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제목: 그림자 속의 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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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배경:** 잿빛 하늘 아래, 무너진 고층 빌딩들의 잔해가 뾰족하게 솟아있다. 한때 화려했던 도시의 흔적은 이제 녹슨 철골과 깨진 유리 파편, 그리고 먼지 쌓인 콘크리트 덩어리뿐이다. 바람이 휑하게 불어 폐허 사이를 스쳐 지나가며 음산한 소리를 낸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유령처럼 느껴진다.
**시간:** 해 질 녘, 주황색 노을이 폐허 위로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등장인물:** 강하준 (20대 후반, 날렵하고 단단한 체격, 무채색의 낡은 전투복 차림, 등에 개조된 소총을 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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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준 (내레이션):**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이젠 본능이 돼버린 동작. 폐허의 먼지와 썩은 냄새가 섞인 공기를 삼키는 일.
“살아있다”는 지독한 증거.
**컷 1:** 강하준이 무너진 건물 잔해 위에서 낮은 자세로 주변을 살핀다. 그의 눈은 날카롭고 경계심으로 가득 차 있다. 등 뒤의 소총 손잡이를 무의식적으로 만지작거린다.
**컷 2:** 하준의 시선이 멀리, 상대적으로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어느 오래된 백화점 건물을 향한다. 외벽은 넝쿨로 뒤덮여 있고, 깨진 창문들은 마치 텅 빈 눈동자처럼 보인다.
**강하준 (내레이션):**
며칠째 허탕이다. 이 구역은 이제 남은 게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저긴 아직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어. 너무 멀고, 너무 위험해서.
그래도. 오늘은 어쩔 수 없어.
**컷 3:** 하준이 고개를 숙여 손목에 찬 낡은 GPS 장치를 확인한다. 화면에는 깜빡이는 작은 점 하나가 백화점 건물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아래쪽에는 “식량 재고: 2일”이라는 붉은 글씨가 떠 있다.
**컷 4:** 하준이 몸을 일으키며 자세를 낮춘다. 그의 발걸음은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 움직임 하나하나에 생존자의 노련함이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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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배경:** 백화점 건물 내부. 어둡고 음침하며, 천장의 일부가 무너져 내려와 빛이 희미하게 들어온다. 고급스러웠던 인테리어는 이제 먼지와 곰팡이, 잔해로 뒤덮여 있다. 썩은 냄새와 습한 공기가 가득하다.
**시간:** 여전히 해 질 녘, 외부의 빛이 더욱 희미해지고 있다.
**등장인물:** 강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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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1:** 하준이 부서진 백화점 출입문을 겨우 열고 들어선다. 삐걱거리는 금속음이 정적을 깬다. 그는 문틈으로 고개를 내밀어 내부를 한 번 더 확인하고는 조용히 발을 들인다.
**강하준 (내레이션):**
대균열 이후, 모든 게 변했다.
도시의 뼈대만 남기고 모든 생명력을 빨아들인 듯한 이 기묘한 정적.
그래도 가끔은… 이 정적조차 나를 잡아먹으려는 그림자처럼 느껴진다.
**컷 2:** 하준이 휴대용 손전등을 켜고 내부를 비춘다. 빛이 닿는 곳마다 망가진 진열대, 찢어진 옷가지, 깨진 상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바닥에는 정체 모를 액체의 굳은 자국과 기괴한 발자국들이 흩어져 있다.
**강하준 (독백, 속삭임):**
…꽤 심각하군. 누가 먼저 다녀갔거나, 아니면…
**컷 3:** 하준이 발자국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한쪽 벽면에 손톱으로 긁은 듯한 날카로운 흔적과 피가 말라붙은 자국들을 발견한다. 그는 얼굴을 찌푸린다.
**강하준 (내레이션):**
…그것들이 먼저 다녀갔거나.
‘변이체’. 대균열 이후 나타난 괴물들.
인간이었던 것들도, 동물이었던 것들도,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뒤틀리고 변형되어 이젠 그저 살덩이와 폭력의 덩어리로만 남은 존재들.
**컷 4:** 하준이 2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계단을 조심스럽게 올라선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위층으로 향한다.
**컷 5:** 2층. 의류 매장이었던 곳인 듯, 마네킹들이 팔다리가 부러진 채 널브러져 있다. 하준의 손전등 빛이 한 마네킹의 깨진 얼굴을 비춘다. 그 순간, 먼지 쌓인 옷가지 더미 뒤에서 뭔가 움직이는 그림자가 보인다.
**SE:** 스스슥… (무언가 바닥을 기어가는 소리)
**강하준 (독백):**
왔군.
**컷 6:** 하준이 소총을 빠르게 겨눈다. 빛이 향하는 곳에, 어둡고 축축한 촉수들이 달린, 등에서 뼈가 튀어나온 듯한 이형의 존재가 웅크리고 있다. 그 존재는 기이하게 목을 꺾어 하준을 노려본다. 눈 대신 붉게 빛나는 두 개의 점이 섬뜩하다.
