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하이 판타지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심연의 파수꾼

**에피소드 1: 망각된 입구**

**등장인물:**
* **엘라라 (여):** 고대 문명 연구가이자 탐험대장. 날카로운 지성과 불굴의 의지를 지닌 인물.
* **카엘 (남):** 용병 출신 전사. 과묵하고 강인하며, 엘라라를 묵묵히 보좌한다.
* **리라 (여):** 활발하고 호기심 많은 정찰병. 민첩하고 눈치가 빠르다.

**장면 1: 고대 숲의 가장자리**

**#1**
어둡고 굵은 나무들이 하늘을 가린 숲. 거대한 뿌리들이 지면을 뒤덮고, 눅눅한 흙냄새와 잊힌 세월의 비릿한 공기가 코를 찔렀다. 숲의 장막 너머, 희미한 햇빛이 겨우 닿는 곳에 고고한 돌기둥들이 듬성듬성 서 있었다. 수천 년의 비바람에 깎여나간 문양들이 희미하게 남아있지만, 그 웅장함만은 여전했다. 엘라라는 손에 든 낡은 양피지 지도를 펼쳐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카엘은 커다란 대검을 어깨에 메고 주변을 경계했고, 리라는 몸을 날렵하게 움직여 덩굴을 헤치며 앞서 나갔다.

**엘라라**
(자신이 든 지도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며)
“분명 이곳일 텐데… 기록엔 ‘세계의 심장을 품은 문’이라고 되어 있어. 하지만 그 문은 대체 어디에…”

**카엘**
(낮게 읊조린다)
“이 숲은 처음부터 우리를 원치 않는 것 같습니다. 나무들마저 길을 삼키려는 듯 뒤엉켜 있습니다.”

**리라**
(발걸음은 가볍지만 조심스럽다. 활짝 웃으며)
“으음, ‘세계의 심장’이라니, 거창하네요! 설마, 저 땅속에 심장이 쿵쾅거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

**엘라라**
(미간을 찌푸리며)
“리라! 조심해! 이 주변엔 오래된 수호 마법의 잔재가 남아있을 수 있어. 섣부른 행동은…”

**#2**
그 순간, 리라의 발밑에서 흙더미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리라는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젖혔지만, 균형을 잃고 굴러떨어질 뻔했다. 그 순간, 카엘이 빠르게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잡아챘다. 그의 손아귀는 단단했다.

**리라**
(안도의 한숨을 쉬며)
“크… 크크크… 고맙습니다, 카엘! 역시 든든하네요!”

**카엘**
(무뚝뚝한 얼굴로 리라를 올려다보게 한 후, 다시 주변을 살핀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다.)
“방심하지 마십시오.”

무너진 흙더미 아래로, 어렴풋이 인공적인 구조물의 흔적이 드러났다. 오래된 돌계단과, 그 너머로 어둡게 뚫린 거대한 아치형 통로의 상단부가 보였다. 통로의 입구는 두꺼운 덩굴과 뿌리에 뒤덮여 있었지만, 그 아래에는 분명 거대한 문이 잠들어 있을 것 같았다.

**엘라라**
(눈을 가늘게 뜨고 구조물을 응시한다. 얼굴에 희미한 흥분감이 번진다.)
“찾았어…! 망각된 시대의 입구…! 저 덩굴 아래, 분명 고대 문명의 문이 잠들어 있을 거야.”

**장면 2: 지하 유적의 문**

**#3**
세 사람은 조심스럽게 무너진 흙더미를 뚫고 내려갔다. 몇 시간의 힘든 작업 끝에, 그들은 마침내 거대한 돌문을 마주하게 되었다. 문은 온통 기이한 상형문자와 알 수 없는 형상의 그림들로 뒤덮여 있었다. 문양들은 빛을 받으면 미묘하게 반짝이는 듯했다. 고대의 신비로운 기운이 그들을 압도했다.

**리라**
(입을 떡 벌리고 문을 올려다본다. 눈을 반짝이며)
“와… 이건 무슨… 미로 같은 그림들이 잔뜩 그려져 있네요. 꼭 살아있는 것 같아요!”

**엘라라**
(문을 가득 채운 문양들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쓸어본다.)
“이건 단순한 그림이 아니야. 고대 종족의 언어와 마법의 봉인진이 섞여 있어… ‘만물을 지키는 자의 심장이 멈추는 곳, 시간의 그림자가 춤추는 문이 열리리라…’ 하… 해석이 더 필요하겠군.”

**카엘**
(문 옆의 돌벽을 몇 번 두드려보더니, 미간을 찌푸린다.)
“이 문은 억지로 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외부의 충격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을 듯합니다. 완전히 하나의 거대한 암석 덩어리 같습니다.”

**엘라라**
“그렇겠지. 봉인진이 걸려 있으니… 기다려봐. 이 문양들 속에, 문을 여는 열쇠가 숨겨져 있을 거야. ‘만물을 지키는 자의 심장이 멈추는 곳’…”

엘라라는 낡은 양피지 지도를 다시 펼쳤다. 지도에는 문양들과 비슷해 보이는 복잡한 기호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녀는 지도의 한 부분을 가리키며 중얼거렸다.

