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슬립 (시간여행)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망각의 빗장

**장르:** 타임슬립 미스터리, 탐정 스릴러
**핵심 줄거리:** 밀실 살인 사건의 교묘한 트릭을, 과거의 잔상(회귀의 눈)을 통해 간파하는 천재 탐정의 이야기.

### 등장인물

* **서이한 (30대 초반):** 천재적인 직관과 뛰어난 관찰력을 지닌 탐정. 특정 사물에 닿으면 그 사물에 얽힌 강렬한 감정의 파편, 즉 과거의 단편적인 ‘잔상’을 볼 수 있는 특수한 능력, ‘회귀의 눈’을 가지고 있다. 다소 냉소적이고 과묵하지만, 사건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날카롭다.
* **이수진 (20대 후반):** 열정적이고 끈기 있는 강력반 형사. 서이한의 능력을 유일하게 알고 믿어주며, 종종 서이한의 조수 역할을 한다. 때로는 서이한의 차가운 태도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의 비범함을 존경한다.
* **고명한 (70대 후반):** 희귀 골동품을 수집하던 부호. 피해자.
* **강노인 (60대 후반):** 고명한의 집사. 수십 년간 고명한을 모셔온 충직한 인물이지만, 속내를 알 수 없다.
* **박지훈 (30대 중반):** 고명한의 조카. 재정적으로 곤궁하며, 고명한의 유산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최연수 (30대 초반):** 고명한의 비서. 침착하고 냉철해 보이지만, 어딘가 불안해 보인다.

### SCENE 1: 비 내리는 밤

**[시간]** 밤
**[장소]** 서이한의 사무실

**#1. INT. 서이한의 사무실 – 밤**

어둠이 깔린 낡은 건물 한 귀퉁이, 서이한의 사무실. 낡은 고서적과 미스터리 소설들이 빼곡히 꽂힌 책장, 먼지 앉은 앤티크 가구들, 그리고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사건 파일들이 보인다. 창밖으로는 굵은 빗줄기가 쉼 없이 내리치며 도시의 불빛을 흐릿하게 만든다.

**서이한**, 돋보기로 고서적의 낡은 글씨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의 얼굴은 어둠 속에 절반쯤 가려져 있어 더욱 신비롭고 차갑게 보인다. 책상 위 스탠드의 빛이 그의 날카로운 콧대와 턱선을 강조한다.

**[사운드]** 빗소리, 천둥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

갑자기, 육중한 문이 ‘콰앙’ 하고 열리며 한 줄기 빛과 함께 빗물이 들이닥친다.

**이수진** (OFF)
탐정님! 서 탐정님!

**이수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사무실 안으로 뛰어든다. 비에 젖은 머리카락과 코트가 그녀의 다급함을 웅변한다. 그녀의 눈은 불안과 초조함으로 가득하다.

**서이한**, 시선조차 주지 않고 느릿하게 책장을 덮는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심하다.

**서이한**
늦었군. 우산은 들고 다녀야지.

**이수진**
그런 한가한 소리 할 때가 아니에요! 정말 큰 사건이 터졌어요. 밀실 살인입니다!

이수진은 손에 든 자료철을 책상에 툭 던지듯 놓는다. 서이한은 비로소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본다. 그의 눈빛이 일순간 날카롭게 빛난다.

**서이한**
밀실이라… 흥미롭군.

**이수진**
흥미롭다뇨! 경찰들은 지금 완전히 멘붕이에요. 현장은 ‘고요의 저택’이에요. 고명한 컬렉터 아시죠? 그분이 살해당했어요. 서재에서… 완벽한 밀실 상태로.

**서이한** (자료철을 집어 들며)
완벽한 밀실이라. 그건 범인이 그렇게 ‘보이게’ 만든 것에 불과하지.

그의 손가락이 자료철 위를 스친다. 자료 속 피해자의 사진, 서재의 현장 사진이 보인다. 서이한의 눈빛이 깊어진다.

