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의 장막, 푸른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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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오래된 책 속의 그림자**
**장면 1**
* **배경:** 서울 도심 뒷골목, 낡고 오래된 서점 ‘숨결’. 저녁 7시, 도시의 소음이 희미하게 서점 안으로 스며드는 시간.
* **컷 1:** (서점의 전경. 간판은 바래고, 창문에는 빗물이 흐른 흔적이 남아있다. 하지만 은은한 불빛이 새어 나와 아늑한 느낌을 준다.)
* **내레이션 (하윤):** 세상은 언제나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것들이 오래된 것들을 밀어내죠. 하지만 이곳 ‘숨결’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숨쉬고 있어요.
* **컷 2:** (서점 내부. 높은 서가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고, 먼지 앉은 고서들이 가득하다. 책 내음과 낡은 나무 냄새가 섞여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하윤 (20대 후반, 단정하고 차분한 인상. 둥근 안경을 쓰고 고서를 조심스럽게 옮긴다.):** (작은 미소) 그리고 저는 그 멈춘 시간 속에서, 이야기들을 지키고 있죠.
* **컷 3:** (하윤의 손이 낡은 양피지 책의 표면을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클로즈업. 희미하게 인쇄된 고대 문자가 보인다.)
* **내레이션 (하윤):** 책 속에는 수많은 삶과, 수많은 비밀이 담겨 있어요. 내가 알지 못하는, 혹은 믿지 못할… 미지의 이야기들.
**장면 2**
* **배경:** 서점 입구.
* **컷 4:** (서점 문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열리고, 차가운 늦가을 바람이 서점 안으로 스며든다. 문 밖으로는 희미한 도심의 불빛이 번진다.)
* **효과음:** 끼이익- (문 열리는 소리), 스스슥- (찬 바람이 스며드는 소리)
* **컷 5:** (문으로 들어서는 한 남자, 류진 (20대 후반~30대 초반, 키가 크고 늘 검은색 계열의 코트를 입고 있다. 날카롭지만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눈매). 그의 발자국 소리가 조용한 서점 안에 울린다.)
* **하윤 (시선):** (고개를 들어 그를 본다. 류진은 늘 같은 시간에 찾아오는 서점의 단골손님이다.)
* **컷 6:** (류진이 말없이 하윤을 스쳐 지나, 서점 안쪽, 고서들이 가득한 ‘신화 및 전설’ 코너로 향한다. 그의 움직임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지만, 어딘가 차갑고 고독해 보인다.)
* **내레이션 (하윤):** 매일 같은 시간, 그는 늘 이곳을 찾았죠. 언제나 인간의 가장 오래된 기록들. 신화, 전설, 그리고… 감춰진 이야기들.
**장면 3**
* **배경:** ‘신화 및 전설’ 코너.
* **컷 7:** (류진이 한참을 서서 낡은 책들을 살펴본다. 그의 손가락이 책등을 천천히 훑는다. 마치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손끝으로 느끼려는 듯.)
* **컷 8:** (류진의 눈동자 클로즈업. 어두운 푸른색이 감도는 그의 눈동자는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신비롭다. 그의 눈빛은 책 속의 텍스트에 깊이 잠겨 있다.)
* **내레이션 (하윤):** 무엇을 찾으려는 걸까요? 잊어버린 과거? 혹은… 자신을 옭아매는 비밀의 조각들?
**장면 4**
* **배경:** 서점 카운터.
* **컷 9:** (서점의 낡은 벽시계가 7시 50분을 가리킨다. 창밖으로 가느다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한다.)
* **효과음:** 또르륵-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 **컷 10:** (하윤이 류진이 있는 코너 쪽으로 시선을 보낸다. 그는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다.)
* **하윤:** 손님, 이제 곧 문 닫을 시간입니다.
* **컷 11:** (류진이 고개를 들어 하윤을 본다. 그의 푸른 눈동자가 잠시 어둠 속에서 빛나는 듯하다.)
* **류진:** …아, 죄송합니다.
* **컷 12:** (하윤이 그의 눈동자에 시선을 빼앗긴다. 묘하게 끌리는 색. 푸른색에 가까운 어두운 색은 마치 깊은 바다나 밤하늘을 담고 있는 것 같다.)
* **하윤 (생각):** 저 눈… 늘 볼 때마다, 뭔가… 달라.
**장면 5**
* **배경:** 서점 통로.
* **컷 13:** (류진이 책 한 권을 들고 계산대로 오려다가, 낡은 카펫에 발이 걸려 비틀거린다. 순간 그의 코트 소매가 살짝 걷히며 손목 안쪽에서 은은한 푸른빛이 번쩍인다. 마치 매끄러운 비늘 같은 것이 언뜻 보인다.)
* **효과음:** 휘청- (비틀거리는 소리), 스윽- (비늘 같은 것이 스치는 소리)
* **컷 14:** (하윤이 놀라서 소리친다.)