**엘라라**
“여기… ‘시간의 그림자가 춤추는 문’이라는 구절 옆에, 희미하게 그려진 이 문양… 심장 모양 같기도 하고, 태엽 모양 같기도 해. 혹시… 시간과 관련된 건 아닐까?”

**리라**
(눈을 깜빡이며)
“시간요? 시간을 되돌려야 한다는 뜻인가요? 아니면 특정 시간에만 열린다거나…?”

엘라라는 문에 새겨진 문양들 중, 태엽 모양과 흡사한 문양 몇 개를 찾아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 문양들에 손을 얹고 집중했다. 잠시 후, 그녀의 손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흘러나왔다. 고대 문양들이 그 빛에 반응하는 듯했다.

**#4**
문양들이 엘라라의 마나를 흡수하듯,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묵직한 마찰음과 함께 문양들이 섬세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쉬이익- 쿠구구궁-)

**카엘**
(놀란 눈으로 문을 응시한다.)
“문이…!”

거대한 돌문이 천천히, 그리고 웅장하게 안쪽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수천 년간 갇혀있던 어둡고 습한 공기가 훅 하고 쏟아져 나왔다. 그 안쪽은 망각의 심연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정체 모를 냉기가 그들의 얼굴을 스쳤다.

**장면 3: 심연으로의 첫걸음**

**#5**
문이 완전히 열리자, 안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가 세 사람의 피부를 스쳤다. 어둠 속에서 희미한 메아리가 울려 퍼지는 듯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 속으로 들어오는 눅진한 공기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리라**
(어둠 속을 응시하며 몸을 움츠린다.)
“와… 이건 진짜 심장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인데요? 뭔가… 엄청난 게 숨어있을 것 같아요.”

**카엘**
(이미 대검을 뽑아들고 자세를 낮춘다. 그의 눈은 어둠 속에서도 번뜩인다.)
“조심하십시오. 오랜 시간 닫혀 있었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엘라라**
(가방에서 마법 랜턴을 꺼내어 빛을 밝힌다. 랜턴의 푸른빛이 어둠을 가르고, 그들의 앞을 비춘다.)
“그래, 이곳은 단순히 버려진 유적이 아닐 거야. 어쩌면… 고대 문명이 스스로를 봉인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몰라.”

랜턴의 빛이 닿는 곳, 그들은 거대한 원형 홀의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 홀의 중앙에는 정교하게 조각된 기둥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고, 벽에는 오래된 벽화들이 얼룩져 있었다. 벽화에는 별을 향해 손을 뻗는 듯한 인간의 형상들과, 거대한 짐승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 그리고 알 수 없는 기계 장치들이 묘사되어 있었다. 고대 문명의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6**
엘라라는 벽화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그림들은 고대 문명의 번영과 몰락, 그리고 알 수 없는 ‘재앙’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깊은 통찰과 호기심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엘라라**
“이 벽화… 이곳 사람들은 별을 숭배했어. 그리고… ‘별에서 온 재앙’을 막기 위해 무언가를 만들었군. 이 기계 장치들… 어쩌면 이 유적 전체가 그들의 마지막 결실일지도 몰라.”

그녀가 말을 마치는 순간, 홀의 중앙에 서 있던 기둥들 중 하나에서 갑자기 ‘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희미한 빛이 깜빡였다. 정적을 깨는 소리에 세 사람은 일제히 그곳을 바라보았다.

**리라**
“으악! 저게 뭐예요?”

**카엘**
(이미 검을 앞으로 내밀며)
“경계하십시오! 단순한 유적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7**
기둥에서 나온 빛은 홀 중앙으로 모이더니, 이내 거대한 에너지 구체로 변했다. 구체는 점점 더 커지고 강력해지며, 맹렬한 기세로 주변의 공기를 뒤흔들었다. 구체의 안쪽에서, 희미하게 무언가의 형체가 잡히는 듯했다. 불안정한 에너지가 홀 전체를 뒤덮었다.

**엘라라**
(얼굴에 놀라움과 동시에 강한 호기심이 스쳐 지나간다.)
“이건…! 수호 장치인가? 아니면… 고대 문명이 남긴 또 다른 기록인가?”

에너지 구체는 마침내 완벽한 형태를 갖추었다. 그것은 거대한 독수리와 뱀이 뒤섞인 듯한, 하지만 분명 기계적인 형태의 생명체였다. 몸체는 투명한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었고, 눈은 붉은 섬광을 뿜어냈다. 그 존재감만으로도 압도적이었다.

**고대 수호자**
(홀 전체를 뒤흔드는 강력한 음성. 말이라기보다는 정신에 직접 울리는 파동에 가까웠다.)
“침입자… 이곳은 망각의 전당. 너희는 그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엘라라**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수호자를 마주한다.)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우리는 이곳의 진실을 찾으러 왔다!”

**리라**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카엘의 팔을 붙잡는다. 겁먹은 표정으로)
“으아, 말하는 로봇 독수리 뱀이에요! 무서워요!”

**카엘**
(대검을 고쳐 잡으며 수호자를 노려본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인 것 같습니다.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8**
고대 수호자는 그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홀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과연 그들은 고대 유적의 첫 번째 시험을 통과하고, 그 안에 숨겨진 비밀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까? 엘라라는 수호자의 붉은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결심에 찬 표정을 지었다.

**엘라라**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거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장면 끝.**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심연의 파수꾼 – 에피소드 2: 침묵의 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