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해의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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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화: 어둠 속의 신호]**
**장면 1**
**EXT. 심우주 – 밤**
칠흑 같은 어둠이 끝없이 펼쳐진 심우주. 그 광활한 정적을 깨고, 한 줄기 빛이 은하수 잔해 사이를 가로지른다.
날렵하면서도 거대한 형상의 우주선 ‘헤르메스 호’가 마치 살아있는 거대 생명체처럼 유영한다. 선체 곳곳에 푸른빛을 내는 추진체가 섬광처럼 빛나며 나아가고, 함선 주변의 공간이 미세하게 일렁인다. 멀리 보이는 이름 모를 성운이 신비로운 색채로 빛나고 있다. 수백만 년 동안 인류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미지의 심연 속, ‘헤르메스 호’는 외로운 탐색을 이어간다.
* **VFX:** ‘헤르메스 호’의 웅장함과 동시에 우주 속 고독함을 강조하는 롱샷. 서서히 줌인하여 함선의 디테일을 보여준다.
* **SOUND:** 잔잔하고 몽환적인 우주 배경음악, 함선 엔진의 미세한 공명음이 조용히 깔린다.
**장면 2**
**INT. 헤르메스 호 – 함교 – 낮**
함교 내부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디스플레이 패널과 콘솔들로 가득하다. 푸른빛과 오렌지빛이 교차하는 홀로그램 화면들이 공중에 떠다니고, 몇몇 승무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적막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화면 곳곳에 알 수 없는 고대 문자로 추정되는 패턴과 복잡한 에너지 파동 그래프가 흘러간다.
**윤설아 함장** (40대 초반,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눈빛.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은 함장석에 앉아 정면의 메인 디스플레이를 응시한다. 디스플레이에는 별 지도와 각종 항해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그녀의 옆에는 **한지혁 박사** (30대 후반, 날카롭고 지적인 인상, 안경을 고쳐쓴다)가 서서 무언가 심각한 표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그의 눈은 잠 못 이룬 듯 붉게 충혈되어 있다.
* **SHOT:** 윤설아 함장의 클로즈업. 그녀의 눈빛에서 깊은 피로와 함께 짙은 책임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어서 한지혁 박사의 초조한 손놀림을 보여주는 클로즈업.
* **SOUND:** 기기 작동음, 낮은 톤의 컴퓨터 음성 보고. (예: “주변 성간 물질 농도, 정상 범위. 중력 왜곡률, 미미.”)
**윤설아 함장**
(나지막이, 그러나 단호하게)
아직도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나, 한 박사? 이 깊은 우주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그것’이 과연 존재할까 싶군. ‘이클립스’ 지대에 진입한 지도 벌써 세 달째야.
한지혁 박사는 홀로그램 패널을 손가락으로 쓸어 넘기며 복잡한 수치들을 확인한다. 그의 얼굴에 답답함과 함께 짙은 열망이 스쳐 지나간다.
**한지혁 박사**
이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함장님. ‘이클립스’ 지대에서 발견된 에너지 파동의 잔재는… 분명 미지의 지성체가 남긴 흔적입니다. 다만, 그 기원과 형태를 파악하기가 힘들 뿐입니다. 마치 망자의 마지막 속삭임처럼 희미하게 맴돌고 있습니다.
함교의 다른 쪽, **강민우 항해사 겸 보안 책임자** (30대 중반, 단단한 체격, 침착하지만 날카로운 눈매)가 조종석에서 함선 상태를 확인한다. 그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옆구리에 찬 권총집으로 향한다.
**강민우**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걱정스러운 투로)
함장님, 너무 깊이 들어왔습니다. 보급선과의 통신도 불안정하고, 주변 중력장의 왜곡도 심상치 않습니다. 어서 안전지대로 복귀하는 게… 임무 수행 이전에 승무원들의 안전을…
**윤설아 함장**
(날카롭게 강민우를 돌아보며, 그의 말을 끊는다)
우리는 ‘안전’을 위해 여기까지 온 게 아니야, 강 항해사. 인류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지. 이 미지의 영역이야말로 인류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열쇠를 쥐고 있을지도 몰라.
