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판타지 (현대 판타지)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 어둠 속 한 조각

### **장르**: 어반 판타지 (현대 판타지)
### **핵심 줄거리**: 우연히 발견한 고대의 숨겨진 마법의 힘

### **등장인물**

* **강민준 (23세)**: 평범한 대학생. 무미건조한 일상에 지쳐있지만, 숨겨진 예리한 감각과 호기심을 지녔다. 고대 언어와 역사에 대한 흥미가 있다.
* **이수아 (23세)**: 민준의 오랜 친구. 미술을 전공하며 밝고 활기찬 성격. 주변의 변화에 민감하며, 민준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인물.
* **할아버지 (70대 후반)**: 고서점 ‘지혜의 숲’ 주인.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고대의 지식과 비밀을 엿볼 수 있는 듯한 인물.

### **에피소드 1: 낡은 책장 너머의 속삭임**

**1. INT. 오래된 고서점 ‘지혜의 숲’ – 낮**

**화면**: (FADE IN) 먼지가 자욱하고 낡은 책들이 천장까지 가득 쌓여 있는 고서점 내부. 햇살이 창틈으로 희미하게 쏟아져 들어와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들을 비춘다. 오래된 종이 냄새, 곰팡이 냄새가 섞여 코끝을 간지럽히는 듯하다. 삐걱거리는 낡은 나무 바닥.

**화면**: 책장 사이의 좁은 통로를 따라, 강민준이 낡은 상자들을 옮기고 있다. 그의 작업복에는 ‘지혜의 숲’이라는 낡은 로고가 박혀있다. 땀방울이 맺힌 이마를 손등으로 닦아낸다. 그의 표정은 무미건조하고 지루해 보인다.

**BGM**: (잔잔하고 몽환적인 피아노 선율, 가끔 삐걱거리는 소리나 책장 넘기는 소리가 섞임)

**강민준 (내레이션)**:
(나지막이, 그러나 단단한 목소리)
세상이 갑자기 변하는 일 같은 건… 소설이나 영화에나 나오는 허튼소리라고 생각했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나의 오늘은 어제와 다를 바 없었고, 내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터였다. 숨 막히는 취업 준비와 그저 그런 강의들, 그리고 의미 없는 시간의 반복. 그게 내 23년의 전부였다.

**강민준 (내레이션)**:
여름 방학 동안 용돈이나 벌어볼까 해서 시작한 아르바이트는 다름 아닌 할아버지의 고서점 정리였다. 오랜만에 찾은 ‘지혜의 숲’은 여전히 변함없이 낡고, 칙칙하며, 어딘가 모르게 기이한 분위기마저 풍겼다. 낭만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고작 먼지투성이 책 나르기라니. 이 더운 여름에.

**2. INT. 고서점 구석 – 낮**

**화면**: 민준이 허름한 나무 상자 하나를 책장 깊숙한 곳에서 겨우 끌어낸다. 상자 겉면에는 알아볼 수 없는 고대 문양들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먼지가 잔뜩 덮여있어 그 문양은 거의 알아보기 힘들다.

**화면**: 민준이 상자를 선반 위에 올려놓고 뚜껑을 연다. 퀴퀴한 냄새와 함께, 상자 안에서 굴러떨어진 듯한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난다.

**SFX**: (낡은 상자 뚜껑 열리는 소리, ‘쨍그랑’ 하고 둔탁하게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

**강민준**:
(혼잣말, 귀찮은 듯)
으음, 이건 또 뭐야.

**화면**: 상자에서 떨어진 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검은 돌 파편이다. 매끄러운 흑요석 같은 재질이지만, 표면에는 복잡하고 섬세한 문양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빛을 반사하지 않고, 오히려 주변의 희미한 햇살마저 빨아들이는 듯한 기묘한 느낌을 준다. 잠시 후, 파편의 한 부분이 아주 미세하게, 심장박동처럼 깜빡이는 듯하다. 검푸른 빛이 순간적으로 피어오르고 사라진다.

