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팀펑크: 잿빛 유산】
**로그라인:** 폐허가 된 공중 도시의 잔해 속에서, 고독한 생존자 아론은 그의 유일한 가족이나 다름없는 수리공 카이와 함께, 미지의 힘으로 움직이는 유물을 찾아 잿빛으로 변해버린 세계의 진실에 다가가려 한다. 그들의 생존은 톱니바퀴의 맞물림처럼 정교하고 위태로운 기계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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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SCENE # 001**
**EXT. 잿빛 폐허 도시 – 낮**
**[영상]**
광활하게 펼쳐진 잿빛의 황무지. 한때 웅장했던 거대한 도시의 잔해가 끝없이 이어진다. 부식된 강철 골조와 깨진 유리 조각들이 날카로운 이빨처럼 하늘을 찌르고, 도시 전체는 마치 거대한 기계가 멈춘 듯, 침묵 속에 잠겨 있다. 이따금씩 거대한 먼지 기둥이 용솟음치며, 붉고 탁한 하늘을 가로지른다. 지평선 너머로는 거대한 기계 장치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인다. 녹슨 증기기관, 부서진 톱니바퀴,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파이프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카메라가 천천히 하강하며, 폐허의 골목길을 비춘다. 녹슨 철제 간판들이 바람에 삐걱거리고, 깨진 유리창문들은 텅 빈 눈동자처럼 세상을 응시한다. 거대한 기계의 잔해가 마치 거인들의 무덤처럼 널려 있다. 이 모든 것 위로 잿빛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어, 세계가 숨죽이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 사이를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한 인물, 아론(20대 초반)이 보인다. 낡고 해진 갈색 가죽 점퍼에 너덜너덜한 고글을 착용하고 있다. 그의 등에는 크고 투박한 금속 배낭이 메어져 있고, 한 손에는 녹슨 철근을 개조한 듯한 쇠지팡이를 쥐고 있다. 다른 한 손으로는 낡은 증기 압력 게이지가 달린 탐지기를 조심스럽게 조작하며 주변을 살핀다. 그의 모든 움직임은 예민하고 긴장되어 있다. 고글 너머로 보이는 그의 눈빛은 날카롭지만, 어딘가 지쳐 보인다.
**[사운드]**
– 바람 소리 (높고 건조하게)
– 금속이 삐걱거리는 소리 (간헐적으로)
– 아론의 거친 숨소리
– 탐지기가 미세하게 ‘삐빅’거리는 소리 (낮고 규칙적)
**아론 (내레이션)**
(낮고 거친 목소리)
이 망할 잿빛 폐허는… 언제나 나를 삼키려 한다. 발 밑의 모든 돌멩이가 함정이고, 바람에 실려 오는 모든 소리가 속삭임이다. 살아남는다는 건, 그저 한 번 더 숨을 들이쉬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아론이 거대한 기둥의 그림자 아래에 멈춰 선다. 그의 탐지기가 ‘삐빅, 삐비빅’ 하며 점차 빠른 속도로 울리기 시작한다. 게이지의 바늘이 붉은색 영역으로 치솟는다.
**아론**
(혼잣말, 거친 숨을 고르며)
드디어… 움직이는군.
그가 지팡이 끝으로 바닥의 잿빛 먼지를 쓸어낸다. 먼지 아래에는 낡았지만 복잡한 기계 장치의 일부가 드러난다. 거대한 톱니바퀴의 일부, 그리고 구리선들이 얽힌 회로 기판의 파편들이다.
**[영상]**
아론이 쭈그려 앉아 탐지기를 더 가까이 댄다. 탐지기의 빛이 깜빡이며 회로 기판의 중심부를 가리킨다. 그곳에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에메랄드빛으로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수정 조각이 박혀 있다. 주변의 모든 것이 녹슬고 바스러진 와중에도, 그 수정 조각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온전한 빛을 뿜어내고 있다. 바로 ‘에테르 반응 코어’의 파편이다.
아론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의 입술이 마른 침을 삼킨다.
**아론**
(거친 숨소리, 희망에 찬 목소리)
이런… 대박. 이렇게 큰 조각은… 얼마 만인지. 카이가 좋아하겠군. 바람칼날의 동력원을 보강할 수 있겠어.
