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호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고요한 벽장】 1화: 보이지 않는 손님

**[프롤로그]**

**배경:** 고층 아파트의 빽빽한 실루엣이 도시의 밤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다. 번잡한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불빛들이 작은 점멸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중 한 아파트의 창문에서, 흐릿한 불빛이 깜빡인다.

**내레이션:** (차분하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이 서린 목소리)
이곳은 서울. 수많은 삶이 얽히고설켜 돌아가는 거대한 심장.
그리고 그 심장의 한 조각, 내가 사는 이곳.
겉으로는 너무나도 평화로운 나의 작은 우주.
하지만 밤이 찾아오면, 이 평화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밤의 장막 아래, 보이지 않는 존재가 그 손길을 뻗치기 시작한다.
아주 조용히, 아주 은밀하게.

**[장면 #1]**

**배경:** 유진의 아파트 거실. 늦은 밤, 스탠드 조명 하나만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노트북이 열려있고, 몇 권의 책과 빈 커피잔이 놓여있다. 창밖으로는 도시의 불빛이 멀리 보인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

**인물:** 유진 (20대 후반). 긴 머리를 대충 묶고, 편안한 홈웨어 차림으로 소파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눈빛은 다소 피곤해 보이지만, 집중하고 있다.

**내레이션:** (유진의 생각)
마감은 언제나 죽음이지.
오늘 밤만 넘기면 된다… 아니, 내일 아침까지 버티면 돼.
카페인은 더 이상 효과가 없어.

**효과음:** (키보드 타자 소리, 드물게 ‘딸깍’거리는 마우스 클릭 소리)

**인물:** 유진, 기지개를 켠다. 목을 좌우로 몇 번 돌리며 스트레칭을 한다. 눈을 감았다 뜨는 순간, 거실 한쪽에 놓인 작은 탁상시계가 살짝 기울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내레이션:** (유진의 생각)
음? 시계가 왜 저러지?
아까는 똑바로 놓여있었는데.
내가 잘못 봤나.

**인물:** 유진, 별다른 생각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시계를 똑바로 세워놓는다. 그리고 부엌으로 향한다.

**[장면 #2]**

**배경:** 유진의 부엌. 냉장고 문이 살짝 열려 있고, 그 안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온다. 컵에 물을 따르는 유진의 뒷모습.

**인물:** 유진, 물을 마신다. 컵을 내려놓으려는 순간, 냉장고 문이 ‘툭’ 소리와 함께 저절로 닫힌다.

**효과음:** (냉장고 문이 닫히는 ‘툭’ 하는 둔탁한 소리)

**인물:** 유진, 움찔하며 냉장고를 돌아본다. 살짝 놀란 표정.

**말풍선 (유진):**
……?

**내레이션:** (유진의 생각)
내가 문을 덜 닫았나?
아니, 닫혀있었잖아. 잠금 소리까지 났는데.
설마… 낡아서 고장 난 건가?

**인물:** 유진, 냉장고 문을 한 번 더 열었다가 닫아본다.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닫히고 잠금 소리도 확실하게 난다.

**내레이션:** (유진의 생각)
이상하네.
피곤해서 헛것이 보이고 헛소리가 들리나.

**인물:** 유진,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거실로 돌아간다. 불길한 예감보다는 피로에 의한 착각이라고 애써 치부한다.

**[장면 #3]**

**배경:** 다시 유진의 거실. 유진은 다시 소파에 앉아 노트북 앞에 앉는다. 하지만 아까처럼 집중하기 어렵다. 시선이 자꾸만 주변을 맴돈다. 특히 거실 한쪽 벽에 걸린 액자 사진에 눈길이 간다. 가족과 함께 찍은 행복한 사진.

**효과음:** (아주 희미하게, 무언가 긁히는 듯한 소리. 너무 작아서 착각처럼 들린다.)

**인물:** 유진, 미간을 찌푸린다.

**말풍선 (유진):**
…무슨 소리지?

**내레이션:** (유진의 생각)
윗집에서 뭘 하는 건가?
아니, 시간이 너무 늦었는데.

**인물:** 유진은 소파에서 일어나 소리의 근원지를 찾으려는 듯 귀를 기울인다. 소리는 멈춘 것 같다. 유진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 벽에 걸린 액자 사진이 ‘툭’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진다.