**강민준**:
(파편을 응시하며, 살짝 찡그린 표정)
이게 돌이야? 유리야? 무슨 재질이지? 아무리 봐도 그냥 돌멩이 같진 않은데… 이 문양은 또 뭐야.

**화면**: 민준이 파편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건드린다. 파편은 예상보다 차갑지만, 동시에 그의 손끝에 미세한 진동이 느껴진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그의 손끝이 파편에 닿는 순간, 고서점 전체의 낡은 전등이 ‘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일제히 깜빡인다. 그리고 주변의 낡은 책들이 ‘삐걱-‘ 하며 미세하게 흔들리는 듯하다.

**SFX**: (전등 깜빡이는 ‘지직’ 소리, 낡은 책장이 흔들리는 삐걱거리는 소리)

**강민준**: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숨을 멈춘다)
…뭐지? 정전인가?

**화면**: 전등은 이내 다시 밝아진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민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파편을 바라본다. 파편은 이제 아무런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검은 돌멩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심장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있다.

**강민준 (내레이션)**:
착각이었을까. 피곤해서 헛것을 본 건가. 하지만 손끝에 남아있는 그 미세한 떨림과 전등이 깜빡이던 순간의 공포는 착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생생했다. 분명, 뭔가가… 있었다.

**3. INT. 고서점 – 카운터 – 낮**

**화면**: 민준이 파편을 손에 든 채, 고서점 주인인 할아버지에게 다가간다. 할아버지는 돋보기를 쓰고 고서적을 읽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주름과 함께, 어딘가 신비로운 기운이 감돈다. 그는 민준이 다가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책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강민준**:
할아버지.

**할아버지**: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나지막이)
음? 왔느냐, 민준아. 청소는 다 끝나가고?

**강민준**:
네, 거의요. 근데 이거… (파편을 할아버지 앞에 내민다) 이 돌멩이 같은 건 뭔가요? 상자 안에서 나왔어요.

**화면**: 할아버지가 천천히 돋보기를 내리고 파편을 본다. 그의 늘어진 눈꺼풀 뒤의 눈빛이 순간 날카롭게 빛난다. 파편을 받아들고는 손바닥에 올려놓고 한참을 응시한다. 그의 표정에는 미묘한 긴장감과 동시에 오래된 추억이 스치는 듯한,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그는 파편을 천천히 손가락으로 쓰다듬는다.

**할아버지**:
(나지막이, 거의 속삭이듯. 오래된 먼지 낀 목소리)
…이것이… 아직 여기에 있었구나. ‘심연의 파편’…

**강민준**:
네? 심연의… 파편이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할아버지? 귀한 거예요?

**할아버지**:
(파편을 다시 민준에게 돌려주며, 그의 손에 쥐여준다)
귀한 것…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저주라고 해야 하나. 네가 찾은 게 맞으니, 네가 보관하거라.

**강민준**:
(당황스럽다. 어리둥절한 표정)
네? 저요? 이걸요? 그냥 돌멩이인데… 심연의 파편이라니, 너무 거창한데요.

**할아버지**:
(살짝 미소 지으며. 그의 눈빛은 깊이를 알 수 없다)
그냥 돌멩이처럼 보이는구나. 그게 너에게는 다행일지도 모르지.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고, 잘 간직하렴. 그리고… 녀석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때 다시 나를 찾아오거라.

**화면**: 할아버지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린다. 마치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는 듯이. 민준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파편을 손에 쥔다. 파편은 그의 손바닥에서 다시 미세하게 진동하는 것 같다.

**강민준 (내레이션)**:
움직이기 시작하면? 대체 무슨 소리야? 할아버지의 말은 언제나 수수께끼 같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 내 일상은 더 이상 ‘그냥 돌멩이’ 같지 않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것이었다.

**4. EXT. 민준의 자취방 건물 – 밤**

**화면**: 낡은 빌라촌의 한 골목. 밤이 깊어 가고,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거리를 비춘다. 민준이 파편을 주머니에 넣은 채, 지친 발걸음으로 자취방으로 향하고 있다. 그의 발걸음은 무겁지만, 그의 시선은 어딘가 공허하다.

