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대본 & 스토리보드: 철마(鐵馬)의 비가(悲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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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낙원의 몰락**
**[씬 01]**
* **장면:** 낡은 감시탑. 밤. 거친 비바람이 몰아치고, 번개는 금방이라도 세상을 집어삼킬 듯 하늘을 갈라낸다. 무너져 내린 고층 빌딩의 잔해들이 마치 거대한 비석처럼 빗속에 잠겨 있다. 이 폐허의 한복판, 두 대의 거대한 기갑병(機甲兵)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 **시간:** 늦은 밤, 폭우 속.
* **등장인물:**
* **카이 (KAI):** 붉은색 기체 ‘천둥매 (Cheondungmae)’의 파일럿. 20대 후반, 뛰어난 조종 실력과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에이스.
* **진 (JIN):** 은백색 기체 ‘백호 (Baekho)’의 파일럿. 20대 후반, 카이의 절친한 동료이자 라이벌.
* **사운드:** 빗소리, 천둥소리, 금속이 찢어지는 굉음, 기갑병의 육중한 발소리, 레이저 포격음, 통신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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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립 – 01]**
**(화면: 빗속을 뚫고 날아드는 적 기갑병 부대. 그들을 향해 ‘천둥매’가 붉은 섬광을 뿜어낸다. ‘백호’는 ‘천둥매’의 등 뒤를 완벽하게 커버하며 협동 공격을 펼친다.)**
**카이 (통신, 긴박하게):** 진! 후방 지원! 여섯 시 방향에 중갑 병력!
**진 (통신, 침착하게):** 걱정 마, 카이! 네 뒤는 내가 막는다! 전방 집중!
**(화면: ‘천둥매’가 적 기갑병의 팔을 절단하고, ‘백호’는 그 옆구리를 파고들어 동체를 관통한다. 두 기체의 움직임은 마치 춤을 추듯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클로즈업: 카이의 얼굴, 땀방울이 흐르고 있지만 눈빛은 흔들림이 없다. 클로즈업: 진의 얼굴, 미묘한 미소.)**
**내레이션 (카이, 과거 회상):**
그때,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콤비였다. 서로의 목숨을 기꺼이 맡길 수 있는… 유일한 동료이자 형제. 폐허 속에서 함께 꿈을 꾸던 우리는, 언젠가 이 세상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믿었다.
**(화면: 격렬한 전투 끝에 적 부대는 전멸한다. ‘천둥매’와 ‘백호’가 나란히 서서 숨을 고른다. 비에 젖은 기체 표면에서 김이 피어오른다.)**
**카이 (통신):** 진, 임무 완료. 피해 보고.
**진 (통신, 살짝 지친 듯):** ‘백호’ 팔 부분 피격, 기동계통 미미한 손상. 하지만 전투엔 지장 없어. 너는?
**카이 (통신):** ‘천둥매’ 에너지 잔량 15%. 기체 내부 발열 심각. 다음 지점으로 빠르게 이동해야 해.
**(화면: ‘천둥매’와 ‘백호’가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때, ‘천둥매’의 레이더에 불길한 신호가 잡힌다.)**
**카이 (통신, 목소리가 굳어진다):** 젠장, 이건 또 뭐야?! 대형 기갑병 출현! 우리 예상보다 빨라!
**(화면: 어둠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일반 기갑병보다 두 배 이상 큰, 중무장한 적 기체가 굉음을 내며 다가온다. 그 위압적인 모습에 ‘천둥매’와 ‘백호’가 잠시 경직된다.)**
