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역사물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차가운 돌바닥이 등뼈를 짓눌렀다. 축축하고 역겨운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한은 희미하게 깜빡이는 횃불 빛 아래, 그림자 속에 잠긴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굵은 쇠사슬이 살을 파고들어 시퍼런 멍이 선명했다. 지난 밤, 군졸들의 몽둥이에 얻어맞아 찢어진 입술에서는 비릿한 피 맛이 맴돌았다.

“북부 사령관 이한, 역모죄와 통적죄로 황제 폐하의 윤허를 받아 내일 새벽 참형에 처한다.”

어제 사형 선고를 내리던 늙은 형리(刑吏)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역모와 통적. 그 단어들이 돌덩이처럼 가슴에 박혔다. 평생을 해연(海然)의 방패로 살아왔다. 북량(北凉)과의 길고 지루한 전쟁에서 수많은 전우를 잃었고, 자신의 팔다리처럼 움직이던 병사들의 피로 전장을 붉게 물들였다. 마지막 북량 대전에서 북량 왕의 목을 직접 베어 오기까지, 이한은 단 한 순간도 해연을 등진 적이 없었다. 그런데 역모? 통적?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하긴, 역모와 통적은 그의 죄가 아니었다. 그의 죄는, 너무나 순진하게 믿었다는 것.

“한아, 우리가 함께라면 이 해연을 어떤 강국으로 만들 수 있을지 상상이나 해보았느냐? 우리 둘의 뜻이 합쳐진다면, 감히 누가 우리를 막겠는가!”

윤회찬(尹會燦). 그의 이름이 심장을 짓눌렀다. 북량과의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얼어붙은 전장의 막사 안에서 숯불을 피워 놓고 밤새도록 술잔을 기울이던 벗. 당대 최고의 명문가 윤씨 가문의 적장자로, 누구보다 뛰어난 지략과 카리스마를 지닌 사내. 그의 눈동자는 별처럼 빛났고, 그의 목소리에는 천하를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이한은 그를 믿었다. 굳게 닫힌 문벌 귀족 사회에서 이한처럼 변방 출신 무인(武人)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기둥이자, 진정으로 뜻을 함께할 수 있는 동지라 여겼다.

북량 대전이 끝나고, 개선하는 그들의 발걸음은 굳건했다. 황성(皇城)에 입성했을 때, 백성들의 환호는 하늘을 찔렀다. 이한은 환호하는 인파 속에서 뿌듯한 미소를 짓는 윤회찬을 보았다.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우리가 해냈다’는 무언의 격려를 보냈을 때, 윤회찬은 언제나처럼 그의 손을 꽉 잡아주었다.

그 순간이 마지막이었을까.

그를 사로잡아 이 지하 감옥에 가둔 자 또한 윤회찬이었다. 믿을 수 없었다. 그의 손에 들린 체포 명령서에 찍힌 것은 윤회찬의 직인이었다. 황명을 빙자했지만, 그 이면에 윤회찬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그는 결백을 주장했고, 항변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아무도 듣지 않았다. 그를 지지하던 북부의 장수들은 속속이 잡혀들어갔고, 이한이 심혈을 기울여 키운 병사들은 해산되거나 뿔뿔이 흩어졌다.

“자네는 너무나 많은 것을 가졌다, 한아.”

구금된 이한 앞에 윤회찬이 나타났을 때, 그의 얼굴에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었다. 차갑고 번뜩이는 탐욕만이 가득했다. 그의 손에는 황제가 직접 하사한 옥새가 쥐어져 있었다. 이제 그는 해연의 실질적인 권력자였다. 이한의 자리에 앉아, 이한이 피땀 흘려 세운 공적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취한 역적이었다.

“명성, 신뢰, 그리고 백성들의 절대적인 지지. 자네는 이 모든 것을 가졌더군. 하지만 한아, 한 나라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는, 때로는 한 명의 영웅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법이지. 특히 그 영웅이 보잘것없는 출신이라면 더더욱.”

윤회찬은 조롱하듯 웃었다. 그 웃음은 이한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보잘것없는 출신”. 그 한마디에 이한의 모든 고뇌와 노력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을 느꼈다.

“자네의 죽음은, 나에게 더 큰 힘을 줄 것이다. 자네가 쌓아 올린 업적을 내가 고스란히 계승하여, 해연을 진정한 강국으로 만들겠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한은 족쇄에 묶인 몸을 이끌고 윤회찬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놈의 호위 무사들이 이한을 잔혹하게 제압했다. 윤회찬은 피투성이가 된 이한을 내려다보며 여유롭게 덧붙였다.

“이제는 내가 영웅이 될 차례다, 한아. 자네는 그저… 내 영광을 위한 희생양이 될 뿐.”

그 비열한 웃음과 함께, 윤회찬은 돌아섰다.
그것이 그가 본 윤회찬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한은 차가운 감방 바닥에 주저앉았다. 심장이 격렬하게 두근거렸다. 분노, 절망, 배신감. 모든 감정이 뒤섞여 격류처럼 몰아쳤다. 숨이 막혔다. 억울했다. 억울해서 미칠 것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차갑고 단단한 무언가가 피어났다.

복수.

그의 피가 흐르는 한, 단 한 순간도 잊지 않으리라. 윤회찬. 그 이름을 갈기갈기 찢어발기고, 그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을 무너뜨릴 것이다. 그의 웃음 뒤에 숨겨진 탐욕스러운 민낯을 천하에 드러내고, 그가 누리는 모든 영광을 잿더미로 만들리라.

“윤회찬….”

이한의 입술 사이에서 피 섞인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의 눈동자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지만, 그 안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 이글거렸다. 절망을 넘어선 광기 어린 집념.

내일 새벽, 그의 목숨은 끊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의 복수는 이제 막 시작될 참이었다.

“나는… 반드시 돌아온다. 네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을, 내 손으로 부수기 위해.”

차가운 감방의 어둠 속에서, 이한은 칼날처럼 날카로운 맹세를 품었다. 그의 심장은 고통 속에서도 더욱 강하게 뛰었다. 이한은 비로소 깨달았다. 그는 이제 더 이상 해연의 영웅이 아니었다. 피에 굶주린 복수의 화신이었다. 윤회찬, 그를 향한 저주와 맹세가 그의 존재를 채웠다.

어둠이 짙어졌다. 이한은 으스러진 갈비뼈의 통증과 싸우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그의 정신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차갑고 잔인한 복수의 설계도가 그의 머릿속에서 한 조각씩 맞춰지고 있었다.

이 밤은, 그의 영웅으로서의 죽음이자, 복수의 화신으로서의 탄생을 알리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