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연의 메아리
**장르:** 크툴루 신화, 코스믹 호러, SF 스릴러
**컨셉:** 심우주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외계 유물이 승무원들을 광기와 파멸로 이끄는 이야기.
**캐릭터:**
* **이지혁 선장 (Lee Jihyuk):** 40대 초반. 항성간 탐사선 ‘헬리오스’의 베테랑 선장. 냉철하고 책임감이 강하나, 미지의 공포 앞에서 점차 흔들린다.
* **최수현 박사 (Choi Suhyeon):** 30대 후반. 수석 과학 담당관. 지적 호기심이 강하며, 논리와 이성을 중시하지만, 유물과의 접촉 후 가장 먼저 변화를 겪는다.
* **박찬우 기관장 (Park Chanwoo):** 30대 중반. 선박의 모든 시스템을 담당하는 실용주의자. 현실적이고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처럼 보이나, 기계 너머의 공포에 직면한다.
* **김유리 조종사 (Kim Yuri):** 20대 후반. 뛰어난 조종 실력을 가진 선원. 밝고 낙천적이었으나, 심우주의 외로움과 유물이 불러온 공포에 가장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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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0.1**
**화면:**
어둠 속, 무수한 별들이 마치 거대한 비단 천에 흩뿌려진 보석처럼 빛나는 심우주. 그 별들 사이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암흑의 실루엣이 느리게 움직인다. 카메라는 그 실루엣을 중심으로 줌아웃하여, 그것이 사실은 너무나 거대하여 별빛조차 흡수하는 듯한 압도적인 존재임을 암시한다.
**음향:**
* (배경) 낮고 깊은, 우주 전체를 감싸는 듯한 웅웅거리는 진동음.
* (내레이션, 여성의 목소리, 마치 오래된 기록처럼 희미하게 들려옴)
“…우리는 보았다. 그 심연의 눈동자를. 그리고 깨달았다.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우주가, 얼마나 덧없고… 얼마나 작은 존재들의 환상에 불과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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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1] 고독과 발견
**#1.1**
**화면:**
새까만 우주 공간. 무수한 별들이 점으로 박혀 있지만, 그마저도 너무 멀어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 절대적인 고독감이 화면을 압도한다.
정면으로 느리게 다가오는 **항성간 탐사선 ‘헬리오스’**의 모습. 투박하면서도 유려한 유선형의 선체는 극한의 우주 환경을 견뎌내도록 설계되었다. 선체 곳곳에는 오래된 탐사의 흔적인 긁힘과 녹슨 자국이 역력하다.
카메라는 헬리오스의 선체를 따라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점차 조종실의 거대한 전면 창으로 시선을 옮긴다.
**음향:**
* (배경) 낮고 지속적인 우주선의 엔진음. (웅웅거리는 진동음)
* (효과음) 조용하고 고요한 우주. 가끔씩 들리는 미약한 통신음 스크래치.
**#1.2**
**화면:**
헬리오스의 조종실 내부. 전면 창 너머로는 아득한 심우주가 펼쳐져 있다.
어두운 조종실 안, 파란색과 녹색의 홀로그램 패널들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이지혁 선장**이 함장석에 앉아, 팔짱을 낀 채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그의 표정은 고뇌와 피로감이 엿보인다.
**김유리 조종사**는 조종간을 잡고 전방 스크린의 데이터를 힐끗거리며, 지루한 듯 하품을 삼킨다.
**최수현 박사**는 한쪽 구석의 모니터 앞에서 여러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가끔씩 미간을 찌푸리며 무언가를 확인하는 모습.
**박찬우 기관장**은 터치 패널로 구성된 자신의 구역에서, 내부 시스템 점검 중인 듯 드물게 키보드를 두드린다.
**음향:**
* (배경) 여전히 지속되는 엔진음과 내부 시스템 작동음.