**진 (통신, 다급하게):** 카이, 퇴각해야 해! 저건 우리 둘이 상대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야!
**카이 (통신, 이를 악물고):** 퇴각하면 후방 기지까지 뚫려! 우리가 막아야 해! 진, 내 뒤를 맡아라! 내가 최대한 시선을 끌게!
**(화면: ‘천둥매’가 먼저 거대 기갑병을 향해 돌진한다. 붉은색 섬광이 어둠을 가르고, 기체는 민첩하게 적의 공격을 피하며 약점을 노린다. 진의 ‘백호’는 거리를 벌려 지원 사격을 시작한다.)**
**(화면: ‘천둥매’가 필사적으로 적의 공격을 회피하며 근접전을 벌인다. 카이의 조종간을 잡은 손이 격렬하게 움직인다. 클로즈업: 카이의 눈동자, 고통과 집중.)**
**카이 (통신, 거친 숨소리):** 진! 틈이 없어! 더 강하게 공격해!
**(화면: ‘백호’가 전력을 다해 레이저 포격을 퍼붓는다. 하지만 적의 장갑은 예상보다 훨씬 견고하다. ‘백호’의 공격이 스쳐 지나갈 뿐, 결정적인 타격을 주지 못한다.)**
**진 (통신, 불안한 목소리):** 카이, 내 공격은 씨알도 안 먹혀! 어떻게 된 거지?!
**카이 (통신):** 버텨! 내가 코어를 노릴게! 한 방에 끝내야 해!
**(화면: ‘천둥매’가 적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어간다. 거대 기갑병이 다리를 들어 ‘천둥매’를 짓밟으려 한다. 카이는 기가 막힌 컨트롤로 간발의 차이로 공격을 피한다.)**
**(화면: 카이가 코어의 위치를 확인한다. 하지만 그 순간, 거대 기갑병의 숨겨진 무장이 작동한다. 거대한 빔 캐논이 ‘천둥매’를 향해 에너지를 응축한다.)**
**카이 (통신, 경악):** 젠장! 보조 무장인가?! 진, 빨리! 엄호 사격!
**(화면: ‘천둥매’가 꼼짝없이 빔 캐논의 조준을 받게 된다. 막대한 에너지가 응축되는 소리가 빗소리를 뚫고 울려 퍼진다.)**
**카이 (통신, 절규):** 진! 지금이야!
**(화면: ‘백호’는 ‘천둥매’ 뒤편, 안전한 거리에 멈춰 서 있다. 진의 시선은 ‘천둥매’를 향해 있다. 클로즈업: 진의 얼굴. 망설임, 그리고 결심… 이내 싸늘한 미소가 스쳐 지나간다.)**
**진 (통신, 평온한 목소리):** 미안하다, 카이.
**카이 (통신, 혼란):** 뭐… 뭐라고? 진?! 무슨 소리야?!
**(화면: 진의 ‘백호’가 갑자기 ‘천둥매’가 아닌,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기수를 돌린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전장을 이탈하기 시작한다.)**
**카이 (통신,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 진!!! 이 비겁한 자식! 돌아와!
**(화면: ‘백호’의 작아지는 뒷모습. 그리고 그 순간, 거대 기갑병의 빔 캐논이 엄청난 위력으로 발사된다. 붉은 섬광이 주변을 집어삼킨다. ‘천둥매’는 직격당하고, 거대한 폭발이 폐허를 뒤흔든다. 폭발의 섬광이 진의 ‘백호’가 사라지는 어둠을 잠깐 비춘다.)**
**카이 (통신, 끊어지는 음성):** 진… 이… 배신자… 흐윽…
**(화면: 폭발의 여파로 ‘천둥매’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흩날린다.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고, ‘천둥매’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폐허 속으로 추락한다. 빗줄기는 여전히 거칠게 쏟아지고, 그 빗물은 잔해 사이를 흐르는 붉은 액체와 섞여 진한 핏빛으로 물든다.)**
**내레이션 (카이, 현재):**
그날 밤,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믿었던 친구에게 버림받고, 기체와 함께 땅속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죽음은 나를 거부했다. 어둠 속에서 나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을 품게 되었다. 살아남아서… 그를 지옥 끝까지 끌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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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막: 심연에서 온 그림자**
**[씬 02]**
* **장면:** 지하 깊은 곳에 숨겨진 비밀 격납고. 낡고 녹슨 철골 구조물들 사이로, 정비 도구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공기 중에는 기름때와 쇠 냄새가 섞여 있다. 희미한 램프 불빛 아래, 거대한 기갑병의 실루엣이 드러난다.
* **시간:** 5년 후.
* **등장인물:**
* **카이 (KAI):** 5년 전과 달리, 얼굴에는 깊은 상처 자국이 있고 눈빛은 더욱 차갑고 단단해졌다. 한쪽 팔은 기계 의수로 대체되어 있다.
* **닥터 에이다 (DR. ADA):** 50대 중반의 여성 과학자. 안경을 쓰고 있으며, 너저분한 작업복을 입고 있다. 온화해 보이지만, 천재적인 기술력을 감추고 있다.
