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미스터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작품명: 심연의 유물
# 에피소드 1: 침묵의 조우

**[장면 1] 고요한 항해**

**[1.1]**
(새까만 우주 공간. 무수히 박힌 별들이 아득하게 빛나고 있다. 그 한가운데, 유영하듯 떠 있는 거대한 우주선 ‘아르테미스 호’의 측면이 보인다. 은빛 선체가 별빛을 받아 희미하게 반짝인다. 배경은 온통 침묵이지만, 화면에서는 낮고 웅장한 기계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내레이션 (김유진):**
인류는 언제나 더 넓은 곳을 꿈꿨다. 미지의 심연을 향해, 우리는 끝없이 나아갔다. 수천 년의 기술 발전과 수많은 희생 끝에, 우리는 마침내 태양계를 넘어, 이름조차 없는 은하의 끝자락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그 심연은, 우리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침묵의 비밀을 품고 있었다.

**[1.2]**
(아르테미스 호의 함교 내부. 푸른빛 홀로그램 지도와 수많은 데이터 창이 떠 있다. 함장 이한은 묵묵히 정면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고, 과학 장교 김유진은 홀로그램 패널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정비사 겸 항해사 박준서는 옆자리에서 가벼운 간식을 먹으며 모니터를 체크한다. 평화롭고 일상적인 분위기.)

**박준서:**
(하품하며, 팔을 쭉 뻗는다)
아, 정말… 이러다 미라가 되는 거 아니겠어요? 벌써 3년째 항해라니. 은퇴하면 태양계 끝자락에 작은 행성 하나 사서 농사나 지을 겁니다. 온종일 우주선 엔진 소리 안 듣고, 흙 냄새 맡으면서 살고 싶어요.

**이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나직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농사? 박 항해사, 자네라면 태양 에너지 효율 최고인 행성 골라다 우주 농장이나 만들 것 같군. 땅 파는 일은 전부 로봇에게 시키고.

**박준서:**
하하, 함장님은 저를 너무 잘 아십니다. (웃지만 눈은 다시 모니터로 향한다) 그래도 가끔은 이런 심심한 일상이 그립지 않겠어요? 뭐라도 터져야 스릴이… (말끝을 흐린다)

**김유진:**
(홀로그램 패널에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들어)
함장님, 박 항해사 말대로, 저희가 이 미개척 영역에 발을 들였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아요. 이렇게 깊은 곳에서, 대체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요? 아니면 아무것도 없는 공허뿐일까요?

**이한:**
(김유진을 돌아보며, 짧게 숨을 내쉰다)
발견이든, 아무것도 아니든. 우리의 임무는 나아가는 것. 그리고 확인하는 것. 그것뿐이다. 인류의 호기심은 언제나 길을 만들었으니.

**[1.3]**
(그 순간, 박준서의 모니터에서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린다. ‘삐비빅! 삐비빅!’. 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박준서:**
어? 이, 이건…!

**[장면 2] 미지의 신호**

**[2.1]**
(박준서의 얼굴이 당황을 넘어 경악으로 굳어진다. 그의 모니터에는 알 수 없는 신호가 포착된 그래프가 번개처럼 솟구쳐 오르고 있다. 기존의 어떤 천체 탐지 시스템에서도 본 적 없는 불규칙하면서도 강력한 패턴이다.)

**박준서:**
함장님! 미확인 물체가 포착됐습니다! 전방 0-5-0, 거리는… 젠장, 너무 멀어서 정확한 수치가 안 나옵니다! 갑자기, 정말 갑자기 나타났어요!

**이한:**
(냉철한 목소리로, 미동도 없이 스크린을 노려본다)
자세한 정보는? 크기, 구성, 속도, 에너지 반응. 뭐라도 좋으니 알려라.

**박준서:**
그게… 아무것도 측정되지 않습니다! 그냥… ‘존재’한다는 신호만 잡힙니다! 레이더에는 잡히지 않고, 시각 스캔에도 거의 투명합니다! 하지만 확실히 거기 있어요! 그리고 신호 패턴이… 자연적인 천체가 아닙니다. 인공적인… 혹은 그 이상이에요.

