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법학원 로코: 금지된 지하 감자 (1화)
**[장면 1: 아젤리아 마법학원 – 고등 마법 실습실]**
**#1**
**[교실 전경. 웅장한 대리석 기둥과 높은 천장, 창밖으로는 푸른 숲이 펼쳐져 있다. 수많은 학생들이 각자의 마법 지팡이를 들고 주문을 외우며 연습 중이다. 대부분은 능숙하게 마법을 구사하지만, 한쪽 구석에선 어딘가 위태로운 기류가 흐른다.]**
**내레이션 (이슬):**
아젤리아 마법학원. 이곳은 이 세상 모든 마법사들의 꿈이자 로망. 빛나는 재능과 명석한 두뇌를 가진 자들만이 발을 들일 수 있다는… 뭐, 그런 곳이다.
(속마음: 그리고 나 같은 ‘간신히 붙은 평범한 애’는 매일매일이 서바이벌이지…!)
**#2**
**[이슬, 얼굴에 잔뜩 힘을 주고 마법 지팡이를 휘두른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그녀의 옆에는 교과서가 펼쳐져 있고, ‘정령 소환 마법 기초’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이슬:**
“바람의 정령이여! 나의 부름에 응답하라! <속삭이는 바람!>”
**#3**
**[이슬의 지팡이 끝에서 쥐꼬리만 한 바람이 ‘푸슉!’ 하고 새어 나온다. 바람은 힘없이 그녀의 앞머리를 살짝 흔들고는 소멸한다. 주변 학생들은 슬쩍슬쩍 그녀를 쳐다보며 웃음을 참고 있다.]**
**내레이션 (이슬):**
그래, 내가 ‘정령 소환’에는 좀 약하다… 아니, 많이 약하다. 다른 건 그럭저럭 하는데, 꼭 정령만 부르면 이렇다. 심지어 오늘 수업은 ‘정령 친구 만들기’라고! 친구는커녕 지팡이한테도 외면당할 판이다.
**#4**
**[교수님, 엘도르 교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과 콧수염을 가진 노마법사. 안경을 치켜올리며 이슬에게 다가온다. 그의 표정은 이미 포기한 듯 평온하다.]**
**엘도르 교수:**
“이슬 양. 자네의 ‘속삭이는 바람’은 너무나도… ‘속삭여서’ 들리지 않는군. 다른 학생들은 벌써 정령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데 말이야.”
**#5**
**[교실 중앙에는 작은 바람 정령이 뱅글뱅글 춤을 추고 있거나, 반짝이는 물의 정령이 손바닥 위에서 뛰노는 등, 학생들이 각자의 정령들과 교감하고 있다. 특히 한 학생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6**
**[카이. 학년 수석이자 모든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 은회색 머리카락과 날카로운 눈매가 돋보인다. 그의 지팡이 끝에서는 투명하고 강인한 바람 정령이 거대한 회오리를 만들며 빙글빙글 돌고 있다. 카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정령을 통제하고 있다.]**
**카이:**
“정령과의 교감은 깊은 집중과 공감을 요합니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는 오히려 방해가 될 뿐이죠.”
(말은 이슬에게 던지지만, 시선은 정령에게 고정되어 있다. 그의 말투는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다.)
**이슬:**
(속마음: 저 잘난 척하는 말투! 매번 나한테만 그러는 것 같단 말이지… 재수 없어!)
(입술을 삐죽이며) “누가 들으면 나는 감정 과잉인 줄 알겠네!”
**엘도르 교수:**
“자네는 감정 과잉이 아니라… 뭐랄까, 에너지가 너무 흩어져 있어. 좋다. 오늘 수업 후, 자네는 지하 고문서 보관실의 먼지를 터는 벌칙을 받게 될 걸세. 마법은 못해도 청소는 잘 할 수 있지?”
**이슬:**
“네… 네?! 지하 고문서 보관실이요?!” (얼굴이 새파래진다. 그곳은 낡고 어둡고 먼지가 잔뜩 쌓인 곳으로 유명했다.)
**#7**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은 삼삼오오 교실을 나선다. 카이는 이슬의 옆을 스쳐 지나가며.]**
**카이:**
(낮은 목소리로) “너무 걱정 마십시오. 어쩌면 그곳에서 당신의 정령 친구를 찾을지도 모르죠. 먼지 정령이라든가.”
(피식, 코웃음을 치고는 가버린다.)
**이슬:**
“야! 카이!! 너 진짜…!”
(주먹을 꽉 쥔다. 카이의 뒷모습을 노려보지만, 그는 이미 멀어진 뒤다.)
**내레이션 (이슬):**
젠장, 카이 너 같으면 그 먼지투성이 지하실에서 정령 친구가 아니라 먼지 알레르기를 얻을 거다!
—
**[장면 2: 아젤리아 마법학원 – 지하 고문서 보관실]**
**#8**
**[어둡고 축축한 지하 통로. 오래된 촛대가 벽에 걸려 희미한 빛을 내고 있다. 이슬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가고 있다. 빗자루와 먼지떨이를 들고 있다.]**
**이슬:**
(투덜거린다) “하필 나야… 으으, 여기 너무 싫어. 거미줄 가득할 텐데.”
(코를 킁킁거린다.) “게다가 곰팡이 냄새까지… 후각 정령은 없나? 냄새 좀 없애게.”
**#9**
**[고문서 보관실 입구. 묵직한 철문이 삐걱거리며 열린다. 내부는 거대한 동굴처럼 넓고, 천장까지 닿는 거대한 책장들이 줄지어 서 있다. 책들은 먼지로 뒤덮여 있고,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이슬:**
(입을 떡 벌린다) “와… 여긴 박물관이야, 창고야? 이걸 다 언제 치우냐고!”
