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강철 심장 – 첫 번째 톱니바퀴

**[장면 전환]**

**[1. 어두운 뒷골목, ‘불꽃 심장’ 거점]**

거대한 증기 엔진의 웅웅거리는 소리가 저 멀리 도시 전체를 뒤덮고 있지만, 이곳 하층 구역의 뒷골목은 그 소리마저 희미하게 잠긴다. 기름때와 매캐한 증기 냄새가 섞인 공기 속에서, 낡은 창고 안으로 희미한 램프 불빛이 스며든다. 그 불빛 아래, 몇몇 그림자들이 모여 있다. 녹슨 톱니바퀴 조형물들이 가득한 탁자 위에 낡은 지도가 펼쳐져 있고, 그 위로 한 소녀의 손가락이 미끄러진다.

**[아린]**
(나지막하고 단호하게)
“강철 심장탑. 제국 정보국의 핵심 중추야. 저 탑이 정보를 송수신하는 한, 우리의 움직임은 언제든 읽힐 수밖에 없어.”

아린의 눈빛은 불꽃처럼 뜨거웠다. 낡은 가죽 재킷 아래로 삐져나온 황동 너클이 희미하게 빛났다. 맞은편에 앉은 청년, 카인은 렌치가 가득한 공구함에서 작은 나사를 돌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기름때가 묻어 있었지만, 맑은 눈빛은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그의 등 뒤에는 여러 개의 증기 압력 게이지와 밸브가 복잡하게 얽힌, 기괴한 기계 장치가 놓여 있었다.

**[카인]**
(나사돌리기를 멈추고 지도를 힐끗 보며)
“제국 놈들이 자랑하는 스팀넷이지. 공기 중의 증기 입자를 이용해서 정보를 송수신하는 방식이라. 빌어먹을, 탑 하나 박아두면 도시 전체를 감시할 수 있으니… 그 강철 심장을 잠깐이라도 멈춰 세워야 숨통이 트일 거야.”

**[아린]**
“잠깐이 아냐. 완전히 마비시켜야 해. 최소 하루, 아니, 이틀은 그 놈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해야 해. 그래야 ‘재의 행진’이 제대로 시작될 수 있어.”

옆에 있던 건장한 남자가 거친 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에는 고된 노동의 흔적이 역력했다.

**[늑대 (가명)]**
“맞아. 도시 외곽에서 벌목꾼들과 광부들이 봉기할 준비를 마쳤어. 하지만 탑이 작동하는 한, 제국 놈들이 즉각 보급을 차단하고 진압군을 보낼 거야.”

**[아린]**
(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정확히 그거야. 오늘 밤, 우리는 강철 심장탑에 잠입한다. 카인, 네가 만든 ‘안개 주입기’가 이번 작전의 핵심이다.”

카인은 씨익 웃으며 공구함에서 묵직한 황동 실린더를 꺼냈다. 실린더에는 복잡한 증기 파이프와 압력 게이지가 연결되어 있었다.

**[카인]**
“물론이지. 이 녀석, 증기 파이프라인에 연결만 하면 탑 내부의 모든 스팀넷 통신을 포화 상태로 만들 수 있어. 증기 입자를 과도하게 주입해서 망가뜨리는 거지. 한마디로… 먹통으로 만드는 거야.”

**[아린]**
“쉽지 않을 거야. 제국 병사들이 득실댈 테니. 우리는 소수고, 그들은 수만 명이야.”

**[카인]**
(어깨를 으쓱하며)
“그래서 불꽃 심장 아니겠어? 소수가 다수를 이기는 게 우리의 특기잖아. 게다가, 그 놈들은 우리를 그저 시끄러운 벌레쯤으로 생각하니까 방심할 거야.”

**[아린]**
“그래. 그 방심이 놈들의 목을 조르는 밧줄이 될 거다. 출발한다.”

아린은 낡은 스팀식 활을 등에 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활시위는 단단했고, 화살촉은 금속 빛으로 날카롭게 빛났다. 그들의 눈빛은 차가운 결의로 불타올랐다.

**[장면 전환]**

**[2. 강철 심장탑 외곽, 어둠 속 잠입]**

밤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강철 심장탑은 거대한 괴물처럼 서 있었다. 수십 개의 황동 증기 파이프가 거미줄처럼 탑 전체를 휘감고 있었고, 층층이 박힌 유리창마다 주황색 불빛이 새어 나왔다. 탑의 꼭대기에서는 거대한 톱니바퀴 모양의 안테나가 쉼 없이 돌아가며 도시 전체에 제국의 명령을 뿌리고 있었다.

