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협 (신선)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 1장: 금기의 입구

강민은 저 멀리,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 청운학원의 상징인 비취 첨탑을 올려다보았다. 눈부신 영기(靈氣)가 첨탑 끝에서 뿜어져 나와 하늘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지만, 그 빛은 그의 낡은 회색 도포에 스며들지 못했다. 오히려 그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었다.

청운학원. 천하제일의 신선 학교. 태어날 때부터 영골(靈骨)을 타고났거나, 만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들만이 발을 디딜 수 있다는 전설적인 교육 기관. 그리고 강민은, 그 전설의 한 귀퉁이에서, 덜떨어진 3학년 생으로 존재했다.

“강민, 너 거기서 또 뭐 하느냐! 서관 고문서고 정리 안 하고!”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목소리에 강민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학원 최고령 교수이자, 규율에 있어서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한(韓) 교수였다. 그녀의 미간에는 늘 주름이 깊게 패어 있었고, 그 주름은 강민을 볼 때마다 더욱 깊어지는 듯했다.

“죄, 죄송합니다, 교수님. 방금 막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강민은 허둥지둥 고개를 숙였다. 서관 고문서고 정리는 매번 강민에게만 떨어지는 벌칙성 임무였다. 먼지투성이의 낡은 책들을 옮기고, 곰팡이 핀 양피지들을 분류하는 지루하고 고된 일. 학원의 그 누구도 기피하는 일이었지만, 강민은 매번 그 역할을 도맡아 했다. 영력은 미약하고, 재주는 없으니, 그저 몸으로 때울 수밖에.

한 교수는 혀를 차며 매서운 눈으로 강민을 훑어보았다. “흥. 네게 기대할 건 없지만, 최소한 맡은 일이라도 제대로 해라. 특히 서관 고문서고는, 알지? 옛 선조들의 혼이 담긴 곳이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절대, 그 지하 통로 근처에는 얼씬도 마라.”

지하 통로.

강민의 등골에 섬뜩한 기운이 스쳤다. 학원 내에서 공공연한 비밀처럼 떠도는 이야기였다. 서관 고문서고 지하에는 학원 창건 이래 아무도 들어가지 못한 미지의 통로가 존재한다는 소문. 어떤 이는 옛 선조들의 수행터라 하고, 어떤 이는 봉인된 악마의 심장이라 했다. 한 교수는 매번 그곳에 대해 경고했지만, 그녀의 경고는 오히려 강민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할 뿐이었다.

“명심하겠습니다, 교수님!”

강민은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서관은 학원의 화려한 본관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거대한 마법진으로 보호받는 본관과 달리, 서관은 그저 낡은 돌담과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햇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아 늘 침침했고, 퀴퀴한 먼지 냄새와 곰팡이 냄새가 섞여 코를 찔렀다.

“젠장, 정말 지겨워 죽겠네.”

강민은 투덜거리며 먼지 쌓인 책장을 밀었다. 거미줄이 얼굴에 닿는 불쾌한 감촉에 몸서리를 쳤다. 몇 시간째 고된 노동이 이어졌다. 그의 손은 이미 새까맣게 더러워져 있었고, 기침을 할 때마다 폐 속까지 먼지가 가득 들어찬 기분이었다.

그러다 문득, 그의 손이 책장 깊숙한 곳에 닿았다. 일반적인 목재와는 다른, 차가운 금속의 감촉. 강민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손전등으로 그 부분을 비췄다. 낡고 헤진 책들 사이, 눈에 띄지 않게 박혀 있는 놋쇠 문양의 잠금쇠가 보였다. 너무나 오래되어 녹슬고 닳아 있었지만, 희미하게 새겨진 문양은 학원의 창건 당시 사용되던 고대 문자와 흡사했다.

“이게 뭐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한 교수의 경고가 뇌리를 스쳤지만, 강민은 이미 멈출 수 없었다. 그는 손에 잡히는 가장 튼튼한 고서적을 이용해 놋쇠 문양을 조심스럽게 건드렸다. 낡은 잠금쇠는 예상외로 쉽게 딸깍, 하는 소리를 내며 풀렸다.

잠금쇠가 풀리자, 책장 뒤편의 벽이 미세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삐거덕거리는 끔찍한 소음과 함께, 벽 전체가 천천히 안쪽으로 밀려 들어갔다. 그 뒤에 드러난 것은, 어둠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 듯한 새까만 통로였다.

통로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단순한 바람이 아니었다. 어떤 거대한 존재가 숨 쉬는 듯한, 끈적하고 무거운 기운이 실려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통로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은 강민의 전신을 옥죄는 듯했다.

“설마, 여기가…”

강민은 침을 꿀꺽 삼켰다. 분명 한 교수가 말한 ‘지하 통로’일 터였다. 그는 잠시 망설였다. 돌아갈까? 하지만 미지의 것에 대한 강렬한 갈망이 그의 이성을 압도했다. 그는 손에 작은 영기 불꽃을 피워 들었다. 푸른빛의 영기 불꽃이 어둠을 희미하게 밝혔다.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디뎠다. 통로는 비좁았고, 축축한 흙냄새와 함께 알 수 없는 철 비린내가 진동했다. 벽에는 오랜 세월 탓에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고대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다. 어떤 것은 제단 같기도, 어떤 것은 기괴한 형상의 괴물 같기도 했다. 강민은 그 문양들을 보며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통로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계속해서 지하로 이어졌다. 영기 불꽃은 점점 더 위태롭게 흔들렸다. 마치 이 지하 깊은 곳에 존재하는 무언가가 그의 영력을 흡수하려는 듯했다.

발걸음을 옮길수록 공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기 시작했다. 마침내 통로의 끝에 다다랐을 때, 강민은 숨을 들이켜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그의 영기 불꽃이 비추는 곳에는, 거대한 원형의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그 규모는 학원의 본관 강당보다도 훨씬 컸다. 공간의 중앙에는 검은색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제단이 솟아 있었다. 제단의 표면에는 알아볼 수 없는 고대 문자들이 음각되어 있었고, 그 문자들 사이로 희미하게 붉은빛이 깜빡였다. 마치 제단 자체가 거대한 심장처럼 뛰고 있는 듯했다.

더욱 강민을 경악하게 만든 것은, 그 제단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쇠사슬들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쇠사슬들이 천장에서부터 제단으로 드리워져 있었고, 그 사슬의 끝은 제단 깊숙이 박혀 있었다. 하지만 쇠사슬은 모두 뜯겨져 있었다. 거대한 힘에 의해 처참하게 찢겨 나간 흔적들이 역력했다.

마치, 무엇인가가 이 제단에 묶여 있었고, 그것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힘으로 그 속박을 끊어내고 사라진 듯한 광경이었다.

강민의 등골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그의 몸은 전율했다. 이곳은 단순한 수행터나 비밀 통로가 아니었다. 봉인되었던 어떤 끔찍한 존재의 흔적.

그때였다. 찢겨나간 쇠사슬 중 하나가,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동시에, 강민의 귓가에 차갑고 끈적한 속삭임이 울려 퍼졌다.

*…너… 보았느냐…?*

그것은 분명히 인간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강민은 본능적으로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고 느꼈지만, 발은 이미 굳어버린 듯 움직이지 않았다. 붉게 깜빡이는 제단의 고대 문자들이 그의 눈동자에 섬뜩하게 박혔다.

이곳은 청운학원 지하에 숨겨진, 존재해서는 안 될 금기의 심장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그 금기의 문을 열어버렸다.

*…그것이…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