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하이 판타지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잿빛 수렁골의 불씨

**[장면 1: 천상의 도시와 수렁골]**

**1.1. (와이드 샷)**
멀리,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 황금빛 첨탑들이 태양 빛을 반사하며 눈부시게 빛난다. ‘천상의 도시, 아스트라’—제국의 심장이자 번영의 상징이다. 거대한 황금 독수리 문양이 새겨진 깃발들이 바람에 펄럭이며 그 위용을 자랑한다.
**내레이션 (리안의 목소리):** “천상의 도시, 아스트라. 그곳은 제국의 심장이자, 끝없는 탐욕의 발원지였다. 황금빛 성벽 아래, 우리 같은 평민들의 삶은 언제나 그림자 속이었다.”

**1.2. (수직 구도 대비 샷)**
아스트라의 화려한 성벽 바로 아래, 흙먼지가 풀풀 날리고 낡고 허름한 판잣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수렁골’이 보인다. 희뿌연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미세먼지 속에서 고통스러운 기침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온다. 썩어가는 냄새와 땀 냄새가 뒤섞인 듯한 공기가 느껴진다.

**1.3. (수렁골 전경)**
수렁골의 비좁은 골목길. 앙상하게 마른 아이들이 먼지투성이 바닥에서 기운 없이 앉아있고, 지친 얼굴의 어른들이 힘없이 오가고 있다. 그들 모두의 눈에는 희망보다 체념이 더 깊게 드리워져 있다.

**[장면 2: 황실 징세와 척결대]**

**2.1. (수렁골 시장통)**
수렁골의 낡은 시장통. 텅 비다시피 한 좌판과 몇 안 되는 상인들의 초점 없는 눈빛이 보인다. 그때, 둔중한 발소리와 함께 황실 징세관들과 척결대 병사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번쩍이는 갑옷과 서슬 퍼런 창으로 무장하고, 시장통을 가득 메운다.
**징세관 (목소리만):** “길을 비켜라! 황실의 명이다! 핏빛 세금을 징수하러 왔다!”

**2.2. (척결대의 위압감)**
붉은색 투구의 깃털이 인상적인 척결대 대장이 앞장서서 걸어온다. 그의 뒤를 따르는 병사들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그림자처럼 수렁골 주민들을 짓누른다. 주민들은 잔뜩 움츠러들며 길가로 비켜선다.

**2.3. (흑밀 창고 앞)**
마을 사람들이 어렵게 지은 흑밀을 보관하는 낡은 창고 앞. 병사들이 거친 손길로 삭막한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 마지막 남은 흑밀 자루들을 끌어내고 있다. 먼지가 풀풀 날리고, 자루들이 바닥에 뒹굴며 내용물이 흘러나온다.

**2.4. (노파의 애원)**
한 쭈글쭈글한 노파가 흑밀 자루 하나를 붙잡고 간절히 애원한다. 그녀의 손은 뼈마디가 굵고 거칠다.
**노파:** “안 돼요! 이건… 이건 우리 아이들의 마지막 양식이에요! 제발 이것만은… 가져가지 마세요!”
**병사 (냉정하게):** “닥쳐라, 늙은 것! 황실의 칙령은 절대적이다! 제국의 영광을 위해 네놈들 따위가 감히 이의를 제기하느냐!”

**2.5. (노파의 절규)**
병사가 노파를 거칠게 밀쳐낸다. 노파는 균형을 잃고 바닥에 나동그라진다. 찢어진 옷자락 사이로 앙상한 팔이 드러난다. 그녀의 눈에 공포와 절망이 뒤섞인다. 옆에 있던 어린아이(노파의 손주로 보인다)가 놀라 울음을 터뜨린다.
**어린아이:** “할머니!”
**노파:** “흐윽… 흐으으…”

**2.6. (짓밟힌 흑밀)**
노파의 손이 닿을락 말락 한 거리에, 병사의 군화 아래 짓밟힌 흑밀 몇 알갱이가 보인다. 그 알갱이들은 마치 수렁골 사람들의 희망처럼 부서져 버린 듯하다.
**주민 1 (작게 속삭이듯):** “이러다 정말 다 죽겠어…”
**주민 2 (탄식):** “황제는 우리가 굶어 죽든 말든 신경도 안 쓰겠지…”

**[장면 3: 그림자 속의 분노]**

**3.1. (카인과 리안)**
척결대 병사들의 뒤편, 낡은 건물 그림자 속에 서 있는 두 사람. 한 명은 ‘카인’, 다른 한 명은 ‘리안’이다. 카인은 굳게 다문 입술, 이글거리는 눈으로 병사들을 응시하고 있다. 그의 거대한 체구와 굳건한 팔뚝은 언제든 터져 나올 듯한 분노로 떨리고 있다.
**내레이션 (리안의 목소리):** “그의 이름은 카인. 불의를 참지 못하고, 동료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던지는 자. 수렁골의 잃어버린 심장이었다.”

