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각의 나락 (忘却의 奈落) – 에피소드 1: 어둠 속으로의 서막
**작품명:** 망각의 나락
**장르:** 오컬트 호러
**줄거리:** 잊혀진 고대 지하 유적의 비밀을 파헤치는 모험
—
**[장면 1]**
**P1.1 (풀샷)**
황량한 대지, 갈라진 흙먼지 위로 강렬한 햇살이 내리쬔다. 저 멀리 병풍처럼 늘어선 기괴한 형상의 바위산이 희미한 아지랑이 너머로 보인다. 낡고 투박한 SUV 한 대가 느릿느릿 먼지를 일으키며 이동하고 있다. 차창 밖 풍경은 문명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원시적인 모습이다.
**내레이션 (강민):**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 지도에도, 그 어떤 기록에도 남아있지 않은 망각의 땅.
우리는 미지의 영역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거대한,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
**P1.2 (클로즈업)**
SUV 운전대를 잡고 있는 강민의 얼굴. 수염이 덥수룩하고 햇볕에 그을렸지만, 날카로운 눈빛은 흔들림이 없다. 그의 옆에는 노트북과 여러 장비들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강민:**
(혼잣말처럼 나지막이)
…15세기 서역 상인들의 기록에 단 한 줄, ‘심장 없는 신’의 이야기를 담은 낡은 비석에 대한 언급.
그리고 이 좌표. 고작 그것이 전부였지.
—
**P1.3 (측면샷)**
뒷좌석에 앉은 지아와 준혁. 지아는 낡은 가죽으로 된 고문헌 같은 것을 집중해서 들여다보고 있고, 준혁은 각종 통신 장비와 탐지기들을 점검하고 있다. 그들의 표정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섞여 있다.
**지아:**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하지만 그 한 줄이 수백 년 동안 수많은 학자들을 미치게 만들었죠. ‘심장 없는 신’이라… 뭔가 익숙하지 않나요, 민 선배? 이 지역의 고대 신화들 중에 그런 존재는 없어요.
**준혁:**
(장비들을 조작하며)
심장 없는 신이든, 뭐든 간에… 일단 이 지형부터가 괴이합니다. 위성 사진으로 봤을 때도 그랬지만, 직접 와보니 흡사 거대한 누군가가 발톱으로 긁어낸 상처 같아요. 이쯤 되면 거의 도착입니다.
—
**P1.4 (전면샷)**
SUV가 멈춰선 곳. 사방이 거대한 바위 절벽으로 둘러싸인 계곡 입구다. 절벽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있고, 마치 거대한 입처럼 벌어져 있다. 한기가 느껴지는 듯한 불길한 분위기.
**강민:**
(차에서 내려 망원경으로 절벽을 살핀다)
찾았다. 전설 속 ‘검은 틈새’… 어째서 이런 곳이 지도에조차 없었을까.
**지아:**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며)
정말… 아무것도 없네요. 인적이 끊긴 지 최소 수백 년은 된 것 같아요. 공기마저 멈춰버린 듯한 느낌이에요.
—
**P1.5 (클로즈업)**
지아가 들고 있던 고문헌의 한 페이지. 희미한 글씨와 함께, 거대한 입처럼 벌어진 동굴과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사람들의 형상이 묘사된 삽화가 그려져 있다. 삽화 속 사람들의 표정은 절망과 공포로 일그러져 있다.
**지아:**
이게 전부였죠. ‘어둠이 삼키고, 어둠이 뱉어내며, 어둠이 심장을 찢는 곳’.
—
**P1.6 (강민의 시점)**
강민이 망원경을 통해 본 절벽의 모습.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거대한 문양들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풍화된 흔적이 역력하지만, 그 아래에는 어떤 질서와 규칙이 숨겨져 있는 듯하다.
**강민:**
자연적인 지형이 아니군. 오랜 세월 침식되었지만, 인공적인 흔적이 뚜렷해.
저 거대한 틈새는… 누군가 ‘만든’ 통로다.
