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제목: 망자의 잔향**
**시놉시스:**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현대식 고층 아파트로 이사 온 프리랜서 디자이너 서하준. 완벽해 보이던 그의 보금자리는 이사 첫날부터 기묘한 현상들로 뒤덮이기 시작한다. 아무도 없는 밤, 홀로 움직이는 물건들,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속삭임. 그는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폴터가이스트 현상에 휘말리며, 평범했던 일상이 악몽으로 변해가는 것을 목격한다. 과연 이 아파트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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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움직이는 그림자**
**(SCENE 1)**
**장면: 서하준의 새 아파트 거실 – 낮**
**화면:**
넓고 모던한 느낌의 아파트 거실. 통창 너머로 빼곡한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아직 짐 정리가 덜 되어 박스 몇 개가 거실 한쪽에 쌓여있지만,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다. 새집 특유의 상큼한 냄새가 화면 너머로 느껴지는 듯하다.
카메라는 거실을 천천히 훑으며, 창밖의 활기찬 도시 풍경을 비춘다. 그 후, 주방과 거실이 연결된 오픈형 구조를 보여준다. 대형 벽걸이 TV가 걸려있고, 그 아래로 기다란 거실장이 놓여있다.
**음향:**
잔잔하고 희망찬 뉴에이지 배경 음악.
창문 너머 멀리서 들려오는 도시의 미세한 소음 (차량 경적, 사람들의 웅성거림 등).
하준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리.
**서하준 (20대 후반, 프리랜서 디자이너):** (화면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이야, 좋다! 역시 남향 최고지!
**화면:**
카메라, 주방에서 물을 마시며 거실을 흡족하게 바라보는 서하준을 비춘다. 그는 편안한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이다. 살짝 흐트러진 머리지만, 생기 넘치는 표정이다. 컵을 대리석 상판 탁자에 내려놓고 거실을 한 바퀴 빙글 돌며 둘러본다.
**서하준:** (혼잣말) 완벽해. 여기서 내 인생 2막을 시작하는 거야. 디자인도 대박 치고, 연애도… 음…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화면:**
하준이 거실 구석에 쌓여있는 박스 하나를 발로 툭툭 건드린다. 박스에는 ‘주방 용품’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있다.
그는 이내 푹신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통창 밖의 풍경을 감상한다. 따스한 햇살이 그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음향:**
배경 음악이 조금 더 경쾌해진다.
새집증후군 냄새를 맡듯 크게 숨을 들이쉬는 하준의 소리.
**서하준:** (눈을 감고, 살짝 미소 띤 얼굴) 이 냄새… 새 출발의 냄새로군.
**화면:**
하준이 눈을 뜨고 활짝 웃는다. 그때, 거실장 위, 얇은 소설책 한 권이 미묘하게 흔들리는 듯하다. 아주 잠시, 마치 보이지 않는 미풍에 날린 것처럼. 하지만 창문은 굳게 닫혀있다.
**음향:**
(아주 미세하게) ‘사르륵’ 하는 종이가 스치는 듯한 소리.
배경 음악은 여전히 밝다.
**화면:**
하준은 그 모습을 보지 못한다. 그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새 아파트 풍경을 연신 찍는다.
**서하준:** (카메라 셔터 소리 내며) 찰칵! 찰칵! 자, 인증샷!
**화면:**
하준이 찍은 사진을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다시 창밖을 보며 미소 짓는다.
**서하준:** 좋아, 이제 짐 좀 풀어볼까.
**화면:**
하준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의 등 뒤로, 거실장 위에 비스듬히 놓여있던 소설책이 스르륵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책등이 바닥을 향한 채, 펼쳐진다.
**음향:**
(약간 크게) ‘툭!’ 하는 소설책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배경 음악이 순간 멈칫하며, 아주 짧은 불협화음이 스쳐 지나간다.
**화면:**
하준이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본다. 바닥에 떨어진 소설책을 발견한다.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소설책과 거실장을 번갈아 본다.
**서하준:** 어라? 내가 제대로 안 꽂았나?
**화면:**
하준이 소설책을 집어 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거실장 위에는 원래 아무것도 없었다. 책은 어딘가에 기대어 놓인 게 아니라, 중앙에 안정적으로 놓여있었다.