* **하윤:** 괜찮으세요?!
* **컷 15:** (류진이 재빨리 코트 소매를 내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선다. 그의 표정은 순간적으로 굳어 있었으나, 이내 차분함을 되찾는다.)
* **류진:** …네. 괜찮습니다.
* **하윤 (생각):** 방금… 뭘 본 거지? 착각이었을까? 너무 희미해서…
**장면 6**
* **배경:** 며칠 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밤의 서점.
* **컷 16:** (천둥번개가 치고 빗소리가 서점 안을 가득 채운다. 하윤은 창밖을 보며 한숨을 쉰다. 손님이 없어 조용한 서점.)
* **효과음:** 쿠르릉- (천둥소리), 주르륵륵-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소리)
* **하윤:** (한숨) 이런 날엔… 다들 집에서 따뜻한 이불 속에 있겠지.
* **컷 17:** (그때, 서점 문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열린다. 류진이 흠뻑 젖은 채 들어선다. 그의 코트와 머리카락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진다.)
* **하윤:** 류진 씨?! 웬일이세요, 이 시간에? 이렇게 비가 오는데…
* **컷 18:** (류진이 말없이 책장으로 향하려다, 몸을 떨며 주춤거린다. 그의 얼굴은 평소보다 창백해 보인다.)
* **하윤:**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간다.) 너무 젖으셨어요. 감기 들겠어요. 잠시만요.
**장면 7**
* **배경:** 서점 내부.
* **컷 19:** (하윤이 작은 담요와 수건을 가져와 류진의 어깨에 둘러준다. 그녀의 손이 류진의 젖은 머리카락에 스친다. 순간, 그의 몸에서 미약하게 김이 피어오르는 듯한 착각이 든다. 그의 피부는 예상보다 훨씬 차갑다.)
* **효과음:** 스윽- (수건이 스치는 소리), (아주 희미하게) 쉬익- (김이 피어나는 듯한 소리)
* **컷 20:** (류진이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의 푸른 눈동자에 불안감과 함께 알 수 없는 고통이 스친다.)
* **류진:** 괜찮습니다.
* **컷 21:** (하윤이 류진의 손에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넨다. 류진이 찻잔을 잡은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창백한 손가락 끝이 붉게 물드는 듯하다.)
* **하윤:** 괜찮지 않은 것 같아요. 얼굴이 파래요. 이거라도 드세요.
**장면 8**
* **배경:** 서점 창가.
* **컷 22:** (류진이 찻잔을 들고 창가에 앉아 비 내리는 거리를 멍하니 바라본다. 하윤은 조용히 그의 옆에 앉는다.)
* **하윤:** 이런 날엔… 다들 집에서 따뜻한 이불 속에 있을 텐데.
* **컷 23:** (류진이 찻잔을 든 채 고개를 떨군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슬프게 울린다.)
* **류진:** …저에게 집은…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이제… 없습니다.
* **컷 24:** (하윤이 조용히 그의 어깨를 두드린다. 그녀의 손길은 따뜻하고 부드럽다.)
* **하윤:** 혼자 힘들어하지 마세요. 가끔은…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도 괜찮아요.
* **컷 25:** (류진이 고개를 들어 하윤을 바라본다. 그의 눈동자에 스쳐 지나가는 외로움과 함께, 그녀의 온기에 대한 알 수 없는 갈망이 보인다.)
* **류진:** 당신은… 참… 따뜻하군요.
* **하윤:** (피식 웃는다.) 오래된 책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저도 모르게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장면 9**
* **배경:** 며칠 밤낮, 서점.
* **컷 26:** (그 후로 류진은 매일 밤 서점을 찾았다. 이제는 책을 고르기보다 하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조용한 서점 안에서 둘만의 이야기가 오고 간다.)
* **하윤:** 류진 씨는 어쩌다 이런 오래된 책들을 좋아하게 되셨어요?
* **컷 27:** (류진이 창밖 어둠을 응시하며 말한다. 그의 눈빛은 멀리, 아주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하다.)
* **류진:**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많아서요. 혹은… 잊혀서는 안 되는 것들.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는… 흔적들.
* **컷 28:** (하윤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말에서 깊은 슬픔이 느껴진다.)
* **하윤:** 잊고 싶지 않은 것… 뭔가 아련하네요.
* **컷 29:** (류진의 옆모습. 하윤의 따뜻한 미소가 그를 향한다. 류진의 얼굴에 희미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 **내레이션 (류진):** 이 온기는, 이 순수한 영혼은… 내 오랜 세월의 얼어붙은 심장을 녹인다. 하지만 동시에… 나 자신을, 그리고 그녀를… 파멸로 이끌겠지.
**장면 10**
* **배경:** 서점 골목 어귀, 어두운 밤.