* **사운드:** 기계음, 금속 가공 소리, 공구 소리, 잔잔한 배경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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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립 – 02]**
**(화면: 지하 격납고의 으스스한 분위기. 천장에 매달린 램프가 흔들리며 긴 그림자를 만든다. 한쪽 벽에는 ‘천둥매’의 부서진 잔해 일부가 전시되어 있다. 그 옆에는, 검은색과 짙은 보라색이 뒤섞인 기체가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며 서 있다. 마치 악마의 형상처럼 기괴하면서도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한다.)**
**닥터 에이다 (스크린을 보며 혼잣말):** 출력 98%… 기동성 테스트 완료. 무장 시스템 최적화… 완벽해.
**(화면: 닥터 에이다가 돌아서자, 카이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기계 의수를 움직이고 있다. 그의 표정은 고통스러워 보이지만, 멈추지 않는다. 의수의 손가락 끝에서 푸른 스파크가 튀어 오른다.)**
**카이:** (의수를 조작하며) 닥터. 아직 부족해요. 내 몸과 완전히 일체화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때처럼 또 당할 겁니다.
**닥터 에이다:** (카이에게 다가와 그의 의수를 살핀다) 카이, 5년 동안 이 정도면 기적이야. 이 의수는 네 신경계와 9할 이상 동기화되어 있어. 남은 1할은… 네 정신력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지.
**(화면: 카이가 고통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린다. 닥터 에이다가 그의 어깨를 두드린다.)**
**닥터 에이다:** 그 녀석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넌 이 지옥 같은 시간을 버텼어. 난 그저 네가 버텨낼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이야. 이제… 네 분노를 풀어놓을 시간이다.
**(화면: 카이의 시선이 검은 기갑병으로 향한다. 기체 표면에는 날카로운 칼날 같은 장식들이 돋아나 있고, 두 눈은 붉은색으로 빛나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갓 튀어나온 악마 같다.)**
**카이:** (기체를 올려다보며) 야차(夜叉)… 그래, 밤의 악귀. 그놈의 모든 것을 집어삼킬 밤의 악귀.
**(화면: 클로즈업: ‘야차’의 붉은 눈이 섬뜩하게 빛난다. 클로즈업: 카이의 얼굴, 눈빛은 이미 증오와 복수로 가득 차 있다.)**
**닥터 에이다:** 마지막 점검은 끝났어. 이제 네가 조종석에 앉아 직접 ‘야차’와 교감할 차례다. 네 영혼을 불어넣어.
**(화면: 카이가 ‘야차’를 향해 걸어간다. 그의 발걸음은 5년 전의 가볍던 발걸음이 아닌, 무거운 집념과 단단한 결의가 담겨 있다. 그는 기체 아래로 들어가 탑승용 리프트에 오른다.)**
**카이 (내레이션):**
5년. 폐허 속에 버려진 나를 닥터 에이다가 거둬들였다. 그녀는 내 부서진 몸을 고치고, 내 증오를 담을 새로운 기체를 만들어 주었다. 놈은 자신이 나를 죽였다고 생각하겠지. 허나, 나는 돌아왔다.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복수의 화신으로.
**(화면: 리프트가 천천히 올라가 ‘야차’의 콕핏 해치에 닿는다. 해치가 열리고, 카이가 그 안으로 들어선다. 콕핏 내부는 어둡고, 수많은 홀로그램 스크린이 꺼진 채 대기하고 있다.)**
**카이 (자리에 앉으며):** 시스템 기동.
**사운드:** 저음의 기계음, 에너지 충전음.
**(화면: 콕핏 내부의 스크린들이 하나둘씩 활성화된다. 푸른빛이 조종석을 감싸고, 복잡한 정보들이 홀로그램으로 떠오른다. 카이가 양손을 조종간에 올린다. 그의 기계 의수가 시스템과 완벽하게 연결되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
**카이:** (눈을 감고, 심호흡한다. 과거의 아픔이 스쳐 지나가는 듯, 그의 얼굴에 고통스러운 표정이 스친다. 이내 눈을 뜨자, 그의 눈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듯 붉게 충혈되어 있다.)
진… 네가 빼앗아 간 모든 것을… 그 열 배로 되갚아 줄 것이다.
**(화면: ‘야차’의 붉은 눈이 더욱 강렬하게 빛난다. 격납고 천장의 해치가 열리고, 어두운 밤하늘이 드러난다. ‘야차’가 천천히 해치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거대한 기체가 밤의 장막 아래, 마치 날개를 편 악마처럼 서 있다. 카메라가 ‘야차’의 전신을 비춘다. 그 모습은 5년 전 ‘천둥매’의 날렵함과는 전혀 다른, 육중하고 위협적인 존재감을 뿜어낸다.)**