그때, 함교 전체를 뒤흔드는 날카로운 경보음이 울린다. 삐이이이익-! 적색 경고등이 번쩍이며 함교 전체를 핏빛으로 물들인다. 모든 승무원들의 시선이 메인 디스플레이로 향한다.
* **VFX:** 경보음과 동시에 함교 전체에 붉은빛이 깜빡이며 긴급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메인 디스플레이에 ‘WARNING: UNIDENTIFIED ENERGY SIGNATURE’ 문구가 섬광처럼 스쳐 지나간다.
* **SOUND:** 날카로운 경고음, 승무원들의 술렁거림과 불안정한 숨소리.
**여성 컴퓨터 음성**
(차분하지만 긴급하게, 기계음이 살짝 섞인 목소리)
경고. 미확인 에너지 신호 감지. 방향 델타-7, 거리 3000킬로미터. 신호 강도 급증. 반복합니다. 신호 강도 급증.
한지혁 박사가 재빨리 자신의 콘솔로 달려가 데이터를 확인한다. 그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스캐너에서 폭주하는 에너지 파동 그래프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한지혁 박사**
(흥분한 목소리로, 떨리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며)
이건…! 함장님, 이 신호는 우리가 찾아 헤매던 그 에너지 패턴입니다! 이전 ‘이클립스’에서 감지했던 잔재와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전례 없던 규모의 에너지 반응이에요! 살아있는 듯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윤설아 함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녀의 얼굴에 피로와 망설임 대신, 강철 같은 결단력과 함께 거대한 발견을 목전에 둔 탐험가의 비장함이 스친다.
**윤설아 함장**
(단호하게)
항해사! 즉시 신호 발생 지점으로 이동한다. 전 함선 경계 태세. 모든 센서 최대치로 가동, 외부 탐색 드론 발사 준비.
**강민우**
(주저하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함장님, 미지의 에너지원입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섣불리 접근하는 건 너무 위험합니다. 어떤 존재일지도…
**윤설아 함장**
(단호하게, 강민우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이것이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다. 두려움에 굴복할 거라면 애초에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강민우는 더 이상 반론하지 않고 조종간에 손을 얹는다. 깊은 숨을 내쉬고, 함선 시스템에 명령을 입력한다. ‘헤르메스 호’가 방향을 틀고, 메인 엔진 출력을 높인다. 함선 전체가 미세한 진동과 함께 거대한 굉음을 낸다.
* **VFX:** 메인 디스플레이에 알 수 없는 형태의 에너지 파동이 점점 선명해지는 그래픽. 파동의 중심부에 흐릿한 형상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 **SOUND:** 엔진의 웅장한 재가동 소리, 함선 내부의 진동음, 긴박하게 고조되는 배경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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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EXT. 심우주 – ‘헤르메스 호’ 외부 – 낮**
‘헤르메스 호’가 신호 발생 지점을 향해 나아간다. 함선에서 여러 대의 소형 탐색 드론들이 발사되어 선두에서 주변을 스캔한다. 드론들은 마치 작은 반딧불이처럼 어둠 속으로 흩어져 사라진다.
* **SHOT:** 드론들이 함선에서 분리되어 어둠 속으로 빠르게 사라지는 모습. 광활한 우주에 점처럼 보이는 드론들.
* **SOUND:** 드론들의 기계음과 추진음, 우주선의 미세한 잔향음.
**장면 4**
**INT. 헤르메스 호 – 함교 – 낮**
모든 승무원들이 긴장한 채 메인 디스플레이를 주시한다. 화면에는 드론들이 보내오는 실시간 영상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어두운 성간 물질만 보이던 화면이, 점점 한 지점에 고정된다. 드론들의 레이저 스캔이 무언가의 표면을 더듬는다.
