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황혼의 미궁] – 1화: 봉쇄된 비극
**장르**: 좀비 아포칼립스, 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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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1: 폐허 속 낙원**
**배경**:
도시 외곽의 낡은 아파트 단지, ‘낙원 아파트’. 주변은 붕괴된 건물과 뒤집힌 차량들로 아비규환이다. 멀리서 좀비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간헐적인 총성이 들려온다. 아파트 단지는 두꺼운 바리케이드와 철조망, 생존자들이 설치한 임시 감시탑으로 요새화되어 있다. 잿빛 하늘 아래, 아파트 내부에서는 불안한 평화가 감돌고 있다.
**컷 1**: (광활한 배경컷)
무너진 도시를 뒤로하고 우뚝 선 ‘낙원 아파트’의 전경. 외부 바리케이드 위에서 한 생존자가 석궁을 들고 경계하는 모습이 작게 보인다.
**내레이션**: (류진혁의 나른한 목소리)
세상이 뒤집어진 지 벌써 3년.
우리는 이 폐허 속에서 ‘낙원’을 만들었다.
아니, 만들었다고 믿었다.
**컷 2**:
아파트 내부 복도. 어둡고 낡았지만, 나름대로 정리된 모습이다. 비상등이 깜빡이며 복도를 비춘다. 벽에는 ‘음식물 배급 시간’, ‘순찰표’ 같은 수기 공지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내레이션**:
외부의 위협으로부터는 안전해졌지만…
정작 가장 큰 위협은, 항상 내부에 도사리고 있었지.
**컷 3**:
한 아파트 문 앞에 사람들이 모여 서성이고 있다. 문은 나무로 되어 있고, 굳게 닫혀 있다. 그 중 윤세아(30대 초반, 단호하고 이성적인 인상, 전직 경찰)가 심각한 표정으로 문을 노려보고 있다. 옆에는 박정우(20대 후반, 강태식의 비서 겸 오른팔, 다소 불안해 보이는 얼굴)가 창백하게 서 있다.
**윤세아**: (낮은 목소리, 격앙된 어조)
도대체 이게 무슨…!
**컷 4**:
윤세아가 스마트폰(배터리 잔량이 희미하게 보이는)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그녀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혀 있다.
**윤세아**: (전화 너머로)
류진혁 씨. 지금 당장 704호로 와주세요.
아니, 부탁이 아니라 명령입니다!
강태식 리더가… 돌아가셨어요.
**효과음**: (웅성거리는 사람들) (스마트폰 통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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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2: 봉쇄된 비극**
**배경**:
704호. 강태식의 개인 집무실이자 침실. 내부는 아파트답게 좁지만, 여러 가지 서류와 지도가 너저분하게 펼쳐져 있고, 한쪽 벽에는 무기들이 정돈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퀴퀴한 냄새가 난다.
**컷 5**:
류진혁(20대 중반, 키가 크고 마른 체형. 헝클어진 머리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눈빛은 예리하다. 늘 입에 뭔가 달고 사는 듯한 인상)이 하품을 하며 704호 문 앞으로 다가온다. 윤세아가 그를 노려본다. 박정우는 여전히 창백한 얼굴로 벽에 기대 서 있다.
**윤세아**: (진혁을 보자마자 신경질적으로)
늦잠 잤습니까? 지금이 어떤 상황인 줄 압니까?
**류진혁**: (어깨를 으쓱하며)
사망자는 죽은 채로 늦잠 자지 않으니 괜찮습니다. 전 살아있고요.
**윤세아**: (이를 악물며)
하… 들어가서 보세요. 대체 어떻게 된 건지.
**류진혁**: (윤세아를 한 번 쓱 보더니 문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그 ‘봉쇄된 방’이라던가요?
**컷 6**:
방 안. 강태식(50대, 건장한 체격이었으나 지금은 피투성이)이 책상에 엎드린 채 죽어 있다. 등에는 칼이 깊숙이 박혀 있다. 방 안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지만, 책상 위 서류들이 흩어져 있고, 바닥에는 핏자국이 선명하다.
