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각의 심층: 첫 번째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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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제목: 망각의 심층: 첫 번째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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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1**
[SCENE: 거친 암벽으로 둘러싸인 황량한 산골짜기. 희미하게 떠오른 붉은 달빛이 기괴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바람 소리만이 으스스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오래되고 거대한 철문이 암벽에 박혀 있다. 문은 녹슬고 뒤틀려 있어, 마치 수천 년 동안 닫혀 있었던 듯하다. 문 주변에는 부서진 석상들의 잔해가 널려 있다. 이안과 카이가 문 앞에 서 있다.]
**이안 (내레이션):** 사람들은 이 문을 ‘심연의 입구’라 불렀다. 망각의 그림자 아래, 모든 기억이 잠든 곳으로 통하는 문. 하지만 내게는… 그저 거대한 질문의 시작일 뿐이었다.
**카이:** (낮은 목소리로) …이곳이군. 더 이상의 길은 없어.
**#2**
[SCENE: 이안이 거대한 철문을 올려다본다. 그의 눈빛에는 지쳐 보이는 기색과 함께 뜨거운 호기심이 공존한다. 손전등 빛이 철문의 복잡하고 알아볼 수 없는 문양 위를 스친다.]
**이안:** (숨을 고르며) 기록보다 훨씬… 웅장하군요. 이걸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이 모든 것이 단순히 ‘신화’라고 치부되기엔 너무나도 견고해 보여요.
**#3**
[SCENE: 카이가 허리에 찬 검 손잡이에 손을 얹는다. 그의 시선은 문이 아닌, 주변의 어둠 속을 꿰뚫는 듯하다.]
**카이:** 신화는 때로 진실을 가리는 장막이다. 혹은, 진실이 너무 끔찍하여 가려야만 했던 것일 수도 있고.
**이안:** (카이를 돌아보며) 당신은 이 문 너머에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카이?
**#4**
[SCENE: 카이의 얼굴 클로즈업. 그의 깊은 눈매에는 어두운 과거의 그림자가 스친다. 그는 대답하지 않고 잠시 침묵한다.]
**카이:** (나직하게) …알아서 좋을 것 없는 것들.
**이안:** (피식 웃으며) 하지만 우리는 기어이 알려고 여기까지 온 것 아닙니까?
**#5**
[SCENE: 이안이 배낭에서 고대의 문양을 해독할 때 쓰는 특수한 도구와 지도를 꺼낸다. 지도는 낡고 헤져 있으며, 알아보기 어려운 그림과 문자가 뒤섞여 있다.]
**이안:** 자, 그럼 이 지긋지긋한 봉인을 해제해 볼까요. ‘잊혀진 자들의 언어’로 쓰인 주문은… 흠.
**#6**
[SCENE: 이안이 철문에 새겨진 문양에 손을 댄다. 그의 손에서 푸른빛이 감도는 마법적인 에너지가 흘러나와 문양 속으로 스며든다. 문양들이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이안:** (집중하며 중얼거린다) “어둠 속에서 잠든 자들이여, 망각의 심층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라…”
**카이:** (경고하듯) 너무 깊이 파고들지 마. 깨워선 안 될 것들이 잠들어 있을 수도 있으니.
**#7**
[SCENE: 철문 전체가 푸른빛으로 휘감기며,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다. 수천 년의 먼지가 뿜어져 나오며, 그 뒤편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듯한 어둠이 드러난다. 쾨쾨하고 습한 냄새가 훅 끼쳐온다.]
**콰아앙- 삐이이이익-!!** (거대한 철문이 열리는 소리)
**이안:** (눈을 가늘게 뜨고 어둠 속을 응시한다) …이곳이로군요.
**#8**
[SCENE: 철문 안쪽, 어둠 속으로 이어지는 길. 낡고 부서진 석조 계단이 끝없이 아래로 향한다. 계단 벽면에는 알 수 없는 문양들이 빽빽하게 새겨져 있다. 이안과 카이가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다. 카이는 이미 석궁을 장전한 상태다.]
**카이:** (차분하게) 불을 밝혀.
**이안:** (고개를 끄덕이며) 준비되어 있습니다.
**#9**
[SCENE: 이안이 작은 마법 구슬을 꺼내 공중에 띄운다. 구슬에서 은은한 푸른빛이 뿜어져 나와 주변을 밝힌다. 빛에 의해 드러나는 것은 더욱 기이한 풍경이다. 벽면의 문양들은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공기 중에는 미세한 먼지 입자들이 춤추고 있다.]
**이안:** (빛에 비친 문양을 보며) 이 문양들… 단순한 장식이 아니군요. 마치… 무언가를 경고하거나, 혹은 찬양하는 듯한…
**#10**
[SCENE: 카이가 계단을 내려가다 멈칫한다. 그의 시선이 벽 한편에 멈춘다. 그곳에는 다른 문양들과 확연히 다른, 검고 붉은 피가 말라붙은 듯한 흔적이 있다.]
