게 움직인 겁니까?” 김태훈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박선우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니… 아닐 겁니다. 우리의 시각에 착각이 있었을 거예요. 우리의 뇌가 저 비정상적인 형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그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함교 전체를 뒤흔드는 깊고 둔탁한 진동이 울렸다. 마치 헤르메스 호의 선체 자체가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동요하는 승무원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선장님! 외부 센서에 이상 감지! 함선 주변 공간의 밀도가 급격하게 변동합니다! 워프 필드 발생과 유사한… 하지만 전혀 다른 패턴입니다!” 이지혜가 다급하게 외쳤다.

강민준은 재빨리 비상 버튼을 눌렀다. 함교 전체에 비상등이 깜빡이며 붉은빛을 토해냈다. “엔진 출력 최대로! 즉시 이탈! 태훈, 피해 보고해!”

“안 됩니다, 선장님!” 김태훈이 소리쳤다. “엔진이… 엔진 출력이 먹히지 않습니다! 마치 중력이 수백 배 증가한 것 같아요! 함선이… 함선이 끌려갑니다!”

주 디스플레이의 검은 구조물은 이제 더욱 선명하게 자신들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불가능한 기하학이 더욱 뚜렷해졌고, 마치 무한한 심연이 그 안에 담겨 있는 듯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거대한 어둠의 틈이, 마치 이빨 없는 입처럼, 혹은 영원히 눈을 뜨지 못할 거대한 눈처럼, 서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 틈 안에는 별도, 성운도, 어떤 물질도 없었다. 오직 끝없는 어둠, 모든 빛을 집어삼키는 심연만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심연 속에서, 무언가 *보이지 않는 것*이 헤르메스 호를 응시하는 듯한 차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박선우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비명을 질렀다. “안 돼…! 안 돼! 저건 문이 아니야…! 저건… 저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헤르메스 호는 엄청난 가속과 함께 그 거대한 어둠의 틈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함선 전체가 비틀리고, 금속이 찢어지는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선장님! 전방 시야가… 시야가 완전히 뒤틀렸습니다! 별들이… 별들이 녹아내리고 있어요!” 이지혜의 목소리가 공포에 질려 갈라졌다.

강민준은 손잡이를 꽉 쥐었다. 그는 보았다. 디스플레이를 넘어, 함교의 강화 유리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을. 수억 광년 떨어져 있던 별들이 마치 캔버스 위의 물감처럼 흘러내리고, 우주의 법칙 자체가 조롱당하는 혼돈의 광경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느꼈다.
머릿속을 파고드는, 이성의 경계를 허무는, 알 수 없는 언어의 속삭임을.

**”느그나르… 크톨루… 프타근…”**

그것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었다. 영혼의 심연을 울리는 진동이었고, 수십억 년 동안 잠들어 있던 존재의 악몽 같은 부름이었다.

헤르메스 호는 어둠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뒤틀린 심연의 틈은 소리 없이 다시 닫혔고, 우주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고요해졌다.
다만, 그 자리에 있던 어떠한 문명도 이해할 수 없는 검은 형체만이, 영원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