**SFX**: (멀리서 들려오는 도시의 소음, 차량 지나가는 소리, 희미한 매미 소리)

**BGM**: (낮게 깔리는 서정적인 멜로디, 긴장감을 조금씩 더해가는 현악기 소리)

**5. INT. 민준의 자취방 – 밤**

**화면**: 좁고 단출한 민준의 자취방. 책상 위에는 전공 서적과 라면 봉지가 어지럽게 놓여있다. 민준은 침대에 털썩 주저앉아 주머니에서 파편을 꺼낸다. 파편은 어두운 방 안에서 더욱 검게 보인다.

**강민준**:
(파편을 이리저리 돌려본다. 중얼거리듯)
…어둠 속 한 조각이라. 이름 한 번 거창하네. 무슨 SF 소설 주인공도 아니고.

**화면**: 민준이 파편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가만히 응시한다. 문득, 파편에서 아주 미세한 열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파편 표면에 새겨진 복잡한 문양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아주 희미하게, 검푸른 빛을 띠며 빛나기 시작한다. 그 빛은 방 안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며 춤추듯 일렁인다.

**SFX**: (낮게 ‘웅웅’거리는 진동음, 희미하게 들리는 알 수 없는 속삭임)

**강민준**:
(놀라 파편을 떨어뜨릴 뻔한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놓을 수 없다. 그 빛에 홀린 듯, 눈을 뗄 수 없다.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어? 이게… 뭐야?

**화면**: 빛이 점점 강해지면서, 방 안의 공기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민준의 눈앞에 흐릿한 잔상이 스쳐 지나간다. 고대의 거대한 건축물, 정체불명의 빛 기둥, 그리고 정체 모를 언어로 된 속삭임이 귓가를 간지럽히는 듯하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강민준 (내레이션)**:
이해할 수 없는 환영이었다. 하지만 그 환영 속에서 느껴지는 기이한 힘과 아름다움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동시에, 알 수 없는 공포가 심장을 조여왔다.

**6. INT. 민준의 자취방 – 밤 (시간 경과)**

**화면**: 다음 날 아침. 민준은 잠에서 깨어난다. 밤새 잠을 설친 듯 눈 밑에 다크서클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그 검은 파편이 쥐어져 있다. 파편은 이제 빛을 잃고 평범한 검은 돌멩이로 돌아와 있다.

**강민준**:
(두통을 호소하며 이마를 짚는다)
으으… 머리 아파… 꿈이었나? 너무 생생했는데. 정말 꿈이었기를.

**화면**: 민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한다. 물을 마시기 위해 컵을 잡으려는 순간, 손에 쥐고 있던 파편에서 또다시 미세한 진동이 느껴진다. 동시에, 탁자 위에 놓여있던 빈 유리컵이 민준의 손을 따라 아주 미세하게,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컵은 마치 실에 매달린 것처럼 흔들리다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다시 탁자 위로 떨어진다.

**SFX**: (유리컵이 탁자에 부딪히는 소리)

**강민준**:
(눈을 비비며,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 동공이 흔들린다)
방금… 내가 뭘 한 거지?

**화면**: 민준은 다시 파편을 응시한다. 그리고 컵을 향해 손을 뻗어본다. 아무런 의도 없이, 그저 ‘들어 올려라’는 생각을 했을 뿐인데, 컵이 다시 천천히 공중으로 떠오른다. 이번에는 훨씬 더 명확하게, 그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그의 손과 컵 사이에는 희미한 검푸른 아지랑이가 일렁인다.

**강민준 (내레이션)**:
꿈이 아니었다. 환영도 아니었다. 내 손에 쥐어진 이 ‘어둠 속 한 조각’은… 정말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내 평범했던 일상은, 그 작은 균열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되돌릴 수 없는 곳으로.

**7. EXT. 대학교 캠퍼스 – 낮**

**화면**: 활기 넘치는 대학교 캠퍼스.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강의실로 향한다. 민준은 파편을 주머니에 넣은 채, 어딘가 멍한 표정으로 걷고 있다. 그의 시선은 허공을 향하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주변의 모든 소리가 평소보다 더 선명하게 들리는 듯하다. 바람 소리, 학생들의 대화, 멀리서 들리는 공사장의 소음까지.

