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상(殘像)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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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김서하 (Kim Seoha):** 과거엔 순수하고 뛰어난 인공지능 연구자였으나, 친구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고 차갑고 치밀한 복수자로 변모한다. 나이 30대 초반.
* **박지훈 (Park Jihun):** 김서하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 뛰어난 언변과 사람을 끄는 매력을 가졌으나, 사실은 냉정하고 야심만만한 기회주의자. 현재는 촉망받는 AI 기업의 젊은 CEO. 나이 30대 초반.
* **오은지 (Oh Eunji):** 과거 서하와 지훈의 동료 연구원. 현재는 지훈의 회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상황을 예리하게 관찰하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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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씬 구성
**[프롤로그: 검은 잔상]**
**장면 1**
**시간:** 현재, 늦은 밤
**장소:** 낡은 아파트 옥상. 도시의 불빛이 멀리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장면 설명)**
새벽 공기가 뼈를 에는 듯 차갑다. 낡고 녹슨 난간에 기댄 김서하의 뒷모습. 그의 어깨는 앙상하게 말라있고,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더욱 그를 고독하게 만든다. 밤하늘엔 별조차 보이지 않는다. 서하의 손에는 한 장의 낡은 사진이 들려 있다. 빛바랜 사진 속에는 환하게 웃는 서하와 박지훈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겨 있다. 왁자지껄한 대학 연구실, 수많은 자료들과 모니터 불빛 속에서 두 청년은 서로의 어깨를 감싸 안고 있었다. 희망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들의 눈빛.
서하는 말없이 사진을 응시한다. 그의 눈은 그 어떤 감정조차 읽을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어둡다. 이내 그의 손가락이 사진 속 박지훈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그 손길에는 더 이상 우정이나 그리움은 없다. 오직 싸늘한 증오와 비릿한 경멸만이 깃들어 있을 뿐.
[BGM: 낮고 긴장감 넘치는 현악기 선율, 심장 박동 소리처럼 불규칙하게 울린다.]
**(카메라: 서하의 등 뒤에서 시작해 서서히 클로즈업. 그의 손에 들린 사진에 초점. 이후 서하의 굳게 닫힌 입술과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이동.)**
**김서하 (내레이션/속삭임):** (아주 낮은 목소리로, 얼음처럼 차갑게) 박지훈. 네가 나에게서 앗아간 모든 것들… 그 대가를 치를 때까지, 나는 단 한 순간도 눈을 감지 않을 거야. 네가 내게 남긴 이 시퍼런 잔상이, 너를 산산조각 낼 그림자가 될 테니.
[효과음: 낡은 사진이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도시의 미약한 소음]
**(장면 설명)**
서하의 손가락 끝에서 사진이 스르륵 미끄러져 떨어진다. 사진은 밤바람에 실려 도시의 어둠 속으로, 마치 과거의 추억처럼 사라진다. 서하는 그 모습을 한참 동안 응시하다가, 천천히 몸을 돌려 난간에서 멀어진다. 그의 발걸음은 미세한 망설임조차 없이 곧고 단단하다.
**(카메라: 난간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서하의 전신을 비춘다. 그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도시의 어둠 속으로 흡수되는 듯하다.)**
[BGM: 피아노의 불협화음과 함께 곡조가 점점 고조되고, 날카로운 금속음이 스쳐 지나가며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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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잿더미 속에서 피어난 증오]**
**장면 2**
**시간:** 3년 전, 햇살 좋은 오후
**장소:** 최첨단 인공지능 연구소 ‘미래의 빛’ 내부.
**(장면 설명)**
새하얀 벽과 유리로 이루어진 연구실. 이곳저곳에 놓인 모니터와 서버 장비들이 미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김서하와 박지훈이 나란히 앉아 복잡한 코드를 검토하고 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피로감 대신 열정과 희망이 가득하다. 커피잔이 놓여있고, 한쪽 벽면에는 ‘차세대 인공지능 프로젝트 – 오르페우스’라는 문구가 적힌 보드가 걸려 있다. 보드에는 수많은 수식과 다이어그램이 빼곡하다.
[BGM: 희망찬 분위기의 오케스트라 선율, 밝고 경쾌한 전자음악이 섞여 있다.]