**여성 컴퓨터 음성**
물체 감지. 비정형 구조물. 스캔 결과, 인공 구조물로 추정. 물질 구성 분석 중. 대기 없음. 표면 온도, 절대 영도 근접.
화면 속, 끝없는 어둠의 장막 너머에…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자연적인 행성이나 소행성이 아니었다. 검고 매끄러운 표면, 어떤 기하학적인 규칙에 따라 배열된 듯한 육각형 패턴들이 거대한 구조물을 이루고 있었다. 그 크기는 소형 행성급이었으며, 수십억 년 동안 우주를 떠돌았던 듯한 태고적 아우라가 느껴진다. 어떤 빛도 흡수하는 듯, 존재 자체가 하나의 블랙홀처럼 느껴지는 경외로운 존재였다.
**한지혁 박사**
(숨을 삼키며, 경악과 희열이 뒤섞인 목소리로)
세상에… 이건…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어떤 문명의 흔적과도 다릅니다. 이 거대한 규모는… 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건축물이자, 동시에… 살아있는 듯한…
**윤설아 함장**
(경외감과 함께 서늘한 목소리로,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듯)
아무런 에너지 반응도 없이, 이렇게 거대한 구조물이 우주를 떠다닐 수 있다고? 우리의 센서가 감지하지 못했던 거야… 대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저곳에 잠들어 있던 거지?
**강민우**
(놀란 듯, 넋을 잃고 화면을 응시한다)
표면 온도는 절대 0도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내부 에너지 반응은 엄청나군요. 마치… 심해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거대 생명체처럼.
**이선우 기관장** (40대 후반, 거칠지만 정 많고 노련한 인상, 땀과 기름때 묻은 정비복 차림)이 통신으로 함교와 연결된다. 그의 목소리에는 평소의 투박함 대신 다급함이 섞여 있다.
**이선우**
(통신 너머로, 투박한 목소리)
함장님, 기관실입니다! 함선 주변의 공간이 이상합니다! 중력장이 마구 뒤틀리고 있어요! 이대로는 함선에 무리가 갑니다! 이 미지의 물체가… 함선을 끌어당기는 것 같습니다!
**윤설아 함장**
(메인 디스플레이를 응시하며, 단호한 표정으로)
최대 출력으로 접근한다! 이선우 기관장은 함선 출력을 조절해 이 중력장에 대항해! 우리는 저것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 이것은… 인류의 운명을 바꿀 발견이 될 것이다!
‘헤르메스 호’는 거대한 미지의 유물에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유물의 표면은 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았지만, 간혹 육각형 패턴 사이에서 은은한 푸른빛이 깜빡이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심해의 거대 생명체가 심장을 박동하는 것처럼, 생명력이 넘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SHOT:** ‘헤르메스 호’와 외계 유물의 압도적인 크기 대비를 보여주는 풀샷. ‘헤르메스 호’는 거대한 유물 앞에 작은 벌레처럼 보인다.
* **VFX:** 유물 표면에서 미세하게 깜빡이는 푸른빛. 이 빛은 마치 심장 박동처럼 규칙적인 주기를 가지고 있다.
* **SOUND:** 긴장감 넘치는 효과음이 고조되고, 알 수 없는 낮은 주파수의 음파가 들리는 듯한 느낌이 승무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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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5**
**INT. 헤르메스 호 – 격납고 – 낮**
작은 탐사정 ‘코멧 호’가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탐사정 안에는 한지혁 박사와 강민우, 그리고 두 명의 보안 대원이 완전 무장한 채 앉아 있다. 모두의 얼굴에 비장함과 호기심, 그리고 알 수 없는 공포감이 교차한다. 그들은 헬멧을 쓰고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지만, 각자의 거친 숨소리는 헬멧 통신으로 여과 없이 들려온다.
**강민우**
(헬멧 너머로 한지혁을 보며, 목소리에 걱정이 묻어난다)
박사님, 혹시 모르니 제 옆에 바싹 붙어 계십시오. 함장님께서도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최우선으로 복귀하라는 명령이 있었습니다.
