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숨 막히는 정적, 그리고 낡은 철문이 삐걱이는 소리. 보호구역 7의 심장부, 핵심 관리동 3층의 복도는 밤이 깊었음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사령관 이진우는 손에 쥔 오래된 손전등을 들어 올렸다. 좁고 습한 통로 끝, 박종수 관리관의 개인실 문이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사령관님, 문은 안에서 걸쇠로 잠겨 있었습니다. 열쇠는 관리관님 품 안에 있었고요. 지문 인식기와 홍채 인식기는 모두 관리관님 걸로만 등록되어 있었고, 어떤 강제 침입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부사령관 김민준의 목소리가 복도에 낮게 울렸다. 그의 얼굴에는 경악과 함께 미세한 두려움이 스쳐 지나갔다. 밀실 살인.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공간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이진우 사령관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특수 개방 장비로 강제로 문을 열어젖힌 상태였다. 그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굳게 닫힌 문 안으로 발을 들였다. 퀘퀘한 먼지 냄새와 함께 섬뜩한 죽음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방 안은 극도로 정돈되어 있었다. 딱딱한 강철 침대, 간이 탁자, 그리고 벽에 붙은 구식 모니터 하나. 그 모든 것이 보호구역 7의 엄격한 효율성을 대변하고 있었다. 박종수 관리관은 탁자에 엎드린 채 발견되었다. 등에는 날카로운 칼 같은 것이 찔린 흔적이 선명했다. 그의 눈은 이미 생기를 잃고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주변에 핏자국은 거의 없었고, 저항의 흔적 또한 전무했다. 마치 잠든 사람을 찔러 죽인 것 같았다.

“젠장… 이건 말도 안 돼.” 김민준 부사령관이 거친 숨을 내쉬었다. “침입자가 없었다면, 관리관님은 혼자 이 방에 계셨던 겁니다. 자살이라기엔 등 쪽에 상처가…”

이진우 사령관은 턱을 문지르며 방을 훑었다. 방은 창문이 없었고, 환기구는 머리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좁았다. 모든 벽과 천장은 두꺼운 강철판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외부로부터의 침입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내부로부터의 침입도 마찬가지였다. 이 방은 완벽한 밀실이었다.

“강태오를 불러.” 이진우 사령관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당장.”

***

강태오는 보호구역 7에서 가장 기이한 존재였다. 그는 외부 탐색이나 자원 수집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늘 폐쇄된 도서관의 구석에 처박혀 고문서를 읽거나, 혹은 구역 내의 복잡한 시스템들을 들여다보며 알 수 없는 계산을 중얼거렸다. 그를 천재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고, 미치광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에게 던져진 어떤 난제도 그를 오랫동안 묶어두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핏빛 해가 지평선 너머로 완전히 가라앉은 지 오래인 시각, 강태오는 경비병의 안내를 받아 관리동 3층 복도에 도착했다. 그의 눈은 피곤한 기색 없이 반짝였다. 회색빛 작업복은 그에게 너무 헐렁했고, 어깨를 넘기는 긴 머리는 한 번도 손질하지 않은 듯 자유롭게 나부꼈다.

“강태오 씨.” 이진우 사령관이 딱딱하게 그를 불렀다. “상황은 들었겠지.”

강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은 이미 박 관리관의 방문에 고정되어 있었다. 문이 강제로 열리면서 생긴 파손의 흔적, 그리고 그 주변에 달라붙은 미세한 흙먼지까지, 그의 눈은 모든 것을 놓치지 않는 듯했다.

“밀실 살인이라더군요.” 강태오의 목소리는 건조했다. 감정 없는 기계음 같았다. “이 보호구역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 알려진 곳에서 말이죠.”

“피해자는 박종수 관리관. 등 쪽에 치명적인 자상이 있었고,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김민준 부사령관이 덧붙였다. “방은 안에서 걸쇠가 잠겨 있었고, 외부 침입 흔적은 전혀 없습니다. 모든 보안 장치는 정상적으로 작동했습니다.”

강태오는 아무 대꾸 없이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망가진 문을 지나 방 중앙에 멈춰 섰다. 차가운 공기가 그를 감쌌지만, 그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눈은 마치 스캐너처럼 방 안의 모든 물건을 훑었다. 탁자에 엎드려 있는 박 관리관의 시신, 핏자국 하나 없는 바닥, 규칙적으로 놓인 서류 뭉치들, 그리고 굳게 잠긴 환기구 덮개.

그는 잠시 시신 앞에서 멈춰 섰다. 손을 뻗어 죽은 관리관의 등 쪽에 뚫린 상처를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는 무언가에 홀린 듯 몸을 숙여 탁자 아래쪽을 유심히 살폈다.