* (대화)
**김유리 조종사:** (하품 섞인 목소리) 선장님, 아무리 심우주 탐사라지만… 이번 임무는 너무 조용하네요. 일주일 내내 먼지 한 톨 못 보고….
**이지혁 선장:** (창밖을 보며, 나지막이) 조용한 게 좋은 거야, 김 조종사. 우주가 우리에게 굳이 말을 걸어올 때는 대개 좋은 소식이 아니거든.
**최수현 박사:**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그 말에 동감합니다, 선장님. 심우주는 우리가 아는 모든 논리를 거부하죠. 조용할수록 안전한 겁니다.
**박찬우 기관장:** (손가락으로 패널을 두드리며) 그래봐야 결국엔 고철 덩어리잖아, 이 배도. 조용하다는 건, 아직 고장 나지 않았다는 뜻일 뿐이지.
**#1.3**
**화면:**
최수현 박사의 모니터 화면.
수많은 데이터 그래프와 알 수 없는 코드들이 빠르게 스크롤되고 있다.
갑자기, 화면 한 구석에 **[Anomaly Detected: Unknown Signature]** 라는 경고 문구가 붉은색으로 깜빡인다.
최 박사의 눈이 커진다.
**음향:**
* (효과음) [삐빅-] 경고음. 짧고 날카롭게.
* (대화)
**최수현 박사:** (낮은 목소리로) …선장님.
**#1.4**
**화면:**
모든 선원의 시선이 최수현 박사에게로 향한다.
이지혁 선장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최 박사를 바라본다.
김유리 조종사는 하품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박찬우 기관장은 하던 작업을 멈추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음향:**
* (대화)
**이지혁 선장:** 무슨 일인가?
**최수현 박사:** (목소리에 미약한 흥분과 경계심이 섞여) 이상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극도로 희미하지만… 존재합니다. 우리 탐사선이 감지할 수 있는 모든 규격 외의 신호입니다.
**#1.5**
**화면:**
최 박사의 모니터 화면이 중앙 홀로그램으로 전환된다.
거대한 조종실 중앙에 푸른색 홀로그램으로 심우주의 지도가 투사된다.
그 지도 위에, 헬리오스의 현재 위치에서 대략 수십만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 아주 작은, 불규칙적인 형태의 붉은 점이 깜빡이고 있다.
그 붉은 점 주변으로 알 수 없는 에너지 파동이 희미하게 그려진다.
**음향:**
* (효과음) 홀로그램 활성화 소리. (웅- 지직-)
* (대화)
**김유리 조종사:** (놀란 목소리) 저게… 뭔데요? 운석은 아닌 것 같은데.
**최수현 박사:**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일치하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자연 현상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인위적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동시에… 어떤 생명체의 흔적도, 문명의 흔적도 아닙니다.
**박찬우 기관장:** 그럼 뭐야? 유령선이라도 된단 말인가?
**이지혁 선장:** (자리에서 일어서며, 결단력 있게) 김 조종사, 방향을 돌려. 최대 접근 속도로.
**김유리 조종사:** (망설이며) 선장님, 불확실한 신호에 접근하는 건…
**이지혁 선장:** 이 지점까지 와서 미지의 것을 외면할 순 없어. 우리는 탐사선이야. 발견을 위해 존재해. 규정대로, 첫 접촉 프로토콜을 준비한다. 박 기관장은 함선 상태 점검을 다시 한번 해. 최 박사는 계속해서 데이터 분석해.
### [장면 2] 미지의 조우
**#2.1**
**화면:**
헬리오스가 붉은 점이 깜빡이는 미지의 존재를 향해 서서히 전진한다.
별들이 뒤로 빠르게 흘러가는 듯한 연출.
선체 전면의 탐조등이 강력한 빛을 쏘아내어 어둠을 뚫고 나아가지만, 그 빛은 이 광활한 우주 앞에서 너무나도 미약하다.