**이수진**
부탁이에요, 탐정님. 이번에도 당신의 그… ‘회귀의 눈’이 필요할 거예요. 제발요.

**서이한**
(창밖의 빗줄기를 잠시 응시하다가)
안될 건 없지. 하지만 내 능력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 과거는 그저 단서일 뿐, 진실을 꿰뚫는 건 결국… 우리의 머리다.

서이한은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의 그림자가 창밖 빗줄기에 길게 드리워진다.

**[컷]**

### SCENE 2: 고요의 저택

**[시간]** 아침
**[장소]** 고명한의 서재

**#2. EXT. 고요의 저택 – 아침**

어두웠던 밤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녘, 비는 멎었지만 하늘은 여전히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외딴 언덕 위에 웅장하면서도 낡은 ‘고요의 저택’이 모습을 드러낸다. 고풍스러운 철제 대문 앞에는 노란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고, 몇 대의 경찰차와 과학수사팀 차량이 정차해 있다. 적막하고 음산한 분위기가 감돈다.

**이수진**, 서이한을 태운 경찰차에서 내린다. 서이한은 언제나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저택을 올려다본다. 그의 시선은 마치 건물의 숨겨진 비밀이라도 꿰뚫어 보려는 듯 날카롭다.

**[사운드]** 멀리서 들리는 경찰 무전 소리, 이른 아침의 정적

**#3. INT. 고명한의 서재 – 낮**

저택의 2층에 위치한 서재. 무거운 오크 나무 문은 경찰들이 강제로 개방한 흔적이 역력하다. 문짝 한쪽이 심하게 뜯겨져 나가 너덜거린다.

서재 안으로 들어선 서이한과 이수진. 방안은 형광등 빛 아래 과학수사팀 요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섬광등이 번쩍이고,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서이한**은 그 모든 소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차분하다. 그의 시선은 곧바로 방 한가운데로 향한다.

피해자 **고명한**은 고서적과 서류가 널브러진 거대한 마호가니 책상에 엎어져 죽어있다. 그의 목에는 선명한 교살 흔적이 보이며,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다.

서재는 벽면 가득 오래된 책들과 골동품으로 채워져 있다. 희귀한 조각상, 오래된 지도, 그리고 진열장에는 값비싼 자기와 보석들이 반짝인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앙에 놓인 빈 전시 받침대이다. 원래는 이곳에 고명한 컬렉션의 백미라 불리던 ‘황금빛 고대 탁상시계’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수진** (나직하게)
보시다시피… 완벽한 밀실입니다.

이수진은 한숨을 쉬며 서재의 구조를 설명한다.
**이수진**
외부 침입 흔적은 전혀 없어요. 문은 안에서 빗장이 걸려 굳게 잠겨 있었고, 창문도 내부에서 걸쇠로 잠겨 있었죠. 게다가 창밖에는 튼튼한 쇠창살까지 설치되어 있습니다. 열쇠는 피해자 고명한 씨의 양복 주머니에서 발견됐고요. 외부인이 침입해서 문을 부수고 들어와 살해한 후, 다시 문을 안에서 잠그고 피해자 주머니에 열쇠를 넣을 수는 없죠. 그렇다고 범인이 이 방 안에 숨어있었다는 흔적도 없고요.

서이한은 그녀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이미 방의 모든 것을 훑어보고 있다. 그의 눈은 빠르게 움직이며 작은 단서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책상 위의 엎어진 유리잔, 흐트러진 서류들, 그리고 고명한의 굳게 쥐여진 손 틈새로 보이는 아주 작은 무언가.

서이한은 고명한의 시신에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과학수사팀 요원이 제지하려 하지만, 이수진의 눈짓에 이내 물러선다. 서이한은 고명한의 손을 벌려 그 안에 쥐여 있던 것을 꺼낸다.