“어떤 단서도 찾지 못했습니다.” 이진우 사령관이 말했다. “이 방은 완벽히 고립되어 있습니다. 공기 유입조차 최소한으로 제한됩니다. 침입자가 숨어있을 공간도, 탈출할 경로도 없습니다.”

강태오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 다시 방 전체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의 시선은 특히 문 쪽으로 향했다. 강제로 뜯겨 나간 문짝과, 안에서 잠겨 있던 육중한 쇠 걸쇠가 있던 자리.

“사령관님, 이 방은 외부와 통하는 유일한 통로가 이 문뿐입니다.” 김민준 부사령관이 덧붙였다. “게다가 안에서 걸쇠가 걸려 있었죠. 이건… 안에 있던 사람이 스스로 잠근 후 살해당했거나, 혹은…”

“아니.”

강태오의 목소리가 김민준의 말을 끊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문짝, 정확히는 뜯겨 나간 쇠 걸쇠의 흔적과 그 주변의 낡은 나무 문틀에 머물러 있었다.

“어떤 것도 아니야.” 강태오가 중얼거렸다. 그의 눈이 번뜩였다. “범인은 이 방에 들어오지 않았어. 그리고 박 관리관은 스스로 걸쇠를 잠그지도 않았고.”

이진우 사령관과 김민준 부사령관의 얼굴에 경악이 스쳐 지나갔다.

“무슨 소리인가, 강태오 씨?” 이진우 사령관이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육안으로 확인했네. 걸쇠는 안에서 잠겨 있었어!”

“육안으로 확인한 게 전부가 아닙니다.” 강태오는 느릿하게 문틀 쪽으로 다가갔다. 그의 손가락이 낡은 나무 문틀의 아주 작은 틈새를 스쳤다.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 극도로 미세한 흠집이었다. 마치 머리카락보다 가는 무언가가 쓸고 지나간 듯한 자국.

“이 방의 걸쇠는 아주 오래된 방식이죠. 단순한 쇠 막대기로 문을 지탱하는. 힘주어 당기거나 밀면 문이 밀리는 구조였을 겁니다.” 강태오가 설명했다. “그래서 박 관리관은 늘 이 걸쇠를 굳게 잠그는 습관이 있었겠지. 하지만 그게 함정이었을 겁니다.”

그는 시선을 들어 이진우 사령관과 김민준 부사령관을 번갈아 보았다. 그의 눈빛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 차가웠다.

“범인은 이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강태오가 말했다. “이 좁은 틈으로 들어온 건 훨씬 더 교활한 것이었지.”

그의 손가락은 여전히 문틀의 흠집을 더듬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은 흠집이 끝나는 지점, 문 안쪽의 걸쇠가 걸리는 부분에 집중했다. 그곳에 아주 미세한, 사람의 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마치 거미줄처럼 가는 무언가의 잔해가 희미하게 붙어 있었다.

“보십시오.” 강태오가 손가락으로 그 부분을 가리켰다. “박 관리관은 분명 방에 들어와 걸쇠를 걸었습니다. 그러니 이 모든 보안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을 겁니다. 하지만 살해당한 후, 범인은 이 가는 실 같은 것을 이용해 안에서 걸린 걸쇠를 다시 잠갔을 겁니다.”

김민준 부사령관이 코웃음을 쳤다. “말도 안 돼! 아무리 가는 실이라고 해도, 문틈으로 넣어 어떻게 저 무거운 걸쇠를 잠근단 말입니까?”

“그게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강태오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갔다. 처음으로 보이는 작은 표정 변화였다. “걸쇠를 잠근 게 아닙니다. 잠겨 있던 걸쇠를 해제하고, 살인을 저지른 후, 다시 *잠기도록 조작*한 겁니다.”

그의 말은 마치 차가운 비수처럼 두 사령관의 심장을 꿰뚫었다.

“이 방의 걸쇠는 노후되어 유격이 있었습니다. 미세한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거나, 혹은 완전히 잠기지 않는 문제가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박 관리관은 항상 쇠 걸쇠를 ‘밀어 넣는’ 방식으로 잠갔겠죠.”

강태오는 잠시 말을 끊고, 시선을 바닥에 떨어진 문짝과 걸쇠의 파손 부위에 고정했다. 그의 눈은 그 틈새로 보이는 문 뒤편의 공간을 마치 투시하듯 꿰뚫어 보았다.

“범인은 박 관리관이 걸쇠를 걸어놓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 관리관이 방에 들어간 후, 살인자는 이 아주 가는 ‘특수 와이어’를 사용해 문틈을 통해 걸쇠에 접근했습니다.”

“불가능해!” 김민준이 외쳤다. “아무리 가는 와이어라도, 쇠 걸쇠를 조작하는 건…!”