아린과 카인, 그리고 몇몇 동지들은 탑을 둘러싼 외부 파이프라인 아래, 그림자에 몸을 숨겼다. 습한 밤공기에는 쇠와 증기 냄새가 진동했다. 저 위에서 순찰 중인 제국 병사들의 발소리가 불규칙적으로 들려왔다.

**[아린]**
(무전기를 통해 나지막이)
“순찰조, 3시 방향으로 이동. 이제야.”

**[카인]**
(고개를 끄덕이며, 배낭에서 갈고리 달린 밧줄을 꺼내 파이프에 걸며)
“오래 기다렸지. 파이프는 안정적이야. 이쪽으로 올라가면 중간층 정비 통로까지 바로 연결돼.”

아린은 망설임 없이 밧줄을 잡고 민첩하게 몸을 움직였다. 그녀의 뒤를 이어 동지들이 차례로 밧줄을 타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카인은 마지막으로 올라가며 아래를 한 번 돌아봤다. 저 멀리, 하층 구역의 희미한 불빛들이 마치 살아있는 심장처럼 깜빡이고 있었다.

**[카인]**
(혼잣말처럼)
“이번엔… 제발 성공하자.”

그는 증기 압력 게이지가 달린 특수 신발의 발판을 밟고 증기압을 이용해 몸을 가볍게 밀어 올렸다. 쉭- 하는 소리와 함께 그 역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장면 전환]**

**[3. 탑 내부, 증기 파이프 복도]**

강철 심장탑의 내부는 거대한 기계의 심장과 같았다. 복잡하게 얽힌 황동 파이프와 철골 구조물, 그리고 쉼 없이 회전하는 톱니바퀴들이 웅웅거리는 소리를 만들어냈다. 뜨거운 증기가 파이프 이음새에서 희미하게 새어 나와 안개를 만들었고, 그 안개 사이로 제국 병사들이 엇갈려 지나다녔다.

아린과 동지들은 간신히 증기 파이프라인의 좁은 틈새를 통해 탑 내부로 진입했다. 그들은 마치 유령처럼 벽에 바싹 붙어 움직였다.

**[아린]**
(카인에게 속삭이듯)
“목표 지점은 저기 3층 위에 있는 주 제어실이야. 하지만 이 층에도 송수신 장치가 있어. 어때, 이곳에서 바로 연결 가능해?”

카인은 주변을 둘러보며 복잡한 증기 파이프들을 살폈다. 그의 눈빛은 기계의 작동 방식을 꿰뚫는 듯했다.

**[카인]**
“가능해. 이쪽 파이프가 주 제어실과 연결되는 메인 라인이야. 여기서 안개 주입기를 연결하면 모든 증기 압력을 이쪽으로 쏟아부을 수 있어. 다만… 압력 게이지를 조작해야 할 텐데.”

그 순간, 멀리서 철컥거리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제국 병사 두 명이 복도 끝에서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병사 1]**
“젠장, 이놈의 증기 냄새는 아무리 맡아도 적응이 안 돼. 오늘은 야간 근무가 길군.”

**[병사 2]**
“그래도 상층 구역 근무보단 낫지 않나. 하층 구역 놈들 때려잡는 것보다야… 여기가 편해.”

아린은 손을 들어 동지들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녀는 등 뒤의 스팀식 활을 조용히 빼 들었다.

**[아린]**
(나지막이)
“카인, 작업 시작해. 놈들은 내가 맡는다.”

카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안개 주입기를 메인 파이프에 연결하기 시작했다. 그는 작은 렌치를 돌리고, 나사를 조이며, 능숙하게 황동 클램프를 파이프에 고정시켰다. 증기압이 새는 소리가 더 커지기 시작했다.

병사들이 점점 가까워졌다. 아린은 그림자 속에서 몸을 숨긴 채, 날카로운 눈으로 그들을 주시했다.

**[장면 전환]**

**[4. 급습과 교전]**

병사들이 아린의 은신처를 스쳐 지나가는 순간, 아린은 튀어 나갔다. 쉭- 하는 소리와 함께 스팀식 활의 시위가 당겨졌고, 특수 제작된 섬광 화살이 병사들의 눈앞에서 터졌다. 눈을 멀게 하는 강렬한 빛이 복도 전체를 뒤덮었다.