**카이 (통신):** (낮게 깔린 목소리) 출격.
**사운드:** ‘야차’의 추진기가 불을 뿜는 소리, 지면이 흔들리는 굉음.
**(화면: ‘야차’가 엄청난 속도로 밤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른다. 뒤에는 거대한 붉은 불꽃이 꼬리처럼 이어진다. 카메라는 ‘야차’의 비행을 따라가며, 그 강렬한 존재감을 강조한다. 하늘을 수놓는 도시의 불빛들이 ‘야차’의 그림자에 잠시 가려진다.)**
**내레이션 (카이):**
진. 넌 지금쯤 영웅이라 불리며 편안하게 살고 있겠지. 하지만 그 낙원은… 이제 곧 끝나. 밤의 악귀가… 네 목을 조르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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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막: 사냥의 시작**
**[씬 03]**
* **장면:** 신도시에 위치한 거대한 통합사령부 본부. 유리와 강철로 이루어진 최첨단 건물들이 즐비하다. 내부는 번화하고, 고위 장교들과 기술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화면에는 ‘영웅’ 진의 업적을 기리는 뉴스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 **시간:** 5년 후. 낮.
* **등장인물:**
* **진 (JIN):** 통합사령부의 최고 사령관. 5년 전보다 더욱 위풍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가슴에는 수훈 훈장이 번쩍인다.
* **부관 (OFFICER):** 진의 충실한 부관.
* **사운드:** 웅성거리는 대화 소리, 기계음, 뉴스 앵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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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립 – 03]**
**(화면: 통합사령부 메인 홀의 대형 스크린에 뉴스 속보가 흘러나온다. 뉴스 앵커는 활기찬 목소리로 진의 업적을 칭송하고 있다.)**
**뉴스 앵커 (음성):**
…5년 전, 최악의 침공 위협 속에서 단신으로 적의 주력 병기를 격파하고, 아군 철수를 성공적으로 이끈 영웅, 진 사령관님! 그의 헌신과 용기가 있었기에 우리는 이 신도시를 건설하고 평화를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화면: 뉴스 화면에서 진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그의 표정은 온화하고 자신감에 차 있다. 턱을 들고 살짝 미소 짓는 모습은 완벽한 영웅의 모습이다.)**
**(화면: 진은 메인 홀을 지나 자신의 집무실로 향한다. 그의 옆에는 부관이 따라붙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부관:** 사령관님, 신도시 에너지 공급원 확장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외곽 지역에서 정체불명의 기갑병이 출현했다는 보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진:**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정체불명의 기갑병? 그 흔한 도적떼 짓거리겠지. 신경 쓸 것 없어. 우리 군의 위용을 과시하면 알아서 사라질 거야.
**부관:** 하지만 사령관님, 이번에는 보고 내용이 좀 다릅니다. 파괴된 거점들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도적 기갑병의 무장이 아니었습니다. 매우… 강력하고, 정교하게 파괴되었습니다. 게다가… 특정 세력의 전력 시설만을 노리고 있습니다.
**(화면: 진이 걸음을 멈춘다. 그의 얼굴에서 여유로움이 사라지고, 미묘한 경계심이 스쳐 지나간다. 그는 창밖, 드넓은 신도시의 전경을 내려다본다.)**
**진:** 특정 세력? (비릿하게 웃으며) 그래. 나의 기반을 노리는 자들이 있겠지. (부관에게) 부대 배치도를 가져와. 그리고 외곽 감시를 강화해. 어떤 쥐새끼든… 감히 이 진의 영역을 침범할 순 없다.
**(화면: 진이 돌아서서 집무실로 들어선다. 그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다. 클로즈업: 진의 시선이 창밖, 멀리 보이는 폐허의 그림자를 향한다. 그의 눈빛에 한순간 섬뜩한 과거의 잔상이 스쳐 지나간다.)**
**진 (내레이션):**
카이. 네 시체를 직접 보진 못했지만, 그 폭발에서 살아남을 리 없어. 나는 이 모든 것을 손에 넣었고, 영웅이 되었다. 감히 내 낙원을 망치려 드는 자가 있다면… 모조리 쓸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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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04]**
* **장면:** 황량한 외곽 지역. 낡은 송전탑들이 쓰러져 있고, 도시의 불빛은 저 멀리 희미하게 빛난다. 어둠 속, ‘야차’가 고요히 서 있다.
* **시간:** 5년 후. 밤.
* **등장인물:**
* **카이 (KAI):** ‘야차’에 탑승.
* **통합사령부 병력:** ‘백호’와 유사한 디자인의 양산형 기갑병들.