**카이:** (낮은 목소리로) …이건…
**#11**
[SCENE: 카이가 손가락으로 흔적을 만져본다. 이안이 마법 구슬의 빛을 그곳으로 비춘다. 검붉은 흔적은 단순한 얼룩이 아니라, 손톱으로 긁은 듯한 깊은 자국과 함께 인간의 형상이 절규하는 듯한 형상으로 새겨져 있다.]
**이안:** (표정이 굳는다) 피… 인가요? 설마…
**카이:** (무거운 표정으로) 오래된 피. 그리고… 발버둥 친 흔적. 이 유적이 ‘망각’된 것이 아니라, ‘버려진’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12**
[SCENE: 두 사람이 다시 계단을 내려간다. 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철컥’ 하는 금속성 마찰음 같기도 하고, ‘흐읍’ 하는 얕은 숨소리 같기도 하다.]
**이안:** (속삭이듯) 들리십니까?
**카이:** (석궁을 든 손에 힘을 주며) …들린다. 평범한 지하의 소리는 아니군.
**#13**
[SCENE: 계단의 끝,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그곳에는 기괴한 형태의 석상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석상들은 팔다리가 뒤틀려 있거나, 얼굴이 기형적으로 찌그러져 있어 보는 이를 불쾌하게 만든다. 그들의 시선은 모두 한 곳을 향하고 있다.]
**이안:** (경외감과 혐오감이 뒤섞인 표정으로) 세상에… 이건 또… 대체 무엇을 조각한 거죠?
**#14**
[SCENE: 석상들이 바라보는 곳, 거대한 원형 석판이 바닥에 박혀 있다. 석판 위에는 복잡하고 섬뜩한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그 중심에는 깨진 보석처럼 빛나는 붉은 조각이 박혀 있다. 조각에서 희미하게 맥동하는 듯한 기운이 느껴진다.]
**이안:** (석판으로 다가가며) 저것은… ‘심연의 핵’이라고 불리던 유물이 아닌가요? 고대 문명의 에너지원… 혹은…
**#15**
[SCENE: 이안이 석판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순간, 카이가 그의 앞을 막아선다. 카이의 눈은 경고로 가득하다.]
**카이:** 멈춰.
**이안:** (의아하게) 왜요? 저것만 연구할 수 있다면…
**카이:** (날카롭게) 저것은 ‘핵’이 아니라 ‘봉인’이다. 깨어진 흔적.
**#16**
[SCENE: 카이가 붉은 조각을 가리킨다. 조각의 깨진 틈새 사이로 검은 연기가 아주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것이 보인다. 연기는 공기 중에서 사라지지 않고,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꿈틀거린다.]
**이안:** (놀란 표정으로) 검은… 연기요?
**카이:** 이곳이 망각된 이유. 심연의 문이 닫힌 이유. 저것을 봉인하기 위해서였다.
**#17**
[SCENE: 갑자기 석상들 사이에서 섬뜩한 소리가 들려온다. ‘사사삭’ 하는 모래가 쓸리는 듯한 소리. 이안과 카이가 동시에 고개를 돌린다. 어둠 속에 잠겨 있던 석상 하나의 눈에서 붉은빛이 번뜩인다.]
**사사삭… 크르르륵…**
**이안:** (몸이 굳는다) 저, 저것은… 움직이는 겁니까?
**#18**
[SCENE: 붉은 눈빛이 번뜩인 석상 하나가 고개를 삐걱이며 돌린다. 그 몸체에는 균열이 가 있으며, 그 틈새로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온다. 석상의 입이 찢어지듯 벌어지며, 낮은 신음 소리가 울려 퍼진다.]
**카이:** (석궁을 들어 조준하며) 깨어났다. 망각된 것들이…
**#19**
[SCENE: 석상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온몸에서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기괴한 소리를 내뱉는다. 붉은 눈빛들이 어둠 속에서 수없이 번뜩이며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온다. 그들의 움직임은 부자연스럽고 섬뜩하다.]
**크아아악-! 삐이익-!** (석상들의 기괴한 비명)
**이안:** (뒷걸음질 치며) 세상에! 이건 예상 밖의… 몬스터가 아니었습니까?
**카이:**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며) 유적의 수호자들. 혹은… 저주받은 영혼들. 어느 쪽이든, 죽이러 온 것만은 확실하다.
**#20**
[SCENE: 카이가 석궁을 발사한다. 화살이 가장 가까이 다가온 석상의 머리에 박히지만, 석상은 잠시 휘청일 뿐 멈추지 않고 다가온다. 오히려 분노한 듯 더욱 빠르게 달려든다.]
**쉬이이잉-! 퍽!**
**카이:** (이를 악물며) 제길! 고대 마법으로 강화된 건가!
**#21**
[SCENE: 이안이 지팡이를 꺼내든다. 지팡이 끝에서 푸른빛이 번쩍이며 석상들을 향해 작은 마법 구체를 발사한다. 구체가 석상에 닿자 폭발하며 일부를 부서뜨리지만, 연기 속에서 다시 재생되는 듯하다.]