**(카메라: 연구실 전경을 와이드로 보여준 후, 서하와 지훈에게 클로즈업. 둘이 함께 코드를 분석하는 모습. 서하의 섬세한 손놀림과 지훈의 활기찬 표정을 번갈아 보여준다.)**
**박지훈:** (모니터를 가리키며 활짝 웃는다) 서하야, 봐! 드디어 핵심 알고리즘 최적화에 성공했어! 이대로면 우리가 꿈꾸던 자율 학습형 AI, 정말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김서하:** (지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짓는다. 그의 눈은 코드에 고정되어 있다) 아직 완벽하진 않아, 지훈아. 메모리 효율을 조금 더 끌어올려야 해. 그리고… 음, 보안 모듈도 다시 점검해야 하고.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거대한 시스템이 될 거야. 단 하나의 오류도 용납해선 안 돼.
**박지훈:** (서하의 어깨를 툭 친다) 이 완벽주의자 같으니라고! 하지만 그게 바로 네 매력이지. 네 덕분에 내가 이렇게 든든하게 기댈 수 있는 거라고. 우리, 이제 정말 성공할 일만 남았어!
**(장면 설명)**
지훈이 서하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들떠 말한다. 서하도 지훈의 열정에 전염된 듯 환하게 웃는다. 그들의 모습은 누가 봐도 미래를 함께 꿈꾸는 절친한 동료이자 친구로 보인다. 테이블 위에는 컵라면 용기와 빈 커피잔들이 뒹굴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밤을 이곳에서 새웠을지 짐작하게 한다.
**(카메라: 두 사람의 우정 어린 모습을 따뜻하게 담아낸다. 이후 ‘오르페우스’ 프로젝트 보드로 줌인하여 ‘성공 임박’이라는 낙서와 함께 별표가 그려진 것을 보여준다.)**
**김서하 (내레이션):** (차갑고 공허한 목소리) 그날, 나는 순수하게 믿었다. 우리의 꿈이, 우리의 노력이, 이 세상에 새로운 빛을 가져다줄 거라고. 그리고 네가, 내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거라고.
[BGM: 점차 톤이 낮아지고, 어두운 화음이 삽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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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시간:** 3년 전, 그로부터 몇 주 후
**장소:** ‘미래의 빛’ 연구소 내부, 서하의 개인 연구실.
**(장면 설명)**
어둠이 짙게 깔린 연구실. 서하가 정신없이 모니터 앞에서 코드를 입력하고 있다. 그의 눈은 충혈되어 있고, 얼굴에는 초조함과 의문이 뒤섞여 있다. 그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한 듯하다. 몇 번이고 핵심 알고리즘의 로그 기록을 되짚어 보고, 시스템 접근 기록을 확인한다.
[BGM: 불안하고 불규칙한 전자음, 알 수 없는 오류 경고음처럼 들린다.]
**(카메라: 서하의 긴장된 얼굴에 클로즈업.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포착. 이후 모니터 화면의 복잡한 코드와 로그 기록으로 빠르게 전환된다.)**
**김서하:** (혼잣말, 떨리는 목소리) 이게… 무슨 일이지? 내가 만든 핵심 모듈이… 완전히 사라졌어. 백업 기록도… 모두 지워졌다고? 말도 안 돼…
[효과음: 마우스 클릭 소리, 키보드 자판 두드리는 소리, 짧게 울리는 시스템 오류 알림음]
**(장면 설명)**
서하의 손가락이 굳어버린 듯 키보드 위에서 멈춘다. 그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간다. 이내 그는 벌떡 일어서더니, 연구실 문을 향해 달려 나간다. 그의 발걸음은 다급하고 불안하다.
**(카메라: 서하가 황급히 연구실을 뛰쳐나가는 모습을 추격한다. 그의 불안한 그림자가 복도에 길게 드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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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4**
**시간:** 3년 전, 같은 날 밤
**장소:** ‘미래의 빛’ 연구소, CEO 집무실 앞.
**(장면 설명)**
서하가 숨을 헐떡이며 지훈의 집무실 문 앞에 선다. 문틈으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안에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중에는 익숙한 지훈의 목소리도 섞여 있다. 서하는 문을 열려던 손을 멈춘다. 왠지 모를 불길함이 그의 심장을 옥죄어 온다.