**효과음:** (액자가 떨어지며 유리를 깨뜨리는 ‘쨍그랑’ 소리. 꽤 크게 울린다.)

**인물:** 유진, 비명을 지르지는 않았지만 입을 틀어막고 경악한 표정으로 액자를 내려다본다. 액자 속 유리 파편 사이로 웃고 있는 가족의 얼굴이 보인다.

**내레이션:** (유진의 생각)
말도 안 돼…
벽에 제대로 걸려있었는데…

**인물:** 유진은 떨리는 손으로 액자를 집어 든다. 못은 벽에 그대로 박혀있다. 액자의 고리 부분이 마치 누군가 강하게 잡아당긴 것처럼 휘어져 있다.

**내레이션:** (유진의 생각)
고리가… 이렇게 휘어질 리가 없잖아.
누가… 누가 만졌던 것처럼…

**효과음:**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 유진의 내면에서 울리는 듯.)

**인물:** 유진, 겁에 질린 채 주변을 둘러본다. 하지만 아무도 없다. 정적만이 흐른다. 밤의 고요가 왠지 모르게 섬뜩하게 느껴진다.

**[장면 #4]**

**배경:** 다음 날 아침. 유진의 아파트 현관문. 벨 소리가 몇 번 울린다.

**효과음:** (딩동- 딩동-)

**인물:** 유진, 눈 밑에 다크서클이 선명하다. 잠을 제대로 못 잔 듯 피곤하고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현관문을 조심스럽게 열자, 지훈 (유진과 동갑내기 친구)이 서 있다. 지훈은 유진의 얼굴을 보고 놀란다.

**말풍선 (지훈):**
야, 유진! 너 괜찮아? 얼굴이 왜 이래?
무슨 일 있었어? 혹시 어제 밤샜냐?
마감 지옥에 살인이라도 당한 표정인데?

**말풍선 (유진):**
(애써 웃으며)
지훈아… 어서 와. 아니, 밤을 새긴 했는데… 그것 때문만은 아니야.

**인물:** 유진, 지훈을 안으로 들인다. 지훈은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깨진 액자를 발견하고 눈을 휘둥그레 뜬다.

**말풍선 (지훈):**
이건 또 뭐야? 액자가 왜 깨져있어?
설마 네가 피곤해서 넘어뜨린 거야?
어쩐지 집에 들어오는데 살짝 오싹하더라.

**말풍선 (유진):**
그게… 어제 밤에…

**인물:** 유진은 지훈에게 어제 밤에 있었던 일들을 차분히 설명한다. 탁상시계가 저절로 기울어진 일, 냉장고 문이 닫힌 일, 그리고 결정적으로 액자가 떨어진 일. 설명하는 내내 유진의 표정은 점점 더 창백해진다.

**말풍선 (지훈):**
(처음에는 피식 웃다가, 유진의 진지한 표정에 점점 심각해진다)
야, 유진아. 너 너무 피곤해서 헛것 본 거 아니야?
탁상시계야 네가 놓다가 그랬을 수도 있고, 냉장고 문은 덜 닫았을 수도 있지.
액자도… 낡아서 고리가 빠진 거겠지. 그런 경우 종종 있잖아.

**말풍선 (유진):**
(고개를 격렬하게 흔들며)
아니야, 지훈아! 내가 똑바로 세웠고, 냉장고 문도 잠금 소리까지 났었어.
액자 고리도 그냥 빠진 게 아니라… 누가 잡아당긴 것처럼 휘어져 있었어.
진짜야… 나 진짜 어제 밤에 잠 한숨도 못 잤어. 뭔가… 뭔가 있는 것 같아.

**인물:** 유진의 목소리가 점차 불안감으로 떨린다. 지훈은 유진의 눈빛에서 단순한 피로 이상의 공포를 읽는다.

**말풍선 (지훈):**
(유진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유진아… 일단 진정해.
네가 너무 불안해하니까 나까지 기분이 이상해지잖아.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좀 둘러볼까?

**인물:** 지훈은 유진을 안심시키려는 듯 집안 곳곳을 둘러본다. 부엌, 화장실, 침실… 특별한 점은 발견하지 못한다.

**말풍선 (지훈):**
봐봐. 아무것도 없잖아.
먼지 한 톨도 없는데 귀신이 있겠냐.
네가 잠을 못 자서 예민해진 거야.

**말풍선 (유진):**
(어두운 표정으로)
그래… 그런가.

**내레이션:** (유진의 생각)
지훈이 말처럼 내가 예민한 걸까?
정말 그저 우연의 연속일까?
하지만 내 직감은 계속해서 속삭인다.
이 집에는…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있다고.