점점 더 붉은 점에 가까워질수록, 심우주의 어둠이 더욱 짙고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음향:**
* (배경) 엔진음이 조금 더 커지고 긴장감이 감도는 배경 음악.
* (효과음) 함선 외부에서 부딪히는 미세한 우주 미립자 소리. (사악-)
**#2.2**
**화면:**
조종실 내부. 모두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전면 창 너머로, 드디어 그 ‘존재’의 윤곽이 희미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것은 운석이 아니었다. 거대한, 불규칙적인 형태의 **검은 덩어리**였다.
매끄럽지도, 각지지도 않은,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불가능한 형태로 뒤틀려 굳어버린 듯한 모습.
빛이 닿는 부분은 검은색이지만, 빛을 흡수하는 듯한 묘한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간헐적으로 표면에서 아주 미약한 보라색 혹은 녹색의 섬광이 깜빡인다.
**음향:**
* (배경)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
* (효과음) 최수현 박사의 모니터에서 미약하게 들려오는 전자음 스크래치.
* (대화)
**김유리 조종사:** (숨을 삼키는 소리) …저게… 뭐죠?
**박찬우 기관장:**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세상에.
**최수현 박사:** (경악한 표정으로 홀로그램 데이터를 응시하며) 스캔이… 불가능합니다. 우리 함선의 모든 스캐닝 주파수가 먹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중력 반응도 불규칙해요. 주변 공간의 왜곡이 감지됩니다.
**이지혁 선장:** (턱을 쓸며) 인공물인가… 자연물인가… 아니면… 그 무엇도 아닌가.
**최수현 박사:** 데이터 상으로는… 이 우주에 존재할 수 없는 물질입니다. 불가능해요. 모든 물리학적 법칙에 위배됩니다.
**#2.3**
**화면:**
줌 인하여 유물의 표면을 비춘다.
매끄러운 듯하면서도 끝없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듯한 표면.
빛이 닿자, 순간적으로 표면의 일부가 움찔거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주 미세하게, 어떤 문양 같은 것이 새겨져 있는 듯하다. 인간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기하학적이면서도 생명체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카메라는 그 문양 중 하나를 클로즈업한다. 문양은 마치 뇌의 주름 같기도 하고, 촉수의 일부분 같기도 하다.
**음향:**
* (효과음) 아주 낮고 미약한, 그러나 불쾌한 **’지이잉-‘** 하는 진동음이 우주선 내부를 가득 채운다.
* (대화)
**이지혁 선장:** (단호하게) 근접 탐사정을 발진시켜라. 내부 진입은 금지. 오직 외부 데이터 수집만 허용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2.4**
**화면:**
헬리오스의 격납고 내부.
작고 민첩한 탐사정 ‘스콜피온’이 발사대를 빠져나간다.
스콜피온의 카메라 시점. 검은 유물을 향해 천천히 다가간다.
유물은 거대하고, 불길하고, 묵묵히 그 자리에 떠 있다.
점점 더 가까워지자, 유물의 표면에 새겨진 문양들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그 문양들은 마치 살아있는 듯, 아주 미세하게 꿈틀거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음향:**
* (효과음) 탐사정 발사음. (쉬이이익-)
* (배경) 유물에서 퍼져 나오는 듯한 불쾌한 진동음이 점차 강해진다.
* (대화)
**최수현 박사:** (목소리가 미묘하게 떨린다) …온도 0 캘빈에 근접. 어떤 열원도 감지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변 공간에 알 수 없는 에너지파가… 방사되고 있어요. 분석 불가능.
**박찬우 기관장:** 스콜피온의 데이터 링크가 불안정해지고 있습니다! 주파수 간섭이 너무 심해요!
**이지혁 선장:** 최대한 접근해서 육안으로라도 확인해!
**#2.5**
**화면:**
스콜피온 탐사정의 시야.
유물의 표면에 거의 닿을 듯이 근접한다.
표면의 문양 하나하나가 거대한 눈동자처럼 느껴진다.