[BGM: 점점 고조되는 현악기 선율,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카메라: 서하의 망설이는 손을 클로즈업. 이후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과 함께 희미하게 들려오는 대화 소리로 초점. 서하의 굳어가는 표정을 담는다.)**
**박지훈 (내부 목소리):** (자신감 넘치고 활기찬 목소리) 네, 맞습니다. ‘오르페우스’ 프로젝트는 제가 지난 5년간 공들여 개발한… 혁신적인 인공지능 플랫폼입니다. 핵심은 독자적인 ‘퀀텀 러닝 알고리즘’에 있습니다.
**서하:** (작게 읊조린다) 퀀텀 러닝… 알고리즘? 그건… 내가…
[효과음: 안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박수 소리, 축하하는 목소리, 샴페인 잔이 부딪히는 소리]
**(장면 설명)**
서하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문에 바싹 귀를 갖다 댄다. 이내 문이 살짝 열리고, 그 틈으로 보이는 광경에 서하는 얼어붙는다. 집무실 안은 작은 파티가 열린 듯 화기애애하다. 고급 양복을 입은 투자자들과 관계자들이 지훈을 둘러싸고 축하하고 있다. 그리고 지훈은 환하게 웃으며 그 중심에 서 있다. 그의 손에는 ‘미래의 빛’의 새로운 CEO 임명장이 들려 있고, 뒤편 스크린에는 ‘박지훈 CEO, 오르페우스 프로젝트 상용화 성공’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박혀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오은지 연구원도 그 자리에 함께 있으며 지훈을 보며 희미하게 미소 짓고 있다는 점이었다.
**(카메라: 문틈으로 보이는 집무실 내부의 환희에 찬 광경. 박지훈의 승리에 찬 웃음, 그 옆의 오은지의 복잡한 미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목격하며 굳어버린 서하의 얼굴을 빠르게 오버랩시킨다.)**
**박지훈 (내부 목소리):** (기쁨에 찬 목소리) 이 모든 영광을 함께 할 우리 팀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특히… 저의 오랜 파트너였던… 김서하 연구원에게도… (말끝을 흐리며 미묘한 미소를 짓는다) 그의 노력 또한 이 프로젝트에… 작은 기여를 했음을 인정합니다.
**(장면 설명)**
‘작은 기여’. 그 말에 서하의 눈동자가 깊은 배신감과 절망으로 물든다. 그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가 며칠 밤낮으로 매달려 완성한, 그의 모든 열정이 담긴 핵심 알고리즘이 ‘작은 기여’로 치부되는 순간이었다. 그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고, 심장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온몸을 휘감는다.
[효과음: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한 둔탁한 소리, 모든 주변 소음이 멀어지는 듯한 먹먹한 효과음]
**(카메라: 서하의 얼굴에 극단적인 클로즈업. 그의 눈에 충혈된 핏줄과 떨리는 입술을 포착한다. 이후 화면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김서하 (내레이션):** (절규하듯, 그러나 목소리는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다) 그 순간, 세상은 내게서 모든 색깔을 잃었다. 모든 소리가 먹먹해지고, 오직 하나의 진실만이 내 뇌리를 강타했다. 내가… 가장 믿었던 친구에게… 모든 것을 빼앗겼다는 잔혹한 진실.
[BGM: 모든 음악이 멈추고, 날카로운 정적만이 흐른다. 이후 아주 희미하게 깨진 유리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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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5**
**시간:** 3년 전, 그로부터 몇 주 후
**장소:** 서하의 낡고 어두운 자취방.
**(장면 설명)**
방 안은 폐허처럼 변해 있다. 찢겨진 서류와 책들이 널브러져 있고, 빈 컵라면 용기들이 쌓여 있다. 면도도 하지 않은 서하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침대에 누워 있다. 그의 얼굴은 생기를 잃었고, 눈은 깊이 패여 있다. 며칠 밤낮을 울었는지, 그의 눈가에는 검붉은 다크서클이 선명하다.
[BGM: 우울하고 절망적인 낮은 톤의 현악기 선율. 희미하게 들려오는 빗소리.]
**(카메라: 방의 황량한 모습을 천천히 팬한다. 이후 침대에 누워있는 서하의 텅 빈 눈을 클로즈업한다. 그의 시선은 허공을 응시한다.)**
**김서하 (내레이션):** (건조하고 메마른 목소리) 회사에선 내가 핵심 자료를 유출하려 했다며, 모든 책임을 내게 돌렸다. 해고는 물론이고, 업계에서 영원히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히 고립시켰다. 내가 쌓아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었다. 사람들은 나를 미친 사람처럼 피했고, 나의 이름은 ‘사기꾼’과 ‘배신자’라는 낙인으로 뒤덮였다.