**내레이션**: (류진혁)
음, 예상했던 것보다 깔끔한데.
**류진혁**: (중얼거림)
으음… 보기엔 깔끔하지만 왠지 뒷맛이 텁텁한 맛집 같군요.
**컷 7**:
류진혁이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선다. 그의 시선은 바닥이 아니라 문과 벽, 그리고 천장을 훑는다. 윤세아와 박정우는 문 밖에 서서 그를 지켜본다.
**윤세아**:
창문은 안에서 널빤지로 완벽하게 막혀 있었고, 문도 안에서 빗장이 걸려 있었습니다. 저희가 강제로 부수고 들어간 겁니다.
**류진혁**: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건 문짝이 잘 알려주더군요.
**효과음**: (끼이이익- 낡은 문이 삐걱이는 소리)
**컷 8**:
류진혁이 문을 닫아본다. 육중한 나무 문에는 굵은 철제 빗장(슬라이드 볼트)이 달려 있다. 그는 빗장을 유심히 살핀다. 손으로 만져보고, 흔들어보고, 빗장 주변의 문틀과 벽을 손전등으로 비춰본다.
**류진혁**:
이 빗장… 좀 특이하군요. 꽤 오래된 방식인데.
**윤세아**:
강태식 리더가 이 방을 쓸 때, 외부 침입을 막으려고 직접 보강한 겁니다. 튼튼하죠.
**컷 9**:
류진혁이 허리를 숙여 빗장 아래쪽 바닥을 유심히 살핀다. 그의 눈이 번뜩인다. 아주 미세한, 맨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발견한 듯하다.
**류진혁**: (작게 읊조린다)
흠… 이건 또 뭔가요.
**컷 10**:
강태식의 시신 클로즈업. 등에 박힌 칼자루가 보인다. 평범한 부엌칼처럼 보인다.
**내레이션**: (류진혁)
밀실 살인…
가장 흔한 트릭은 ‘사실 밀실이 아니었다’는 것이지만.
이 아파트에서, 그것도 저 꼼꼼한 강태식 리더의 방이라면…
더 재미있는 것이 숨어있겠지.
**컷 11**:
류진혁이 방 안을 천천히 걸으며 둘러본다. 책상 위 서류들, 벽에 걸린 지도, 작은 침대, 낡은 캐비닛. 모든 것이 범인의 흔적을 찾기 위한 대상이다. 그의 시선이 캐비닛 옆, 아주 미세하게 틈이 벌어진 벽 쪽에 머문다.
**류진혁**:
그럼 이제… 몇 가지 질문을 해볼까요?
어차피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진실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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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3: 의심의 그림자**
**배경**:
704호 문밖 복도. 잠시 후, 몇몇 생존자들이 모여든다.
**컷 12**:
윤세아가 류진혁의 지시에 따라 박정우, 최미라(30대 중반, 차분하고 냉철한 인상의 의무팀장), 오 팀장(40대, 건장한 체격, 다소 거친 인상)을 불러모은다.
**류진혁**: (하품을 한 번 하며)
사건 발생 추정 시각은… 어제 밤 10시에서 오늘 새벽 1시 사이.
이 시간 동안, 강태식 리더를 마지막으로 본 분이나, 수상한 점을 발견하신 분은 솔직하게 말씀해주십시오.
**컷 13**:
박정우가 가장 먼저 나선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박정우**:
제가… 제가 어젯밤 9시쯤에 리더님을 뵙는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배급 식량 문제로… 잠시 논쟁이 있었습니다. 리더님께서 제 의견을 듣지 않으시더군요.
**류진혁**:
논쟁이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죠?
**박정우**:
요즘 식량이 많이 부족해서… 좀 더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리더님은… 비상시를 대비해야 한다며 고집을 꺾지 않으셨습니다.
**내레이션**: (류진혁)
흔한 갈등. 동기는 충분하군.