**[2.2]**
(김유진이 빠르게 자신의 패널을 조작한다. 그녀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홀로그램 지도가 확대되고, 희미한 점 하나가 깜빡인다. 점멸하는 그 빛은 주변의 별빛조차 흡수하는 듯 어둡다.)

**김유진:**
(분석 결과를 보며 침음한다)
에너지 반응은 거의 없어요. 제로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존재합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마치 주변 공간을 왜곡하는 것 같은 기묘한 존재감이에요. 함장님, 접근해야 합니다. 이건 전례 없는 발견일지도 몰라요! 아니, 전례가 없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이한:**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의 눈빛에는 오랜 경험에서 오는 호기심과 동시에 깊은 경계심이 동시에 서려 있다.)
…진로 변경. 최대 출력으로 접근한다. 접근 시 방어막 활성화. 무기 시스템 대기. 모든 승무원은 비상 경계 태세. 의무 장교 최수아는 비상 의료 대기.

**박준서:**
예, 함장님! 진로 변경합니다! (박준서는 떨리는 손으로 조종간을 움직인다. 불안감이 엄습하는 듯하다.)

**[장면 3] 침묵의 다면체**

**[3.1]**
(아르테미스 호가 미지의 물체를 향해 나아간다. 함교의 대형 스크린에 물체의 실루엣이 점점 선명해진다. 초기에는 그저 어둠 속의 얼룩 같던 것이, 점차 그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주변의 별빛조차 흡수하며 다가오는 거대한 검은 그림자.)

**이한:**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이건… 내가 아는 어떤 것도 아니군.

**[3.2]**
(점점 더 가까워진다. 스크린에 보이는 물체는 거대한 검은색 다면체였다. 완벽하게 매끄러운 표면은 빛을 전혀 반사하지 않고, 오히려 주변의 빛을 흡수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그곳에 블랙홀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듯한. 크기는 소행성보다 작지만, 인공물이라는 확신을 주는 기하학적인 완벽함을 지녔다.)

**김유진:**
(놀라움과 경외심이 섞인 목소리로)
…도데카헤드론? (12면체) 아니, 형태가 계속 변하는 것 같아요. 보는 각도에 따라… 마치 스스로 형태를 재구성하는 듯한… 이런 완벽한 비례는…!

**박준서:**
(침을 꿀꺽 삼키며, 식은땀을 흘린다)
어우, 소름 돋아. 저게 대체 뭐예요? 태초부터 저기 있었던 건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이한:**
(스크린을 노려보며)
어떠한 금속 성분도 감지되지 않는다. 이전에 분석했던 미지의 암석이나 광물과도 달라. 이건… 생물이 만든 것도, 우리가 아는 물질로 구성된 것도 아니다.

**[3.3]**
(아르테미스 호가 물체로부터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정지한다. 함교 안에는 팽팽한 침묵이 흐른다. 모두의 시선은 거대한 다면체에 고정되어 있다. 알 수 없는 위압감이 함선 전체를 짓누르는 듯하다.)

**이한:**
김유진 과학 장교, 나와 함께 ‘이클립스’로 이동한다. 박 항해사는 함선 방어 시스템을 최고 단계로 유지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하라. 의무 장교 최수아는 함내 대기. 무슨 일이든 즉시 보고한다.

**김유진:**
(긴장으로 상기된 얼굴로)
예, 함장님! 즉시 준비하겠습니다!

**박준서:**
(굳은 얼굴로)
명심하겠습니다, 함장님. 부디 조심하십시오.

**[장면 4] 첫 번째 접촉**

**[4.1]**
(아르테미스 호의 격납고. 소형 탐사선 ‘이클립스’가 출격 준비를 마쳤다. 이한과 김유진은 우주복을 착용한 채 탐사선에 탑승한다. 헬멧 안에서 들리는 기계음과 그들의 거친 숨소리가 긴장감을 더한다.)

