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파편 연대」 1화 – 어둠 속 불꽃
**[시작]**
**[장면 전환]**
**[컷 1]**
거대 도시 ‘알파리스’의 최하층 구역, ‘잿빛 심장부’. 낡고 병든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길은 음습한 그림자로 가득하다. 하늘은 보이지 않고, 도시 상층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공 빛이 구름처럼 끼어 탁한 회색을 띠고 있다. 어딘가에서는 희미한 기계음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온다.
**내레이션 (지훈):** 이 도시는 빛과 어둠으로 나뉜다. 빛은 철의 제국이 지배하는 상층부를 의미하고, 어둠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궁창을 말한다.
**[컷 2]**
골목의 구석, 벽에 기대어 앉은 젊은이들이 낡은 전광판을 올려다보고 있다. 전광판에서는 제국의 선전 영상이 반복 재생된다. 완벽한 미소를 짓는 제국군 병사와 풍요로운 상층부의 모습, 그리고 마지막에는 붉은 눈이 번뜩이는 제국 감찰병의 로고가 떠오른다.
**전광판 (음성):** “…철의 제국은 여러분의 안녕과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합니다. 새로운 ‘안보 감찰 시스템 3.0’ 가동으로, 도시의 모든 위협은 즉시 제거될 것입니다. 제국은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컷 3]**
전광판 아래, 한 청년이 모자 챙을 깊게 눌러쓴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의 이름은 **지훈**. 낡은 후드티를 입고 있지만, 어둠 속에서도 그의 눈빛은 형형하게 빛난다. 그의 옆에는 거친 인상의 남자와 불안한 표정의 여자가 서 있다.
**남자 (작게 읊조리듯):** 젠장, 이제 똥오줌 누는 것도 제국 놈들한테 허락받아야 하는 날이 오겠군.
**여자 (떨리는 목소리):** ‘안보 감찰 시스템’이 완전히 깔리면… 이제 숨 쉬는 것조차 어려워질 거야. 모든 통신, 모든 움직임이 감시당할 거라고…
**[컷 4]**
지훈이 고개를 들어 전광판을 노려본다. 전광판 속 감찰병의 로고, 붉은 눈동자가 마치 자신을 꿰뚫어 보는 것 같다.
**지훈 (낮게):** 그럼 숨통을 끊어버리면 돼. 우리가 그놈들의 숨통을.
**[장면 전환]**
**[컷 5]**
어둡고 습한 지하 통로. 녹슨 파이프들이 천장을 복잡하게 가로지르고, 곳곳에 물이 새어 웅덩이를 만들었다. 낡은 탁자에 홀로그램 영상이 떠 있고, 몇몇 사람들이 그 영상을 둘러싸고 있다. 이곳은 ‘파편 연대’의 은밀한 아지트 중 하나다.
**[컷 6]**
홀로그램 영상에는 도시의 지도가 떠 있다. 특정 지점에 붉은 점이 깜빡인다. 탁자 한쪽에 앉은 **수미 이모**가 연륜이 묻어나는 얼굴로 지훈과 **민지**를 바라본다. 수미 이모는 전직 제국 기술자였지만, 제국의 폭압에 등을 돌리고 파편 연대에 합류했다.
**수미 이모 (차분하고 단호하게):** 목표는 ‘중앙 데이터 중계소 알파-7’이다. 제국이 새로 도입하는 ‘안보 감찰 시스템 3.0’의 핵심 거점이지. 오늘 자정, 그곳에서 모든 데이터 통합 작업이 시작될 거야.
**[컷 7]**
홀로그램 화면이 확대되며 알파-7 중계소의 내부 구조가 3D로 나타난다. 거대한 서버 랙과 제어 콘솔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수미 이모:** 중계소의 핵심 제어 시스템에 침투해서, 민지가 만든 ‘오류 코드’를 심어야 해. 성공한다면 시스템 전체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키고, 최소 한 달간 데이터 통합 작업을 지연시킬 수 있을 거다. 그 한 달이 우리에게는 금쪽같은 시간이야.