**한지혁 박사**
(창밖으로 보이는 유물을 응시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걱정 마십시오, 강 항해사. 이 인류사에 길이 남을 발견 앞에서, 그 어떤 위험도 감수할 가치가 있습니다! 저곳은… 미지의 지식으로 가득 차 있을 겁니다!
**보안대원 1** (건장한 체격, 긴장한 기색)
(무기를 점검하며, 마른침을 삼킨다)
근데 저거, 정말 외계 유물 맞습니까? 괜히 어설프게 건드렸다가… 영화처럼 되는 거 아니겠죠? 그 옛날 인류가 만들었던 재앙 같은 거…
**강민우**
(한숨을 쉬며, 애써 침착하게)
그래서 우리가 가는 거 아니겠나. 불확실성 제거. 함장님께서 직접 선택하신 최정예 탐사팀이다.
탐사정이 유물의 가장 큰 육각형 패턴 중 하나에 조심스럽게 착륙한다. 육각형 패턴은 탐사정이 착륙하자마자 미세하게 빛을 발하며 탐사정을 흡수하듯 감싼다. 마치 유물이 숨을 들이쉬는 것처럼 탐사정 전체가 진동한다.
* **SHOT:** 탐사정이 착륙하는 모습. 유물의 표면이 살아있는 것처럼 반응하며 탐사정을 감싸는 디테일을 강조한다.
* **SOUND:** 착륙 시의 둔탁한 진동음, 유물에서 발생하는 듯한 기묘하고 낮은 전자음이 진동과 함께 울려 퍼진다.
**장면 6**
**INT. 탐사정 ‘코멧 호’ – 낮**
탐사정 내부의 승무원들이 숨을 죽인다. 외부 스캔 결과, 유물 표면에 아무런 생체 반응은 없지만, 내부에서 미세한 에너지 파동이 감지된다.
**한지혁 박사**
(데이터 패널을 주시하며)
표면에 어떤 보호막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내부 에너지에 반응해 활성화된 것 같군요. 열렸습니다!
**강민우**
(계기판을 보며, 긴장한 표정으로)
실드를 해제하십시오. 조심스럽게. 외부 환경에 즉시 적응할 준비.
탐사정의 실드가 천천히 열린다. 바깥 공기는 없지만, 묘한 압력이 느껴진다. 외계 유물의 내부 통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희미하게 빛나는 육각형 통로가 끝없이 이어진다. 통로의 벽면은 검은 결정체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결정체들 사이로 푸른빛의 에너지 라인이 맥동하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혈관처럼.
**한지혁 박사**
(넋을 잃은 듯, 감탄사를 내뱉는다)
믿을 수 없어… 완벽한 밀봉 상태에서, 수십억 년 동안 에너지를 보존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이 에너지원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이야!
**강민우**
(총을 뽑아 들며, 불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함장님, 통신 송수신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간헐적으로 끊어집니다. 외부 중력장 영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윤설아 함장**
(통신 너머로, 살짝 불안정한 목소리로)
들린다, 강 항해사. 조심해서 진입해. 어떤 상황이든 즉시 보고해. 통신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
강민우는 보안 대원들에게 수신호를 보내며 선두에 선다. 그의 손은 권총 손잡이를 꽉 쥐고 있다. 한지혁 박사가 흥분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 눈으로 그 뒤를 따른다.
* **VFX:** 육각형 통로의 푸른 에너지 라인이 몽환적으로 빛나는 모습. 빛이 때때로 섬광처럼 강해졌다가 약해지기를 반복한다.
* **SOUND:** 발자국 소리, 헬멧 속의 거친 숨소리, 미지의 낮은 공명음이 계속해서 울려 퍼진다. 통신 잡음이 간헐적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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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7**
**INT. 외계 유물 내부 – 통로 – 낮**
네 명의 탐사팀이 조심스럽게 통로를 걷는다. 통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었고, 가끔씩 거대한 공간으로 이어지는 문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모든 것이 기하학적이고 비현실적이다. 벽면의 결정체들은 차가우면서도 끈적한 느낌을 주는 듯했다.