—
**P1.7 (역동적인 앵글)**
준혁이 드론을 띄운다. 드론이 굉음을 내며 거대한 절벽 틈새를 향해 날아간다. 그들의 얼굴에 비장함이 감돈다.
**준혁:**
드론 시야 확보 완료. 내부 상황 확인하겠습니다.
**강민:**
(고개를 끄덕이며)
최소한 입구라도 안전한지 확인해야 해. 하지만… 이 정도 규모라면 그저 입구일 리 없어.
—
**P1.8 (드론 시점)**
드론 카메라에 잡힌 절벽 틈새의 내부. 겉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거대하고 깊다. 빛이 닿지 않는 깊은 심연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카메라는 진동하며 깊숙이 들어간다.
**준혁:**
(무전기에 대고)
내부는… 예상보다 훨씬 광활합니다. 천장은 보이지 않고, 바닥은 울퉁불퉁한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온 급강하… 그리고…
—
**P1.9 (준혁의 모니터)**
드론 카메라 영상이 지지직거리며 불안정해진다. 이내 화면이 완전히 검게 변한다.
**준혁:**
젠장! 신호 끊겼습니다. 강한 전자기 간섭인 것 같습니다!
**강민:**
(표정이 굳는다)
일반적인 동굴에서 나올 리 없는 현상이야.
—
**P1.10 (3인의 뒷모습)**
세 사람이 거대한 절벽 틈새를 향해 걸어간다. 그들의 어깨 위로 절벽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다. 발소리만이 고요한 대지를 울린다.
**지아:**
(목소리가 미묘하게 떨린다)
왠지… 돌아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에요. 이 기록들을 보면, 이곳은 ‘살아있는’ 곳이라고…
**강민:**
(지아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럴수록 더 깊이 파고들어야지. 우리는 답을 찾으러 온 거야, 지아.
—
**[장면 2]**
**P2.1 (광활한 컷)**
세 사람이 검은 틈새 안으로 들어서자, 마치 다른 차원으로 들어온 듯한 광경이 펼쳐진다. 거대한 동굴이 아니라, 인간의 손으로 깎아 만든 듯한 거대한 지하 통로가 길게 이어져 있다. 천장은 까마득히 높고, 사방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검은 돌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기는 차갑고 습하며, 오래된 흙과 곰팡이 냄새가 뒤섞여 있다.
**내레이션 (지아):**
어둠은 단순히 빛의 부재가 아니었다.
그것은 형체가 있고, 무게가 있었으며, 모든 것을 짓누르는 고대의 침묵 그 자체였다.
—
**P2.2 (근접 샷)**
준혁이 헤드랜턴을 켜자, 어둠이 잠시 물러난다. 그러나 랜턴 빛은 광활한 공간을 다 비추지 못하고, 오히려 그 끝없는 어둠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준혁:**
(작은 랜턴을 비추며)
이런 규모의 건축물을 지하에 만들었다니… 대체 얼마나 많은 인력이 투입된 겁니까? 아니, 인간이 만든 게 맞기는 한 걸까요?
**강민:**
(주변을 살피며)
고대 문명 중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을 가진 곳도 있었지. 하지만 이건… 좀 달라.
돌을 깎은 방식도, 접합부도… 일반적인 건축 기술과는 거리가 멀어.
—
**P2.3 (클로즈업)**
지아의 얼굴. 그녀의 시선은 돌벽에 새겨진 정교하지만 기괴한 문양에 고정되어 있다. 문양은 인간이나 동물의 형상이라기보다는, 복잡하게 뒤얽힌 기하학적 무늬와 눈동자 없는 얼굴들의 반복이다.
**지아:**
(숨을 들이쉬며)
이 문양들… 단순한 장식이 아니에요. 고대 서판에서 발견된 ‘망각의 서’에 언급된 ‘각인’과 유사해요. 사악한 기운을 봉인하거나, 오히려 불러내기 위한 주술적인 기호라고…
—
**P2.4 (패닝 샷)**
준혁이 열감지 카메라로 주변을 스캔한다. 화면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고, 오직 균일한 낮은 온도의 벽면만이 이어진다.