**3.2. (리안의 제지)**
리안은 낡았지만 단정한 옷차림이다. 그녀의 눈은 침착하지만, 그 안에는 깊은 생각과 걱정이 담겨 있다. 그녀가 카인의 팔을 잡는다.
**리안:** “참아요, 카인. 지금은 때가 아니에요. 저들은 우리가 폭력적으로 반응하길 원할 뿐이에요.”
**카인 (이를 갈며, 낮은 목소리로):** “때가 아니라고? 더 이상 뭘 더 기다려야 해, 리안? 저들이 우리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노인들도, 아이들도 굶어 죽어가고 있어! 저게 우리가 매년 바치는 핏빛 세금의 결과야!”

**3.3. (수호석 파괴)**
척결대 병사들이 이제 마을의 우물을 향한다. 그곳에는 마을 사람들의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작은 소망과 안녕을 기원하는 ‘수호석’이 세워져 있다. 한 병사가 조롱하듯 수호석을 발로 찬다.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수호석은 산산조각 나 바닥에 흩어진다.
**주민 3 (비명):** “안 돼! 수호석을 건드리지 마! 그건 우리 마을의 혼이라고!”
**척결대 대장 (비웃음):** “하찮은 미신 따위! 황실의 보급로 확장을 위해 이 우물은 접수한다! 역병이라도 돌면 제국에 피해가 갈 테니, 당분간 사용 금지다! 어겨봐라, 네놈들 목을 날려줄 테니!”

**3.4. (우물 오염)**
병사들이 우물물을 바닥에 쏟아버리고, 흙과 돌덩이를 던져 우물을 막아버린다. 맑은 물이 순식간에 진흙탕이 되고,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는 절망감이 가득 찬다.
**내레이션 (리안의 목소리):** “식량, 물, 그리고 우리를 지켜주던 작은 믿음마저 빼앗겼다. 더 이상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은,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는 뜻이 되었다.”

**[장면 4: 분노의 불꽃]**

**4.1. (카인의 클로즈업)**
카인의 눈. 격렬한 분노가 폭발하듯 번뜩인다. 그의 주먹은 이제 떨림 없이 단단하게 쥐어져 있다. 그의 얼굴에 비장한 결의가 떠오른다.
**카인 (낮고 굵은 목소리로):** “더는… 못 참아.”

**4.2. (리안의 만류와 카인의 결심)**
리안이 다시 카인의 팔을 잡지만, 카인은 그녀의 손을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뿌리친다. 그의 발걸음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리안:** “카인! 제발! 이건 자살행위예요! 대항할 준비도 없이…”
**카인:** “준비? 리안, 우리에게 더 이상 준비할 시간은 없어. 우리가 여기서 죽는다면, 적어도 서서 죽을 것이다!”

**4.3. (카인의 등장)**
카인이 척결대 병사들 앞에 우뚝 선다. 그의 거대한 그림자가 위압적인 병사들을 덮친다. 흙먼지 속에서 그의 실루엣은 마치 거대한 바위처럼 굳건해 보인다.
**척결대 대장 (비웃음):** “오호라, 쥐새끼 한 마리가 감히 덤비려 하는가? 네놈도 제국의 노예로 끌려가고 싶으냐!”

**4.4. (카인의 선언)**
카인은 대장의 말을 무시하고, 떨리는 목소리지만 단호하게 외친다.
**카인:**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우리는 이 땅의 주인이다! 더 이상 너희에게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4.5. (철제 지지대)**
카인이 허리춤에서 낡았지만 튼튼한 ‘철제 지지대’를 뽑아든다. 그것은 원래 곡식을 나를 때 쓰던 도구였지만, 그의 손에서는 위협적인 무기처럼 느껴진다.