**서하준:** (혼잣말) 분명 제대로 놓았는데… 뭐, 이사하느라 정신없었나 보지.
**화면:**
하준이 소설책을 다시 제자리에 놓는다. 이번에는 더욱 신경 써서, 정확히 중앙에 안정적으로 놓는다. 그리고는 짐을 풀기 위해 주방 박스로 향한다. 카메라는 하준이 움직이는 모습을 따라간다.
**음향:**
배경 음악이 다시 시작되지만, 미묘하게 불안한 톤으로 전환된다. (아주 약하게, 거의 들리지 않게).
하준이 박스를 뜯는 ‘찍찍’ 하는 소리.
**(SCENE 2)**
**장면: 서하준의 새 아파트 – 밤**
**화면:**
밤이 깊은 아파트 내부. 거실의 조명은 꺼져 있고, 주방 등만 희미하게 켜져 있다. 창밖의 도시 야경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지만, 아파트 내부는 어둠이 깔려 낮과는 다른, 음산한 느낌마저 준다.
카메라는 침실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것을 비춘다. 그 안쪽으로 하준이 잠들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침대 위에서 이불을 덮고 깊은 잠에 빠져있다.
**음향:**
시계 초침 소리 ‘째깍… 째깍…’.
멀리서 들려오는 도시의 미세한 소음.
하준의 규칙적인 숨소리.
**화면:**
고요함 속에서, 거실 한가운데 놓인 유리 테이블 위의 유리컵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처음에는 거의 알아챌 수 없는 정도지만, 점차 흔들림이 커진다.
**음향:**
(아주 미세하게) ‘달그락… 달그락…’ 하는 유리컵 부딪히는 소리.
시계 초침 소리가 강조된다. 배경 음악은 낮게 깔려 불안감을 조성한다.
**화면:**
유리컵의 흔들림이 멈춘다. 그리고 이내, 거실장 위에 올려놓았던 소설책이 다시 한번 스르륵, 이번에는 좀 더 분명하게, 거실 끝을 향해 움직이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책을 잡고 미는 것처럼.
**음향:**
‘사르륵’ 하는 종이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
(조용히) ‘툭!’ 하고 소설책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화면:**
떨어진 소설책의 페이지가 바람도 없이 스르륵, 마치 누군가 넘기듯 펄럭인다. 창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있다.
화면은 떨어진 책과 굳게 닫힌 창문을 번갈아 보여주며 이 현상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님을 대비시킨다.
**음향:**
‘파스락… 파스락…’ 하는 책장 넘어가는 소리.
배경 음악이 점점 더 섬뜩하게 바뀐다. 낮은 현악기 소리와 불안한 고음이 섞인다.
**화면:**
책장 넘김이 멈춘다. 그러더니, 거실 한쪽 구석에 세워져 있던 접이식 행거가 갑자기 ‘끼이익’ 소리를 내며 격렬하게 흔들린다. 옷들이 찰랑거린다.
**음향:**
‘끼이익… 찰랑… 찰랑…’ 금속이 마찰하는 소리, 옷이 흔들리는 소리.
**화면:**
이 모든 기이한 현상에도 불구하고, 하준은 여전히 침실에서 잠들어 있다. 그는 꿈틀거리며 뒤척일 뿐,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음향:**
(점점 크게) ‘끼이익! 쿵!’ 행거가 쓰러지는 소리. 금속 부딪히는 강렬한 소리.
**화면:**
“쿵!” 하는 소리에 하준이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다. 그는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 채 눈을 번쩍 뜬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가 화면 너머로 들리는 듯하다.
**서하준:** (거친 숨소리) 하아… 하아…
**화면:**
하준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의 시선은 침실 문이 살짝 열린 틈으로 보이는 거실을 향한다. 어둠 속에서 쓰러진 행거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인다. 옷가지들이 널브러져 있다.
**서하준:** (작은 목소리로, 목소리에 잠기가 섞여 있다) 뭐야…?
**음향:**
심장이 격렬하게 뛰는 소리 ‘두근… 두근… 두근…’.
긴장감 넘치는 배경 음악 (낮고 으스스한 톤, 미묘한 불협화음).
**화면:**
하준이 조심스럽게 침실 문을 열고 거실로 나선다. 그의 발소리가 조용하다. 그는 주방 등으로 향해 스위치를 누른다.