그때, 유물의 표면에서 미약하게 빛나던 보라색/녹색 섬광이 일제히 강력하게 **’번쩍!’**하고 터져 나온다.
섬광과 동시에, 스콜피온 탐사정의 모든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정지한다.
조종실 내의 모니터들이 지지직거리며 화면이 깨지고, 짧은 정전이 온 것처럼 불이 깜빡인다.
**음향:**
* (효과음) 유물에서 터져 나오는 강력한 섬광음. (쉬이이이잉- 콰아앙!)
* (효과음) 스콜피온 시스템 정지음. (삐이이이-)
* (효과음) 함선 내부의 전기적인 쇼크음. (지지직- 펑-)
* (대화)
**김유리 조종사:**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 탐사정 신호 끊겼습니다! 시스템 오류!
**박찬우 기관장:** (패널을 다급하게 두드리며) 메인 동력 불안정! 백업 시스템으로 전환합니다!
**이지혁 선장:** (이를 악물고) 진정해! 전원 복구시켜!
### [장면 3] 심연의 속삭임
**#3.1**
**화면:**
전원이 복구된 조종실. 하지만 분위기는 이전과 완전히 다르다.
선원들의 얼굴에는 공포와 불안감이 가득하다.
최수현 박사는 얼굴이 창백해져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모니터에는 탐사정 ‘스콜피온’에서 보내온 마지막 화면이 정지해 있다.
그것은 유물의 표면에 새겨진 문양을 찍은 근접 사진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문양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었다. 마치 수많은 눈동자들이 일제히 탐사정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살아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화면의 가장자리에는 **[정신 오염 위험 (M.C. Hazard)]** 이라는 경고 문구가 깜빡이고 있다.
**음향:**
* (배경) 이전보다 훨씬 강해진, 불쾌한 저주파 진동음.
* (효과음) 최 박사의 모니터에서 나는 경고음. (삐빅! 삐빅!)
* (대화)
**최수현 박사:** (목소리가 격렬하게 떨린다) 말도 안 돼… 이건… 물리적인 접촉이 없었는데… 데이터 링크를 통해… 직접적으로… 우리의 인지 체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이지혁 선장:** (자신의 팔을 꽉 잡으며) 정신 오염 위험이라고? 그게 무슨 소리지?
**최수현 박사:** (정신없이 중얼거린다) 이 유물은… 물질이 아니에요. 아니, 물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의식의 존재예요. 고대의… 꿈틀거리는 사념 덩어리입니다. 우리가 본 건… 그저 표면에 불과해요. 심연은… 훨씬 더 깊고…
**#3.2**
**화면:**
최수현 박사가 갑자기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의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심우주를 응시하고 있다.
그의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진다. 섬뜩할 정도로 부자연스러운 미소.
**음향:**
* (효과음) 최 박사의 낮은 중얼거림. (웅얼웅얼)
* (배경) 진동음이 더욱 증폭되고, 낮은 속삭임 같은 소리가 겹쳐 들리기 시작한다.
* (대화)
**최수현 박사:** (정신 나간 듯 웃으며) 아아… 아름다워… 너무나 아름다운… 심연의 속삭임… 이 모든 진실을… 우리의 작은 뇌로는 감당할 수 없었지… 하지만 이제는… 나는… 볼 수 있어… 들을 수 있어…
**이지혁 선장:** (놀라서) 최 박사! 정신 차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3.3**
**화면:**
최수현 박사가 손을 뻗어 조종실 전면 창을 향한다.
그의 손끝이 유물을 향하는 순간, 전면 창 너머의 유물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그 빛은 단순한 빛이 아니라, 수많은 알 수 없는 문양과 색채로 이루어진, 살아있는 듯한 에너지의 파도였다.
그 파도가 조종실 전면 창을 뚫고 들어오는 듯한 시각적 효과.
선원들의 얼굴에 그 섬뜩한 빛이 비친다.