**변이체 (효과음):** 흐으으읍… (거친 숨소리, 혹은 짐승의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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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배경:** 백화점 2층, 변이체와 하준의 대치.
**시간:** 밤의 장막이 완전히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등장인물:** 강하준, 변이체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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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1:** 변이체가 갑자기 몸을 웅크리더니,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하준에게 달려든다. 그 움직임은 예상보다 빠르다.
**SE:** 콰앙! (발로 바닥을 차는 소리)
**컷 2:** 하준은 침착하게 방아쇠를 당긴다. 총구에서 불꽃이 터져 나가며 총알이 변이체의 몸을 정확히 관통한다. 하지만 변이체는 비명을 지르기는커녕, 더욱 빠르고 격렬하게 돌진한다.
**SE:** 탕! 탕! (총성)
**강하준 (독백):**
젠장, 약점은 아니었나!
**컷 3:** 변이체가 하준의 코앞까지 다가왔고, 촉수들이 마치 채찍처럼 뻗어 하준을 휘감으려 한다. 하준은 재빨리 소총을 방패 삼아 막아낸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린다.
**SE:** 철컥! 쨍그랑! (총성과 촉수가 부딪히는 소리)
**컷 4:** 하준이 변이체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동시에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다. 변이체는 균형을 잃고 바닥에 고꾸라진다. 하준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소총 개머리판으로 변이체의 머리를 내리찍는다.
**SE:** 퍽! 퍽! (둔탁한 타격음)
**컷 5:** 변이체의 몸이 끔찍하게 경련하며 축 늘어진다. 붉은 점이었던 눈이 서서히 꺼진다. 하준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쓰러진 변이체를 확인한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른다.
**강하준 (독백):**
하나…
**컷 6:** 그 순간, 아래층에서부터 수많은 발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거대한 짐승 떼가 몰려오는 듯한 웅성거림과 끔찍한 울음소리들이 백화점 전체를 뒤흔든다.
**SE:** 우르르르… 그르르르륵… (수많은 변이체들의 움직임과 소음)
**강하준 (독백):**
…하나가 아니었군.
**컷 7:** 하준의 얼굴이 굳는다. 그는 재빨리 주변을 둘러본다. 이대로 이 공간에 갇히면 끝장이다. 그의 시선이 한때 백화점의 유리창이었을, 이제는 뻥 뚫린 벽을 향한다. 저곳으로 탈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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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4]**
**배경:** 백화점 건물 외부, 어두운 도시의 폐허.
**시간:** 깊은 밤.
**등장인물:** 강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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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1:** 하준이 뻥 뚫린 벽을 통해 바깥으로 몸을 던진다. 그는 능숙하게 낡은 배수관을 붙잡고 미끄러져 내려온다. 착지하는 순간, 그의 팔목에서 삐끗하는 소리가 나지만, 아픔을 참고 자세를 잡는다.
**SE:** 쿵! 삐끗! (착지음과 통증)
**강하준 (독백):**
젠장… 괜찮아, 버틸 수 있어.
**컷 2:** 하준은 주변의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기며 빠르게 달린다. 뒤쪽 백화점 건물에서부터 여전히 변이체들의 소음이 들려오지만, 점점 멀어지고 있다.
**컷 3:** 하준은 어느 낡은 버스 정류장 잔해 뒤에 몸을 숨기고 잠시 숨을 고른다. 그의 시선은 허탈하게 밤하늘을 향한다.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박혀 있지만, 그 빛은 도시에 닿지 못하는 듯하다.
**강하준 (내레이션):**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길.
생존은 매일 밤 이렇게 나를 시험한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 썩어가는 세상에서, 나라는 작은 불꽃은.
**컷 4:** 하준이 팔목의 통증을 느끼며 잠시 쉬던 중, 문득 멀리 떨어진 어느 건물 옥상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그것은 일상적인 불빛과는 다른, 푸른빛과 보랏빛이 섞인 기묘한 섬광이었다. 마치 왜곡된 공기 속에서 피어나는 아지랑이처럼 일렁거린다.
**SE:** (아주 희미하게) 지이잉… (낮은 주파수의 진동음)
**강하준 (독백):**
…뭐지?
**컷 5:** 하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 섬광을 응시한다. 그 빛은 희미하지만 강렬하게 그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알 수 없는 불안감과 함께 묘한 끌림이 느껴진다.
**강하준 (내레이션):**
저건… 내가 알던 이 도시의 빛이 아니었다.
아니, 이 세상의 빛이 아니었다.
새로운 위험일까. 아니면…
내가 찾던, 단 한 조각의 희망일까.
**컷 6:** 하준이 아픈 팔목을 움켜쥐고 몸을 일으킨다. 그의 눈은 이제 그 미지의 섬광을 향해 굳건하게 빛나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피로와 함께 결의가 서려 있다.
**강하준 (독백):**
…가봐야겠어.
**[에피소드 종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