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 심연의 서곡

별의 장막 마법 학원의 밤은 언제나 고요했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은 마법으로 강화된 유리 돔을 통해 부드럽게 쏟아져 들어왔고, 고풍스러운 복도에는 발소리 하나 울리지 않았다. 시아는 제1도서관의 고서 섹션에 파묻혀, 먼지 쌓인 옛 문서들을 뒤적이고 있었다. 내일 제출해야 할 고대 마법 방어막 과제 때문이었다.

“으음… 이건 또 뭐야?”

손끝에 잡힌 낡은 양피지 두루마리 하나. 다른 문서들과 달리 흑마노 장식으로 봉인되어 있었고, 희미한 마력장이 느껴졌다. 호기심이 그녀의 마법 지팡이 끝을 간질였다. 조심스럽게 마력으로 봉인을 해제하자, 삭은 종이 특유의 냄새와 함께 섬뜩한 문양이 드러났다. 단순한 방어막 설계도가 아니었다.

‘영원의 속박… 태초의 심연… 이 세계의 근원…’

해독하기 힘든 고대어와 기묘한 상형문자들이 뒤섞여 있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림들은 점점 더 불길해졌다. 아름다운 마법 문양들 사이로, 알 수 없는 형체들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장. 붉은색 잉크로 덧칠된 듯한 거대한 문양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아래, 간략한 좌표와 함께 적힌 단 하나의 문구.

「심연의 틈새로, 존재가 사라진 곳.」

시아의 심장이 쿵, 하고 떨어졌다. 이곳은 학원 지하의 어딘가를 가리키는 듯했다. 그녀는 그제야 다른 학생들이 이 두루마리를 발견하지 못했던 이유를 짐작했다. 이것은 일반적인 도서 분류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는, 은밀히 숨겨진 기록이었던 것이다.

“이게 도대체… 뭘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법 학교에는 수많은 금서와 비밀이 존재했지만, 이토록 노골적으로 불길한 기운을 내뿜는 문서는 처음이었다. 호기심과 함께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녀는 과제를 던져두고, 두루마리에 적힌 좌표를 머릿속에 새겼다. 그 위치는 학원 본관 지하, 고대 유물 보관실의 더 깊은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랫동안 폐쇄되어 아무도 발을 들이지 않는다는, 소문만 무성한 곳.

밤이 깊어질수록, 학원의 불빛은 하나둘 꺼졌다. 시아는 망토를 단단히 여미고 마법 지팡이를 든 채, 본관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밟았다. 삐걱이는 나무 계단, 축축한 공기, 그리고 어둠 속에 가려진 침묵이 그녀를 압박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을 거야. 그냥… 그냥 확인만 하는 거지.’

하지만 발걸음을 옮길수록, 불안감은 확신으로 변했다. 오래된 돌벽에는 희미한 마법 잔류가 느껴졌고, 벽을 따라 그려진 보호 문양들은 이미 오래전에 그 힘을 잃은 듯했다. 복도 끝, 녹슨 철문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 위에는 희미하게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으나, 그 어떤 자물쇠도 걸려 있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철문을 열자, 차가운 냉기가 훅 끼쳐왔다. 안쪽은 더 깊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시아는 지팡이를 들어 올리며 ‘루미노스(Luminos)’ 주문을 외웠다. 지팡이 끝에서 은은한 빛이 피어올랐고, 어둠을 조금씩 밀어냈다.

내부는 예상보다 훨씬 넓었다. 천장은 덩굴처럼 얽힌 알 수 없는 촉수들로 뒤덮여 있었고, 바닥은 끈적이는 검붉은 이끼로 미끄러웠다. 공기 중에는 쇠비린내와 곰팡이 냄새, 그리고 무언가 썩어가는 듯한 역겨운 향이 뒤섞여 있었다.

“켁… 무슨 냄새야 이게?”

시아는 코를 막았다. 이곳은 단순히 폐쇄된 공간이 아니었다. 마치 살아있는 무언가가 숨 쉬고 있는 듯한 기척이 느껴졌다.

복도를 따라 나아가자, 이따금씩 기묘한 형상의 마법진들이 벽에 새겨져 있었다. 대부분의 마법진은 훼손되거나 깨져 있었지만, 간혹 희미하게 빛나는 것들도 있었다. 그 빛은 시아의 마법 지팡이에서 나오는 빛과는 다른, 섬뜩하고 어두운 푸른색이었다.

갑자기, 저 멀리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똑… 똑… 똑…* 일정하고 느린 소리였지만, 이 고요한 공간에서는 마치 누군가 심장을 울리는 소리처럼 크게 들렸다. 시아는 지팡이를 든 손에 힘을 주었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하자, 넓은 광장이 나타났다. 광장 중앙에는 거대한 원형 구조물이 있었다. 구조물은 반투명한 검은색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고, 그 안에서 희미한 빛이 깜빡거렸다.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시아는 조심스럽게 다가섰다. 발걸음 소리조차 크게 느껴지는 정적. 그녀의 빛이 구조물을 비추자, 소름 끼치는 진실이 드러났다.

그것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었다. 거대한, 살아있는… 무언가였다.

수없이 많은 마법 에너지 회로가 얽히고설켜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미세하게 떨리는 촉수들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그 촉수들 사이에서, 무언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사람의 얼굴이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얼굴들이, 마치 투명한 막에 갇힌 채 고통스럽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들은 눈을 감고 있었지만, 시아는 그들의 절규를 들을 수 있었다. 소리 없는, 정신을 뒤흔드는 절규를.

“흐읍…!”

시아는 숨을 들이켰다. 너무나 충격적이고 끔찍한 광경에 그녀는 뒷걸음질 쳤다. 이것은 학원 지하에 숨겨져 있던 ‘금기’였다. 생명을 갈취하고, 영혼을 묶어두어 만들어진… 무엇인가.

그때, 구조물 안에서 가장 크게 빛나던 한 얼굴이 천천히 눈을 떴다. 텅 비어 있는 눈동자에는 형언할 수 없는 증오와 슬픔이 뒤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 눈동자가 시아를 똑바로 응시했다.

*쉬이이익…*

구조물 전체에서 섬뜩한 파동이 일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차갑고 끈적이는 목소리가 울렸다.

— 도망쳐라.

목소리는 간절하면서도, 동시에 저주처럼 들렸다.

그리고 이어진 다음 한마디는 시아의 온몸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 아니, 너무 늦었다.

그 순간, 시아의 지팡이에서 나오던 빛이 꺼졌다.
어둠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그녀의 등 뒤에서 무언가 기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축축하고 끈적이는, 수많은 발톱이 바닥을 긁는 소리가…
시아는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