* **사운드:** 바람 소리, ‘야차’의 숨죽인 대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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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립 – 04]**
**(화면: 폐허 속에서 ‘야차’가 마치 유령처럼 서 있다. 그 검은색 기체는 어둠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있다. 콕핏 내부, 카이의 눈은 모니터의 데이터를 훑고 있다.)**
**카이 (통신):** (낮은 목소리) 진… 네가 구축한 에너지망의 심장부… 여기가 첫 번째 목표다.
**(화면: 멀리서 통합사령부 소속 기갑병 부대가 ‘야차’를 향해 다가오는 것이 포착된다. 그들은 ‘백호’와 유사한 흰색 계열의 디자인을 하고 있다.)**
**병사 1 (통신):** 미확인 기갑병 포착! 경고 메시지 송신! 응답 없을 시 즉시 격멸!
**(화면: ‘야차’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카이의 얼굴에는 어떤 동요도 없다.)**
**카이:** (비웃듯이) 경고? 내게 경고를 하는 건 너희가 아니라… 진이어야 할 텐데.
**(화면: 병사들이 경고 사격을 시작한다. 레이저 빔들이 ‘야차’의 주변을 스쳐 지나간다. ‘야차’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병사 2 (통신):** 놈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기동 불능인가?!
**카이 (내레이션):**
진은 나를 죽은 자로 만들었지만, 난 너희를 통해 녀석에게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내가 빼앗아 가리라.
**(화면: ‘야차’의 등에서 숨겨진 무장 시스템이 솟아오른다. 어둠 속에서 푸른빛의 에너지 칼날이 형성된다. 기체의 검은색 장갑이 붉은색 에너지 라인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병사 3 (통신, 당황):** 저건… 신형 무장인가?!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기체입니다!
**(화면: ‘야차’가 움직인다. 첫 움직임은 느릿하지만, 이내 폭발적인 가속도로 병력 한가운데로 파고든다. 마치 그림자가 날아드는 것 같다.)**
**사운드:** ‘야차’의 추진음, 칼날이 휘둘러지는 날카로운 소리.
**(화면: ‘야차’가 눈 깜짝할 사이에 첫 번째 병력의 동체를 에너지 칼날로 갈라버린다. 파괴된 기갑병은 굉음을 내며 쓰러진다. 이어서 두 번째, 세 번째 기체를 순식간에 제압한다. 그 움직임은 압도적이고 잔혹하다.)**
**병사 4 (통신, 비명):** 말도 안 돼! 너무 빨라! 지원 요청! 지원 요청!
**(화면: 카이의 기계 의수가 정확하고 무자비하게 조종간을 움직인다. 그의 눈은 피와 증오로 불타오르고 있다. 콕핏 내부의 스크린에 파괴되는 적 기갑병들의 잔해가 비친다.)**
**카이:** (통신, 차가운 목소리) 진. 이게… 나의 첫 번째 선물이다.
**(화면: ‘야차’가 남은 병력들을 무자비하게 파괴한다. 푸른빛 칼날은 적의 장갑을 종잇장처럼 베어 넘기고, 기체는 마치 춤을 추듯 적의 공격을 피하며 약점을 파고든다. 전장은 순식간에 기갑병의 잔해와 불꽃으로 뒤덮인다.)**
**(화면: 마지막 병력이 파괴되고, ‘야차’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폐허 한가운데 선다. 붉은 눈이 섬뜩하게 빛나며, 그 모습은 승리한 악마의 형상이다. 그리고, 송전탑의 핵 에너지를 파괴하는 ‘야차’의 모습.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밤하늘을 밝힌다.)**
**사운드:** 거대한 폭발음, 송전탑이 무너지는 굉음.
**(화면: 폭발의 섬광이 멀리, 진의 통합사령부 본부를 잠깐 비춘다. 진의 집무실 불빛이 꺼진다. 클로즈업: 진의 얼굴, 그에게 보고가 들어왔는지, 분노와 함께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스쳐 지나간다.)**
**내레이션 (카이):**
시작에 불과하다, 진. 네가 빼앗아 간 내 미래. 내 친구, 내 영혼. 그 대가를… 이제부터 치르게 될 것이다. 철마의 비가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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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막: 심판의 춤**
**[씬 05]**
* **장면:** 통합사령부의 통제실. 진은 거대한 홀로그램 전술 지도 앞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다. 지도는 외곽 지역에서 발생한 파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 **시간:** 다음 날 아침.
* **등장인물:**
* **진 (JIN):** 불안감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
* **부관 (OFFICER):** 긴장된 표정.