**SFX**: (활기찬 캠퍼스 소음. 민준에게는 모든 소리가 과장되어 들리는 듯함.)

**이수아**:
(뒤에서 민준의 어깨를 ‘툭’ 친다)
야, 강민준! 또 멍 때리고 있냐?

**화면**: 밝고 활기찬 모습의 이수아. 미술 도구를 잔뜩 넣은 커다란 천가방을 메고 있다. 민준의 얼굴에 잠시 활기가 돈다.

**강민준**:
(살짝 놀랐다가)
이수아? 언제 왔어?

**이수아**:
언제 오긴, 너 저번 주부터 계속 이 모양이더라? 왜? 여름 방학 알바가 그렇게 힘들어? 얼굴이 시체 같아. 며칠 밤샌 사람처럼.

**강민준**:
(쓴웃음)
힘들긴 한데… 그것 때문만은 아니야.

**이수아**:
왜? 무슨 일 있어? 얘기해봐, 언니가 다 들어줄게! 아니, 동갑이지만. 네가 이렇게 시무룩한 거 오랜만이네.

**강민준**:
(잠시 망설이다가, 주머니 속 파편을 만진다)
아니야, 별거 아니야. 그냥 요즘 잠을 좀 설쳐서.

**화면**: 민준은 애써 웃으며 대답하지만, 그의 시선은 순간적으로 수아의 어깨 너머, 저 멀리 건축 중인 고층 빌딩 쪽으로 향한다. 그리고 파편이 주머니 속에서 아주 미세하게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강민준 (내레이션)**:
말할 수 없었다. 이 황당하고 비현실적인 일을 누구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게다가 이 알 수 없는 힘이 점점 나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까지.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이 더 이상 현실의 범주에 있지 않았다.

**8. INT. 대학교 카페 – 낮**

**화면**: 소란스러운 카페 안. 민준과 수아가 커피를 마시며 앉아있다. 민준은 커피를 마시는 척하지만, 시선은 자꾸만 주머니 쪽으로 향한다. 그는 주변의 모든 소리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듯 보인다.

**이수아**:
그나저나 민준아, 너 어제 내가 물어본 거 알아봤어? 미술관 전시회 공모전 말이야. 거기 주최 측에서 새로운 테마를 제시했는데, ‘도시의 숨겨진 이야기’래! 역사학과인 네게 딱 맞는 주제 아니냐? 너 원래 이런 거 제일 좋아했잖아! 도시의 역사나, 옛날 이야기 같은 거. 고고학이나 전설 같은 거 파고드는 거.

**강민준**:
(건성으로 대답하다가, 수아의 말에 민준의 눈이 번쩍 뜨인다)
…응? ‘도시의 숨겨진 이야기’?

**화면**: 수아의 말에 민준의 눈이 번쩍 뜨인다. 그의 주머니 속 파편이 더욱 뜨거워진다. 파편에서 흘러나오는 힘이 그의 감각을 예리하게 만들었을까. 그는 갑자기 주변의 소음 속에서, 평소에는 들리지 않던 미세한 소리들을 감지하기 시작한다. 오래된 건물이 내는 삐걱임, 지하를 흐르는 물줄기, 그리고… 알 수 없는 낮은 속삭임. 마치 도시 자체가 속삭이는 것처럼.