그가 조심스럽게 배낭에서 작은 금속 도구를 꺼낸다. 마치 시계 수리 도구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도구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수정 조각 주변의 낡은 회로를 조심스럽게 분리하기 시작한다.
**[사운드]**
– 금속이 ‘딸깍’거리는 소리
– 아론의 숨소리 (더욱 긴장감 있게)
– 멀리서 들려오는 기분 나쁜 ‘끼이익’하는 소리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아론이 집중하여 작업하는 동안, 카메라가 그의 등 뒤로 이동한다. 잿빛 먼지 속에서, 거대한 기계 골조의 그림자가 흔들리는 듯하다. 자세히 보면, 그림자가 아닌, 잿빛 먼지로 위장한 거대한 생명체의 움직임이다.
**[영상]**
회색빛의 거친 표면, 마치 녹슨 철판과 같지만 어딘가 유기적인 느낌을 주는 그것이 서서히 아론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것은 마치 낡은 기계 부품이 움직이는 것처럼 기괴한 소리를 내며, 지면을 기어온다. ‘잿빛 야수’다. 야수의 여러 개의 눈동자는 붉은 빛을 띠며 아론을 노려보고 있다.
**아론**
(혼잣말, 거의 다 분리한 듯)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가 마침내 수정 조각을 떼어낸다. 에메랄드빛 코어가 그의 손바닥 위에서 더욱 선명하게 빛난다. 아론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진다.
바로 그 순간, 뒤에서 기분 나쁜 금속성 마찰음이 들려온다. ‘끄르르륵…’
**아론**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린다)
…!
**[영상]**
아론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거대한 잿빛 야수의 끔찍한 모습이었다. 그것은 마치 여러 개의 톱니바퀴와 철근이 뒤섞여 만들어진 듯한 형상을 하고 있었고, 뾰족한 다리들이 불규칙적으로 움직이며 아론에게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야수의 입에서는 녹슨 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아론**
(경악하며)
젠장! 잿빛 야수!
그가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던지며 피한다. 야수가 있던 자리에는 거대한 흙먼지 구름이 일고, 야수의 뾰족한 다리가 그가 방금 전까지 앉아 있던 바닥을 강하게 찍어 내린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바닥이 움푹 파인다.
**[사운드]**
– 야수의 끔찍한 포효
– 금속 다리가 바닥을 찍는 굉음
– 아론의 거친 외마디 비명
아론은 재빨리 몸을 일으켜 세우고, 코어를 주머니에 넣는다. 그의 눈은 빠르게 주변을 스캔한다. 낡은 철골 구조물들, 무너진 벽, 그리고 야수가 뿜어내는 잿빛 증기.
**아론**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하아, 하아… 망할 놈!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히는군!
야수가 다시 한번 그에게 달려든다. 이번에는 더 빠르고, 더 거칠게. 아론은 간발의 차이로 야수의 공격을 피하며, 낡은 기계 잔해 뒤로 몸을 숨긴다. ‘쿵, 쿵, 쿵!’ 야수의 발소리가 진동처럼 울려 퍼진다.
**[영상]**
아론은 숨을 헐떡이며 기계 잔해 뒤에 몸을 납작하게 웅크린다. 그의 심장이 격렬하게 울린다. 주머니 속의 코어가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는 필사적으로 이 코어를 지켜야 한다. 이것은 그들과 카이의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야수가 기계 잔해를 향해 돌진한다. ‘크아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낡은 철골이 찢어지고 부서진다. 아론은 간신히 다음 은폐물로 몸을 던진다.
**아론**
(내레이션)
이곳은 나의 무덤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
그는 배낭을 열어 허리춤에 찬 낡은 증기 동력식 총을 꺼낸다. 탄약은 몇 발 남지 않았다. 그는 야수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조준한다.
**[영상]**
야수가 다음 기계 잔해를 부수고 아론의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그 육중한 몸체는 녹슨 톱니바퀴와 닳아빠진 피스톤으로 이루어진 듯하며,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끔찍한 기계음을 낸다. 붉은 눈이 아론을 똑바로 응시한다.