**(장면 설명)**
방 한구석에 놓인 TV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미래의 빛, 박지훈 CEO, ‘오르페우스’ 프로젝트로 업계의 새 지평을 열다!’라는 자막과 함께, 환하게 웃는 박지훈의 모습이 클로즈업된다. 그의 옆에는 오은지 연구원도 함께 서 있다. 서하는 그 모습을 말없이 응시한다. 그의 눈은 여전히 텅 비어 있지만, 그 깊은 곳에서 섬뜩한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카메라: TV 속 박지훈의 승리한 얼굴과 서하의 절망적인 얼굴을 번갈아 보여준다. 이후 서하의 텅 비었던 눈동자에 냉기 어린 광채가 스치는 순간을 포착한다.)**
**김서하:** (아주 낮은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박지훈… 너는 나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았어. 나의 명예, 나의 꿈, 나의 존재 이유…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빼앗지 못했지. 바로… 나의 기억. 그리고 나의 증오.
[효과음: TV 소리가 점차 줄어들고, 서하의 숨소리가 거칠게 들린다.]
**(장면 설명)**
서하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의 움직임은 느리지만, 그 안에 숨겨진 결심은 단단하다. 그는 창가로 다가가 닫힌 커튼을 걷어낸다. 창밖으로는 박지훈의 회사가 있는 번화한 빌딩 숲이 보인다. 그중 가장 높고 화려한 빌딩의 꼭대기, ‘미래의 빛’ 로고가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BGM: 낮고 묵직한 베이스 라인이 깔리고, 날카로운 바이올린 소리가 불길하게 울려 퍼진다.]
**(카메라: 서하의 등 뒤에서 시작해, 그가 창밖의 ‘미래의 빛’ 빌딩을 응시하는 모습을 담는다.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지만, 그의 시선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빌딩의 로고가 마치 불타는 눈처럼 보인다.)**
**김서하:** (차가운 미소, 짓는 듯 마는 듯) 네가 그 꼭대기에서 누리는 모든 영광… 내가 그 아래에서 겪은 모든 절망의 깊이만큼, 너도 똑같이 느껴야 할 거야. 내가 너를 만든 것처럼… 내가 너를 부술 테니까.
[효과음: 날카로운 금속음이 울려 퍼지고, BGM이 급격히 고조되며 장면이 암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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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6**
**시간:** 현재, 밤
**장소:** 박지훈의 사무실, ‘미래의 빛’ 최고층.
**(장면 설명)**
넓고 호화로운 박지훈의 집무실. 한쪽 벽면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도시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박지훈은 고급 가죽 의자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성공한 사업가의 여유와 자신감이 엿보인다.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
[BGM: 세련되고 성공적인 분위기의 재즈 선율. 낮게 흐른다.]
**(카메라: 사무실의 웅장함을 보여준 후, 박지훈의 여유로운 표정에 클로즈업. 그의 손에 들린 와인잔이 반짝인다.)**
**박지훈:**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혼잣말) 완벽해. 이대로만 가면, ‘미래의 빛’은 앞으로 10년 안에 세계 시장을 장악할 거야. 김서하… 네가 그 썩어빠진 이상주의에 갇혀 있을 때, 나는 현실을 봤고, 기회를 잡았지. 네 코드는 빛을 보았고, 나는 그 빛을 내 것으로 만들었어. 이게 바로 능력이야.
[효과음: 키보드 타자 소리, 와인잔이 탁자에 놓이는 소리.]
**(장면 설명)**
지훈이 노트북 화면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는 유리창으로 다가가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본다. 수많은 불빛들이 그의 발아래 펼쳐져 있다. 그는 마치 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왕처럼 느껴진다.
바로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진동한다. 발신자는 ‘알 수 없음’으로 표시되어 있다. 지훈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는다.
[효과음: 휴대전화 진동 소리]
**(카메라: 지훈의 여유로운 표정에서, 알 수 없는 번호에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으로 변화하는 것을 포착한다. 이후 휴대전화 화면의 ‘알 수 없음’ 문구를 클로즈업.)**
**박지훈:** (살짝 경계하는 목소리) 네, 박지훈입니다.
**김서하 (음성 변조):** (전화 너머에서, 기계음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 서늘한 냉기가 서려 있다) …오랜만이네요, 박지훈 대표님.
**(장면 설명)**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지훈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진다. 그의 눈빛에 순간적인 당혹감과 함께 낯선 불쾌감이 스쳐 지나간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의 집무실에 누가 침입했는지 확인하려는 듯한 행동을 한다. 하지만 아무도 없다.