(한숨을 쉬며 빗자루를 집어 든다.) “에휴, 벌칙은 벌칙이지. 빨리 끝내고 나가자.”
**#10**
**[이슬, 먼지를 털기 시작한다. 콜록콜록 기침을 연발하며 구석구석을 살핀다. 오래된 책들을 정리하다가 손이 미끄러져 책 한 권이 떨어진다. 책은 낡은 선반 아래로 굴러들어간다.]**
**이슬:**
“어? 내 책!”
(선반 아래로 손을 뻗으려는데, 그곳에 숨겨진 작은 통로 같은 것이 보인다.)
**#11**
**[선반 아래, 먼지투성이의 낡은 벽돌 사이로 어슴푸레한 틈이 보인다. 틈새 안쪽은 더 깊은 어둠으로 이어진다.]**
**이슬:**
“뭐지? 이런 곳에 길이 있었어? 여태껏 아무도 몰랐나?”
(호기심이 발동한다.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틈새를 더듬는다.)
**내레이션 (이슬):**
나, 사실 모험심이 좀 강한 편이다. 그리고 ‘금지된 것’에는 왜 이렇게 끌리는지 모르겠다.
**#12**
**[이슬의 손이 벽의 특정 부분을 건드리자, ‘쉬이이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벽돌들이 옆으로 스르륵 밀려난다. 작고 어두운 통로가 드러난다. 통로 안쪽에서는 희미한 푸른빛이 깜빡인다.]**
**이슬:**
“대박… 비밀 통로잖아!”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는다.)
**내레이션 (이슬):**
어딘가 으스스하지만, 이 미지의 매력은 거부할 수 없었다. 마치… 아주 오래된, 잊힌 퍼즐 조각을 찾은 기분?
**#13**
**[이슬, 빗자루를 내려놓고 통로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통로는 점점 아래로 이어지고, 어둠 속에서 푸른빛은 더욱 선명해진다. 발소리가 울린다. ‘똑… 똑…’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도 들린다.]**
**이슬:**
“으으, 춥다… 여기 진짜 아무도 안 왔나 봐. (중얼거림) 아니, 왜 이런 곳에 비밀 통로가…”
**#14**
**[통로 끝, 거대한 지하 동굴이 펼쳐진다. 동굴의 중앙에는 거대한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다. 어둠 속에서도 그 압도적인 존재감이 느껴진다. 희미한 푸른빛은 그 ‘무언가’에서 흘러나오는 듯하다.]**
**이슬:**
(숨을 들이켠다. 눈을 크게 뜬다.) “이, 이게 뭐야…?”
**#15**
**[동굴 중앙에 자리 잡은 것은… 거대한 ‘감자’ 같았다. 아니, 정확히는 흙먼지투성이의 거대한 털뭉치 같기도 했다. 둥글고 푸석푸석해 보이는 몸체에, 작은 꼬투리 같은 것이 여러 개 달려 있었다. 그 꼬투리에서는 희미한 푸른빛이 깜빡인다. 그리고… 그 ‘감자’의 앞쪽에는 작은 연단이 있고, 악보가 놓여 있었다.]**
**내레이션 (이슬):**
말도 안 돼… 이 학교의 위엄은 어디 가고, 지하에 이런… 이런… 털북숭이 감자가?!
**#16**
**[감자 같은 털뭉치 생명체, 이슬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꼬물거리기 시작한다. 꼬투리들이 더욱 밝게 빛나더니, 이내 ‘우웅…’ 하는 낮은 진동음을 내기 시작한다. 동굴 전체가 그 진동으로 흔들리는 듯하다. 털뭉치 감자의 표면에는 마치 잠투정하는 아이처럼 미세한 주름들이 생겨난다.]**
**이슬:**
(뒷걸음질 친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어… 어어? 잠깐만… 너 혹시… 살아있는 거야?”
**#17**
**[그 순간, 통로 입구 쪽에서 ‘쾅!’ 하는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이슬이 화들짝 놀라 돌아본다.]**
**#18**
**[통로 입구에 카이가 서 있다. 그의 얼굴은 평소의 냉정함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새하얗게 질려 있으며,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다. 손에 든 지팡이에서 푸른 섬광이 일렁인다. 그는 이슬을 발견하자마자 한달음에 달려온다.]**
**카이:**
(극도로 당황하고 화난 목소리로) “이슬 씨! 도대체 여기서 뭘 하는 겁니까! 당장… 당장 이 감자, 아니, 이곳에서 나가요!”
**이슬:**
(놀라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카이를 본다. 그리고 다시 털뭉치 감자를 가리키며) “카이?! 네가 왜 여기에… 아니, 그보다 이게 뭐야?! 저거… 저거 감자 아니야?!”
**#19**
**[털뭉치 감자, ‘우웅… 우웅…’ 진동음을 더욱 크게 내기 시작한다. 꼬투리들의 푸른빛이 깜빡이다 못해 불규칙적으로 폭주하는 듯하다. 마치 스트레스를 받은 것처럼 보인다.]**
**카이:**
(얼굴이 사색이 되어 털뭉치 감자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슬을 노려본다.)
“당신은… 절대로 봐서는 안 될 것을 봤습니다.”
(카이의 표정은 마치 세상의 종말을 목격한 사람 같았다.)
**내레이션 (이슬):**
봐서는 안 될 것? 저 털북숭이 감자가? 아니,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데?!
(카이의 눈빛과 털뭉치 감자의 불길한 진동에 이슬의 머릿속은 혼란으로 가득 찬다. 그 순간, 동굴 어딘가에서 ‘삐리리릭!’ 하고 굉음이 울리고, 천장의 마법 조명 하나가 ‘팟!’ 하고 터져버린다.)
**[장면 종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