* **사운드:** 긴박한 기계음, 낮은 웅성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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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립 – 05]**
**(화면: 홀로그램 전술 지도 위로, 외곽 지역의 송전탑들이 붉은색으로 점멸하며 파괴된 상태를 나타낸다. 진은 지도를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다.)**
**진:** (낮게 으르렁거린다) 놈의 정체를 파악했나? 어떤 세력인지, 어떤 기체인지!
**부관:** (땀을 흘리며) 사령관님, 밤새 모든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만… 기록에 없는 기체입니다. 어제의 교전 영상을 분석한 결과, 놈의 조종 실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마치 기체와 하나가 된 듯한 움직임입니다. 게다가… 놈은…
**(화면: 부관이 진의 눈치를 살핀다. 진은 눈을 가늘게 뜬다.)**
**진:** 게다가, 뭐? 숨기는 거라도 있나?
**부관:** (망설이다가) 놈의 조종 방식… 그리고 특정 무장 운용 패턴이… 5년 전, 전사한 카이 파일럿과 놀랍도록 흡사합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화면: 진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의 얼굴에 파들거리는 경련이 인다. 그는 부관을 노려본다.)**
**진:** 쓸데없는 소리 마라. 카이는 죽었다! 내가 두 눈으로 봤어! 그 폭발에서 살아남을 리 없어!
**부관:** 송구합니다. 하지만 파괴된 기체 잔해에서 발견된 부품 중, 5년 전 ‘천둥매’에 사용되었던 것과 동일한 재료 성분이 극미량 검출되었습니다. 놈은… 의도적으로 흔적을 남긴 듯 보입니다.
**(화면: 진은 충격받은 듯 뒤로 한 발짝 물러선다. 그의 머릿속에 5년 전, ‘천둥매’의 폭발 장면과 함께 카이의 절규가 메아리친다. 클로즈업: 진의 눈, 공포가 드리워진다.)**
**진:** (떨리는 목소리)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카이는…
**카이 (내레이션):**
그래. 나다. 네 눈으로 직접 확인시켜 주기 위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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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06]**
* **장면:** 신도시 외곽의 거대한 에너지 돔. 도시의 심장부로, 이곳이 파괴되면 신도시 전체가 마비된다. ‘야차’가 에너지 돔 주변을 배회하며 병력들을 유린하고 있다.
* **시간:** 같은 날 밤.
* **등장인물:**
* **카이 (KAI):** ‘야차’에 탑승.
* **진 (JIN):** 자신의 기체, 업그레이드된 ‘백호’에 탑승. 이전보다 훨씬 강력하고 날렵해 보인다.
* **통합사령부 병력:** ‘백호’와 유사한 양산형 기갑병 부대.
* **사운드:** 경고음, 전투음, 진과 카이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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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립 – 06]**
**(화면: 에너지 돔 상공에서 ‘야차’가 엄청난 속도로 통합사령부 병력들을 학살하고 있다. ‘야차’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훨씬 정교하고 치명적이다. 붉은 에너지 칼날이 쉴 새 없이 섬광을 뿜어내며 적들을 갈기갈기 찢는다. 마치 악마가 춤을 추는 것 같다.)**
**카이 (내레이션):**
이제 더 이상 숨을 필요도, 숨을 이유도 없다. 너의 목줄을 죄기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을 파괴하러 왔다.
**(화면: ‘야차’가 에너지 돔의 보호막을 향해 돌진한다. 보호막에 붉은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병사 5 (통신, 절규):** 보호막이 뚫리고 있습니다! 에너지 돔이 위험합니다!
