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영학원 심층: 그림자의 서곡
**에피소드 1. 금지된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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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배경:** 환영학원 중앙 광장.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들이 햇살 아래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학생들은 각자의 전공 복장을 입고 마법진 연습을 하거나, 홀로그램 교재를 펼쳐보고 있다. 분수대에서는 청량한 물줄기가 솟구치고, 공중에는 잔잔한 마법 에너지가 파동처럼 흐른다. 평화롭고 이상적인 마법 학원의 모습이다.
**인물:** 강하준, 유은설
(강하준은 분수대 난간에 비스듬히 앉아 손바닥 위에서 작은 불꽃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다. 그의 옆에는 항상 반듯한 자세의 유은설이 마법 서적을 들여다보고 있다.)
**은설:**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강하준, 또 쓸데없는 마력 낭비야? 마력 제어 기초나 복습하지 그래? 이번 실전 시험도 간신히 통과했잖아.
**하준:** (불꽃을 손가락 끝으로 튕기며) 에이, 유은설. 이거 예술이잖아? 봐봐, 붉은색에서 푸른색으로, 푸른색에서 다시 녹색으로… 이렇게 섬세하게 제어하려면 기초 마력 제어는 도가 터야지.
**은설:** (한숨을 쉬며) 이론 시험 점수를 보면 도가 튼 게 아니라 도로 아미타불이던데. 차라리 그 시간에 도서관에 가서 금서 목록에라도 오르지 않도록 조심하렴. 최근에 실종자가 늘고 있잖아.
**하준:** (불꽃을 거두며 미간을 찌푸린다) 실종자… 벌써 이번 학기에만 세 명째인가? 이상하지 않아? 환영학원 보안은 웬만한 국가 기관보다도 삼엄하잖아. 그런데 학생이 교정 안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은설:** 나도 그 점이 마음에 걸려. 교직원들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한 자진 퇴학’이라고 둘러대고 있지만… 그게 세 명이나 된다는 건 좀 무리한 변명이지. 특히 마력 감지반의 ‘강기현’ 선배는 실력이 아주 뛰어난 분이었는데.
**하준:** (몸을 일으켜 분수대에 가까이 다가간다) 그 선배… 얼마 전까지도 나와 같이 실습 조였는데. 마지막으로 봤을 때도 멀쩡했어. 오히려 무슨 이상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것 같았지. 지하층 자료실에서 뭔가를 찾는다고 밤늦게까지 학원에 남아있곤 했어.
**은설:** 지하층 자료실? 거긴 우리 학년은 접근 금지 구역이잖아. 거기서 대체 뭘…
**하준:** 몰라. 그냥 ‘오래된 자료’라고만 말했어. 그런데 최근 들어 그 지하 자료실 쪽에서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하준은 손바닥을 펴고 아주 희미한 마력 감지 마법을 시전한다. 그의 눈동자가 잠시 푸른빛을 띠며 멀리 떨어진 학원 본관 지하 방향을 응시한다.)
**은설:** (하준의 행동에 의아한 듯) 무슨 기운? 난 아무것도… (갑자기 은설의 미간이 좁아진다. 그녀 역시 섬세하게 마력을 감지하기 시작한다.) …아주, 아주 희미하지만… 뭔가 이질적인 마력 파동이 느껴져. 익숙한 아카데미의 마력과는 달라.
**하준:** 그래! 딱 그거야. 뭔가… 텅 비어있으면서도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듯한 묘한 감각. 마치 깊은 심연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은설:** (표정이 굳는다) 이 정도의 마력 간섭은… 심상치 않아. 학원 내부에 이런 기운이 흐른다면 분명 감지 시스템에 오류가 났을 리가 없어. 그럼에도 보고되지 않는다는 건…
**하준:** (낮게 읊조린다)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다는 뜻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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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배경:** 늦은 밤, 환영학원 본관 지하 복도. 복도는 오래된 석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듬성듬성 박힌 마력 수정등이 어둡고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공기는 차갑고 습하며, 오래된 먼지 냄새와 함께 미미한 쇠 비린내가 섞여 있다.