**음향:**
* (효과음) 유물에서 터져 나오는 섬광과 함께 터져 나오는,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초고주파 비명 소리 (끼이이이이익!!!)
* (배경) 모든 소리가 섞여 불협화음으로 변하고, 진동음이 최고조에 달한다.
* (대화)
**김유리 조종사:**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비명 지르며) 으아아악! 머리가… 머리가 아파요!
**박찬우 기관장:** (동시에 비틀거리며) 시스템 제어 불가능! 함선이… 함선이 조종 불능 상태에 빠지고 있습니다!
**이지혁 선장:** (간신히 몸을 지탱하며) 김 조종사! 전속력으로 회피 기동! 박 기관장! 당장 함선 격벽을 봉쇄해! 최 박사를 격리시켜!
**#3.4**
**화면:**
김유리 조종사가 고통스러워하며 조종간을 움켜쥐지만, 손이 제멋대로 떨린다.
박찬우 기관장이 패널에 손을 뻗으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 듯 허우적거린다.
최수현 박사는 이미 이성을 잃고, 유물을 향해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리고 있다.
그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린다.
**음향:**
* (효과음) 유리 조종사의 고통스러운 신음.
* (효과음) 박 기관장의 거친 숨소리.
* (효과음) 최 박사의 중얼거림이 점점 더 빠르고 광적으로 변한다.
* (배경) 모든 소음이 섞여 극한의 혼란스러운 사운드 스케이프를 이룬다.
**#3.5**
**화면:**
헬리오스 함선 외부.
검은 유물 주변으로 알 수 없는 에너지장이 펄럭이는 듯 보인다.
헬리오스가 유물을 피해서 급격하게 방향을 틀지만, 유물에서 뻗어 나온 듯한 보이지 않는 촉수들이 함선을 휘감는 것처럼 보인다.
함선 외벽의 금속이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뒤틀리기 시작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유물의 문양들이 마치 살아있는 눈동자처럼 섬뜩하게 깜빡인다.
**음향:**
* (효과음) 함선 외벽이 뒤틀리는 금속음. (끼기긱- 쩌저적-)
* (배경) 우주 공간을 채우는 듯한, 광대한 존재의 웃음소리 같은 저음.
**#3.6**
**화면:**
조종실 내부, 클로즈업.
이지혁 선장이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최수현 박사를 향해 다가간다.
그의 눈은 공포와 절망으로 가득 차 있다.
최 박사의 눈빛은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깊은 심연의 공허함만이 남아있다.
그가 손을 뻗어 선장의 얼굴을 어루만지려는 순간, 그의 손가락이 마치 진흙처럼 녹아내리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선장은 경악하며 뒷걸음질 친다.
**음향:**
* (효과음) 최 박사의 손가락이 녹아내리는 듯한 징그러운 소리. (츠으으읍-)
* (대화)
**이지혁 선장:** (충격과 공포에 질린 목소리) …이런… 이런… 맙소사…
**#3.7**
**화면:**
스크린이 일제히 꺼지고, 조종실은 비상등의 붉은 빛으로만 희미하게 밝혀진다.
함선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린다.
김유리 조종사는 조종간에 얼굴을 박고 몸을 웅크린 채 경련하고 있다.
박찬우 기관장은 알 수 없는 주문을 중얼거리며 자신의 팔뚝을 긁어대고 있다. 피부에 깊은 상처가 생긴다.
최수현 박사는 이미 형태를 알 수 없는 끔찍한 존재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그의 몸에서 검은 촉수 같은 것이 돋아나오고 있다.
**음향:**
* (배경) 함선 전체에서 나는 뒤틀리는 소리, 그리고 유물에서 들려오는 저음의 ‘웃음소리’가 점차 커진다.
* (효과음) 김 조종사의 꺾인 울음소리.