**(화면: 바로 그때, 하늘에서 은백색의 기체가 번개처럼 날아와 ‘야차’의 돌진을 막아선다. 업그레이드된 ‘백호’다. 그 모습은 5년 전보다 훨씬 날렵하고, 푸른색 에너지 칼날을 장착하고 있다.)**
**진 (통신, 분노에 찬 목소리):** 감히 내 영역을 침범해? 쥐새끼 같은 놈! 더 이상 농락당할 순 없다!
**(화면: ‘백호’가 ‘야차’를 향해 푸른색 에너지 칼날을 휘두른다. ‘야차’는 간발의 차이로 공격을 피하며 ‘백호’와 대치한다. 두 기체 사이에서 불꽃이 튄다.)**
**카이 (통신, 비웃듯이):** 쥐새끼? 그래, 네게 버림받아 죽은 쥐새끼가… 이제 너를 잡아먹으러 왔다. 진!
**(화면: 진의 콕핏 내부, 카이의 목소리를 들은 진의 얼굴이 충격으로 일그러진다. 그의 눈은 공포와 경악으로 가득 찬다.)**
**진 (통신, 떨리는 목소리):** 카… 카이? 말도 안 돼… 네가 어떻게… 살아있을 리가 없어!
**카이 (통신, 싸늘하게):** 죽음이 나를 거부하더군. 너에게 복수할 때까지는 죽을 수 없다고. 덕분에 5년 동안… 지옥에서 너를 위한 칼을 갈았다.
**(화면: ‘야차’가 ‘백호’를 향해 맹렬하게 돌진한다. 붉은 에너지 칼날과 푸른 에너지 칼날이 부딪히며 거대한 스파크를 일으킨다. 두 기체의 움직임은 극한의 스피드와 파괴력을 자랑한다.)**
**진 (통신):**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넌 이미 죽은 자야! 지금이라도 항복해라!
**카이 (통신, 비웃듯이):** 항복? 그래, 네가 날 배신하고 도망쳤을 때, 나는 이미 항복 같은 건 생각도 안 했다. 난… 너를 심판하러 왔다!
**(화면: ‘야차’와 ‘백호’가 에너지 돔 상공에서 격렬한 공중전을 펼친다. 5년 전의 협동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서로를 파괴하려는 광기만이 가득하다. 진은 카이의 움직임에서 과거의 자신과 카이의 완벽한 합을 읽어내고 경악한다. 카이는 5년 전 진이 자신을 버렸던 순간을 그대로 재현하며 진을 구석으로 몰아넣는다.)**
**진 (통신, 당황):** 이 움직임은… 젠장! 너무 완벽해!
**카이 (통신):** 네게 배운 모든 기술과, 네게 받은 상처 덕분에… 난 이렇게 강해졌다.
**(화면: ‘야차’가 ‘백호’의 팔을 잡고 에너지 돔의 보호막으로 내던진다. ‘백호’의 보호막이 깨지고, 기체는 보호막에 부딪히며 잠시 주춤한다. ‘야차’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빔 캐논을 ‘백호’의 콕핏을 향해 조준한다.)**
**진 (통신, 공포에 질린 목소리):** 안 돼! 카이! 이러지 마! 우리가 함께 꿈꿨던 세상은…!
**카이 (통신, 차갑게):** 꿈? 네가 나를 배신하고 도망쳤을 때, 그 꿈은 산산조각 났다. 내가 원하는 건 오직 하나. 너의 파멸이다!
**(화면: 카이가 빔 캐논을 발사하려는 순간, 진은 필사적으로 조종간을 꺾어 공격을 회피한다. 빔은 ‘백호’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다. ‘백호’는 균형을 잃고 추락하기 시작한다.)**
**진 (통신, 고통):** 으아악!
**(화면: ‘백호’가 에너지 돔 바로 앞 지상에 추락한다. 기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손상이 심각해 보인다. ‘야차’는 천천히 ‘백호’에게 다가간다. 마치 사냥감을 조롱하듯이.)**
**카이 (통신):** 이제 끝낼 시간이다, 진. 네가 나를 버렸던 그 순간처럼… 비참하게 죽어라.
**(화면: ‘야차’가 붉은 에너지 칼날을 높이 치켜든다. 그 칼날은 진의 ‘백호’를 향해 내려꽂히기 직전이다. 클로즈업: 카이의 콕핏 내부, 그의 얼굴은 복수심으로 광기에 물들어 있다.)**
**진 (통신, 절규):** 카이! 제발! 용서해 줘! 내가 잘못했다!
**(화면: 진의 절규가 카이의 귀에 닿지만, 카이는 망설임 없이 칼날을 내리꽂는다. 그러나 칼날이 ‘백호’의 콕핏을 찢어내기 직전, 카이의 기계 의수가 미세하게 떨린다. 그의 뇌리 속에서, 과거 두 사람이 함께 웃던 순간, 서로에게 등을 맡기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화면: 카이의 얼굴에 일순간 혼란스러운 표정이 스친다. 칼날은 콕핏 바로 옆, ‘백호’의 어깨 장갑을 꿰뚫는다. 폭발은 없지만, 기체는 완전히 무력화된다.)**
**진 (통신, 망연자실):** …?
**카이 (통신, 숨을 고르며):** 죽음은… 너무 쉬운 형벌이지. 네가 나에게 그랬듯이… 너 역시 모든 것을 잃은 채, 폐허 속에서 살아남아라. 영웅 진은 죽었다. 이제 네게 남은 건… 그저 파괴된 잔해 속에서 발버둥 치는 비참한 존재일 뿐이다.