**준혁:**
아무것도 없습니다. 동식물의 흔적도, 생체 반응도… 완벽하게 죽은 공간입니다.
너무나도… 깨끗해요. 수백 년 된 유적이라면 먼지라도 쌓여있어야 할 텐데.
—
**P2.5 (지아의 불안한 시선)**
지아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랜턴 불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에서, 무언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오한이 느껴진다. 그녀는 손으로 팔을 쓸어내린다.
**지아:**
(나지막이)
아니요, 준혁 씨. 어쩌면 너무나도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는지도 몰라요.
**효과음:** (지아의 말과 함께, 멀리서 아주 희미하게, 무언가 긁히는 듯한 소리가 아주 짧게 들렸다 사라진다.) 스르륵…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
**P2.6 (강민의 발걸음)**
강민이 굳은 표정으로 통로를 따라 걷는다. 그의 발걸음은 왠지 모르게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손전등으로 주변을 비추다가, 문득 한 지점에서 멈춘다.
**강민:**
잠깐. 여기 좀 봐.
—
**P2.7 (클로즈업)**
강민이 손전등으로 비춘 벽면. 다른 벽면과 달리, 이곳에는 좀 더 선명하고 섬뜩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 그림은 기괴한 형태의 촉수 같은 것이 땅속에서 솟아나, 인간 형상들을 휘감아 끌고 가는 모습이었다. 인간들의 얼굴은 비명인지, 절규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일그러져 있다.
**지아:**
(그림을 보고 얼굴이 창백해진다)
세상에… 이건… 기록에 없던 그림이에요. 고대 신화에서도 이런 끔찍한 묘사는…
**강민:**
이건 경고야. 아주 명확한 경고.
—
**P2.8 (강민의 시점)**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는 강민의 눈빛. 그림 속 촉수들의 끝에는, 작은 구멍들이 셀 수 없이 뚫려 있었다. 그리고 그 구멍들 안에는… 검고 작은 점들이 박혀있는 듯했다.
**강민:**
(혼잣말처럼)
끌려가는 인간들은… 모두 심장이 있던 자리에 깊은 구멍이 나 있어.
‘심장 없는 신’…
—
**P2.9 (준혁의 장비 화면)**
준혁의 휴대용 탐지기 화면이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한다. 화면 속 지형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알 수 없는 에너지 파동이 감지되었다는 경고음이 울린다.
**준혁:**
(당황한 목소리로)
이게… 무슨… 지하 지형도가 갑자기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뭔가가 다가오고 있어요! 엄청난 속도로!
**효과음:** (탐지기의 경고음이 점차 커지며 날카로워진다. 삐이익- 삐이익-!)
—
**P2.10 (3인의 놀란 얼굴)**
강민, 지아, 준혁 세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 통로의 깊숙한 어둠 속을 응시한다. 그들의 얼굴에는 경악과 공포가 뒤섞여 있다. 랜턴 불빛이 닿지 않는 저 너머에서, 어떤 거대한 존재가 이들을 향해 맹렬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강민:**
(목소리에 절박함이 묻어난다)
무슨 소리지?! 준혁, 뭐가 오고 있다는 거야?!
**지아:**
(숨을 헐떡이며 뒷걸음질 친다)
벽에… 벽에 있는 눈들이…!!
—
**P2.11 (클로즈업)**
벽면에 새겨진 기괴한 눈동자 없는 얼굴 문양들. 방금 전까지는 그저 돌에 새겨진 무늬였던 것들이, 지금은 마치 수천 개의 눈동자처럼 세 사람을 응시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 문양들 사이로, 아주 미세하게, 검고 끈적거리는 액체가 스멀스멀 스며 나오는 듯한 섬뜩한 착시가 일어난다.
**효과음:** (통로 저 깊은 곳에서, 금속을 긁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수많은 무언가가 땅을 기어오는 듯한 끈적하고 질척이는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진다.) 챠아아아악! 흐으읍- 쯔으읍…!
**내레이션 (강민):**
우리는 고작 문턱을 넘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미, 망각의 심연은 우리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
**[에피소드 1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