**아론**
(이를 악물고)
간다, 이 괴물 자식아!
그가 방아쇠를 당긴다. ‘쉬이이이이익-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증기압축탄이 발사된다. 탄은 정확히 야수의 붉은 눈 중 하나에 명중한다.
**[사운드]**
– 증기총의 발사음 (크고 압축된 소리)
– 야수의 끔찍한 비명 소리 (금속이 긁히는 듯한 소리)
– 증기가 ‘쉬익’하고 뿜어져 나오는 소리
**[영상]**
야수가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친다. 붉은 눈 하나가 꺼지고, 그 자리에서 검은 오일 같은 액체가 흘러내린다. 야수의 움직임이 잠시 주춤한다.
아론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그는 재빨리 자세를 낮추고, 낡은 건물 잔해 사이로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높은 지대에 있는 그들의 은신처, 낡은 공중 도시의 잔해 깊숙이 박힌 ‘바람칼날’이 있는 곳이다.
**[영상]**
카메라가 아론의 뒤를 쫓는다. 잿빛 야수가 다시 회복하여 ‘크아아앙!’ 하고 포효하며 아론의 뒤를 쫓는다. 야수의 거대한 그림자가 폐허 위를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아론은 필사적으로 달린다. 그의 발밑에서 낡은 파편들이 부서진다.
**아론**
(달리면서, 숨을 헐떡이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텨라, 내 몸뚱아리!
그는 결국 무너진 건물 잔해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낡은 철근을 잡고, 부서진 벽을 발판 삼아, 위험천만한 등반을 감행한다. 아래에서는 잿빛 야수가 거대한 몸뚱이를 이끌고 건물 잔해를 기어 올라오려 애쓴다.
**[사운드]**
– 아론의 격렬한 숨소리
– 철근이 삐걱거리는 소리
– 야수가 건물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
**[영상]**
아론은 거의 정상에 다다랐다. 그의 손은 상처투성이지만, 그는 멈추지 않는다. 마침내 그는 한 거대한 기계 플랫폼 위로 뛰어오른다. 플랫폼의 끝에는 낡았지만 여전히 위용을 자랑하는 거대한 기계 구조물이 우뚝 솟아 있다. 그것은 마치 독수리의 둥지처럼 높이 솟아 있으며, 그 끝에는 그들의 공중 글라이더, ‘바람칼날’이 희미하게 보인다.
아론은 뒤돌아본다. 잿빛 야수는 아래에서 으르렁거리며 좌절한 듯 보였다. 더 이상 올라오지 못하는 듯하다. 아론은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긴장을 풀지 않는다.
**아론**
(혼잣말, 씁쓸하게 웃으며)
이런 망할. 코어 하나 얻으려다 목숨을 잃을 뻔했군.
그는 허리춤에 찬 작은 무전기를 꺼내 전원을 켠다. 낡은 다이얼을 돌리자 ‘지지직’거리는 소음과 함께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사운드]**
– 무전기의 ‘지지직’거리는 소리
**카이 (무전기 너머, 약간의 짜증과 걱정 섞인 목소리)**
아론! 너 대체 어디야? 벌써 예정 시간보다 두 시진이나 지났잖아! 아무 응답도 없고, 설마 또 잿빛 야수라도 만난 거야? 이 망할 세상이 너를 삼키기 전에 어서 돌아와! ‘바람칼날’의 에테르 압력 게이지가 위험 수치에 다다랐다고! 연료 효율도 떨어지고, 이대로는 이륙조차 불가능할 지경이야!
아론의 얼굴에 피곤하지만 따뜻한 미소가 번진다.
**아론**
(무전기에 대고, 거칠지만 다정한 목소리)
진정해, 카이. 내가 누군데. 그렇게 쉽게 당할 리가 있나. 방금… 아주 중요한 걸 하나 주웠어. 그리고… 예상치 못한 손님과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뿐이야. 지금… 돌아가고 있어. 곧 도착할 거야. 걱정 마.
**카이 (무전기 너머)**
(한숨 쉬는 소리)
하아… 정말이지. 그 ‘중요한 것’ 때문에 네가 다치면 대체 무슨 소용인데? 어쨌든, 빨리 와. 네가 없으면 이 고철 덩어리들을 나 혼자 돌볼 순 없어. 네 손길이 필요하다고.