**SFX**: (카페 소음 속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웅웅’거리는 저음, 바람 소리, 알아들을 수 없는 고대 언어 같은 속삭임)

**강민준**:
(얼굴이 창백해진다. 눈빛이 흔들린다)
수아… 너… 이 소리 들려?

**이수아**:
(갸우뚱, 민준의 이상한 표정에 걱정스러운 듯)
무슨 소리? 그냥 카페 시끄러운 소리밖에 안 들리는데? 너 또 이상한 소리 한다.

**강민준**:
아니… 그게 아니라… 뭔가… 건물이 말하는 것 같아. 벽 속에서… 들려와.

**이수아**:
(웃음을 터뜨린다. 그러나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푸하하! 야, 너 어제 라면 먹고 잤냐? 피곤해서 헛소리한다! 건물이 말을 한다니, 귀신 들렸어? 야,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화면**: 수아가 웃는 동안, 민준은 불안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그의 시야에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흐릿한 아지랑이가 아른거린다. 카페 벽면에 새겨진 오래된 무늬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거나, 바닥 타일 사이에서 검푸른빛이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듯하다. 마치 도시의 혈관이 드러나는 것처럼.

**강민준 (내레이션)**:
아니, 헛소리가 아니었다. 이 파편이 내게 보여주는 것들은, 단순히 환각이 아니었다. 세상의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들이었다. 낡은 벽돌 하나하나가, 아스팔트 아래의 땅속 깊은 곳이… 살아있는 것처럼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9. EXT. 도심의 낡은 골목 – 낮**

**화면**: 민준이 카페에서 나와 홀로 걷고 있다. 그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낡은 골목길로 향한다. 그의 귀에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속삭임과 진동이 들려온다. 주머니 속 파편이 점점 더 강하게 진동하고, 열기를 내뿜는다. 그의 시선은 마치 어떤 이끌림에 홀린 듯, 낡은 벽돌 건물 사이의 좁은 틈새를 향한다.

**강민준**:
(내면의 목소리, 확신에 찬)
이쪽으로… 가야 해. 뭔가… 이 안에 있어.

**화면**: 좁은 틈새 끝에는 잡동사니와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다. 지저분한 뒷골목. 하지만 민준의 눈에는 그 쓰레기 더미 너머로, 희미하게 빛나는 검푸른 문양이 보인다. 마치 숨겨진 입구를 표시하듯이. 파편의 진동이 최고조에 달한다.

**SFX**: (파편의 진동음이 더욱 강해진다. 고대 언어의 속삭임이 더욱 또렷해진다)

**강민준**:
(숨을 들이켜고, 쓰레기 더미를 헤치기 시작한다. 얼굴에는 긴장감과 동시에 알 수 없는 기대감이 교차한다)

**화면**: 민준이 쓰레기를 치우자, 낡고 오래된 벽돌 벽이 드러난다. 하지만 그 벽의 일부는 다른 벽돌과는 확연히 다른 재질로 되어 있다. 고대 문양이 빼곡히 새겨진 거대한 돌문이 희미하게 드러난다. 마치 도시의 심장부에 박힌 잊혀진 시간의 파편처럼. 파편이 손에서 벗어나 돌문의 문양과 정확히 일치하는 홈으로 빨려 들어가듯 박힌다. 문양에서 검푸른 빛이 터져 나오며, 육중한 돌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한다.

**SFX**: (묵직하고 육중한 돌문이 천천히 열리는 소리. 빛이 터져 나오며 ‘쉬이이이잉-‘ 하는 신비로운 소리)

**강민준 (내레이션)**:
그 순간, 나는 직감했다. 이 ‘어둠 속 한 조각’은 단순한 돌멩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 도시의 심장과 연결된, 잊혀진 힘의 열쇠였다. 그리고 나는, 이제 막 그 문을 열었다. 내 평범했던 세계는 산산조각 나고, 비로소 세상의 진짜 얼굴을 마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화면**: 열린 돌문 너머로, 검푸른 빛이 뿜어져 나오며 알 수 없는 심연이 드러난다. 민준은 그 빛에 압도된 듯, 멍하니 그곳을 응시한다. 그의 눈동자에 빛이 반사되어 일렁인다.

**BGM**: (웅장하고 신비로운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고조되며, 웅웅거리는 저음으로 마무리)

**[SCENE END]**

**다음 에피소드 예고**:
“잊혀진 문이 열리고, 드러나는 고대의 심연. 민준은 과연 이 도시의 숨겨진 힘을 감당하고, 그 문 너머의 비밀을 풀어낼 수 있을 것인가? 예상치 못한 존재들이 그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