**(화면: ‘야차’가 꿰뚫었던 칼날을 뽑아 올리고, ‘백호’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카이의 ‘야차’는 진의 기체를 짓밟고, 에너지 돔의 보호막을 향해 최후의 일격을 가한다. 거대한 폭발과 함께 에너지 돔이 파괴되고, 신도시 전체가 정전된다.)**
**사운드:** 거대한 폭발음, 도시 전체의 전력 차단음.
**(화면: 암흑 속에 잠긴 신도시의 전경. 오직 ‘야차’의 붉은 눈만이 섬뜩하게 빛난다. ‘야차’는 파괴된 ‘백호’를 뒤로 하고, 폐허 속으로 사라진다. 클로즈업: 진의 콕핏 내부, 모든 시스템이 꺼진 채 진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한다. 그의 눈에는 절망과 공포, 그리고 알 수 없는 후회가 뒤섞여 있다.)**
**카이 (내레이션):**
철마의 비가는 끝났다. 복수는 끝났지만… 내 영혼은 여전히 어둠 속에 갇혀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내가 가야 할 새로운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폐허 속에서… 새로운 씨앗을 심을 수 있을지…
**(화면: ‘야차’가 날아오른다. 어둠 속, 그의 붉은 눈은 더 이상 광기에 물든 것이 아니라, 어딘가 허무하고 쓸쓸해 보인다. 그는 어디론가 향하고, 그 뒤로 어둠 속에 잠긴 신도시와, 파괴된 ‘백호’의 잔해가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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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새로운 시작, 혹은 또 다른 시작**
**[씬 07]**
* **장면:** 폐허가 된 도시 외곽. 동이 트기 시작하는 새벽. 부서진 건물들 사이로 희미한 빛이 스며든다.
* **시간:** 며칠 후, 새벽.
* **등장인물:**
* **카이 (KAI):** ‘야차’ 콕핏 내부.
* **닥터 에이다 (DR. ADA):** 통신으로 연결.
* **사운드:** 고요한 바람 소리, 통신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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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립 – 07]**
**(화면: 동이 트기 시작하는 폐허의 도시. ‘야차’는 부서진 건물 꼭대기에 앉아, 멀리 신도시 방향을 응시한다. 신도시는 여전히 어둠에 잠겨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복구가 시작되었는지 희미한 불빛이 깜빡인다.)**
**닥터 에이다 (통신):** (걱정스러운 목소리) 카이. 괜찮니? 복수가 끝났는데… 여전히 공허한가?
**카이 (통신, 한숨):** 닥터… 모르겠습니다. 진을 파멸시켰지만… 내 안의 짐은 여전합니다. 이 손으로… 친구를 파멸시켰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화면: 클로즈업: 카이의 얼굴. 여전히 상처 자국이 선명하지만, 그의 눈빛은 이전의 광기 대신 깊은 고뇌로 채워져 있다.)**
**닥터 에이다 (통신):** 네가 그를 죽였다면, 아마 평생 후회했을 거야. 하지만 넌… 그에게 네가 겪었던 고통을 선물했을 뿐이야. 어쩌면 그게 진정 그를 위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잃고… 진정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거니까.
**카이 (통신):** …그럴까요.
**(화면: 카이의 시선이 동쪽 하늘, 떠오르는 해를 향한다. 붉게 물드는 하늘이 그의 얼굴에 반사된다.)**
**카이 (통신):** 닥터, 저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닥터 에이다 (통신, 따뜻한 목소리):**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이제 넌 자유야, 카이. 복수의 쇠사슬에서 벗어났어. 이제 네가 꿈꿨던 세상을 향해 다시 걸어갈 수 있어. 너의 힘으로, 너의 의지로.
**(화면: ‘야차’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선다. 붉은 눈빛은 더 이상 증오가 아닌, 새로운 의지로 빛나기 시작한다. 기체가 힘차게 날아오른다. 어둠이 걷히고, 밝아오는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야차’의 모습. 그 모습은 더 이상 밤의 악귀가 아닌, 희망을 찾아 나서는 존재처럼 보인다.)**
**카이 (내레이션):**
복수는 끝났다. 하지만 삶은 계속된다. 폐허 속에서 다시 피어날 새로운 씨앗처럼,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 철마의 심장이 다시 한번 희망을 향해 뛸 수 있을까.
**(화면: ‘야차’가 아침 햇살을 받으며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뒤로 보이는 폐허가 된 도시와, 그 한가운데 어둠 속에 갇힌 신도시. 그러나 ‘야차’는 뒤돌아보지 않고, 저 멀리 새로운 지평선을 향해 나아간다. 화면이 서서히 페이드 아웃.)**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