**아론**
(미소 지으며)
알았어. 그리 할게.
그가 무전기를 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바람칼날’이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던진다. 거대한 기계의 잔해들이 해질녘 햇빛에 반사되어 더욱 기괴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이 바로 그들의 유일한 보금자리이자, 탈출구다.
**[영상]**
아론이 잿빛 폐허 도시를 내려다본다. 광활하고 적막한 풍경. 하지만 그의 눈빛 속에는 좌절 대신 단단한 결의가 엿보인다.
**아론 (내레이션)**
이 잿빛 세상은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갔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살아있고, 숨 쉬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이 폐허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낼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남아야 할 이유다.
카메라가 아론의 모습을 클로즈업하고, 그 뒤로 끝없이 펼쳐진 잿빛 도시와 붉은 노을이 오버랩된다. 아론의 손에 들린 에메랄드빛 코어가 마지막으로 빛을 발한다.
**FAD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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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SCENE # 002**
**INT. 바람칼날 격납고 – 밤**
**[영상]**
밤하늘 아래, 거대한 공중 도시의 잔해 깊숙이 숨겨진 낡은 격납고. 한때는 웅장했을 이 공간은 이제 철골이 뒤틀리고 벽면은 부서져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마치 거대한 새처럼 날개를 펼친 채 서 있는 공중 글라이더, ‘바람칼날’이 자리하고 있다. 낡았지만 견고해 보이는 외관, 곳곳에 구리와 황동으로 보강된 장갑, 그리고 거대한 증기 엔진이 날개 아래에 달려 있다. 글라이더 곳곳에서 희미하게 증기가 새어 나오고, 낡은 배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격납고의 천장에서 내려오는 낡은 전구 하나가 희미하게 빛을 비추고 있다. 그 불빛 아래, 카이(20대 중반)가 ‘바람칼날’의 복잡한 엔진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녀는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고, 머리에는 낡은 가죽 고글을 쓰고 있다. 한 손에는 스패너를, 다른 한 손으로는 작은 증기 토치를 들고 있다. 그녀의 얼굴에는 기름때가 묻어 있지만, 눈빛은 날카롭고 집중되어 있다.
**[사운드]**
– ‘바람칼날’ 엔진부에서 들리는 미세한 ‘쉬익’ 소리
– 카이가 스패너로 금속을 조이는 ‘따닥’ 소리
– 카이의 작업 도구가 바닥에 놓이는 ‘짤그랑’ 소리
– 낡은 전구가 ‘윙’ 하고 불안정하게 울리는 소리
카이가 엔진 내부의 복잡한 배선을 살피며 무언가 중얼거린다.
**카이**
(혼잣말, 불평하듯)
빌어먹을 에테르 압력 조절기가… 또 말썽이군. 이러다간 이륙하다가 날개 통째로 날아갈지도 몰라. 아론 그 망할 놈은 대체 언제 오는 거야?
그녀는 작업 도구를 내려놓고 허리를 편다. 피곤한 듯 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바로 그때, 격납고 입구 쪽에서 낡은 금속 문이 ‘끼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열린다. 먼지투성이가 된 아론이 지친 표정으로 들어선다. 그의 등에는 여전히 배낭이 메어져 있고, 손에는 쇠지팡이가 들려 있다. 고글은 이마 위로 올려져 있다.
**[사운드]**
– 금속 문이 낡은 소리
– 아론의 발소리
– 카이가 재빨리 고개를 돌리는 소리
**카이**
(화들짝 놀라며)
아론! 이제야 오는 거야? 대체 뭘 하다가… (그의 지저분한 모습에 얼굴을 찌푸린다) …꼴이 이게 뭐야? 또 무슨 사고라도 친 거야?
아론은 지친 몸을 이끌고 작업대 쪽으로 걸어간다. 그의 얼굴에는 안도의 표정과 함께 고된 여정의 흔적이 역력하다.
**아론**
(피식 웃으며)
사고라니. 나름대로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하고 왔지. 그리고… 이걸 좀 봐.