[효과음: 전화 너머의 음성 변조된 목소리가 지훈의 귓가를 파고드는 듯한 효과음.]
**(카메라: 지훈의 얼굴에 극단적인 클로즈업. 그의 표정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그의 눈동자.)**
**박지훈:** (목소리에 날이 선다) 누구시죠? 어떻게 제 개인 번호를 아셨습니까? 그리고 이 목소리는…
**김서하 (음성 변조):** (지훈의 말을 끊고, 냉소적으로) 걱정 마세요. 저는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장면 설명)**
지훈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다. 그의 뇌리를 스치는 여러 얼굴들. 그중에는 잊으려 애썼던 김서하의 얼굴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목소리는 서하의 목소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남의 목소리라고 하기엔… 묘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효과음: 지훈의 심장이 빠르게 뛰는 소리, 불안한 정적.]
**(카메라: 지훈의 손에 들린 휴대전화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보여준다. 이후 그의 얼굴에 드리워진 불안한 그림자에 초점.)**
**박지훈:** (겨우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쓰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장난 전화라면…
**김서하 (음성 변조):** (빙긋 웃는 듯한, 그러나 소름 끼치는 톤) 장난이라뇨? 저는 지금부터 당신의 가장 흥미로운 장난감이 될 겁니다. 잊고 있었던 과거의 망령이, 당신의 현재를 잠식하고 미래를 파괴할… 아주 특별한 장난감 말이죠.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될 테니까요.
[효과음: 전화가 뚝 끊기는 소리. 날카로운 단절음.]
**(장면 설명)**
지훈은 전화가 끊기자마자 휴대전화를 든 채 멍하니 서 있다. 그의 눈은 불안하게 흔들리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힌다. 도시의 야경은 여전히 화려하지만, 그의 눈에는 더 이상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수많은 눈들이 자신을 응시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BGM: 모든 음악이 멈추고, 심장을 조여오는 듯한 불길한 정적. 이후 지훈의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카메라: 유리창 밖 도시의 야경과 대비되는 지훈의 불안한 얼굴. 그의 등 뒤로 드리워진 그림자가 마치 그를 덮치려는 듯 길게 늘어진다.)**
**박지훈:** (혼잣말, 떨리는 목소리) 망령… 망령이라니? 대체 누구지…? 김서하…? 설마, 아직 살아있었던 건가…?
**(장면 설명)**
지훈은 불안한 눈빛으로 집무실의 문을 응시한다. 그의 성공과 부귀영화로 가득 찼던 공간이, 한순간에 음습하고 위험한 감옥처럼 느껴진다. 그의 시선이 다시 유리창 밖으로 향한다. 멀리 어둠 속에 잠긴 도시, 그 어느 곳엔가에서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섬뜩한 느낌이 그의 전신을 휘감는다.
[BGM: 날카로운 현악기가 불협화음을 내며 급격히 상승한다. 불안감을 극대화하는 전자음이 섞인다.]
**(카메라: 지훈의 얼굴에서 유리창 밖 도시의 야경으로, 그리고 다시 지훈의 흔들리는 눈동자로 빠르게 전환된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빛’ 로고가 박힌 빌딩의 실루엣이 어둠 속에 잠긴 채로 끝난다.)**
**김서하 (내레이션):** (차갑고 싸늘한 목소리) 그래, 박지훈. 내가 너의 망령이다. 네가 잿더미로 만든 내 삶의 잔상들이, 이제 너의 심장을 파고들 거야. 그 서늘한 칼날이 너의 모든 것을 베어낼 때까지, 너는 단 한 순간도 편히 잠들 수 없을 테지.
[효과음: 날카로운 칼날이 스치는 소리, 그리고 모든 것이 정지하는 듯한 먹먹한 침묵.]
**(장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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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김서하는 박지훈의 주변 인물들을 서서히 흔들고, 그의 사업에 미묘한 균열을 만들며, 그의 정신을 갉아먹는 치밀하고 잔혹한 복수를 이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복수의 끝에는, 박지훈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참혹한 대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