**[컷 8]**
지훈이 홀로그램 영상을 응시한다. 그의 눈은 복잡한 구조를 단숨에 파악하는 듯 날카롭다.
**지훈:** 경비는?
**민지 (홀로그램을 조작하며):** 일반 감찰병 순찰조는 두 시간마다 한 번씩. 하지만 문제는 ‘집행관’이야. 핵심 시설에는 늘 한 명 이상의 집행관이 상주하고 있어. 그들은 상층부 직속이라 우리 감시망으로 파악하기 힘들어.
**[컷 9]**
민지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그녀는 제국 기술대학에서 촉망받던 학생이었으나, 제국의 부패에 환멸을 느끼고 연대에 합류했다. 지훈과는 오래된 동지 관계다.
**민지:** 제국의 특수 강화복을 입고, 전투 능력이 일반 감찰병의 다섯 배 이상이라고. 게다가… 특수 능력자일 가능성도 커.
**[컷 10]**
지훈이 피식 웃는다. 그의 미소는 비웃음이 아니라, 불가능을 비웃는 듯한 담담한 자신감이다.
**지훈:** 그래서? 제국의 귀하신 몸이라도 칼날 아래에선 피 흘리는 똑같은 인간이야.
**수미 이모 (지훈의 눈을 응시하며):** 방심하지 마라, 지훈. 이번 일은 단순한 정보 탈취가 아니야. 제국이 신경 쓰는 시스템에 손대는 거라고. 실패는 곧 파편 연대의 궤멸로 이어질 수 있어.
**[컷 11]**
지훈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의 그림자가 흔들리는 홀로그램 빛에 길게 드리워진다.
**지훈:** 알고 있습니다. 이모. 하지만 실패할 거였다면, 시작하지도 않았겠죠. 민지, 오류 코드는 준비됐어?
**민지:** 물론이지. 완벽해. 이 플래시 드라이브에 전부 담았어.
**[컷 12]**
민지가 작은 금속 플래시 드라이브를 지훈에게 건넨다. 드라이브 표면에는 희미하게 ‘조각’ 문양이 새겨져 있다. 지훈이 드라이브를 받아 허리춤에 단단히 고정한다.
**지훈:** 그럼, 준비 완료.
**[장면 전환]**
**[컷 13]**
밤의 잿빛 심장부. 지훈은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마치 유령처럼 골목길을 가로지른다. 그의 움직임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소리 하나 내지 않는다. 낡은 환풍구를 밟고 순식간에 3층 높이의 건물 외벽을 타고 오른다.
**내레이션 (지훈):** 이 도시는 나에게 사냥터이자 놀이터였다. 옥상과 옥상을 잇는 좁은 간격, 버려진 파이프와 부서진 난간. 제국 놈들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한 곳들이 바로 우리의 길이었다.
**[컷 14]**
지훈이 옥상에 착지한다. 도시 상층부의 화려한 불빛이 멀리서 아득하게 빛나지만, 이곳은 암흑에 잠겨 있다. 멀리서 제국 감찰병의 순찰 드론이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드론의 탐조등이 골목을 훑고 지나가면, 지훈은 재빨리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긴다.
**[컷 15]**
무릎을 굽힌 채 몸을 낮춘 지훈. 그의 눈빛은 맹수처럼 예리하다. 그는 드론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음 경로를 계산한다.