그것은 길지 않은, 거칠게 찢어진 나뭇조각이었다. 마치 오래된 나무 패널의 일부인 듯하다. 나뭇조각의 한쪽 면에는 날카로운 것에 긁힌 듯한 미세한 흠집들이 여러 개 나 있었다. 마치 톱니바퀴에 긁힌 것처럼 불규칙적이고 반복적인 흔적이었다.

서이한은 그 나뭇조각을 손가락으로 가만히 쓸어본다. 그의 눈빛이 일순간 강렬하게 번뜩인다.

**[사운드]** 심장 박동 소리, 고조되는 배경음악

**[컷]**

### SCENE 3: 회귀의 눈

**[시간]** 현재/과거
**[장소]** 고명한의 서재

**#4. SFX: 회귀의 눈 발동 시각 효과**

서이한이 나뭇조각을 만지는 순간, 세상이 뒤틀린다. 현실의 색채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흑백으로 변한다. 시야는 격렬하게 흔들리며 초점이 맞지 않고, 웅웅거리는 소음이 귓가를 때린다. 강렬한 에너지 파장이 서이한의 몸을 감싸는 듯하다. 그의 눈동자가 짙은 보라색으로 변하며 빛을 뿜어낸다.

**[사운드]** 왜곡된 공간음, 낮은 주파수의 웅웅거리는 소리, 심장 박동이 극대화되는 효과음.

**#5. INT. 고명한의 서재 – 과거 밤 (환영 시작)**

서이한의 시야가 급격히 선명해지며, 시간은 현재에서 과거의 밤으로 워프한다. 시야는 나뭇조각, 즉 바닥에 떨어진 파편의 시점인 듯 낮게 깔려있다.

어둠이 깔린 서재. 달빛조차 들지 않는 암흑 속에서 누군가의 희미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그림자진 인물**이 빈 받침대 앞에서 희귀한 고대 탁상시계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리고 있다. 시계의 금빛이 어둠 속에서 번쩍인다.

**[사운드]** 흐느적거리는 발소리, 시계가 받침대에서 들리는 미세한 마찰음.

갑자기, 서재 문이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미세하게 열리고, 그 틈으로 복도의 불빛이 번쩍! 하고 짧게 스며든다. (아마 고명한이 들어오다 불을 켠 듯하다).

**고명한** (OFF, 흐릿하게 들리는 비명)
누구냐! 감히…

그림자 인물이 화들짝 놀라 시계를 떨어뜨릴 뻔하다가 재빨리 움켜쥐고 고명한에게 달려든다. 몸싸움이 시작된다.

**카메라**는 여전히 바닥에 떨어진 나뭇조각의 시점. 고명한의 거친 숨소리, 격렬한 몸싸움 소리가 들린다. 고명한의 발버둥치는 손이 나뭇조각 바로 위를 스치며, 나뭇조각이 바닥의 오래된 양탄자 위로 더 깊숙이 밀려 들어간다.

**[클로즈업]** 양탄자의 특정 문양 (정교하게 짜인 격자무늬 패턴).

그림자 인물이 고명한의 목을 쥐고 조른다. 고명한의 몸부림이 점차 잦아들고, 이내 푹 고꾸라진다.
그리고, 서재 문이 다시 천천히 움직인다. 이번에는 *안에서 밖으로 밀리듯* 아주 미세하게, 아주 잠깐 열렸다가 이내 ‘찰칵’ 소리와 함께 닫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닫히는 순간, 문 안쪽의 빗장이 ‘철컥’ 하고 움직이는 것이 어렴풋이 포착된다.

**[사운드]** 닫히는 문소리, 빗장 걸쇠 소리, 그리고 모든 소음이 점차 멀어지며 희미해진다.

환영은 빠르게 소용돌이치며 흑백의 잔상으로 사라진다.

**[컷]**

### SCENE 4: 재구성

**[시간]** 현재
**[장소]** 고명한의 서재

**#6. INT. 고명한의 서재 – 현재 낮**

서이한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몸을 휘청인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다. 그의 얼굴은 피가 빠져나간 듯 창백하다.