**컷 14**:
최미라가 침착하게 대답한다. 그녀의 표정은 어둡다.
**최미라**:
저는 어젯밤부터 새벽까지 의무실에 있었습니다. 환자들 상태를 확인하느라…
강 리더님은… 요즘 식량뿐 아니라 약품도 비축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그게 탐탁지 않았습니다.
**류진혁**:
약품이요? 어떤 약품을요?
**최미라**:
항생제… 그리고 진통제 같은 필수 약품들을요. 아픈 사람도 많은데…
**내레이션**: (류진혁)
음… 이쪽도 동기가 충분해 보이는군. 내부 갈등은 언제나 끓고 있었어.
**컷 15**:
오 팀장이 삐딱하게 서서 말한다. 그의 눈은 류진혁을 똑바로 응시한다.
**오 팀장**:
난 어젯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외부 순찰이었소. 옥상에서 망을 봤지.
총소리는 들었어도… 아파트 내부에선 아무 소리도 못 들었소.
**류진혁**:
강태식 리더와는 별다른 갈등이 없으셨습니까?
**오 팀장**: (픽 웃으며)
갈등이야 뭐… 사나이들끼리 치고받고 할 수도 있는 거지. 내가 리더한테 돈 좀 빌린 게 있긴 하지만, 그게 살인 동기까지 될 줄이야.
**내레이션**: (류진혁)
이 아파트 안에서, 죽은 강태식을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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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4: 실마리**
**배경**:
다시 704호 안. 류진혁은 다시 문 쪽으로 향한다.
**컷 16**:
류진혁이 무릎을 꿇고 앉아 휴대용 확대경으로 빗장 주변을 살펴본다. 그의 미간에 살짝 주름이 잡힌다.
**류진혁**: (작게 중얼거림)
그렇지… 이 흔적은…
**컷 17**:
클로즈업 컷. 빗장 아래쪽 바닥 나무에 아주 미세하게 깊게 패인 흠집. 그 옆에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마치 실 같은 미세한 이물질이 붙어 있다.
**내레이션**: (류진혁)
강제로 빗장을 부수고 들어왔을 때 생긴 흔적과는 다르다.
이건… 빗장이 잠겨있을 때, 외부에서 어떤 힘이 가해졌다는 증거.
그리고… 이 섬유는…
**컷 18**:
류진혁이 조심스럽게 미세한 이물질을 핀셋으로 집어 올린다. 아주 가늘고 질긴 하얀색 실이다. 그는 그 실을 확대경으로 다시 확인한다.
**류진혁**: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음… 이걸 보니 답이 나오는군요.
**윤세아**: (문밖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초조한 목소리)
…뭔가 알아낸 겁니까?
**류진혁**: (피식 웃으며 일어선다)
네, 뭐. 이 밀실 살인의 트릭은 아주 간단합니다. 동시에 이 폐허 속에서만 가능한 트릭이기도 하죠.
**컷 19**:
류진혁이 의무팀장 최미라를 똑바로 바라본다. 최미라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류진혁**:
최미라 씨, 혹시 수술용 봉합사 여분 좀 있으신가요?
**최미라**: (움찔한다. 그러나 이내 침착하게)
의무실에 있습니다만… 왜요?
**류진혁**:
글쎄요. 빗장을 잠그는 데 아주 유용하게 쓰였을 것 같아서요.
**효과음**: (정적)
**컷 20**:
최미라의 얼굴이 미세하게 굳어진다. 박정우와 오 팀장은 놀란 표정으로 최미라와 류진혁을 번갈아 본다.
**류진혁**: (손에 든 봉합사를 살짝 흔들며)
강태식 리더는 어젯밤 늦게까지 일을 하다가, 아마 누군가 찾아오자 문을 열어줬겠죠.
들어온 사람은 강 리더와 말다툼을 벌였을 겁니다. 아마 약품 문제였겠죠?
그리고… 결국 칼을 사용했습니다.