**지훈 (작게, 무전기로):** 민지, 드론 순찰 주기 재확인.
**민지 (무전기 너머, 약간의 잡음과 함께):** …주기 변경 없어. 하지만 방금 지나간 드론, 패턴이 미묘하게 바뀌었어. 조심해.
**지훈:** 역시. 제국 놈들, 새로운 시스템 가동한다고 경비가 더 삼엄해진 것 같군.
**[컷 16]**
지훈은 낡은 건물을 따라 미끄러지듯 이동한다. 그의 목적지, ‘중앙 데이터 중계소 알파-7’이 저 멀리 보인다. 중계소는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낡은 공장 건물을 개조한 듯 보인다. 건물 전체에 제국의 문양이 새겨져 있고, 지붕에는 거대한 안테나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다.
**[컷 17]**
중계소 건물 외벽. 낡은 파이프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고, 중간중간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지훈은 카메라의 사각지대를 정확히 파고들어, 능숙하게 파이프를 타고 올라간다. 그의 손은 굳은살로 가득하지만, 강철처럼 단단하다.
**[컷 18]**
중계소 옥상에 도달한 지훈. 옥상은 평평하고 넓으며, 중앙에는 거대한 환풍구가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환풍구 철망에 매달려 내부를 살핀다. 아래층에서는 제국 감찰병 두 명이 순찰 중이다. 그들의 강화복은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 빛난다.
**감찰병 1:** 감찰 시스템 3.0 가동이 코앞이라더니, 괜히 잠만 설치는군.
**감찰병 2:** 뭐, 이 동네 반역자 놈들 기어들어올 틈새나 있겠나. 집행관님께서도 직접 오신다는데.
**[컷 19]**
지훈의 표정이 굳어진다. ‘집행관’이 온다는 말에 그는 잠시 망설이지만, 이내 결심한 듯 눈을 빛낸다.
**지훈 (무전기로, 아주 작게):** 민지, 집행관이 온단다. 계획보다 위험해졌어.
**민지 (무전기 너머, 놀란 목소리):** 뭐라고? 예상보다 빨라! 지훈, 무리할 것 없어. 철수…
**지훈:** 아니.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어. 이 시스템이 완전히 가동되면, 모든 게 끝장이야.
**[컷 20]**
지훈이 환풍구 철망을 조용히 뜯어낸다. 낡은 금속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지만, 아래층 감찰병들의 기계음과 웅얼거림에 묻힌다. 그는 어둠 속으로 몸을 던진다.
**[컷 21]**
지훈은 환풍구를 통해 중계소 내부의 복도로 착지한다. 착지음은 최소화되었지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예상치 못한 광경이었다. 복도 끝, 감찰병 한 명이 특별한 장치를 들고 서 있다. 그 장치에서는 희미한 푸른빛이 깜빡인다.
**내레이션 (지훈):** 이건… 예상에 없던 변수다.
**[컷 22]**
감찰병의 장치가 복도를 훑는다. 지훈은 본능적으로 가장 가까운 서버 랙 뒤로 몸을 숨긴다. 푸른빛이 서버 랙을 스치고 지나간다.
**민지 (무전기 너머, 다급하게):** 지훈! 경고! 새로운 감지장치야! 움직임과 열을 동시에 감지해!
**[컷 23]**
지훈의 얼굴에 식은땀이 흐른다. 그는 망설일 시간이 없음을 깨닫는다. 감지장치가 다시 자신의 위치를 향해 돌아오고 있다.
**지훈:** 시간 없어.
**[컷 24]**
지훈이 숨어있던 서버 랙 뒤에서 튀어나온다. 그는 한 손에 낡은 금속 파이프 조각을 쥐고 있다. 그의 움직임은 번개 같았다. 감찰병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지훈은 그의 목덜미를 파이프 조각으로 강하게 내리친다.
**[효과음]** 퍽!
**[컷 25]**
감찰병이 맥없이 쓰러진다. 지훈은 그가 들고 있던 감지장치를 빼앗아 재빨리 끈다. 장치의 푸른빛이 꺼지고, 복도에 다시 어둠이 내려앉는다. 지훈은 쓰러진 감찰병의 강화복에서 통신기를 빼내어 바닥에 던져 부순다.