**이수진**
탐정님! 괜찮으세요? 또 그… ‘회귀의 눈’인가요? 뭘 보신 거죠?

이수진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서이한의 팔을 붙든다. 서이한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뒤, 천천히 눈을 뜬다. 그의 눈동자는 다시 원래 색을 되찾았다.

**서이한** (목소리가 살짝 잠겨 있다)
문… 문이 문제였어. 그리고… 샹들리에.

이수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이한이 가리키는 서재 문과 천장의 대형 샹들리에를 번갈아 본다.

**서이한**, 비틀거리는 몸을 가다듬고 다시 서재 문에 다가간다. 그는 손상된 문짝과 문틀을 조심스럽게 살펴본다. 일반적인 나무 문이다. 경찰들도 의아해하며 그를 지켜본다.

**서이한** (혼잣말처럼)
문이 밖으로… 열리는 듯한 움직임. 그리고 빗장.

그는 문 안쪽에 부착된 낡은 빗장 걸쇠를 손으로 쓸어본다. 경찰의 보고대로 이 빗장은 안에서만 조작할 수 있는 구조처럼 보인다.

서이한은 환영 속에서 보았던 양탄자의 격자무늬 패턴을 기억해내고, 고명한의 시신이 엎어졌던 책상 주변 바닥의 양탄자를 유심히 살핀다. 이내 그 패턴의 한 지점에서 아주 미세한 흠집 같은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마치 무언가가 무겁게 눌려 쓸린 자국처럼 보인다.

**서이한**
이 방은 밀실이 아니었어. 아니, 밀실은 맞지만… 그 방법이 달랐을 뿐이다.

이수진은 서이한의 말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수진**
밀실이 아닌데 밀실이라니요? 서 탐정님, 제대로 설명 좀…

서이한은 그녀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문득 고개를 들어 천장을 올려다본다. 거대한 샹들리에가 천장에 묵직하게 매달려 있다. 그는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작은 거울을 집어 들고 샹들리에의 연결 부위를 비춰본다.

**[클로즈업]** 거울에 비친 샹들리에 연결 부위. 샹들리에의 두꺼운 체인 중 하나가 벽면으로 이어지는 지점에, 아주 미세하게, 눈에 띄지 않는 ‘틈새’ 같은 것이 보인다. 그 틈새 안쪽으로 가느다란 쇠줄 같은 것이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

서이한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진다.

**서이한**
이 방은… 원래부터 문이 하나가 아니었어. 그리고… 이 샹들리에가 핵심이야.

**[컷]**

### SCENE 5: 범인의 트릭

**[시간]** 현재
**[장소]** 고명한의 서재

**#7. INT. 고명한의 서재 – 낮**

서이한은 샹들리에를 응시하며 설명을 시작한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확신에 차 있다.

**서이한**
이 서재는 특이하게도 ‘벽난로’가 없습니다. 오래된 저택의 서재치고는 드문 일이죠.

그는 서재의 한쪽 벽면, 벽난로가 있을 법한 자리를 손으로 두드린다. ‘툭툭’ 하는 소리와 함께, 다른 벽과는 미묘하게 다른 울림이 들린다.

**서이한**
이 벽은… 사실 ‘가벽’입니다. 이 뒤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 저택에 존재했던 비밀 통로가 숨겨져 있었죠. 그리고 그 통로의 개폐 장치가 바로 저 천장의 샹들리에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수진과 다른 경찰들은 경악한 얼굴로 벽과 샹들리에를 번갈아 본다. 과학수사팀 요원들이 서이한이 가리킨 벽을 자세히 조사하기 시작한다. 곧이어, 벽의 특정 부분이 미세하게 뒤틀려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서이한**
범인은 이 비밀 통로를 이용해 침입했습니다. 고명한 씨가 아끼던 고대 시계를 훔치려 한 것이죠.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고명한 씨가 서재로 돌아오면서, 범행이 발각되었고, 결국 고명한 씨를 살해했습니다.

서이한은 피해자의 손에서 발견했던 작은 나뭇조각을 다시 꺼내든다.