그가 주머니에서 에메랄드빛 코어를 꺼내 카이에게 내민다. 코어는 어두운 격납고 안에서도 희미한 빛을 뿜어낸다.
**[영상]**
카이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녀는 손에 묻은 기름때도 잊고 코어를 받아든다. 그녀의 얼굴에 놀라움과 기쁨, 그리고 알 수 없는 경외감이 스쳐 지나간다.
**카이**
(떨리는 목소리)
이… 이건! 이렇게 큰 조각은 처음이야! 완전한 에테르 반응 코어 파편이잖아! 대체 어디서… 이걸 찾은 거야? 거의… 원형에 가까워!
그녀는 코어를 요리조리 살피며 감탄한다. 그녀의 손에서 코어는 더욱 밝게 빛나는 듯하다.
**아론**
(의자에 주저앉으며)
그 빌어먹을 잿빛 야수 굴 바로 옆에 처박혀 있더군. 이 녀석 하나 때문에 죽을 뻔했어. 네가 좋아할 줄 알았다. 이걸로 ‘바람칼날’의 동력원을 보강할 수 있겠지? 압력 게이지는 괜찮아?
카이는 코어를 소중하게 움켜쥐고 고개를 끄덕인다.
**카이**
(결의에 찬 목소리)
물론이지! 이 정도라면… ‘바람칼날’의 에테르 엔진을 완전히 재조립할 수 있을 거야! 출력도 훨씬 안정될 거고, 연료 효율도 극대화할 수 있을 테고! 어쩌면… 위험 수치에 다다랐던 에테르 결함까지 고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녀는 흥분한 듯 코어를 들고 엔진 쪽으로 달려간다.
**[영상]**
카이가 코어를 엔진 내부의 특정 슬롯에 조심스럽게 삽입한다.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코어가 제자리를 찾는다. 코어가 삽입되자마자, ‘바람칼날’의 엔진 내부에서 희미한 빛이 일렁이며, 낡은 증기 파이프들을 따라 전류가 흐르는 듯한 현상이 보인다. 전체 엔진이 미세하게 진동하기 시작한다.
**[사운드]**
– 코어가 삽입되는 ‘딸깍’ 소리
– 엔진 내부에서 ‘웅- 웅-‘ 하는 낮은 진동음 (점차 커진다)
– 증기가 ‘쉬이이이익’하며 안정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소리
**아론**
(놀라움과 희망이 섞인 표정으로)
오오…
카이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엔진을 바라본다. 그녀는 스패너를 들고 다시 엔진 주변의 밸브를 조절하기 시작한다. 진동이 점차 안정되고, 에테르 압력 게이지의 바늘이 녹색 영역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카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봐! 완벽해! 이제 정말 ‘바람칼날’은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어! 이대로라면… 아마 폐허 너머, 아직 탐사되지 않은 지역까지도 갈 수 있을 거야!
아론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얼굴에도 피곤함 속에서 희망의 빛이 엿보인다.
**아론**
(조용히)
그래. 이제 우리의 진짜 탐험이 시작되는 거겠지. 폐허 너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든… 우리는 답을 찾아야만 해. 이 모든 게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끝내야 할지.
카이가 고글을 벗고 아론을 바라본다. 그녀의 눈빛 속에는 아론과 같은 결의가 서려 있다.
**카이**
(진지한 목소리로)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거야. 하지만… 함께라면 할 수 있어. 우리는 이 폐허의 마지막 생존자들이니까.
**[영상]**
카이와 아론이 ‘바람칼날’을 올려다본다. 글라이더의 거대한 날개는 마치 새로운 여정을 꿈꾸는 듯하다. 격납고의 낡은 천장 틈새로 보이는 밤하늘에는 별들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그들의 희망처럼, 작지만 강렬하게.
**아론 (내레이션)**
잿빛 세상은 끝없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잊혀진 과거의 조각들을 모으고, 미래를 위한 톱니바퀴를 맞물릴 것이다. ‘바람칼날’의 엔진이 다시 심장처럼 뛰기 시작했고, 우리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카메라가 ‘바람칼날’의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엔진부를 클로즈업하고, 그 빛이 격납고 전체를 은은하게 비추는 모습으로 전환된다.
**FADE OU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