**인물:** 강하준, 유은설
(하준과 은설은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조심스럽게 복도를 걷고 있다. 은설은 마력 감지 마법으로 주변을 살피고, 하준은 작은 광원 마법으로 발밑을 비춘다.)
**은설:** (속삭이듯) 이리 와서 직접 확인해볼 줄이야… 강하준, 너 정말 대책 없는 녀석이야. 들키면 최소 정학이야.
**하준:** (어깨를 으쓱하며) 내가 없었으면 넌 평생 궁금해만 했을 걸? 이 기운은… 지하 자료실 쪽이 아니라 더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것 같아. 저기 봐.
(하준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복도 끝에 있는 낡고 거대한 철문이었다. 문은 낡은 마법식 자물쇠와 함께 여러 겹의 금지 주문이 걸려 있는 듯, 검은색과 붉은색 마력 선이 얽혀 있었다.)
**은설:** (눈을 가늘게 뜨고 철문을 응시한다) 저 문… 처음 봐. 분명 지도에도 없는 곳이야. 그리고 저 마법… 고대 봉인술이잖아? 단순히 출입 금지가 아니라, 어떤 ‘존재’를 가두기 위한 봉인이야.
**하준:** (철문에 손을 대려다 은설에게 제지당한다)
**은설:** (하준의 손목을 잡으며) 함부로 손대지 마. 저 봉인 주문에는 강력한 역류 마력이 걸려있을 거야. 잘못 건드리면 정신에 치명상을 입거나, 마력을 전부 잃을 수도 있어.
**하준:** (피식 웃으며) 내가 누군데? 마력 역류쯤이야. 게다가… 이 봉인, 조금 약해진 것 같지 않아? (그의 눈이 다시 푸른빛을 띠며 봉인된 마력을 꿰뚫어본다) 여기, 아주 미세하게 균열이 가 있어. 마치… 무언가가 안에서 끊임없이 긁어내고 있는 것 같아.
**은설:** (놀란 표정) 균열? 그럴 리가… (그녀 역시 마력 감지에 집중한다. 곧 그녀의 표정이 경악으로 변한다.) 정말이야… 봉인 마법이 조금씩 침식당하고 있어. 이 속도라면… 몇 년 안에 완전히 무너질지도 몰라.
**하준:** 몇 년? 아니, 그보다 더 빠를 수도 있어. 봐, 이 틈새로 미약하게 새어 나오는 이 기운… 점점 강해지고 있어. 그리고… (그가 눈을 감고 집중한다) …이 기운, 어딘가 익숙하지 않아?
(하준의 말에 은설은 다시 마력을 끌어모아 봉인된 문 너머의 기운을 더 자세히 탐색한다. 그녀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은설:** 설마… 강기현 선배의 마력과 섞여있어. 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해. 그의 마력 흔적이 이 봉인 너머에서 느껴져.
**하준:** (입술을 꾹 다문다) 실종된 선배들이 모두… 이 안으로 들어간 건가?
(그 순간, 철문 안쪽에서 아주 희미하고 불쾌한 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날카로운 쇠붙이가 벽을 긁는 듯한 소리. 이어서 낮은, 사람의 목소리라고는 믿기 힘든 짐승 같은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복도를 울린다.)
**은설:** (몸을 움츠리며) 으악! 뭐, 뭐야 방금?
**하준:** (표정이 굳는다) 들었어? 저 소리… 이건 봉인된 ‘무언가’가 안에서 우리를 감지하고 있다는 뜻이야.
(하준은 손에 작은 마력탄을 생성한다. 하지만 은설은 그의 팔을 잡고 강하게 끌어당긴다.)
**은설:** 안 돼! 무모한 짓 하지 마! 지금 당장 돌아가야 해. 이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야. 학원장님께 보고해야 해!
**하준:** (봉인된 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며) 보고? 그들이 이걸 숨기고 있는데?
(또 다시 철문 안에서 긁는 소리가 더욱 선명해진다. 이번에는 여러 개의 무언가가 동시에 벽을 긁는 듯한 섬뜩한 소리였다. 어둠 속에서 하준과 은설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다.)
