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라이트 노벨의 흥미진진한 챕터

칙칙한 녹물이 흐르는 낡은 증기 파이프 사이로, 엘라라는 작은 금속 조각을 톡톡 건드리며 앞으로 나섰다. 퀴퀴한 기름 냄새와 먼지, 그리고 희미하게 풍겨오는 철 썩는 냄새가 온 폐허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 고정된 황동 고글 렌즈 너머로, 녹슬고 뒤틀린 철골들이 거대한 유령처럼 그림자를 드리웠다.

“톱니, 주변은?”

엘라라의 속삭임에 맞춰, 그녀의 발치에 바싹 붙어 걷던 작은 증기 동력 로봇 ‘톱니’가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톱니의 몸체는 온통 긁히고 찌그러져 있었지만, 중앙에 박힌 거대한 황동 시계추는 여전히 정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톱니는 두 개의 작은 기계 팔을 들어올려 공중을 더듬었다. 그리고는 삑, 삑, 삑 하는 경고음과 함께 한쪽 팔을 폐허 속 깊은 곳으로 가리켰다.

“젠장, 또 저놈들인가.”

엘라라는 낡은 가죽 재킷 속에서 자동 태엽식 권총을 꺼내 들었다. 방아쇠를 당기자 딸깍거리는 소리와 함께 내부 기어가 맞물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총구에서 희미하게 증기가 새어 나왔다. 이런 폐쇄된 공간에서 총성은 피하는 게 상책이었지만, 때로는 방법이 없었다.

그녀의 목표는 이 거대한 고철 더미, ‘강철 심장 폐허’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다는 ‘광휘의 코일’이었다. 도시 외곽에 자리한 그들의 이동식 은신처, ‘방랑자 호’의 동력원이 완전히 맛이 가버린 지금, 코일을 찾아내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방랑자 호는 그들의 마지막 보루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끈이었다.

“톱니, 북동쪽 굴착 통로를 확인해. 난 이쪽으로 갈게.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마.”

톱니는 엘라라의 말에 따라 작은 바퀴를 굴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손목에 찬 작은 압력계의 수치를 확인했다. 지하로 내려갈수록 기압은 높아지고, 공기는 더욱 탁해졌다. 폐허의 공기는 늘 그랬다. 거친 숨을 내쉬며 엘라라는 좁고 비좁은 통로를 기어 들어갔다.

갑자기, 등 뒤에서 으스스한 금속 마찰음이 들려왔다.
크르륵… 찌이익…
그 소리는 마치 낡은 기계가 서서히 움직임을 시작하는 듯했다. 엘라라는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고글 너머로 보이는 시야가 흔들렸다.

“망할…”

폐허에 서식하는 ‘고철 사냥꾼’들. 버려진 자동 기계들이 오염된 에너지로 살아 움직이며, 침입자를 발견하면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괴물들이었다. 놈들은 인간의 형태를 띠고 있었지만, 온몸이 녹슨 철판과 증기 파이프로 이루어져 있었다.

엘라라는 숨죽인 채 총구를 벽 너머로 겨눴다. 그녀의 심장이 불안하게 쿵쾅거렸다. 저들은 수적으로 우세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곳에 너무 많은 것을 걸었다.

어둠 속에서 푸르스름한 증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았다. 고철 사냥꾼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최소 셋. 거칠게 숨을 쉬는 소리가 들릴 듯했다. 그들의 관절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크르르르…”

가장 앞선 놈이 고개를 비틀어 엘라라가 숨어있는 곳을 향해 느리게 시선을 돌렸다. 놈의 철제 손가락이 바닥을 긁는 소리가 소름 끼치게 울렸다. 놈의 몸통에 박힌 거대한 증기 보일러에서는 주기적으로 거친 김이 뿜어져 나왔다.

이대로는 안 된다.

엘라라는 빠르게 주위를 스캔했다. 머리 위에는 오래된 전선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고, 바닥에는 굴러다니는 고철 조각들이 가득했다. 그녀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작은 금속 구슬 몇 개를 꺼냈다. ‘소음 유인탄’. 그녀가 직접 개조한 간이 폭발물이었다.
하나를 핀으로 조심스럽게 건드린 뒤, 멀리 떨어진 반대편 통로로 던졌다.