**서이한**
이 나뭇조각은 피해자가 범인과 몸싸움을 벌이다 뜯어낸 것입니다. 바로 이 샹들리에와 연결된 비밀 문 조작 장치의 일부였죠. 보시다시피, 날카로운 톱니바퀴에 긁힌 듯한 흠집이 선명합니다.

그는 다시 한번 샹들리에를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간다.

**서이한**
문제는 범인이 이 방에서 나간 방법입니다. 열쇠는 피해자 주머니에 있었고, 문은 안에서 잠긴 것처럼 보였으니까. 범인은 이 오래된 저택의 구조와 샹들리에의 비밀을 완벽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이수진**
설마… 샹들리에가 문을 잠갔다는 말인가요?

**서이한**
정확히는, 샹들리에의 조작 장치가 문 안쪽의 빗장을 잠그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이 서재의 문은 겉보기에는 안에서만 빗장을 걸 수 있는 구조지만, 사실 저 샹들리에의 줄과 연결된 복잡한 도르래 시스템을 통해 외부에서도 빗장을 밀어 잠그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8. INT. 고명한의 서재 – 과거 환영 재현 (서이한의 설명 시각화)**

서이한의 설명과 함께, 과거의 장면이 애니메이션으로 시각화되어 펼쳐진다.

1. **[장면]** 밤. **강노인** (범인의 실루엣)이 비밀 문을 통해 서재로 침입한다. 그는 고대 시계를 훔치려 한다.
2. **[장면]** 고명한이 서재로 돌아오고, 강노인과 몸싸움을 벌인다. 강노인이 고명한의 목을 조른다. 고명한의 손이 허공을 휘젓다 샹들리에 줄과 연결된 벽면의 장치를 긁어 나뭇조각을 뜯어낸다.
3. **[장면]** 강노인이 고명한을 살해하고, 시계를 움켜쥔다.
4. **[장면]** 강노인이 서재 문을 밖으로 나가면서 문을 닫는다.
5. **[장면]** 강노인은 서재 문이 닫히자마자, 문 옆 벽면에 숨겨진 작은 틈새(이것이 샹들리에 조작 장치와 연결된 줄의 외부 조작점)를 통해 샹들리에의 줄을 조작한다.
6. **[장면]** 서재 문 안쪽의 빗장이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강노인의 조작에 따라 밀려 잠긴다. 완벽하게 안에서 잠긴 밀실처럼 위장된다.
7. **[장면]** 강노인은 이미 고명한의 주머니에 있던 열쇠를 다시 확인하고는, 훔친 시계를 들고 유유히 사라진다.

**서이한** (OFF)
저의 ‘회귀의 눈’은 범인이 문을 나서고, 그 문이 닫히는 순간, 샹들리에와 연결된 빗장이 움직이는 아주 미세한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범인은 이 복잡한 장치를 이용해 외부에서 문을 잠그고, 열쇠는 원래부터 피해자 주머니에 있었으니, 완벽한 ‘안에서 잠긴 밀실’처럼 꾸며낸 것입니다.

**[컷]**

### SCENE 6: 범인 지목

**[시간]** 현재
**[장소]** 고요의 저택 거실

**#9. INT. 고요의 저택 거실 – 낮**

고요의 저택 거실에 용의자들인 **강노인** 집사, **최연수** 비서, **박지훈** 조카가 침묵 속에 앉아있다. 그들 앞에는 서이한과 이수진, 그리고 다른 경찰관들이 서 있다.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서이한의 날카로운 시선이 세 사람을 차례로 훑는다.

**서이한**
샹들리에와 연결된 장치를 이용해 외부에서 빗장을 조작하는 것. 이 복잡하고 오래된 저택만의 트릭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죠. 이 저택의 역사를, 그리고 고명한 씨의 습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그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이다가, 마침내 **강노인**에게 닿아 멈춘다. 강노인의 얼굴은 굳어지고, 그의 눈빛은 미세하게 흔들린다.