**이한:**
(헬멧 안 무전으로)
관제탑, 이클립스, 출격 허가를 요청한다.

**박준서 (무전):**
이클립스, 관제탑입니다. 출격 허가. 안전에 유의하십시오. (그의 목소리에서도 불안감이 느껴진다.)

**[4.2]**
(이클립스가 격납고에서 서서히 빠져나와 검은 다면체를 향해 움직인다. 거대한 아르테미스 호와 비교하면 이클립스는 작은 점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점이 다면체에 비하면 더욱 작아 보였다. 우주복 헬멧을 통해 보이는 다면체의 모습은 더욱 압도적이다.)

**김유진:**
(경외심 가득한 목소리로, 숨을 죽이며)
경이롭네요… 이렇게 완벽한 구조물이라니. 자연이 만든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아요. 표면이 마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한:**
(주변 스캔 데이터를 보며)
어떤 에너지원도 감지되지 않는다. 죽은 물체인가, 아니면 상상 이상의 방식으로 에너지를 숨기고 있는 건가.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4.3]**
(이클립스가 다면체의 가장 큰 면 중 하나에 접근한다. 거대한 검은 벽처럼 보인다. 표면은 놀랍도록 매끄러워서 빛을 반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불순물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함을 자랑하는 듯했다. 마치 오랜 세월 동안 존재해 온 침묵의 증인처럼.)

**이한:**
접근 허가. 김유진 장교, 샘플 채취 준비를 한다. 직접 접촉은… 최대한 피한다. 미지의 물질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든다.

**김유진:**
예, 함장님. 하지만… 이 표면은 일반적인 채취 도구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을 것 같아요. 제 스캐너는 표면 경도를 전혀 측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4.4]**
(김유진이 탐사선의 로봇 팔을 조작한다. 로봇 팔의 드릴이 다면체 표면에 닿자, ‘치이이잉-‘ 하는 마찰음과 함께 불꽃이 튀지만, 표면에는 흠집 하나 나지 않는다. 오히려 드릴 날이 미끄러진다. 드릴의 끝이 녹아내리는 듯한 연기가 피어오른다.)

**김유진:**
(놀란 목소리로)
불가능해요! 지구상의 어떤 물질보다도 단단합니다! 제 진단으로는… 분자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이한:**
(미간을 찌푸리며)
이럴 수가…

**[4.5]**
(이한은 잠시 고민하다 결심한 듯 손을 뻗어 조종간 옆에 있는 수동 제어 버튼을 누른다. 그의 눈빛에선 결연함이 느껴진다.)

**이한:**
…수동 채취 도구를 꺼내겠다. 직접 확인해야겠군.

**김유진:**
함장님?! 직접 나가실 생각입니까? 위험합니다! 신호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는 미지의 존재입니다!

**이한:**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이런 기회를 놓칠 순 없다. 우주복의 보호 기능은 완벽해. 걱정 마라. 게다가… (그의 시선이 다면체를 향한다) 이 물체는 뭔가 내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다.

**[장면 5] 침묵의 대화**

**[5.1]**
(이한이 이클립스의 에어록을 통해 다면체 표면으로 나선다. 검은 다면체는 거대한 산맥처럼 그의 시야를 압도한다. 주변은 침묵에 잠겨 있고, 오직 이한의 숨소리만이 헬멧 안에서 들린다. 그의 몸은 거대한 미지의 존재 앞에 한없이 작은 점처럼 보인다.)

**이한 (무전):**
함선, 현재 나의 위치는 다면체의 동쪽 면 3-7-0 지점. 표면은 예상보다 훨씬 매끄럽다. 지지할 곳이 없어 접근에 주의가 필요하다. 거의 얼음 위를 걷는 기분이다.

**박준서 (무전):**
함장님, 조심하십시오. 불안정해 보입니다. 혹시 모를 에너지 방출에 대비해서 함선 방어막 출력을 최대로 올렸습니다!

**[5.2]**
(이한은 조심스럽게 다면체의 표면에 손을 뻗는다. 그의 우주복 장갑이 검은색 표면에 닿으려는 순간, 김유진이 외친다.)

**김유진 (무전):**
함장님! 스캔 데이터에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미세한… 진동이에요! 하지만 출처를 알 수 없습니다!

**[5.3]**
(이한의 장갑이 마침내 다면체의 표면에 닿는다. ‘닿았다’는 감각보다는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묘한 느낌이 온몸을 덮친다. 동시에 그의 헬멧 내부에서, 혹은 그의 뇌 속에서, 낮고 웅웅거리는 진동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귓가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뼈를 타고 전해지는 것 같은, 존재 자체를 흔드는 진동.)