탁! 팅그르르… 콰앙!

작은 폭발음이 폐허 전체에 울려 퍼졌다. 고철 사냥꾼들의 움직임이 순간 멈칫했다. 그리고는 일제히 폭발음이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놈들의 거친 발걸음 소리가 폭발음이 난 곳으로 향했다.

엘라라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고철 사냥꾼들의 반대 방향, 즉 폐허의 가장 깊은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폐가 타오르는 듯 아팠지만, 멈출 수 없었다.

끼이이익!

그녀의 등 뒤에서 놈들이 추격해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나가 다른 놈보다 빨랐다. 팔다리가 기형적으로 길고, 등에 증기 추진기가 달려있었다. ‘추격자’였다.

“젠장, 이런 빌어먹을…”

엘라라는 속도를 냈다. 그녀의 시선은 오직 ‘광휘의 코일’이 있을 법한 곳을 향했다. 눈앞에 거대한 금속 문이 보였다. 낡았지만 여전히 견고해 보이는 문이었다. 문에는 증기 동력으로 작동하는 복잡한 잠금장치가 달려있었다.

그녀는 가방에서 만능 해제 도구를 꺼냈다. 작은 렌치와 스프링, 기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장치였다. 능숙하게 잠금장치에 도구를 밀어 넣고 돌리기 시작했다.

뒤에서는 추격자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금속이 바닥을 긁는 소리, 거친 증기 분출음이 그녀의 목덜미를 스치는 듯했다.

딸깍! 딸깍!

수많은 기어가 맞물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묵직한 ‘철컥!’ 소리와 함께 잠금장치가 풀렸다.
엘라라는 문을 힘껏 밀었다. 녹슨 경첩이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문 뒤편의 어둠 속에서 차가운 공기가 밀려 나왔다.

그녀는 안으로 몸을 던졌다. 거의 동시에 추격자의 거대한 금속 팔이 문이 닫히는 틈새를 비집고 들어왔다.
엘라라는 몸을 날려 문을 닫으려 했지만, 추격자의 힘은 상상을 초월했다. 금속 팔이 문틈을 점점 더 벌렸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이때였다.
저 멀리 어둠 속에서 작은 광선이 번뜩였다. 삑! 삑! 삑!
톱니였다! 톱니가 고철 사냥꾼들의 발을 묶고 있었다. 톱니의 작은 몸체에 달린 레이저 포가 고철 사냥꾼들의 취약 지점인 관절을 정확하게 노리고 있었다.

그 틈에 엘라라는 마지막 힘을 짜내 문을 닫았다. 쾅!
강철 문이 닫히며 묵직한 진동이 폐허를 울렸다.
엘라라는 문에 등을 기대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손에는 아직도 총이 쥐어져 있었다.

“톱니… 너 이 자식… 고마워.”

잠시 후, 톱니가 문 틈으로 작은 몸을 비집고 들어왔다. 온몸이 긁히고 한쪽 팔이 너덜거렸다. 하지만 톱니는 여전히 삑삑거리며 엘라라의 다리를 비볐다.

엘라라는 톱니의 망가진 팔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은 폐허의 핵이었다. 거대한 기계 장치들이 엉켜 있었고, 천장에서는 녹슨 파이프들이 거대한 혈관처럼 뻗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 푸르스름한 빛을 희미하게 내뿜는 거대한 코일이 보였다.
광휘의 코일.

“찾았다… 톱니, 드디어 찾았어!”

엘라라의 목소리에 희미한 환희가 서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코일 주변의 바닥이 균열된 것을 발견했다.
코일의 아랫부분에서 섬뜩한 푸른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균열 아래, 끝없는 어둠 속으로 이어지는 틈새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르르르르… 콰아앙…!

그것은 방금까지 그들을 쫓던 고철 사냥꾼들의 소리가 아니었다. 훨씬 더 크고, 훨씬 더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지축을 뒤흔드는 진동이었다.
엘라라의 고글 렌즈 너머로, 그녀의 눈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그들은 겨우 고철 사냥꾼들로부터 도망쳤을 뿐이었다.
이 폐허는, 아직 그들의 존재를 완전히 드러내지 않은 더 깊은 어둠을 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