**지훈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무전기로):** 처리했어. 이제부터는 더 신중해야겠어.
**[컷 26]**
민지 (무전기 너머, 안도의 한숨): …좋아. 지훈. 목표는 중앙 제어실이야. 이쪽 통로를 이용하면 돼. 경로는 전송했다.
**[컷 27]**
지훈이 민지가 전송한 경로를 따라 이동한다. 복도는 미로처럼 복잡하고,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번뜩인다. 그는 카메라의 시야를 피하며 벽에 붙어 걷거나, 천장의 환풍구를 이용해 이동한다. 그의 눈은 마치 레이더처럼 주변 환경을 스캔한다.
**내레이션 (지훈):** 이 빌어먹을 제국 놈들은 도시의 모든 빛을 독점하고도 모자라, 어둠 속까지 감시하려 든다. 하지만 진정한 어둠은… 제국의 눈으로는 절대 볼 수 없지.
**[컷 28]**
마침내 중앙 제어실 문 앞에 도착한 지훈. 문은 육중한 강철로 되어 있고, 거대한 제국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지문 인식기와 홍채 스캐너가 번쩍이며 경비를 서고 있다.
**민지 (무전기 너머):** 지훈, 저 문은 열기 쉽지 않아. 아마 집행관만 접근 권한이 있을 거야. 잠시만… 내가 시스템을 우회해볼게.
**[컷 29]**
민지의 목소리에서 긴장감이 느껴진다. 지훈은 문 앞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의 등 뒤로 그림자가 흔들린다.
**[컷 30]**
그때였다.
**[효과음]** 삐빅-!
문의 홍채 스캐너가 갑자기 붉은빛을 내며 경고음을 울린다. 동시에, 복도 저편에서 육중한 발소리가 들려온다.
**민지 (무전기 너머,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 지훈! 들켰어! 감지장치가… 아, 젠장! 문이 잠겼어!
**[컷 31]**
지훈이 뒤를 돌아본다. 복도 끝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다. 그것은 일반 감찰병과는 차원이 다른 위압감을 풍긴다. 검은색 특수 강화복을 입고, 어깨에는 거대한 제국의 엠블럼이 박혀 있다. 그의 헬멧 바이저에서는 붉은빛이 섬뜩하게 번뜩인다. 바로 ‘집행관’이다.
**집행관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 네놈의 발버둥은 여기까지다, 반역자.
**[컷 32]**
집행관이 거대한 에너지 블레이드를 꺼내 든다. 블레이드에서 푸른빛이 섬뜩하게 뿜어져 나온다. 지훈은 뒤로 물러설 곳 없이, 문과 집행관 사이에 갇힌 형국이다.
**내레이션 (지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놈들은 처음부터 나를 노리고 있었던 건가.
**[컷 33]**
집행관이 성큼성큼 다가온다. 그의 강화복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위압감에 복도의 공기가 얼어붙는 것 같다. 지훈은 플래시 드라이브를 쥔 손에 힘을 준다.
**지훈 (이를 악물고):** 아직, 아니야.
**[컷 34]**
집행관이 에너지 블레이드를 휘두른다. 푸른빛 칼날이 복도의 벽을 갈라놓는다. 지훈은 간발의 차이로 몸을 피한다. 그의 얼굴에 스치는 칼날의 열기.
**[효과음]** 콰앙! 스륵!
**[컷 35]**
벽에 깊게 파인 칼자국. 지훈은 그 자국을 보며, 집행관의 힘이 상상 이상임을 깨닫는다. 그는 필사적으로 거리를 벌리려 하지만, 집행관은 지훈의 모든 움직임을 예측하는 듯 빠르게 따라붙는다.
**집행관:** 제국의 안녕을 방해하는 어리석은 벌레 같은 놈. 네놈이 누구의 명으로 움직이는지,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두 자백하게 해주마.
**[컷 36]**
집행관이 다시 한번 칼날을 휘두르자, 지훈은 바닥에 미끄러지듯 몸을 낮춰 피한다. 칼날이 그의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간다. 지훈의 눈은 살기 어린 집행관을 똑바로 바라본다.
