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잊혀진 심연의 속삭임 – EP.1 우연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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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황량하고 낡은 마을의 외곽. 해 질 녘, 붉은 노을이 쓸쓸하게 번진다. 허름한 옷을 입은 소녀 미나가 잔뜩 움츠린 채 폐허가 된 건물 잔해 사이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다. 주위에는 잡초와 무너진 돌무더기뿐이다. 그녀의 얼굴에는 먼지가 앉아있고,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내레이션 (미나 독백):**
(이곳, 낯선 세상에 온 지도 벌써 한 달. 내가 살던 세상은 빛바랜 꿈처럼 희미해져 간다. 그저 평범한 여대생 이수민이었던 내가, 죽은 시골 소녀 미나의 몸으로 눈을 떴을 때의 혼란이란…)
(여전히 모든 것이 낯설고, 모든 것이 위협적이다.)
(수민이라는 이름 대신, 미나. 살아남기 위해선 이 낯선 이름을 받아들여야 했다.)
(오늘도, 먹을 것을 찾아 나섰지만… 이놈의 폐허는 늘 그렇듯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는다.)
[장면: 미나가 낡은 담벼락 옆을 지나가다 삐죽 튀어나온 돌멩이에 발이 걸려 비틀거린다. 중심을 잃고 손바닥으로 벽을 짚자, 낡고 부식된 흙벽이 부스럭거리며 작은 돌조각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미나:**
(흐읍… 젠장! 망할 놈의 돌덩이들!)
[장면: 미나의 시선이 돌조각들이 떨어진 자리에 머문다. 벽 한구석이 유독 깊게 패여 있고, 그 안쪽에서 희미하지만 분명한 푸른빛이 깜빡이는 것을 발견한다. 마치 숨 쉬는 심장처럼, 규칙적으로 명멸하는 빛.]
**미나:**
(어…?)
(저건… 뭐지?)
[장면: 미나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벽의 부서진 부분을 더듬는다. 손끝에 차가운 금속 같은 감촉이 닿고, 빛은 그녀의 손에 반응하듯 더욱 선명해진다. 벽 안쪽에는 뭔가 숨겨진 공간이 있는 듯, 미세한 바람이 그녀의 손가락 끝을 스친다.]
**내레이션 (미나 독백):**
(이게 뭐지? 옛날부터 마을 사람들이 폐허라며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던 곳인데… 저주받은 곳이라나.)
(그냥 돌무더기인 줄 알았는데, 뭔가 다른 게 있어.)
(저 빛… 왠지 모르게 나를 부르는 것 같아.)
[장면: 미나가 작은 돌들을 치우고 흙을 긁어내자, 낡은 금속판으로 가려진 좁은 통로가 드러난다. 통로 안쪽에서는 푸른빛이 이제는 끊임없이 새어 나오고 있다. 빛은 신비롭고, 동시에 어딘가 음습하다.]
**미나:**
(설마… 숨겨진 통로? 이런 곳에?)
[장면: 미나가 통로 안을 들여다본다. 어둡고 좁지만, 푸른빛이 희미하게 길을 밝히고 있다. 망설이는 듯 주저하는 표정,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에는 지독한 호기심이 떠오른다.]
**내레이션 (미나 독백):**
(위험할지도 몰라. 하지만… 어쩌면 뭔가 먹을 만한 것이 있을지도…)
(아니, 어쩌면 이 지긋지긋한 삶을 바꿀 단서라도… 이대로는 죽을 것 같아.)
[장면: 결심한 듯, 미나가 조심스럽게 몸을 웅크려 통로 안으로 들어간다. 통로는 생각보다 길고, 바닥은 먼지로 뒤덮여 있다. 공기는 차갑고 묵직하며, 묘한 쇳내음이 섞여 있다. 벽을 짚고 겨우 몸을 지탱하며 나아간다.]
[장면: 한참을 기어가자, 통로가 끝나는 지점에 다다른다. 앞에는 낡고 거대한 돌문이 미나를 가로막고 있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푸른빛이 더욱 강렬하다. 빛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꿈틀거린다.]
**미나:**
(하아, 하아… 헉… 여기까지… 대체… 뭐야?)
[장면: 미나가 돌문 손잡이를 찾으려 벽을 더듬는다. 거친 돌 표면을 지나 손이 닿은 곳은 묘한 문양이 새겨진 홈. 그 홈은 마치 손바닥을 대도록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미나가 무심코 그 홈에 손바닥을 대자, 홈이 그녀의 손에 반응하듯 푸른빛을 강하게 내뿜는다. 묵직한 소리를 내며 돌문이 안으로 천천히 열린다.]