**한지혁 박사**
(손에 든 스캐너로 벽을 분석하며)
이 벽면의 결정체는… 우리 은하계에서는 발견된 적 없는 물질입니다. 마치 살아있는 듯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세한 전류가 흐르고 있어요.
그때, 통로 벽면의 푸른 에너지 라인이 더욱 강하게 맥동하더니, 눈앞의 통로가 스르륵 열린다. 그 안에서 기묘한 형태의 홀로그램 영상이 흘러나온다. 그것은 문자도 그림도 아닌, 어떤 추상적인 개념을 표현하는 듯한 빛의 패턴이었다. 도형들이 끊임없이 변형되고 융합하며 알 수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듯하다.
**보안대원 2** (겁에 질린 표정, 목소리가 떨린다)
이게… 뭡니까? 빛… 빛이 움직여요…
**한지혁 박사**
(홀로그램에 손을 뻗으려다 멈춘다. 그의 눈이 빛난다)
경고 메시지일까… 아니면… 어떤 기록… 아니, 정보 전달…
강민우는 홀로그램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주위를 경계한다. 그의 손은 총 손잡이를 꽉 쥐고 있고, 다른 손으로는 보안 대원들을 뒤로 물러서게 한다.
**강민우**
(낮은 목소리로, 경고하듯)
섣불리 건드리지 마십시오, 박사님. 저 에너지…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홀로그램은 더욱 선명해지더니, 강렬한 푸른빛을 뿜어내며 팀원들의 시야를 가린다. 동시에, 팀원들의 헬멧 통신이 ‘지직- 끽-‘ 거리는 잡음과 함께 완전히 끊긴다. 사방에서 기묘한 공명음이 울려 퍼지며, 그들의 정신을 뒤흔드는 듯했다.
**윤설아 함장**
(통신 너머로, 다급하고 불안정한 목소리)
강 항해사! 한 박사! 무슨 일이야?! 통신 불량! 응답해! 즉시 응답하라!
하지만 답은 없다. 강렬한 빛이 사라지자, 팀원들은 잠시 눈을 감았다 뜬다. 그들이 서 있던 통로는 그대로였지만,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통로 벽면의 결정체들이 마치 살아있는 피부처럼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벽면에서 푸른 혈관들이 꿈틀거리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한지혁 박사**
(두리번거리며, 혼란스러운 표정)
방금… 이게 무슨… 일이지? 에너지 파동이… 몸을 통과한 것 같은데…
그 순간, 한지혁 박사의 귀에서 ‘쉬이이이익-‘ 하는 낮은 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의 헬멧 내부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울리고, 그는 자신의 헬멧을 벗어보려 하지만,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동공이 급격히 확장된다. 그의 시선은 텅 빈 통로의 어둠 속을 응시하는 듯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듯 공허했다.
**한지혁 박사**
(흐느끼듯, 괴로워하는 목소리)
어… 억… 내… 내 머리…
그의 손에 든 스캐너에서 이상한 수치가 폭주하기 시작한다. 스캐너 화면 전체가 푸른색 노이즈로 가득 찬다. 강민우가 그의 이상을 알아차리고 다가가려 한다.
**강민우**
(경악하며)
박사님! 왜 그러십니까?! 괜찮으십니까?!
하지만 이미 늦었다. 한지혁 박사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고, 그의 얼굴에 소름 끼치는, 섬뜩한 미소가 떠오른다. 그의 입이 천천히 벌어지며, 마치 다른 존재의 목소리처럼, 낮고 깊은 울림이 터져 나온다. 그의 목소리는 수억 년의 시간을 초월한 듯한, 고대적이고 낯선 억양이 섞여 있었다.