* (효과음) 박 기관장의 피부 긁는 소리. (득득득-)
* (효과음) 최 박사의 몸이 변형되는 끔찍한 소리. (꾸물럭- 쩌억-)
* (대화)
**박찬우 기관장:** (중얼거림) 그분께서… 오신다… 문이… 열린다… 맙소사… 보이지 않는 그분이… 모든 것을…
**이지혁 선장:** (망연자실하게, 거의 속삭이듯) 안 돼… 안 돼… 우리에게 이런 일이… 대체… 무엇을… 본 거지…?
**#3.8**
**화면:**
이지혁 선장의 클로즈업. 그의 눈은 광기로 번들거린다.
그의 시선이 조종실 구석에 놓인 비상용 산소탱크를 향한다.
잠시 후, 그의 눈에 섬뜩한 결의가 번뜩인다.
그는 비틀거리며 산소탱크로 향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물이 있는 창밖을 돌아본다.
거대한 검은 유물은 이제 온전한 형태로 보이지 않는다. 마치 우주 공간 자체가 뒤틀리고 왜곡되어, 유물의 일부가 된 것처럼 보인다.
유물 깊은 곳에서, 무수한 눈동자들이 이지혁 선장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
카메라가 빠르게 유물의 가장 깊은 곳, 보이지 않는 심연을 향해 줌아웃한다.
화면은 서서히 암전된다.
**음향:**
* (배경) 모든 고통스러운 소음과 진동음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정지하고, 우주의 절대적인 침묵만이 남는다.
* (효과음) 마지막 순간, 미약하게 들리는 이지혁 선장의 흐느낌.
* (내레이션, 이지혁 선장 – 광기에 젖은 목소리) 우리는… 우리는… 보았다… 알 수 없는… 그분을… 그리고… 이해했다…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하찮은지를…
### [에필로그]
**#4.1**
**화면:**
완전히 암전된 화면.
잠시 후, 희미한 노이즈와 함께 끊어진 통신 기록음이 재생된다.
화면 하단에 작게 **[헬리오스 탐사선 – 최종 통신 기록 – 접근 금지 구역]** 이라는 문구가 뜬다.
**음향:**
* (효과음) 통신 기록 재생음. (지지직-)
* (대화)
**이지혁 선장 (기록 음성, 심하게 일그러지고 광기에 젖은 목소리):** …이것은… 헬리오스 탐사선… 이지혁 선장의… 마지막 기록이다… 우리는… 그 존재를… 보았다… 아니… 본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들어왔다… 이해할 수 없는… 영겁의 존재… 우리는 그저… 먹이였을 뿐… 우리의 이성으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목소리가 갑자기 멈춘다. 잠시 정적.)
**이지혁 선장 (기록 음성, 다시 시작하지만 더욱 심하게 왜곡되고 괴기스럽게 변한 목소리):** …어둠 속에서… 깨어난… 진정한 주인… 그는… 모든 것을… 삼킬 것이다… 우리도… 그리고… 너희도… 모두… (웃음소리 – 인간의 것이 아닌, 끔찍하게 왜곡된 웃음소리)
(통신 기록이 끊어지는 소리 – 지지직- 뚝.)
**#4.2**
**화면:**
다시 새까만 우주 공간.
헬리오스 탐사선이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그저 아득한 별들만이 침묵하는 가운데, 카메라가 천천히 뒤로 물러난다.
마치 모든 것이 없었던 것처럼.
하지만 화면의 아주 구석에서, 미약하게 빛을 반사하는 **작은 검은 조각 하나**가 천천히 회전하며 떠다니고 있다.
그 조각은 유물의 파편인 듯, 인간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하학적 문양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카메라는 그 조각을 남겨둔 채 우주의 심연으로 사라진다.
화면은 완전히 어두워진다.
**음향:**
* (배경) 절대적인 침묵.
* (효과음) 마지막으로, 검은 조각에서 나오는 듯한 아주 희미하고 불쾌한 **’지이잉-‘** 하는 진동음이 잠시 들리다가 사라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