**이한:**
(숨을 들이쉬며, 고통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린다)
으윽…! 이, 이 감각은 뭐지? 마치… 내 의식이… 찢어지는 것 같은…

**김유진 (무전):**
함장님?! 괜찮으십니까?! 바이탈 사인에 이상은 없습니다만… 저 진동, 제게도 느껴져요! 함선 전체에 미세한 공명 현상이 감지됩니다!

**[5.4]**
(이한의 눈앞에 검은 표면이 일렁이는 듯한 착시가 일어난다. 그 순간, 다면체의 한 면에서 희미한 빛이 깜빡인다. 그리고 그 빛은 마치 거대한 거울에 비친 밤하늘처럼, 수많은 별들의 은하를 담아내는 듯한 문양으로 변해간다. 단순한 빛이 아니라, 움직이는 은하계의 지도가 그 표면에 생생하게 새겨지는 것 같았다.)

**이한:**
(경악한 목소리로, 경외심과 두려움이 뒤섞인 채)
이건…! 움직이는 지도…! 살아있는 우주가…!

**김유진 (무전):**
표면에 문양이 새겨지고 있어요! 에너지 방출이 감지됩니다! 함장님, 즉시 이탈하십시오! 위험합니다! 측정 불가한 에너지가 치솟고 있어요!

**[5.5]**
(이한은 순간 얼어붙은 듯 다면체를 응시한다. 그의 눈에는 움직이는 은하계의 지도가 선명하게 새겨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지도의 한가운데, 유독 밝게 빛나는 별 하나에서, 마치 그의 심장을 관통하는 듯한 강력한 파장이 느껴진다. 그의 우주복 센서들이 미친 듯이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한다. ‘삐비비빅! 삐비비빅!’ 기계음과 함께 이한의 얼굴에 고통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5.6]**
(이한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의 시야에 섬광이 번쩍이더니, 일순간, 그의 머릿속에 수십억 개의 정보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듯한 강력한 충격이 몰려온다. 마치 우주의 모든 지식이 한꺼번에 주입되는 듯한 고통. 그의 몸이 경련한다. 그의 헬멧 안으로 피가 한 줄기 흘러내리는 것이 보인다.)

**이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입술만 파르르 떨린다. 그의 눈빛은 혼란과 공포로 가득 찬다. 다면체의 문양은 더욱 선명해지며, 그 빛이 이한의 몸을 감싸는 듯하다. 이제 그는 빛과 문양, 그리고 미지의 정보의 홍수 속에 완전히 잠식된 것처럼 보인다.)

**[5.7]**
(장면 전환: 아르테미스 호 함교. 박준서의 모니터가 ‘CRITICAL ERROR’ 메시지와 함께 붉은빛으로 번쩍인다. 홀로그램 지도가 왜곡되고, 함선 내부의 모든 시스템이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박준서:**
(패닉에 빠져 소리친다)
함장님! 에너지 스파이크! 함선 시스템에 역류가 감지됩니다! 비상 차단이 안 돼요! 함장님!! 함선이… 함선이 무너지고 있어요!

**[5.8]**
(아르테미스 호의 전체 조명이 순간 ‘치지직’거리며 흔들리고, 함교 전체가 붉은색 비상등 아래 아비규환이 된다. 스크린 속 다면체는 이제 거대한 빛의 예술품처럼 은하의 지도를 새기고 있고, 그 빛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꿈틀거린다. 그 앞에서 이한은 눈을 감고,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 그의 몸에서 섬광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효과. 과연 이한은 무사할 수 있을까? 이 미지의 유물은 대체 무엇인가? 인류는 과연 무엇과 조우한 것인가?)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