**콰아앙-! (거대한 돌문이 열리는 소리. 진동이 통로를 타고 울려 퍼진다.)**
[장면: 돌문 너머의 공간이 드러난다. 좁은 통로와는 달리, 웅장하고 높은 천장을 가진 넓은 석실이다. 고고한 아치형 천장과 기둥들이 늘어서 있고, 벽에는 알아볼 수 없는 고대 문자들이 새겨져 있다. 석실의 중심에는 낡았지만 위엄 있는 돌 제단이 놓여 있다.]
**미나:**
(맙소사…)
(이런 곳이… 폐허 아래에 숨겨져 있었다니.)
[장면: 석실 한가운데 놓인 돌 제단을 클로즈업. 제단 위에는 고색창연한 책 한 권이 놓여 있다. 책은 검푸른 빛을 띠는 질감의 가죽으로 엮여 있으며, 표면에는 복잡하고 아름다운 은빛 문양이 새겨져 있다. 책에서는 방금 통로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아니, 훨씬 더 강렬하고 압도적인 푸른빛이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내레이션 (미나 독백):**
(책…? 이런 곳에 책이…? 게다가 이런 빛을 내다니…)
(어쩐지 섬뜩할 정도로 아름다워. 마치 살아있는 존재 같아.)
[장면: 미나가 홀린 듯 책에 다가간다. 책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이 미나의 얼굴을 비추고, 그녀의 눈은 경외와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주변의 고대 문자들이 마치 그녀를 환영하듯 희미하게 빛나며 웅장한 분위기를 더한다.]
**미나:**
(이 책은… 단순한 책이 아니야…)
(분명… 어떤 힘을 담고 있어.)
[장면: 미나가 떨리는 손으로 책의 표면을 조심스럽게 만진다. 차갑고 매끄러운 감촉. 손끝이 닿자마자 책에서 뿜어져 나오던 푸른빛이 순식간에 폭발적으로 번진다. 석실 전체가 눈부신 푸른빛으로 뒤덮이고, 벽의 고대 문자들이 더욱 선명하게 빛나며 격렬하게 춤을 추듯 흔들린다.]
**내레이션 (미나 독백):**
(!!!!)
(이… 이 강렬한 빛은…!)
[장면: 미나의 몸이 푸른빛에 휩싸인다. 그녀의 시야가 빛으로 가득 차고, 머릿속으로 알 수 없는 이미지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거대한 우주의 생성과 소멸, 새로운 생명의 탄생, 모든 것을 꿰뚫는 듯한 알 수 없는 ‘언어’의 파편들. 마치 수억 년의 시간과 지식이 그녀의 머릿속으로 강제로 주입되는 듯하다.]
[장면: 의식이 아득해지는 가운데, 미나의 머릿속에 또렷한 ‘목소리’ 또는 ‘생각’이 울려 퍼진다. 그것은 특정 단어가 아닌, 순수한 의미의 거대한 흐름이다. 아득한 옛 존재의 속삭임.]
**환영 속 목소리/생각:**
“…너는 찾는가, 잊혀진 힘을…?”
“…너는 원하는가, 모든 것을 새로이 엮을 권능을…?”
“…고대의 심연이, 너에게 반응하노라….”
[장면: 미나가 눈을 번쩍 뜬다. 푸른빛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책은 제단 위에서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미나의 오른손에는 책을 만졌던 흔적인 듯, 신비로운 푸른 문양이 일시적으로 새겨져 빛나고 있다.]
**미나:**
(흐읍… 하아… 하아…)
(이… 이건… 대체… 무슨…)
(내 손이…)
[장면: 미나가 떨리는 손을 바라본다. 손에 새겨진 문양은 그녀의 심장과 동화되려는 듯 은은한 박동과 함께 빛나고 있다. 석실의 고요함 속에서, 책은 마치 그녀의 반응을 기다리는 것처럼 고고히 자리하고 있다.]
**내레이션 (미나 독백):**
(내가… 뭘 건드린 거지?)
(이건… 평범한 책이 아니야. 아니, 이 세상의 것이 아닐지도 몰라.)
(분명… 아주 오래전에 잊혀진, 심연의 힘의 흔적이야.)
(내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어. 두려움…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끌림. 마치 텅 비었던 무언가가 채워지는 기분…)
(이 힘은… 나를 어디로 이끌려는 걸까?)
[장면: 미나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녀의 표정은 공포와 경이로움, 그리고 알 수 없는 기대감이 뒤섞여 있다. 그녀의 손바닥에 새겨진 푸른 문양이 섬광처럼 한 번 더 빛나며 에피소드가 끝난다. 책은 여전히 제단 위에서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엔딩 크레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