**파앗! 콰아앙!**
**이안:** (당황하며) 효과가 미미합니다! 뭔가 핵심을 파괴해야 할 것 같아요!
**#22**
[SCENE: 석상들이 두 사람을 포위하기 시작한다. 뒤틀린 팔다리로 휘두르는 공격은 강력하고 빠르다. 카이가 검을 뽑아 휘두르며 석상들을 막아내지만, 그 수는 점점 늘어난다.]
**챙- 콰앙!**
**카이:** (이안을 밀치며) 물러서! 저 붉은 핵을 건드린 것이 문제였나!
**이안:** (숨을 헐떡이며) 봉인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깨져 있었던 거죠?!
**#23**
[SCENE: 카이가 거대한 석상 하나를 베어 넘긴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또 다른 석상이 그를 향해 육중한 팔을 휘두른다. 이안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에 압도되어 잠시 멍해진다.]
**카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건… 알아내야 할 ‘비밀’ 이지!
**#24**
[SCENE: 휘두르던 석상의 팔이 카이의 방어를 뚫고 그의 옆구리를 강타한다. 카이는 비틀거리며 쓰러진다. 그의 입에서 피가 터져 나온다.]
**커억-! 콰아앙!**
**이안:** (놀라서 소리친다) 카이!
**#25**
[SCENE: 카이가 쓰러진 채로 고통스러워한다. 석상들이 그에게로 다가간다. 이안은 자신의 무력함에 분노하며 주변을 둘러본다. 그의 시선이 다시 ‘심연의 핵’이 박힌 원형 석판으로 향한다.]
**이안 (내레이션):** 깨져있던 봉인… 그리고 그 안에서 새어 나오던 검은 연기. 석상들의 몸에서도 똑같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였다.
**#26**
[SCENE: 이안의 눈빛이 결의에 찬 빛으로 바뀐다. 그는 지팡이를 꽉 움켜쥐고 석상들 너머의 석판을 향해 돌진한다.]
**이안:** (이를 악물며) 망할! 결국 저건 봉인이 아니라… 동력원이군!
**#27**
[SCENE: 이안이 석상들의 공격을 피해 석판으로 달려간다. 그의 지팡이에서 푸른 섬광이 뿜어져 나오며 석상들을 잠시 주춤하게 만든다. 그는 석판 위, 맥동하는 붉은 핵을 향해 지팡이를 겨눈다.]
**카이:** (피를 토하며) …이안! 위험하다!
**#28**
[SCENE: 이안이 붉은 핵에 지팡이 끝을 대자, 핵이 더욱 강렬하게 맥동하기 시작한다. 석상들이 일제히 그를 향해 달려든다. 이안의 온몸에서 푸른 마법 에너지가 분출된다.]
**이안:** (전신의 힘을 쏟아붓는 듯한 표정으로) 진실은… 언제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법이지!
**#29**
[SCENE: 이안의 지팡이에서 거대한 푸른 섬광이 뿜어져 나와 붉은 핵을 강타한다. 핵이 격렬하게 빛을 내뿜더니, 순식간에 수축하며 내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현상이 일어난다.]
**콰아아앙-!!!!** (강렬한 에너지 폭발음)
**#30**
[SCENE: 주변의 모든 석상이 정지한다. 붉은 핵이 박혀 있던 자리는 깊은 구멍으로 변하고, 그 구멍에서 거대한 흡입력이 발생한다. 모든 검은 연기가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석상들은 힘없이 바닥으로 무너져 내린다. 거대한 먼지가 사방에 피어오른다.]
**후우우우우우욱-!!**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듯한 강한 흡입음)
**#31**
[SCENE: 먼지가 걷히고, 정적이 흐른다. 이안은 지쳐서 무릎을 꿇고 있다. 그의 숨소리가 거칠다. 붉은 핵이 있던 자리는 검고 깊은 구멍만이 남아있다. 카이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이안:**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젠장… 고작 첫 발자국이었을 뿐인데…
**카이:** (신음하며) …더 깊은 곳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버린 거다.
**#32**
[SCENE: 이안의 눈이 깊은 구멍 속을 향한다. 어둠 너머, 알 수 없는 깊이에서 희미하고 섬뜩한 빛이 깜빡인다. 그 빛은 마치 심연의 눈동자처럼 두 사람을 응시하는 듯하다.]
**이안 (내레이션):** 나는 ‘진실’을 찾아 이곳에 왔지만, 그 대가로 ‘망각’되어야 했던 것들을 다시 깨워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이 심연의 끝에서… 나는 무엇을 마주하게 될까.
**#33**
[SCENE: 구멍 속에서 깜빡이는 섬뜩한 빛 클로즈업. 어둠 속에서 알 수 없는 형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다음 모험을 예고하며 마무리.]
**[에피소드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