**4.6. (첫 번째 충돌)**
척결대 병사 하나가 카인에게 달려들지만, 카인은 벼락같은 속도로 철제 지지대를 휘둘러 병사의 칼을 쳐낸다. ‘쨍강!’ 하는 소리와 함께 칼이 부러져 나간다. 병사는 놀라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진다.

**4.7. (카인의 위용)**
(와이드 샷) 카인이 홀로 수십 명의 병사들을 상대로 서 있다. 그의 뒤로 마을 사람들이 놀라움과 함께 새로운 희망의 빛을 발견한 듯한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리안은 충격 속에서도 카인의 결의를 읽으며, 자신도 모르게 숨을 삼킨다.

**4.8. (대장의 명령)**
척결대 대장이 당황하여 얼굴을 찌푸린다.
**척결대 대장:** “이 건방진 놈! 모두 공격해라! 즉시 저놈을 제압하고 본보기로 삼아라!”

**4.9. (카인의 포효)**
(클로즈업) 카인의 얼굴. 땀방울이 흐르지만, 그의 눈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 오히려 굳건한 의지로 번뜩인다.
**카인 (포효):** “일어서라, 수렁골의 형제들이여! 빼앗긴 것을 되찾을 때다!”

**4.10. (반격의 시작)**
(역동적인 샷) 카인이 병사들과 격렬하게 싸우기 시작한다. 그의 움직임은 거칠지만 강력하다. 몇몇 병사들이 그의 압도적인 힘에 밀려 휘청거린다.

**4.11. (마을 사람들의 각성)**
놀라움에서 벗어난 마을 사람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노인들도, 젊은이들도, 저마다 손에 괭이나 몽둥이, 혹은 낡은 도끼 같은 것을 든다. 그들의 얼굴에 두려움 대신 결의가 피어난다.

**4.12. (리안의 결심)**
리안은 땅에 떨어진 수호석 조각을 주워든다. 그녀의 눈빛은 이전보다 더 단단해졌다.
**리안:** “그래… 맞아요.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어요.”

**4.13. (수렁골의 반란)**
(마을 사람들의 역동적인 단체샷) 카인의 외침에 용기를 얻은 마을 사람들이 “더는 못 참아!”, “우리 것을 돌려줘!”, “자유를!” 같은 구호를 외치며 병사들에게 달려든다. 그들의 수는 적지만, 분노와 절박함으로 가득 찬 기세는 거세다.

**4.14. (척결대의 퇴각)**
척결대 대장이 당황한 표정으로 후퇴를 지시한다.
**척결대 대장:** “이런 미개한 것들이! 후퇴! 후퇴하라! 본부에 지원 요청을 보내라! 이 반역자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것이다!”
병사들이 혼란 속에서 황급히 물러난다.

**[장면 5: 새로운 시작]**

**5.1. (반란의 여운)**
척결대가 퇴각한 후, 엉망이 된 수렁골 광장에 카인이 서 있다. 그의 어깨는 무겁지만, 등은 굽히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둘러싸고, 두려움과 함께 새로운 희망의 빛을 발견한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고, 어떤 이는 조용히 그의 이름을 부른다.

**5.2. (카인과 리안의 시선)**
리안이 카인의 옆에 선다. 그녀의 눈빛은 이전보다 더 단단해졌다. 그녀는 카인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리안:**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되었어요. 제국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카인 (먼 곳, 아스트라를 바라보며):** “알아.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어. 저들이 우리를 죽이지 않는 한, 우리는 싸울 것이다.”

**5.3. (희망의 불씨)**
(황금빛 아스트라와 잿빛 수렁골을 동시에 보여주는 와이드 샷) 카인의 손에 들린 낡은 철제 지지대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난다. 그의 등 뒤로, 마을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새로운 미래를 기대하는 듯하다. 수렁골 위로 붉은 노을이 번진다.
**내레이션 (리안의 목소리):** “그날, 잿빛 수렁골에서 작은 불씨 하나가 피어올랐다. 거대한 제국의 심장을 향해… 그 불씨는 언젠가 모든 것을 태울 거대한 불꽃이 될 것이라는 것을, 그때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알았다. 이제 돌아갈 길은 없다는 것을.”

**5.4. (클로즈업)**
카인의 강인한 눈빛. 그 안에 거대한 제국에 맞설 결의가 이글거린다.
**내레이션:** “그리고 그 불꽃은, 비로소 시작되었다.”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