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공상과학)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 아르카나 학원: 제7 지하 격리 구역 – 금기의 맥동

창밖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아르카나 학원의 고풍스러운 첨탑들은 달빛 아래 은색으로 빛났지만, 내 방의 탁상등은 낡은 에테르 감응 장치 위를 위태롭게 비추고 있었다. 김민준, 3학년 C반의 낙제 위기생. 내 이름 앞에는 항상 ‘문제아’, ‘게으름뱅이’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오늘 밤, 나는 그 어떤 수식어보다 더 심각한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었다.

“빌어먹을… 또 시작이네.”

내 손안의 감응 장치가 갑자기 지직거렸다. 평소 같으면 배터리가 부족하거나 주변 마력 간섭 때문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이번엔 달랐다. 장치의 코어에서 방출되는 에테르 파동이 일정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튀어 오르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심장이 일정한 리듬으로 박동하는 것처럼. 문제는 이 파동이 내 장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진동은 분명, *지하*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나는 침대 밑 서랍에서 낡은 학원 지도를 꺼냈다. 일반 학생들에게는 배포되지 않는, 내가 어렵게 손에 넣은 비공식 지도였다. 지도 위에는 아르카나 학원의 거대한 캠퍼스와 수많은 마법 연구동, 기숙사 건물이 빼곡히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가장 아래, 지표면 아래로 점점이 이어지는 지하 연구실과 격리 구역들. 나는 손가락으로 지도의 가장 깊숙한 부분을 짚었다. ‘제7 지하 격리 구역’. 표기조차 금지된 듯, 희미하게 지워진 낙서 같은 글씨였다.

이곳은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 속의 장소였다. 학원 건립 초기부터 존재했지만, 아무도 그 정확한 위치나 목적을 알지 못하는 금기의 구역. 교수님들은 그저 ‘오래된 에너지 저장 시설’이라거나 ‘잊혀진 마법 유물 보관소’라고 얼버무릴 뿐이었다. 하지만 내 감응 장치가 포착하는 파동은 그저 ‘오래된’ 수준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생생하고*, *강렬했다*.

나는 망설였다. 평생을 문제아로 살아왔지만, 이런 종류의 금기를 직접 건드린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내 안의 어떤 충동이 나를 자극했다. 다른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는 이 이상한 파동. 마치 나에게만 보내는 어떤 신호처럼 느껴졌다.

“젠장, 한 번뿐이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복도는 달빛을 받지 못해 음침했다. 늦은 시간이라 학생들은 모두 잠들어 있을 터였다. 나는 그림자 속을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삐걱거리는 마룻바닥 소리가 크게 들릴까 봐 발소리 하나하나에 신경 썼다. 기숙사 건물을 나와 본관 뒤편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오래된 자재 운반용 리프트가 있었다. 거의 사용되지 않아 낡은 철문이 삐걱거렸지만, 내 작은 마법으로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리프트는 지하로, 그리고 더 깊은 지하로 나를 데려갔다. 쇠사슬이 긁히는 끔찍한 소리가 고막을 찢을 듯 울렸다. 내려갈수록 공기는 차가워지고, 곰팡이와 쇠비린내가 뒤섞인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지도에서 표시된 제7 구역이 가까워질수록, 내 감응 장치는 미친 듯이 진동했다. 이제는 손안에서 뜨겁게 달아오를 지경이었다.

리프트가 멈춘 곳은 끝없이 이어진 어두운 통로였다. 비상등이 깜빡이며 녹슨 철골 구조물과 습기로 얼룩진 벽을 비췄다. 오래전에 버려진 듯한 연구실들이 통로 양옆으로 늘어서 있었다. 깨진 유리병, 먼지 쌓인 장치들, 그리고 정체 모를 액체가 말라붙은 흔적들이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점점 더 깊숙이 들어갈수록, 나는 환청을 듣는 듯했다. 웅웅거리는 낮은 기계음, 그리고 그 위로 겹쳐지는 알 수 없는 *맥동*. 내 발소리마저 이 먹먹한 공간에 흡수되는 것 같았다.