**[장면 #5]**

**배경:** 그날 저녁. 유진의 아파트 거실. 지훈은 유진을 위해 간단한 저녁 식사를 준비해주고 있다. 유진은 소파에 앉아 지훈을 바라보고 있다. 창밖은 이미 어둠이 깔려있다.

**말풍선 (지훈):**
자, 얼른 먹고 기운 차려.
네가 좋아하는 김치볶음밥이다!
내가 옆에 있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말풍선 (유진):**
고마워, 지훈아…
네가 와줘서 그나마 좀 안심이 된다.

**효과음:** (지훈이 프라이팬에서 볶음밥을 접시에 옮겨 담는 소리)

**인물:** 유진이 김치볶음밥을 한 입 먹으려던 순간, 식탁 위 유리컵이 ‘덜그럭’거린다. 유진과 지훈의 시선이 동시에 컵으로 향한다.

**말풍선 (지훈):**
음? 뭐야? 테이블이 흔들린 건가?

**말풍선 (유진):**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아니… 아니야. 흔들리지 않았어.

**인물:** 유리컵이 테이블 위에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유진과 지훈은 말없이 그 광경을 지켜본다. 컵은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린 듯, 식탁 끝으로 미끄러져 간다.

**효과음:** (유리컵이 미끄러지는 ‘드르륵’ 소리, 점차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

**말풍선 (지훈):**
(충격받은 표정)
이… 이게 대체…

**인물:** 컵이 테이블 끝에 다다르자,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지려 한다. 지훈이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컵을 잡으려 하지만, 컵은 그보다 한 발 빠르게 바닥으로 ‘쨍그랑’ 소리를 내며 떨어져 산산조각 난다.

**효과음:** (유리컵이 깨지는 ‘쨍그랑’ 소리. 어제보다 훨씬 가깝고 생생하게 들린다.)

**인물:** 유진과 지훈, 둘 다 얼어붙은 채 바닥에 흩어진 유리 파편과 테이블 끝을 번갈아 본다. 지훈의 얼굴에서도 아까의 여유는 사라지고 공포와 당혹감이 역력하다.

**말풍선 (유진):**
(쉰 목소리로)
봤지… 지훈아… 봤지?
내가…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어…

**말풍선 (지훈):**
(말문이 막힌 듯 멍하니)
이… 이럴 수가…
진짜였어…?

**내레이션:** (정적 속에서 유진의 불안한 시선이 거실 한쪽 구석에 있는 낡은 붙박이 벽장으로 향한다. 벽장은 굳게 닫혀있다. 하지만 유진은 벽장 너머에서 희미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인물:** 갑자기, 거실의 스탠드 조명이 ‘깜빡’ 하고 꺼진다. 그리고 다시 ‘깜빡’ 하며 켜진다. 조명이 꺼진 순간, 두 사람의 등골에 소름이 돋는다.

**효과음:** (조명이 깜빡이는 ‘쉬익’ 하는 짧은 소리)

**내레이션:** (유진의 생각)
그 존재가… 이 벽장 안에 숨어있는 걸까?
아니면… 벽장 너머의 공간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걸까?

**인물:** 유진과 지훈의 눈빛이 스탠드 조명과 벽장을 번갈아 본다. 조명이 또다시 ‘깜빡’ 하자, 이번에는 벽장에서 아주 희미하게, 무언가 긁히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득… 득…’ 마치 손톱으로 나무를 긁는 듯한 소리.

**효과음:** (벽장에서 들려오는 희미하고 소름 끼치는 ‘득… 득…’ 긁히는 소리)

**말풍선 (지훈):**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유… 유진아… 저… 저 소리…

**말풍선 (유진):**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나… 나가야 해…
여기… 여기 있으면 안 돼…

**내레이션:** (유진과 지훈의 얼굴은 공포로 질려있다. 시선은 벽장에 고정되어 있다. 벽장 문틈 사이로 아주 미세한 어둠이 스며 나오는 듯한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그날 밤, 우리의 작은 우주는 더 이상 평화롭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손님은… 이제 더 이상 숨지 않는다.
그는… 존재하고 있었다.
바로… 이 아파트 안에.
그리고 그 존재는… 우리를 원했다.

**[에피소드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