* **컷 30:** (류진이 서점에서 나와 골목을 걷는다. 그의 뒤로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나타난다. ‘현월’ (50대 중반, 동양적인 무늬가 새겨진 짙은 색의 두루마기를 입고 있다. 차갑고 위엄 있는 표정).)
* **현월:** 류진. 경고했거늘.
* **컷 31:** (류진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진다. 그의 눈빛에 경계심이 스친다.)
* **류진:** 현월 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 **컷 32:** (현월이 류진에게 한 발짝 다가선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위협적이다.)
* **현월:** 인간과 얽히는 것을 금지한 맹세를 잊었는가? 우리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 그 결과는 너도 잘 알 테다. 종족 전체의 파멸!
* **컷 33:** (류진이 반박하듯 말한다.)
* **류진:** 그녀는… 그저 평범한 인간입니다.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녀는…
* **현월:** (류진의 말을 자른다.) 그 순수함이 오히려 독이 되는 법. 네 마음속에 피어나는 어리석은 감정을 끊어내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 네 어미가 그러했듯이.
**장면 11**
* **배경:** 골목 어귀.
* **컷 34:** (류진이 현월의 경고에 흔들린다. 그의 눈빛은 고통스럽게 일렁인다. 그는 서점 쪽을 바라본다. 서점 안, 희미한 불빛 아래 책을 정리하는 하윤의 모습이 아련하게 보인다.)
* **내레이션 (류진):**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것은… 죄악인가. 나의 존재 자체가 그녀에게 상처가 될 뿐이라면… 나의 어리석은 감정이 그녀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라면…
* **컷 35:** (류진이 결심한 듯 주먹을 꽉 쥔다. 그의 손등에 희미하게 푸른 비늘 무늬가 돋아난다. 그의 피부는 다시금 창백해진다.)
* **효과음:** 꾸욱- (주먹 쥐는 소리)
* **컷 36:** (그의 눈동자에 고통과 함께 냉기가 서린다.)
* **내레이션 (류진):** 내가… 너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장면 12**
* **배경:** 다음 날 밤, 서점.
* **컷 37:** (서점에 온 하윤은 류진이 평소와 다름없이 ‘신화 및 전설’ 코너에서 책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의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는 평소와 확연히 다르다. 마치 차가운 벽을 세운 듯하다.)
* **하윤:** 류진 씨! 어제 비가 많이 와서 걱정했어요. 괜찮으세요?
* **컷 38:** (류진이 하윤을 쳐다보지도 않고, 매정하게 말한다.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갑다.)
* **류진:** …쓸데없는 걱정 마십시오.
* **컷 39:** (하윤이 놀란 얼굴로 류진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다 멈칫한다.)
* **하윤:** 류진 씨… 무슨 일 있으세요? 왜 갑자기…
* **컷 40:** (류진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하윤을 돌아본다. 그의 푸른 눈동자는 이제 온기 하나 없이 싸늘하게 빛난다.)
* **류진:** 나는 당신 같은 인간과는 어울릴 수 없습니다. 이곳에 오는 것도 이제… 그만두겠습니다. 당신의 온기는, 나에게는… 독과 같으니.
* **하윤:** (충격받은 표정. 그의 차가운 눈빛과 말에 상처받아 눈가가 붉어진다.) 독이라니요… 내가 뭘 잘못했다고…
**장면 13**
* **배경:** 서점 입구.
* **컷 41:** (류진이 하윤에게 등을 돌리고 서점을 나선다. 그의 뒷모습은 냉정하고 단호하다. 문이 닫히며 ‘끼이익’ 소리를 낸다.)
* **효과음:** 끼이익- (문 닫히는 소리)
* **컷 42:** (하윤은 그의 뒤를 바라본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하지만 슬픔 속에서도, 그녀는 찰나의 순간 그의 눈동자에서 희미한 흔들림을 보았다고 직감한다.)
* **내레이션 (하윤):** 차가운 말들 속에서, 나는 그의 눈동자에서… 찰나의 흔들림을 보았다. 마치… 깊고 푸른 바다가 흔들리는 것처럼.
* **컷 43:** (서점 바닥에 떨어진, 류진이 읽던 책 한 권이 클로즈업된다. 책은 ‘신화와 전설’ 코너에 있던 고서 중 하나. 펼쳐진 페이지에는 고대 문자가 새겨져 있고, 그 아래 작게 그려진, 푸른 비늘을 가진 용의 형상이 보인다.)
* **내레이션 (하윤):** 그의 차가움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나는… 그 푸른 눈동자의 비밀을… 알게 될까?
**에필로그**
* **컷 44:** (어둠 속에 잠긴 도시의 전경. 저 멀리, 거대한 빌딩 숲 사이로 아주 희미하게, 푸른 비늘을 가진 거대한 용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는 듯한 환영이 보인다.)
* **내레이션:** 도시의 밤은, 깊은 비밀을 품고… 흐느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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