**서이한**
집사님, 강노인 씨. 당신만이 이 저택의 비밀을 완벽하게 알고 있었을 겁니다. 고명한 씨가 아끼던 고대 시계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최근 건강이 악화되면서 유일한 후계자인 박지훈 씨에게 그 시계를 넘겨주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강노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강노인**
말도 안 돼! 내가… 내가 무슨! 이한 탐정님, 나는 수십 년을 모신 분께… 감히!

강노인은 억울하다는 듯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의 눈은 이미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서이한**
고명한 씨는 평생 컬렉터로 살았지만, 최근 건강이 악화되면서 ‘후세에 남길 가치’에 집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박지훈 씨에게 시계를 넘겨주려 한 것도 그 때문이죠. 하지만 집사님은 달랐습니다. 당신은 그 시계가 고명한 씨의 것이라기보다는, 당신이 평생을 고명한 씨의 컬렉션을 관리하며 곁에서 봉사한 것에 대한 ‘보상’이자, 당신과의 ‘추억’이라고 생각했겠죠.

서이한은 강노인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는다. 강노인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서이한**
당신은 고명한 씨가 잠시 서재를 비운 사이, 시계를 훔치려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돌아온 고명한 씨에게 들켰고, 몸싸움 끝에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평소 당신만이 알던 이 저택의 비밀 장치를 이용해 완벽한 밀실을 꾸며낸 겁니다. 피해자 손에 쥐여 있던 나뭇조각은, 범인과의 몸싸움 중 샹들리에 조작 장치에서 뜯겨져 나온 당신의 지문과도 같은 증거였죠.

강노인의 어깨가 무너진다. 그의 눈에는 절망과 회한, 그리고 시계에 대한 집착이 교차한다.

**강노인** (울부짖듯이)
그래! 그래! 내가! 내가 그랬어! 내가 그 시계를 얼마나 애지중지했는데! 그까짓 조카 녀석에게 넘겨주다니! 그건 나의… 나의 고명한 씨와의 추억이었어! 그분은 나를 배신한 거야! 내가 평생을 바쳤는데!

강노인은 결국 무릎을 꿇고 통곡한다. 그의 억눌렸던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훔친 시계를 저택의 오래된 다락방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다고 자백한다.

**이수진**은 놀라움과 안도감이 뒤섞인 표정으로 서이한을 바라본다. 최연수와 박지훈은 충격에 휩싸인 채 강노인을 응시한다.

**[컷]**

### SCENE 7: 사건의 끝

**[시간]** 해질녘
**[장소]** 고요의 저택

**#10. EXT. 고요의 저택 – 해질녘**

붉은 노을이 고요의 저택을 길게 물들이고 있다. 경찰들이 오열하는 강노인을 연행하여 경찰차에 태운다. 사이렌 소리가 멀어져 가는 저녁 하늘에 희미하게 울린다.

**이수진**, 서이한에게 다가온다. 그녀의 얼굴에는 존경심이 가득하다.

**이수진**
역시 이한 탐정님입니다. 그 ‘회귀의 눈’이 없었으면 영원히 미궁에 빠졌을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서이한**, 붉게 물든 하늘을 무심하게 올려다본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읽기 어렵다.

**서이한**
과거는… 언제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일 뿐이야.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여주지. 하지만 그걸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결국 우리의 몫이지.

서이한은 말없이 저택의 낡은 대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이수진은 그의 뒤를 따르며, 그의 묵묵한 뒷모습에서 알 수 없는 고독을 느낀다.

**[카메라]** 고요의 저택의 낡은 문과, 그 문 위로 드리워진 천장의 샹들리에를 클로즈업한다. 해질녘 노을빛이 샹들리에의 금빛을 비추며, 그 안에 숨겨진 잔혹한 비밀을 상기시키는 듯하다.

**[사운드]** 멀어지는 경찰차 소리, 바람 소리, 점차 고요해지는 배경음악.

**[페이드 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