**[병사 1]**
“크악! 뭐야?!”

**[병사 2]**
“적이다! 반란군 놈들이다!”

섬광에 눈이 먼 병사들이 비틀거리는 틈을 타, 아린은 몸을 날려 그들을 제압했다. 그녀의 움직임은 물 흐르듯 유려하고 빨랐다. 황동 너클이 번개처럼 날아가 병사들의 턱에 정확히 명중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병사들이 쓰러졌다.

**[아린]**
(쓰러진 병사들을 묶으며)
“서둘러! 더 많은 놈들이 몰려올 거야!”

하지만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저 멀리서 증기 방패를 든 제국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그들의 스팀식 소총에서는 위협적인 쉭쉭거리는 소리가 났다.

**[제국 병사 대장]**
“반란군 놈들! 강철 심장탑을 침범하다니! 즉시 사살하라!”

총격이 시작됐다. 쨍그랑! 쨍그랑! 총탄이 강철 벽에 부딪히며 불꽃을 튀겼다. 동지들은 엄폐물 뒤로 몸을 숨기고 스팀식 권총으로 응사했다.

카인은 안개 주입기 설치를 거의 마쳐가고 있었다. 그는 마지막 너트를 조이며 이를 악물었다.

**[카인]**
“거의 다 됐어! 조금만 더 시간을 벌어줘!”

아린은 능숙하게 몸을 움직이며 총탄을 피했다. 그녀는 화살통에서 폭발 화살을 꺼내 활시위에 걸었다. 목표는 제국 병사들의 증기 방패였다.

**[아린]**
“흩어져! 방패를 노려!”

쉬이이익-! 콰과광! 폭발 화살이 증기 방패에 명중했고, 방패가 터지며 병사들이 비틀거렸다. 그 틈을 타 동지들이 맹렬하게 공격했다. 하지만 제국 병사들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철컥이는 증기 장화 소리가 복도를 가득 채웠다.

**[카인]**
(숨을 헐떡이며)
“됐다! 증기 압력 게이지! 연결 완료!”

카인은 안개 주입기의 핵심 밸브를 힘껏 돌렸다. 밸브가 열리자, 안개 주입기에서 강한 증기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카인]**
“압력 상승! 증기망 포화 시작! 탑 전체의 통신이 곧 먹통이 될 거야!”

**[장면 전환]**

**[5. 혼돈과 탈출]**

안개 주입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가 삽시간에 복도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시야가 급격히 흐려지고, 증기망이 과부하되는 듯한 이상한 웅웅거림이 탑 전체에 울려 퍼졌다. 제국 병사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혼란스러워했다.

**[제국 병사 대장]**
“크악! 이게 무슨… 증기압이 미쳐 날뛰고 있다! 스팀넷 통신 장애 보고! 시야 확보! 놈들을 잡아라!”

하지만 이미 늦었다. 아린은 카인에게 달려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

**[아린]**
“됐어! 이제 탈출이다!”

그들은 동지들과 함께 증기로 뒤덮인 복도를 가로질러 달렸다. 등 뒤에서는 제국 병사들의 혼란스러운 고함 소리와 총격 소리가 이어졌다. 그 소리마저 점점 증기 속으로 희미하게 잠겨가는 듯했다.

간신히 외부 파이프라인이 연결된 비상 통로에 다다른 그들은 미리 설치해둔 밧줄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칙칙폭폭, 거대한 증기 기관차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왔다.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아린]**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놈들은 우리가 고작 탑 하나를 공격한 줄 알겠지.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야. 이제 제국의 눈과 귀는 잠시 멀었어. 그리고 그 틈을 타… 우리의 반란은 더 크게 타오를 거다!”

아린은 밧줄을 타고 내려가며, 탑 꼭대기에서 회전하던 거대한 톱니바퀴 안테나가 멈춰 서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안테나의 회전이 멈추자, 도시를 뒤덮던 웅웅거리는 증기 소리마저 잠시 끊긴 듯했다.

잠시나마 침묵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 침묵은 새로운 폭풍을 예고하는 전조에 불과했다.
하층 구역의 어둠 속에서, ‘불꽃 심장’의 사람들은 제국의 강철 심장에 작은 균열을 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균열은 점차 커져, 거대한 제국을 무너뜨릴 거대한 파열음을 만들어낼 것이었다.
증기로 뒤덮인 도시의 새벽, 평민들의 반란은 이제 막 첫 번째 톱니바퀴를 돌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