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공상과학)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첫 번째 챕터: 잿더미 속의 불씨>

삭막한 바람이 몰아쳤다. 붉은 모래 먼지가 시야를 가로막고, 수평선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거대한 그림자는 제국의 심장, 아카디아의 첨탑들이었다. 우리는 그 첨탑의 그림자 아래, 영원히 볕이 들지 않는 폐광 7번지에 살았다. 이 땅은 제국이 버린 곳, 혹은 제국이 착취하는 곳이었다.

카인은 녹슨 곡괭이를 휘둘렀다. 둔탁한 금속음이 메마른 땅을 가르며 울렸지만, 쌓이는 광물은 보잘것없었다. 하루 종일 먼지와 땀에 절어 움직여도, 배급되는 식량은 한 끼를 채우기에도 부족했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저음의 윙윙거리는 소리는 어김없이 감시 드론의 존재를 알렸다. 철저하게 통제되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젠장, 오늘은 또 얼마나 더 캐야 하는 거야.”

옆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투덜거리는 동료의 목소리에 카인은 대꾸할 힘도 없었다. 폐광의 공기는 독성이 가득했고, 마스크를 썼어도 목구멍은 항상 칼칼했다. 스무 해를 겨우 넘긴 카인의 육체는 이미 고된 노동으로 늙은 노인의 그것과 다를 바 없었다.

저 멀리, 한 줄기 섬광이 하늘을 가로질렀다. 제국 상층부가 사용하는 초고속 운송선일 터였다. 저들이 단 한 번 이동하는 데 드는 에너지면, 이 폐광의 수백 명은 몇 달을 배불리 먹을 수 있을 텐데. 카인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점심 배급 시간이 되자, 감시 드론 몇 대가 낮은 고도로 내려앉고, 그 뒤를 따라 제국 집행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검은 갑옷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고, 번쩍이는 레이저 소총은 언제든 겨냥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자들이었다.

“자, 줄을 서라! 오늘 배급량은 어제와 동일하다.”

집행병의 차가운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졌다. 줄을 서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대감보다는 체념이 가득했다. 카인도 그들 중 하나였다. 그의 차례가 되었을 때, 금속 식판 위에 떨어진 것은 고작 손바닥만 한 건조 비스킷 조각과 흙탕물 같은 액체 한 모금이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것을 받아 들고 한쪽 구석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바르트 노인이 이미 앉아 있었다. 폐광에서만 오십 년을 넘게 일했다는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먼지로 뒤덮여 있었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아직 꺼지지 않은 불꽃을 품고 있었다.

“오늘도 여전하군.” 바르트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모래가 섞인 듯 탁했다.
“살아만 있으면 다행이죠, 뭐.” 카인이 짧게 대답하며 비스킷을 반으로 갈라 바르트에게 내밀었다.
바르트는 말없이 비스킷 조각을 받아들었다. 우리에게는 이것이 오랜 관례였다. 서로의 목숨을 조금이나마 연장해 주는 행위.

“자네, 저 위를 본 적 있나?” 바르트가 고개를 들어 폐광의 천장, 그 너머의 아카디아 첨탑을 가리켰다.
카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림자만 봐도 숨이 막힙니다. 저희 같은 밑바닥은 갈 수도 없는 곳이죠.”
“그래, 밑바닥. 그들이 우리를 부르는 방식이지.” 바르트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 “하지만 기억해야 해, 카인. 이 거대한 제국도 언젠가는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모든 거대한 것은 그만큼 큰 균열을 품고 있는 법이니까.”

카인은 바르트의 말에 일말의 가능성조차 느끼지 못했다. 제국은 영원불멸의 존재처럼 느껴졌다. 태어날 때부터 제국의 통제 아래 있었고, 죽는 순간까지도 그들의 그림자 아래 있을 것이라고 우리는 교육받았다.

그때였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폐광 저편에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모든 이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광산 붕괴 사고였다. 먼지가 자욱하게 일고, 몇몇 집행병들이 경고등을 켜며 다가갔다.

“비켜, 비켜! 구역을 통제한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지나치게 느렸다. 이미 몇몇 광부들이 매몰된 잔해 속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동료들이 달려가 그들을 구하려 했지만, 집행병들이 레이저 소총을 겨누며 막아섰다.

“명령이다! 구호 작업은 인명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구역을 폐쇄하고 보수팀을 기다려라!”

“빌어먹을! 지금 당장 꺼내지 않으면 죽는다고!” 한 광부가 절규했다.
집행병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제국 법에 따라, 인명 손실 우려가 큰 상황에서 무리한 구조는 금지된다. 기다려라.”

“기다리라고? 저 안에서 지금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고!”
카인의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그의 눈앞에서, 잔해에 깔린 한 여인의 손이 힘없이 늘어졌다. 그녀는 아침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말을 걸었던 동료였다. 집행병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우리가 생명이 아니라 폐광의 부속품으로 보였다.

“이게 말이 돼?” 카인이 이를 악물었다.
“제국의 방식이지.” 바르트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비효율적인 것을 제거하는 방식.”
그들의 기다림은 결국 비극으로 끝났다. 보수팀이 도착했을 때, 잔해에 깔렸던 광부들은 모두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다. 집행병들은 그저 시신을 수습한 후, 다시 작업을 재개할 것을 명령했다.

광부들 사이에 웅성거림이 일었다. 분노와 절망이 뒤섞인 낮은 탄식들. 카인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심장 속에는 방금 본 장면이 선명하게 박혔다. 무력감과 함께 치솟는 분노.

“저들은 우리를 인간으로 보지 않아.” 카인이 중얼거렸다.
바르트가 카인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의 눈빛은 아까보다 더욱 날카로워져 있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는 없는 법이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들이 가진 무기와 병력에 우리가 어떻게 대항해요?” 카인의 목소리에는 좌절감이 묻어났다.
바르트는 카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불씨가 꺼지지 않는 한, 언젠가는 타오를 수 있다. 아주 작은 불씨라도, 어둠 속에서는 모든 것을 밝힐 힘을 가질 수 있지.”

바르트의 시선은 폐광의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향했다. 카인은 그 시선을 따라갔다. 그곳은 항상 금지된 구역이었다. 제국 집행병들조차 잘 들어가지 않는 곳. 어둠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또 다른 절망? 아니면… 바르트가 말하는 그 불씨?

카인은 다시 녹슨 곡괭이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그의 손은 더 이상 무력감에 떨지 않았다. 그의 눈빛은 바르트처럼, 폐광의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작은 불꽃을 품고 있었다. 거대한 제국의 그림자가 드리운 이 폐광 7번지에서, 그는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걸까?’

그리고 그의 내면에서는, 작은 균열과 함께 어떠한 대답이 움트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것은 절망이 아닌, 아주 희미한 희망의 전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