**한지혁 박사**
(낮게 읊조리듯, 전혀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에코가 울린다)
*…왔는가… 우리의… 새로운… 그릇… 오랜… 기다림… 끝에…*
푸른 에너지 라인이 한지혁 박사의 몸을 휘감듯 강하게 빛나고, 그의 주변 공간이 일렁인다. 그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났다가 기이하게 비틀린다. 강민우와 보안 대원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얼어붙는다. 그들의 눈에는 절대적인 공포가 가득했다.
* **VFX:** 한지혁 박사의 눈동자가 푸른빛으로 섬뜩하게 빛나고, 주변 공간이 마치 수면에 돌을 던진 것처럼 일렁이는 이펙트.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파형처럼 공간을 흔든다.
* **SOUND:** 섬뜩한 에코가 울리는 목소리, 비정상적으로 고조되는 심장 박동 소리, 긴박하고 공포스러운 배경음악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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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8**
**INT. 헤르메스 호 – 함교 – 낮**
윤설아 함장은 초조하게 메인 디스플레이를 바라본다. 탐사팀과의 통신이 완전히 끊긴 상태다. 그녀의 얼굴에는 불안과 분노, 그리고 알 수 없는 절망감이 뒤섞여 있다.
**윤설아 함장**
(분노와 불안이 뒤섞인 목소리로, 주먹으로 콘솔을 내리친다)
이선우 기관장! ‘코멧 호’의 위치를 파악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통신을 복구시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선우**
(통신 너머로, 다급하고 거친 숨소리와 함께)
함장님, 내부 중력장이 맹렬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코멧 호’의 신호는 탐지되지만, 간헐적인 파동이 너무 강해서…! 마치… 저 유물이 ‘활동’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함선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메인 디스플레이에 외계 유물의 거대한 형상이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유물 표면의 육각형 패턴들이 이제는 선명한 푸른빛으로 격렬하게 맥동하고 있었고, 그 중심에서 거대한 에너지 파동이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마치 수억 년의 잠에서 깨어난 거대한 짐승이 포효하는 것처럼, 유물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윤설아 함장**
(이를 악물고, 창밖의 유물을 응시한다)
강민우… 한지혁… 대체 저 안에서 무슨 일이…
화면 속 유물은 이제 정체불명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헤르메스 호’를 집어삼킬 듯이 노려보는 것 같았다. 함선의 전기가 깜빡이고, 함교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린다. 모든 승무원들이 불안에 떨며 서로를 바라본다.
* **SHOT:** 윤설아 함장의 얼굴 클로즈업. 절망과 결단이 교차하는 표정. 그녀의 눈에 비친 유물의 푸른 섬광이 흔들린다.
* **VFX:** 유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푸른빛 에너지. 그 빛이 ‘헤르메스 호’를 감싸 안으며 함선 전체가 흔들리는 효과.
* **SOUND:** 모든 것이 절정으로 치닫는 웅장하면서도 불안한 오케스트라 사운드. 함선이 뒤흔들리는 굉음, 승무원들의 비명 소리, 그리고 유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한 낮은 공명음이 뒤섞여 들린다.
**[장면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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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심우주를 가로지르는 ‘헤르메스 호’. 그들의 여정은 미지의 유물을 발견하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인류의 미래를 바꿀 기회인가, 아니면 종말을 고할 재앙인가? 외계 유물의 심연 속에서 메아리치는 고대의 속삭임은, ‘헤르메스 호’ 승무원들의 정신을 잠식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들은 미지의 존재가 남긴 유산 앞에서 인류의 운명을 결정할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혹은, 이미 그들의 선택은 정해져 있었던 것일까?
**다음 이야기 예고:** 유물에 잠식된 한지혁 박사, 그가 내뱉는 섬뜩한 메시지의 의미는? 함교와 완전히 단절된 강민우와 보안 대원들은 외계 유물의 미로 속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 그리고 윤설아 함장은 이 미증유의 위기 앞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심우주의 심연, 그곳에 숨겨진 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