**음향:**
‘딸깍!’ 하고 스위치 켜는 소리.
**화면:**
거실에 불이 환하게 들어온다. 하준의 눈에 쓰러져 있는 행거와 바닥에 널브러진 옷가지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리고 그 옆으로, 어젯밤 분명 정확히 중앙에 안정적으로 놓아두었던 소설책이 다시 한번 바닥에 떨어져 페이지가 살짝 접혀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번엔 어제보다 더 멀리, 소파 옆까지 밀려나 있다.
**서하준:** (눈을 크게 뜨며) 이게… 대체…
**화면:**
하준은 떨리는 손으로 행거를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는 바닥에 떨어진 소설책을 집어 든다. 그의 얼굴에는 당혹감과 함께 옅은 공포가 스친다. 그는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 주위를 경계하듯 둘러본다.
**음향:**
배경 음악이 더욱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어디선가 아주 희미하게, 사람의 속삭임 같은 소리가 ‘스스스…’ 하고 들리는 듯하다. 바람 소리 같기도, 사람의 목소리 같기도 하다.
**화면:**
하준이 움찔한다. 그는 귀를 기울인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가 잘못 들었나?’ 하는 표정으로 다시 주변을 살핀다.
그때, 주방 싱크대 선반에 놓여있던 유리컵 하나가 갑자기 ‘달그락’ 하고 크게 흔들린다. 그리고 곧바로 선반 끝에서 떨어져 나간다.
**음향:**
‘달그락! 쨍그랑!’ 컵이 선반에서 떨어져 깨지는 소리. 유리 파편이 튀는 소리.
**화면:**
하준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자빠진다. 깨진 컵의 파편들이 바닥에 흩뿌려진다. 그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있고, 눈동자는 공포에 질려 좌우로 흔들린다. 몸은 바들바들 떨린다.
**서하준:** (크게 숨을 들이쉬며) 흐읍! 으아악!
**화면:**
카메라는 하준의 공포에 질린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그의 시선은 깨진 컵에서부터, 텅 비어 보이는 아파트 곳곳을 빠르게 훑는다. 벽장, 창문, 방문… 마치 보이지 않는 위협의 근원을 찾으려는 듯.
**음향:**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소리 ‘두구두구두구두구!!’.
배경 음악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날카로운 불협화음과 으스스한 소리가 뒤섞인다.
(아주 가까이서 들리는 듯한, 차갑고 건조한 속삭임) ‘…나가…’.
**화면:**
하준은 속삭임이 들린 쪽, 주방 안쪽의 어두운 구석을 노려본다.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의 몸은 격렬하게 바들바들 떨린다.
**서하준:** (목소리가 떨린다) 누구… 누구야?! 거기 누구 있어?!
**화면:**
하준의 시선이 천천히, 마치 억지로 끌리는 것처럼, 거실 벽면에 걸려있는 액자를 향한다. 그의 부모님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 액자다.
액자의 유리 부분이, 아무도 만지지 않았는데, 아주 미세하게, 하지만 분명하게 금이 가기 시작한다. ‘쩍… 쩍…’ 하고 소리를 내면서. 금이 점점 더 길고 깊어진다.
**음향:**
‘쩍… 쩍… 파직!’ 유리가 금이 가는 소리. 마지막엔 살짝 깨지는 듯한 소리.
배경 음악이 격렬하게 고조된 후, 갑자기 뚝 끊긴다. 정적.
**화면:**
금이 간 액자 위로, 하준의 경악에 찬 얼굴이 오버랩된다. 그는 더 이상 이 모든 것을 부정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 모든 것이 현실임을.
그의 눈에는 공포와 함께, 이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섬뜩한 의문이 떠오른다.
**서하준:** (떨리는 목소리로, 거의 울부짖듯이) 이… 이 아파트… 대체…
**화면:**
화면이 하준의 공포에 질린 얼굴에서, 서서히 금이 간 액자로 줌아웃된다. 액자 뒤편의 어두운 그림자가 마치 살아있는 듯, 희미하게 일렁인다. 섬뜩한 그림자.
그리고 이내, 암전.
**음향:**
강렬한 불협화음의 엔딩 음악이 짧게 울려 퍼진다.
(점점 작아지는) 하준의 거친 숨소리, 그리고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흐느낌.
**(SCEN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