**내레이션**: (류진혁)
누구나 동기는 있었지만…
오직 한 사람만이, 그 트릭을 실행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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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5: 밀실의 진실**
**배경**:
704호 안. 류진혁이 문 앞에서 밀실 트릭을 재현한다.
**컷 21**:
류진혁이 문을 살짝 연 상태에서, 손에 든 봉합사를 문틈으로 넣어 빗장 손잡이에 묶는 시늉을 한다.
**류진혁**:
범인은 강 리더를 죽인 후, 방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문을 완전히 닫지 않은 채, 이 봉합사를 문틈으로 밀어 넣었죠.
**효과음**: (스으윽- 얇은 실이 스치는 소리)
**컷 22**:
봉합사가 빗장 손잡이에 묶인 모습을 클로즈업. 류진혁이 문밖에서 봉합사를 잡아당기는 시늉을 한다.
**류진혁**:
그리고 빗장을 잡아당깁니다. 보시다시피, 이 낡은 빗장은 조금만 힘을 주면 쉽게 잠깁니다.
**효과음**: (철컥- 빗장이 잠기는 소리)
**컷 23**:
류진혁이 봉합사를 묶었던 빗장 손잡이에서 조심스럽게 실을 풀어내는 시늉을 한다. 빗장 주변에 미세한 긁힘이 발생한다.
**류진혁**:
마지막으로, 빗장에 묶인 봉합사를 풀고 조심스럽게 다시 바깥으로 빼내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빗장이 문틀에 살짝 긁히면서 아주 미세한 흠집이 생기고, 재수 없게도 저처럼 끈질긴 탐정을 만나면… 이렇게 실밥 하나 남기게 되는 거죠.
**내레이션**: (류진혁)
아무리 얇고 질긴 실이라 해도, 미세한 마찰은 피할 수 없는 법.
특히, 급박한 상황이라면 더더욱.
**컷 24**:
최미라의 얼굴 클로즈업. 그녀의 눈이 흔들린다. 입술을 깨물고, 결국 체념한 듯 고개를 떨군다.
**최미라**: (떨리는 목소리로)
…맞아요. 제가 그랬습니다.
리더님은… 약품을 독점하고 있었어요. 아픈 아이들이 죽어가는데…
제가 아무리 설득해도 듣지 않으셨습니다. 순간… 너무 화가 나서…
**효과음**: (흐느끼는 소리)
**컷 25**:
윤세아가 최미라에게 다가가 수갑을 채운다. 그녀의 표정은 착잡하다.
**윤세아**: (낮은 목소리로)
자수해줘서 고맙습니다. 미라 씨.
**류진혁**: (담담한 표정으로 빗장 주변을 다시 한 번 쓱 훑어본다)
봉합사는 워낙 얇고 질겨서 보통은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작업했거나, 저 빗장이 유독 낡아서 그런지… 아주 희미한 섬유 가닥이 남아있더군요. 게다가 빗장 아래쪽 나무에 남은 미세한 긁힘 자국. 외부에서 빗장을 잡아당겼을 때 생길 법한 흔적이었죠.
**내레이션**: (류진혁)
이 폐허 속에서, 모든 자원은 생존을 위한 무기가 된다.
의료용 봉합사조차도… 때로는 살인 도구로 둔갑할 수 있는 법이지.
**컷 26**:
류진혁이 윤세아와 최미라를 뒤로 하고 문밖으로 나선다. 복도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붉은 노을이 아파트 창문에 반사되어 피처럼 보인다.
**내레이션**:
외부의 괴물들만이 위협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가장 잔인한 괴물을 품고 사는 법.
낙원은… 언제나 지옥과 한 끗 차이다.
**컷 27**: (에피소드 마지막 컷)
류진혁이 멀어져 가는 뒷모습. 그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석양빛에 붉게 물든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나른하지만, 눈빛만큼은 차갑게 빛난다.
**내레이션**:
다음 밀실은… 또 어떤 모습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