**하준:** (낮게 읊조린다) 저 안에… 대체 뭐가 있는 거지? 그리고 사라진 선배들은…
**은설:** (하준의 손을 꽉 잡고 뒤돌아선다) 지금은 때가 아니야. 일단 벗어나야 해. 더 이상은 위험해. 느껴져… 이 공간이 우리를 삼키려는 것 같아.
(복도 끝, 마력 수정등 하나가 갑자기 깜빡이더니 완전히 꺼져버린다. 어둠이 한 발짝 더 그들을 향해 다가온다. 그 찰나의 순간, 하준은 봉인된 문 위쪽에 희미하게 새겨진 고대 문자를 보았다. 깨져가는 문양 아래, 알아볼 수 없는 언어로 쓰인 단어들… 그리고 그 중 한 글자가 그의 눈에 뚜렷이 박혔다.)
**하준:** (은설에게 끌려가면서도, 마지막으로 문자를 힐끗 바라본다) …공(空)…?
(공포와 함께 알 수 없는 기대감이 하준의 심장을 옥죄어온다. 그들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철문 안에서는 여전히, 무언가가 봉인을 긁어내는 소리가 스멀스멀 새어 나온다. 그리고 이제, 그 소리에는 굶주린 듯한 끈적이는 비명이 섞여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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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배경:** 다음 날 아침, 환영학원 식당.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활기찬 분위기.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인물:** 강하준, 유은설
(하준은 식탁에 엎드려 있고, 은설은 옆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하준의 얼굴은 밤새 잠을 설친 듯 창백하다.)
**은설:** 밤새 한숨도 못 잤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 봉인된 공간의 기운이 생각보다 강력했던 모양이야. 너 같은 별종 마법사가 마력 역류를 겪을 줄은 몰랐네.
**하준:** (기운 없는 목소리로) 역류는 아니야… 그냥… 어젯밤 그 소리가 계속 귓가에 맴돌아. 그리고 그 문자를 봤을 때… 머릿속에 뭔가 섬뜩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어.
**은설:** 섬뜩한 장면이라니?
**하준:** (고개를 들어 은설을 응시한다. 그의 눈에는 여전히 어젯밤의 공포가 서려있다.) 거대한 구덩이… 그리고 그 안에서 끝없이 무언가를 갈구하는 수많은 손들… 그리고… 우리의 선배들…
(은설은 하준의 이야기에 소름이 돋는다. 식당의 활기찬 소음이 멀리서 들리는 듯했다. 그녀의 눈에 어젯밤의 철문이 다시 떠올랐다.)
**은설:** 강하준… 학원장님께 보고해야 한다고 했잖아. 이건 단순한 금지 구역 침범이 아니라…
**하준:** (식탁을 주먹으로 쿵 친다) 안 돼. 그들은 알고 있을 거야. 아니, 어쩌면… 이 모든 일의 배후에 그들이 있을 수도 있어. 사라진 선배들이 단순한 실종이 아닐지도 몰라.
(하준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한다. 그는 더 이상 단순한 호기심 많은 학생이 아니었다.)
**하준:** 은설아, 우리 어젯밤 그 문을 다시 찾아가야 해. 이번엔 봉인된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해.
**은설:** (경악한 표정) 뭐? 강하준! 제정신이야?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줄 알고! 위험해!
**하준:** (낮은 목소리로 힘주어 말한다) 위험하더라도, 알아내야 해. 환영학원 지하에 숨겨진 끔찍한 금기가 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선배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그곳으로 사라졌는지.
(식탁 위, 하준의 손에서 희미한 마력 불꽃이 일렁인다. 그것은 더 이상 아름다운 색을 띠지 않고, 어둠처럼 깊은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결의에 차 있었다. 은설은 하준의 굳은 의지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녀의 눈빛 속에도 알 수 없는 불안감과 함께 진실을 향한 갈망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내레이션:** 환영학원의 빛나는 명성 뒤에 가려진 그림자. 엘리트 마법사들이 모인 이 학원의 심층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끔찍한 비밀이 봉인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금기는 서서히 봉인을 깨고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밀려 하고 있었다. 두 학생의 무모한 발걸음이, 그 위험한 진실의 서곡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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