“조작한 게 아닙니다.” 강태오는 그의 말을 다시 끊었다. “범인은 외부에서 아주 정교하게 제작된 도구를 사용해, 걸쇠가 완전히 고정되기 직전의 ‘유격’ 상태를 만들었습니다. 마치 걸쇠가 잠긴 것처럼 보이게 말이죠. 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미약한 힘에도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의 설명은 너무나도 기괴하고 섬뜩했다. 이진우 사령관은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서, 범인은 문틈으로 무언가를 찔러 넣어 박 관리관을 살해했습니다. 박 관리관의 저항 흔적이 없는 건, 그가 방심하고 있었거나, 혹은 너무나 빠르게 제압당했기 때문이겠지.” 강태오가 시신을 다시 한 번 쳐다봤다.

“살인을 저지른 후, 범인은 그 와이어를 이용해 *살짝 밀려 있던 걸쇠를 다시 안쪽으로 완전히 밀어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와이어를 깔끔하게 회수했겠죠. 문이 강제로 개방될 때, 그 와이어의 흔적은 파손된 문틈 사이에 묻혀버렸을 겁니다.”

강태오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정말로 희미한 금속성 잔해 같은 것이 문틈에 붙어 있었다. 빛에 반사되지 않으면 절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파편.

“이건 단순한 밀실 살인이 아닙니다.” 강태오의 목소리에 차가운 확신이 깃들었다. “외부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완벽한 밀실처럼 보이도록 *조작*한 겁니다.”

이진우 사령관과 김민준 부사령관은 충격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완벽하게 닫힌 줄 알았던 공간이, 사실은 범인의 손아귀 안에 있었던 것이다.

강태오는 고개를 들어 방을 한 번 더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문에서 멀어졌다. 그는 방의 반대편, 환기구 덮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겁니다.” 강태오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그의 눈빛은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범인이 과연 그저 와이어만 사용했을까요? 박 관리관의 등에 난 상처는 너무나 깨끗합니다. 그리고 흉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

그의 시선이 환기구 덮개, 그리고 그 주변의 벽면을 꿰뚫었다. 그곳에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아주 미세한 얼룩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마치 액체가 스며들었다가 마른 것 같은 흔적.

“흉기는 이곳으로 들어왔을 겁니다.” 강태오가 낮게 말했다. “그리고 살인을 저지른 후, 다시 이곳으로 빠져나갔겠지. 이 방은 밀실이 아니었어. 처음부터 모든 것이, 살인자가 깔아놓은 완벽한 함정이었던 겁니다.”

두 사령관은 강태오의 시선을 따라 환기구 덮개를 바라보았다. 그곳은 단단히 조여진 볼트로 고정되어 있었고, 손톱 하나 들어갈 틈도 없었다.

“대체… 어떻게…?” 김민준 부사령관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에게는 강태오의 말이 악몽처럼 들렸다.

강태오의 시선은 보호구역 7의 심장부,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방의 굳게 닫힌 환기구 덮개에 꽂혀 있었다. 그의 입술이 열렸다.

“박 관리관은 이 환기 시스템의 정비 기록을 늘 본인의 개인실에서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기록은… 딱 이틀 전이군요. 하지만, 이 시스템은 외부 침입을 막는 동시에, 내부의 ‘불순물’을 정화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이진우 사령관이 다급하게 물었다.

“범인은 이 환기 시스템을 이용해 살인 도구를 들여보내고, 그 도구에 *자정 기능이 있는 독*을 발라놓았을 겁니다. 살인을 저지른 후, 도구는 독이 퍼지기 전에 회수되고, 남아있는 독성 물질은 환기 시스템의 자정 기능으로 모두 사라지게 되는 거죠.”

강태오의 눈이 빛났다. 그의 시선은 이제 환기구 덮개가 아니라, 그 덮개 주변의 강철벽에 있는 작은 구멍, 아주 오래된 센서가 박혀 있던 흔적에 꽂혔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아주 미세한 나사 구멍이 있었다. 너무 작아서 모두가 간과했던.

“살인자는 지금 이 보호구역 7 어딘가에 있습니다.” 강태오는 싸늘하게 말했다. “그리고… 이 환기 시스템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거나, 혹은 내부 구조를 완벽하게 꿰뚫고 있는 자일 겁니다.”

“이 보호구역에 그런 자는…” 이진우 사령관의 눈에 섬뜩한 경고등이 켜졌다. “오직 몇 명뿐인데… 설마…”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강태오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이 밀실은 완벽한 밀실이 아니었어. 단지, 우리를 현혹하기 위한 첫 번째 트릭이었을 뿐.”

그의 시선은 이제 환기구 덮개 너머, 어둠 속에 숨겨진 미지의 공간을 꿰뚫는 듯했다. 보호구역 7의 안전은 이제 산산조각 났음을 모두가 직감했다. 진정한 살인마는, 그들 안에 숨어 있었다. 그리고 강태오는 그 그림자를 쫓아 어둠 속으로 한 발짝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