마침내, 거대한 철문이 눈앞에 나타났다. 녹슨 표면에는 붉은색 글씨로 경고문이 새겨져 있었다.

**[출입 금지 – 절대 접근 불가 – 제7 지하 격리 구역]**

그리고 그 아래에는 알 수 없는 고대 문자로 더 섬뜩한 경고가 덧붙여져 있었다. 나는 그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접촉하지 말라’는 끔찍한 의미임을 직감했다.

문은 삼중 잠금장치로 봉인되어 있었다. 평범한 마법으로는 어림도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나는 일반 학생이 아니었다. 비록 낙제 위기생이었지만, 해킹과 마법 장치 변조에는 천재적인 재능이 있었다. 내 감응 장치가 보내는 파동이 문 너머에서 더욱 강렬하게 울리고 있었다. 이건 마치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몇 분간의 씨름 끝에, 잠금장치들이 하나둘씩 해제되는 소리가 들렸다. 틱, 틱, 틱. 그리고 마지막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삐익- 하는 경고음이 작게 울렸다. 나는 재빨리 문을 열고 안으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 문이 다시 닫히지 않도록 돌멩이를 끼워 넣었다.

안은 지옥 같았다.

습하고 답답한 공기가 폐부를 짓눌렀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기분 나쁜 한기가 감돌았다. 비상등조차 없는 완벽한 어둠 속에서, 나는 감응 장치의 미약한 불빛에 의지했다. 그리고 그 빛이 닿는 곳에는, 거대한 유리 탱크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탱크 안은 탁한 액체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액체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맥동하고 있었다.

나는 한 탱크 앞으로 다가갔다. 액체 속에서 희미하게 비치는 실루엣은 거대했다. 마치 인간의 형상을 억지로 비틀어 놓은 듯한, 기괴하고 끔찍한 형태. 무수한 관들이 그 생명체에 연결되어 있었다. 관들 사이로 녹색 빛을 띠는 액체가 쉼 없이 흐르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살아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머릿속으로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누구인가.*

내 심장이 발끝까지 쿵 하고 떨어졌다. 육체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나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탱크 속의 그 거대한 존재는 눈을 뜨지 않은 채였지만, 분명 나를 감지하고 있었다. 그 존재의 의식이 직접 내 뇌리에 파고드는 듯했다.

*…자유… 갈망…*

목소리는 쉰 듯 갈라졌고, 고통에 절규하는 듯했다. 동시에 내 감응 장치가 미친 듯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에테르 파동이 통제 불능으로 치솟으며 장치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순간, 거대한 존재가 담긴 탱크의 유리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쨍그랑, 쨍그랑. 얇은 실금들이 액체를 가르며 번져나갔다. 탁한 액체 속에서, 희미한 빛이 더욱 강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날… 풀어줘…*

끔찍한 속삭임이 내 귓가를 때렸다. 그리고 동시에, 저 멀리 복도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규칙적이고 단호한 발걸음. 교수님인가? 아니면 경비대?

나는 완전히 덫에 걸렸다. 뒤에서는 금기의 존재가 깨어나려 하고, 앞에서는 정체 모를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유리 탱크의 금이 더욱 깊어졌다. 이대로는 곧 터져 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마법진의 섬광과 함께, 단단한 손이 내 어깨를 잡아챘다.

“김민준!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차가운 분노가 실린 목소리였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섬광에 비친 실루엣은, 바로 학원장님의 수석 조교이자 가장 엄격한 교수님인, ‘엘리안’이었다. 그의 얼굴은 분노와 동시에 무언가 끔찍한 것을 발견한 경악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등 뒤에서, 거대한 유리 탱크가 굉음과 함께 박살 나기 시작했다. 액체가 쏟아져 내리며, 갇혀 있던 금기의 존재가 마침내 어둠 속으로, 그리고 세상 밖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엘리안 교수님의 얼굴은 공포로 굳어졌다.

“안 돼… 안 돼! 아직 때가 아닌데…!”

어둠 속에서, 끔찍한 형체가 서서히 일어서는 것이 느껴졌다. 차가운 액체가 내 발을 적셨다. 그 안에서, 수십 년간 갇혀 있던 금기가, 마침내, 숨을 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