**지훈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런 건… 죽어도 말할 수 없지!
**[컷 37]**
지훈은 피하면서도 필사적으로 플래시 드라이브를 꽂을 단말을 찾는다. 중앙 제어실 문이 닫힌 이상, 복도에 있는 다른 단말기를 찾아야 했다. 그의 시선이 복도 구석에 있는 비상 제어 패널을 향한다.
**내레이션 (지훈):** 기회는, 단 한 번.
**[컷 38]**
집행관이 지훈의 의도를 알아챈 듯 비상 제어 패널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하지만 지훈은 이미 결심한 상태였다. 그는 허리에 감고 있던 낡은 철사를 꺼내 한쪽 끝을 강철 파이프에 걸고, 다른 한쪽을 자신의 손에 묶는다.
**[컷 39]**
집행관이 비상 패널을 보호하듯 앞을 가로막는다. 그의 에너지 블레이드가 지훈의 목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한다.
**집행관:** 멍청한 시도다.
**[컷 40]**
지훈은 몸을 숙이며 집행관의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동시에 철사를 이용해 파이프를 박차고 튀어 오르며 비상 패널 쪽으로 몸을 던진다. 그는 위험천만한 도박을 하고 있었다.
**[효과음]** 휙!
**[컷 41]**
집행관의 블레이드가 허공을 가르고, 지훈은 한 발 빠르게 비상 패널에 다다른다. 그의 손이 플래시 드라이브를 꽉 움켜쥔다.
**지훈:** 이게… 우리의 희망이다!
**[컷 42]**
집행관이 몸을 돌려 지훈을 향해 강력한 에너지 파동을 쏜다. 지훈은 플래시 드라이브를 비상 패널의 단자에 꽂음과 동시에, 온몸으로 에너지 파동을 맞는다.
**[효과음]** 콰아앙!
**[컷 43]**
지훈의 몸이 날아간다. 강렬한 충격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하지만 그의 눈은 끝까지 비상 패널에 꽂힌 플래시 드라이브를 향한다.
**[컷 44]**
비상 패널의 화면이 잠시 깜빡이더니, 파편 연대의 상징인 ‘조각’ 문양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이내, ‘오류 코드 주입 완료’라는 메시지가 희미하게 뜬다.
**[컷 45]**
복도 전체의 전등이 깜빡거리기 시작한다. 경고음이 무작위로 울리고, 중계소 시스템 전체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듯하다. 집행관의 강화복 바이저의 붉은빛도 잠시 흔들린다.
**집행관 (놀란 목소리):** 불가능해! 어떻게…
**[컷 46]**
지훈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진다. 그의 시야는 흐릿해지지만, 그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다. 성공했다. 그가 쓰러진 몸을 일으키려 애쓸 때, 복도 끝에서 우르르 달려오는 감찰병들의 발소리가 들린다.
**[컷 47]**
수많은 감찰병들이 지훈을 에워싼다. 집행관은 분노에 찬 얼굴로 쓰러진 지훈을 내려다본다.
**집행관:** 잡았다. 네놈의 어리석은 반역은 여기서 끝이다.
**[컷 48]**
차가운 강철의 총구가 그의 이마를 향했다. 지훈은 이를 악물었다. 그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꽃을 담고 있었다. 그의 입술이 희미하게 움직였다.
**지훈 (아주 작게 읊조리듯):** 이제… 시작이야.
**[마지막 컷]**
쓰러진 지훈의 눈동자에 비친, 혼란에 빠진 중계소의 불빛과, 그 위로 아득하게 펼쳐진 잿빛 도시의 어둠. 그 어둠 속에, 아직 보이지 않는 수많은 ‘파편’들이 빛을 기다리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